연습생 이소란(6)-졌지만 잘 쌌다
나는 강동 숙소에서 란이를 태우고 논현동 집으로 향했다. 예전 사무실이 있던 학동역 근처 15평짜리 투룸이다.
조수석에 탄 란이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들떠 있었다. 신발 속 돌멩이처럼 내내 거슬리던 김석원과의 악연이 마침내 해결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표가 다르긴 다르네···. 저는 이번만큼은 답이 없을 줄 알았어요.”
“너 잘 들어. 내가 업키걸 애들한테도 항상 하는 얘긴데, 무슨 문제가 생기면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회사를 이용하란 말이야. 매니지먼트가 스케줄만 잡아주는 곳이 아니잖아.”
“우리 대표님 오늘 진짜 까리하네. 어···?”
“왜.”
“김석원한테 문자 왔는데요.”
“뭐래?”
“잠깐만요···.”
란이는 자기가 먼저 확인하고는 신호가 걸린 틈을 타서 내게도 보여줬다.
개석원 [소란아. 너는 오늘부로 카르마 엔터테인먼트 및 나 김석원과의 계약이 해지가 됐다. 나 김석원은 지금 이 시간부터 너 이소란에게 계약과 관련된 어떠한 민형사상의 책임도 묻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귀찮게 해서 미안했고 잘 살아라. 김윤호 대표님 밑에서 잘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김석원 씨. 당신 이런 문자 보낼 사람 아니잖아. 진술서처럼 너무 작위적이고 중간에 존댓말이랑 반말도 계속 바뀌고 있다고.
블랙 아나콘다가 박혀 있는 상태에서 쓴 거라면 문자 끝에 ANG이라고 써.
“뭐야, 왜 이렇게 횡설수설해. 답장 뭐라고 보내요?”
“그냥 보내지마. 김석원한테 지금 필요한 건 답장이 아니라 후시딘이니까.”
“웬 후시딘? 설마 또 치고 박고 싸웠어요?”
“마음이 다쳤을 땐 가슴에 후시딘 발라야지.”
“어우 뭐야 아재 개그···. 그러지 마요.”
몇 분 뒤 일본에 있는 요나에게 톡이왔다.
김석원이 요나에게도 사과를 한 것이다.
요망한 욘양이 [김석원 대표레기한테 뜬금없이 톡 왔는데 그동안 미안했다면서 저한테 사과하는데 이거 뭘까요? 함정일까요?]
나 [이제야 철 들었나봐]
요망한 욘양이 [그 인간답지 않게 너무 구구절절하게 사과를 해서 순간 스미싱인 줄 알았어요ㅋㅋ]
나 [안 그래도 나한테도 연락 왔어. 김석원이 란이 계약도 깔끔하게 풀어줬다]
요망한 욘양이 [대~박! 어디 종교단체 같은데 들어갔나?]
나 [업키걸 스케줄 끝났지?]
요망한 욘양이 [예. 저희 이제 악수회 끝나고 호텔 들어왔어요. 대표님은 뭐하세요?]
나 [나도 이제 퇴근하는 중]
요망한 욘양이 [앗, 그럼 운전 중이시겠구나. 폰 당장 끄고 안전운전 하세용]
나 [그래, 고생했다. 푹 쉬어]
폰을 거치대에 부착하는데 란이가 기다렸다는 듯 묻는다.
“여자 친구예요?”
“그럴 리가.”
“에이, 표정이 딱 여자 친구 카톡 확인하는 사람 표정이었는데.”
“요나야. 김석원이 요나한테도 미안하다고 문자 보냈대. 너 계약 완전히 풀렸다고 말해줬어.”
“으흥.”
고개를 끄덕인 녀석이 다시 묻는다.
“대표님 근데 요나 언니랑 뭐 있죠?”
“있지.”
“거봐, 그럴 줄 알았어. 잤어요?”
“응.”
“와, 대박! 진짜요?”
“당연히 뻥이지.”
“치··· 하긴. 업키걸 멤버 중에 누구 하나랑 썸 탔다가는 나머지 언니들이 가만있질 않겠구나.”
란이는 리야보다 한 살 위인데도 다른 아이들과 같이 싸잡아서 언니라고 부른다.
