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생 이소란(5)-제일 야한 팬티로 입을게요
망란이 놈 패기 봐라.
이 정도는 돼야 그 날고 긴다는 스폰서들이 다시 만나고 싶은 연예인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건가.
한편으로는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
대표님은 30초 컷이라니···.
물론 내 쪽에서 사정하려고 마음먹으면 불가능할 것도 없지만, 내 의지와 관계없이 자신의 스킬만으로 정액을 뽑아낼 수 있다고 단언한 것 아닌가.
“에이, 그동안 니가 만난 남자들이 기가 허했나보지.”
“아닌데. 자기 정력 쎄다고 자랑하던 남자들도 끝나고 나면 신이 내린 명기라고 다들 인정했어요. 완전 쫀쫀하대요.”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야, 너 진짜 미친 거 같애. 그게 스무 살짜리 애 입에서 나올 말이냐?”
“대표님은 하기는 해요?”
“뭘? 섹스?”
“예. 평소에 여자한테 관심 없어 보여서요.”
“하지. 내 나이가 몇인데···.”
“연습생들 사이에서 대표님 게이라는 소문도 있는데.”
내가 이젠 하다하다 게이 소리까지 듣는 구나.
씽씽걸과 김규돈 옹께 죄스러울 따름이다.
“야, 나 여자 은근히 많이 만나고 다니거든?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어마어마해.”
“대표님 인기 많은 건 알죠. 그런데 왜 안 만나요? 내가 대표님이었으면 여자연예인들 다 후리고 다닐 텐데.”
“너는 같은 말을 해도 꼭 싼티나게 하는 재주가 있어. 앞으로 말버릇도 고쳐. 그런 게 버릇되면 인터뷰 같은 거 할 때도 무의식중에 튀어나가는 거야.”
내 잔소리를 들은 란이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시 음담패설 쪽으로 주제를 이어나갔다.
“대표님은 어떤 표정으로 할지 상상이 안 가요. 섹스 할 때 막 야한 말도 하고 그래요?”
“뭐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고··· 그때그때 다르지.”
“지금까지 여자한테 했던 말 중에 제일 야한 게 뭐였어요?”
“기억 안 나는데···.”
“아, 빨리요. 기억해 봐요. 뭐였어요?”
뭐지, 이 압박감.
녀석은 살인의 추억에서 박해일 취조하는 김상경 같은 표정으로 몰입하고 있었다.
나는 괜히 부끄러워져서 얼버무렸다.
“몰라, 흥분해서 순간적으로 튀어나가는 말인데 그걸 어떻게 일일이 기억해.”
“저는 다 기억해요. 오빠 자지 존나 맛있어, 자지가 너무 좋아, 깊게 해주세요, 이런 말 해주면 남자들 완전 좋아 죽던데.”
“야, 제발···.”
나는 혹시라도 누가 들어올까 문 쪽을 쳐다보며 목소리를 낮추라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이 고삐 풀린 망란이 놈은 나랑 야한 말을 하면서도 흥분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혀로 계속 입술을 핥고 볼까지 발그레 달아올라서 음담패설을 멈추지 않는다.
“체위는 어떤 체위 좋아해요? 저는 남자가 저 끌어안고 들어 올려서 하는 거 좋더라고요. 기마자세로 서서 하는 포즈 있잖아요. 완전 섹시해. 그리고 뒤에서 하는 게 느낌이 확 올 때가 있어요. 꼬추가 바나나처럼 휜 사람하고 할 때 그런 거 같아요. 근데 나는 오르지도 않았는데 자기 혼자 흥분해서 체위 바꾸고 그러는 거 극혐.”
“야···.”
“대표님 껀 어떻게 생겼어요? 궁금하다.”
“너 지금 이거 성희롱인 거 알지?”
“에이, 여자가 남자한테 무슨 성희롱이에요.”
“나 지금 몹시 수치심 느끼고 있어. 반대로 생각해봐. 내가 너한테 소음순이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보면 기분 어떨 거 같냐?”
“흥분될 거 같은데요.”
“응. 흥분되는 구나··· 내가 미안하다······.”
“저 보지 되게 예뻐요.”
“그만 해.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이 새끼 혹시 퍽커 아니야?
아무리 봐도 이 세상 스무 살이 아닌데···.
“음··· 대표님 진짜 게이 아니죠···?”
“아니라고. 여자 좋아한다고.”
“보통 남자들 음담패설하면 좋아하던데 대표님은 왜 부끄러워해요? 친구들 만날 때도 야한 얘기 안 해요?”
“너랑 내가 친구 관계는 아니니까?”
“대표님 지금 얼굴 엄청 빨개진 거 아세요?”
“니가 너무 노골적으로 나오니까 그러잖아.”
“서른일곱이면 완전 닳고 닳은 나이 아닌가? 왜 그렇게 부끄러워하세요.”
“안 닳고 닳았어. 난 아직도 소년의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야. 니가 너무 되바라진 거지.”
녀석은 재미없다는 투로 ‘피히’하며 시큰둥한 입소리를 냈다.
내가 얘한테 질내사정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너무 적극적으로 들이대니 오히려 위축이 된다.
“전 섹스중독 같다고 이미 고백 했잖아요. 저도 이런 제가 싫을 때가 있어요. 어떨 때는 하고 나면 현타도 되게 심하게 와요.”
“아, 그래?”
“섹스중독도 다른 중독이랑 똑같아요. 좋아서 한다기 보다는 안 하면 못 참겠으니까 하는 거예요.”
“금단증상 같은 것도 있어?”
“이게 금단증상인지는 모르겠는데, 하고 싶을 때 못하면 더 변태스럽게 변하는 거 같아요. 심할 때는 술집 화장실 같은데 들어가서 처음 보는 남자랑 하고 싶고 그래요.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랑요. 그 정도로 달아오를 때는 자위로도 감당이 안 돼요.”
“진짜 심각하구나···.”
“제가 오죽하면 정신과 상담 받을 생각까지 했겠어요.”
하아··· 아무리 섹시 컨셉이라고는 해도 걸그룹 멤버가 섹스 중독으로 정신과 상담이라니···.
환자의 진료 비밀은 당연히 보장되지만, 연예인에 대한 소문이 병원에서 퍼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김윤호가 출동하면 어떨까?
나는 섹스중독 상담사가 된 것처럼 물었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래?”
“케바케예요. 근데 일단 한번 섹스 생각이 들면 무조건 해야 풀려요. 안 하면 하루 종일 그 생각 때문에 집중이 안 돼요. 하룻밤에 서너 번 했는데도 계속 하고 싶을 때도 있고, 어떨 때는 한 번만 해도 현타 와서 급 우울해지기도 하고 그래요.”
그런데도 며칠 지나지 않아 또 섹스 생각이 나고 그런단다.
섹스 중독 맞는 것 같은데.
지금 란이는 남자 고등학생 중에서도 성욕이 왕성한 수준의 욕정에 휩싸여 있는 것 같다.
한창 때 남고생의 성