뭐, 리야가 회사에 올 때면 연습생들에게 용돈을 주기도 하니 언니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연예계에서는 잘 나가는 사람이 곧 언니, 형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업키걸 중에서 대표님 최애픽은 누구예요? 성격 같은 거 다 떠나서 딱 외모만으로.”
“외모만으로?”
“네.”
“음··· 글쎄? 다들 각자의 매력이 있어서···.”
“제 생각에는 왠지 홍이 언니일 것 같아요.”
“홍이?”
“나이 있는 남자들은 육덕진 거 좋아하잖아요.”
“다 그런 건 아니야. 나이 먹은 남자들한테도 결국 중요한 건 얼굴이야.”
“그럼 누구예요?”
“우리 업나니들은 다 예쁘지. 각자 매력이 다르잖아.”
“저는 서원 언니가 제일 예쁜 것 같아요. 퇴폐미 있는 여자 개 좋아.”
“서원이가 얼굴만 그렇게 보일 뿐이지 세상에 걔만큼 순진한 애가 없다.”
“에이, 순진한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여자들이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데.”
“너보다는 내가 더 잘 알지.”
“남자들은 쌀 때 어떤 느낌이에요?”
갑분싸 무엇.
갑자기 분위기가 싸는 쪽으로 바뀌었다.
“대화 내용이 왜 맥락도 없이 그 쪽으로 바뀌는데.”
“갑자기 궁금해서요. 남자들은 그거 한 번 싸려고 섹스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엄청 좋겠죠? 어떤 느낌일까···.”
“넌 진짜 24시간 그 생각뿐이구나.”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저 대표님이랑 얘기한 것만으로도 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팬티 다 젖었어요. 샤워하고 나온 거예요.”
그래서 옷도 갈아입고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도 살짝 바뀌어 있었구나.
몸에 짝 달라붙는 크림색 반 폴라 골지원피스.
회색 체크 코트는 어깨에만 걸쳤고 신발은 스웨이드 소재의 자주색 앵클부츠를 신었다.
차에 오를 때 어쩐지 키가 커 보인다 했더니 굽이 10cm는 족히 넘는 것 같다.
“힐 몇 센치야?”
“12센치요.”
키가 169cm가 된 것이다.
가슴은 뽕빨에 키는 힐빨이라니···.
“근데 기분 되게 이상하다···.”
차가 올림픽대로에 접어들었을 때 핸드폰을 보던 란이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뭐가 이상해?”
“지금 우리 섹스하러 가는 길이잖아요.”
“그, 그렇지···.”
“이상하지 않아요? 술도 안 마신 맨 정신으로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불륜 저지르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만나자마자 아무 것도 안 하고 모텔부터 가는 거 같지 않아요?”
“야, 우리 이거 하나는 명확히 하자.”
“뭐요.”
“나는 지금 너한테 어떤 이성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니야. 주체 못하는 니 성욕을 컨트롤 해주기 위해서 이러는 거지.”
“그게 뭐예요.”
“의사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음, 한마디로 내가 기술자가 되는 거지. 너의 고장 난 엔진을 고쳐주는 엔지니어?”
이거 말해놓고 보니 미오가 했던 말이랑 비슷하다.
마치 소 젖을 짜거나 정화조 청소를 하는 기분으로 대딸을 해준다던···.
“에이, 그래도 최소한 서로에 대한 호감 정도는 있어야죠. 제가 아무리 몸을 막 굴린다고 해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하고는 안 해요. 적어도 그 남자가 좋은 이유가 하나쯤은 있어야 돼요.”
“그럼 너는 나한테 호감이 느껴져?”
“당연하죠.”
“그럼 됐어.”
“그런데 대표님은 저를 그냥 고장 난 자동차랑 똑같이 생각하신다는 거잖아요?”
“뭐··· 그렇지.”
란이는 아랫입술을 삐죽거렸다.
여자로서 자존심이 상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내 눈에는 녀석이 여자로 안 보이는 게 사실이고, 오로지 녀석의 미래와 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런 막장 스토리를 진행키로 결심한 거니까. 인류 존속과 지구 평화는 두 번째고.
하지만 기분이 상한 줄 알았던 란이는 오히려 자신만만하게 코웃음을 쳤다.
“흐흥, 어디 한번 하고나서도 그런 소리 나오나 보자구요.”
“아, 근데 너 혹시 따로 피임약 먹어?”
“아뇨, 안 먹어요.”
“그럼 관계 할 때 콘돔 써?”
“당연하죠. 전 콘돔 없으면 절대, 저어어얼때 안 해요. 술이 아무리 취해도 그것만큼은 꼭 지켜요. 임신하면 나만 손핸데 내 몸은 제가 지켜야죠.”
“의외로 철저하구나. 그건 맘에 든다.”
“왜요? 쌩으로 하고 싶으세요?”
“아니, 뭐··· 어, 어. 나는 콘돔 끼는 거 싫어해서.”
“에잇, 그런 건 진작 말해야죠. 오늘 날짜도 애매하단 말이에요.”
어쩐다.
질내사정을 해야 잠지력··· 아니아니, 잠재력 스탯이 오르는데.
‘강한 남자’ 패키지에 피임 기능이 있긴 하지만 그걸 란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느냐가 문제다.
아.
순간 내 머릿속을 스친 건 정관수술이었다. 예전에 다니던 건설회사 동기가 정관수술 후기를 말해줬던 기억이 떠올랐다.
“근데 괜찮아. 나 정관수술 했거든.”
“그게 뭔데요?”
“남자들 정자 안 나오게 묶는 거.”
“아아, 뭔지 알아요. 그럼 좆물이 아예 안 나오는 거예요?”
“아니, 액은 나오는데 그 안에 정자만 없는 거야.”
“헐, 완전 편하고 좋다. 솔직히 저도 쌩으로 하는 게 훨씬 좋죠. 그럼 저 오늘 질싸할 수 있는 거예요? 제 자궁에 싸주실 거예요?”
“으, 으응···.”
“아싸.”
란이의 음담패설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이렇게 되바라진 놈은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고 아마 앞으로도 못 만날 것이다.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다.
대체 섹스를 얼마나 좋아하고 언제부터 시작해야 스무 살에 이런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건지.
과연 그 입담만큼 침대 위에서의 플레이도 받쳐줄지···.
1시간 뒤······.
팬티부터 심상치 않았다.
대체 이런 걸 팬티라고 불러야 되나 싶을 정도로 기능성 면에서는 0점을 줄 수밖에 없는 밑 트임 갈라 팬티였다.
하지만 나는 감정이 배제된 엔지니어기 때문에 그것을 거추장스러운 과대포장 정도로 여기고, 어떤 애무도 전희도 없이 사람인(人) 모양으로 벌어진 그 틈으로 고추를 밀어 넣었다.
어떤 격식도 기술도 없이 말 그대로 효율적인 정액 배출만을 목표로 하는 오리지널 정자세였다.
란이는 제 손가락으로 음부를 벌리며 내 고추를 기꺼이 맞이해주었다.
―쭈우우욱
“으흥, 대표님 자지 들어오는 느낌 너무 좋아효···.”
“아흐아······!”
뭐, 뭐지 이 느낌은?
허세가 아니었다.
이건 기대이상이다.
비록 감정은 없지만 발기만큼은 단단하게 이뤄져서 ‘강한 남자’ 아이템을 쓰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고추가 진입하자마자 오돌토돌 엠보싱으로 이뤄진 질벽이 기다렸다는 듯이 꽈악 감싸 안는데, ‘이런 게 명기구나!’하며 이마를 탁 치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였다.
거기에 콧소리 잔뜩 실린 음어까지 더해지니 순식간에 사정감이 치고 올라왔다.
여기서 흔들기 시작하면 란이 말대로 30초 컷이었다. 그래서 도저히 피스톤운동을 할 수가 없었다.
“아흥, 대표님 생자지 진짜 좋아··· 움직여주세요···.”
“어후, 란아, 잠깐만 좀 조용히 해봐···.”
“프흡··· 왜요? 설마 벌써 온 건 아니죠? 아직 10초도 안된 거 같은데.”
왔다. 왔다고.
사실 초반에는 아무 걸림도 없이 너무 부드럽게 들어가서 조금은 실망했었다.
얘가 삽입 섹스를 너무 많이 한 나머지 질의 힘이 떨어졌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녀석의 스킬임을 깨닫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초면 충분했다.
세상에 명기라는 것이 진짜 존재하는구나.
이러니 남자들이 얘한테 뻑이 가지···.
아직 사정은 안 했지만, 란이는 이미 승패가 갈렸다는 듯 맘씨 좋은 동네 누나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내 엉덩이를 토닥여주었다.
“피히, 거봐요. 대표님은 30초 안에 끝낼 수 있다고 했죠? 그냥 싸도 되니까 세게 해주세요.”
굴욕. 압도적인 굴욕!
비록 몸이 반응을 해서 발기는 됐을지언정, 그 근본은 감정이 없는 섹스였기 때문에 오히려 평소보다 더 오래할 줄 알았다.
근데 이게 뭔 꼴이냐.
설마 나 조루는 아니겠지···.
지금 내 표정이 꽤나 볼만할 것이다.
그를 증명하듯 란이는 계속 웃음을 참고 있었다.
내가 대답이 없자 피식 거리며 묻는다.
“제가 위에서 해줄까요?”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너의 재주는 바로 이것이었구나.
란이는 타고난 섹스꾼, 섹스쟁이, 섹스귀신, 뵤지천재였다.
리야가 한 번 본 춤을 바로 따라하는 것을 보고 존경심을 표출했던 그날처럼, 단지 넣는 것만으로도 내 사정감을 자극한 란이에게 경외를 보낸다.
타고난 녀석이 그것을 즐기기까지 하니 나 같은 범인이 도저히 버텨낼 재간이 없다.
그래, 노템전은 나의 완패다.
나는 그저 이 행위를 통해 란이의 잠재력 스탯이 정말 오르는지를 확인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오히려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니 잘됐지 뭐람.
섹스를 통한 조련은 템빨로 하자.
“위에서 해줘요?”
란이가 되물었고 나는 이제야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패배를 인정한 자의 아름다운 미소였다.
질 땐 지더라도, 졌지만 잘 쌌다, 라는 말을 듣고 싶다.
“아니야. 내가 할게.”
“너무 쪼이면 좀 풀어드릴까요?”
“그건 나를 두 번 죽이는 행위야. 너도 최선을 다해줘.”
“푸핰, 쓸데없는 비장함 뭔데요.”
“할게. 아니, 쌀게.”
“응, 빨리 싸도 되니까 세게만 해주세요. 느끼는 건 제가 알아서 느낄 게요.”
“너 진짜 섹스 천재 맞구나.”
“크히히힠, 웃기지 말고요.”
간다.
내가 과연 몇 번이나 왕복할 수 있을지 나도 기대가 된다.
나는 엉덩이를 뒤로 빼서 잠시 영점을 잡은 뒤, 녀석의 회음부를 부숴버릴 기세로 피스톤운동을 시작했다.
―퍽! 퍽! 퍽!
“아, 아흥, 아흑!”
“야잇, 벌써··· 왔··· 잖아흐······.”
“응, 싸줘, 제 보지에 듬뿍 싸주세요··· 나도 갈 거예요. 아흐···.”
“읏!”
쌌!
쌌쌌! 쌌! 쌌쌌!
쌌, 쌌···.
“아흐잉, 느껴진다, 많이많이 싸주세요, 많이··· 아흐으으응···.”
민망하다.
보잘 것 없는 지속시간에 비해 나오기는 더럽게 많이 나왔다.
그렇게 1차전은 나의 압도적 완패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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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내사정 1회 성공 효과로 연습생 이소란의 가창 잠재력 1이 상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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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진짜 되는구나.
앞으로 199번만 더 싸면 가창, 안무, 연기 3종 세트는 완성된다.
물론 나의 전쟁은 지금부터다.
이제 란이를 섹스벌레에서 연습벌레로 만들기 위한 긴 여정의 첫걸음을 떼볼까 한다.
“큭큭, 또 할 수 있으시겠어요? 그래도 저도 느끼긴 느꼈으니까 너무 기죽지 마세요.”
“응, 누워.”
“오올, 자신감. 한 번 하고 나면 좀 오래가니까 이번에는 1분 안에 보내드릴게요.”
<‘강한 남자’ 패키지를 사용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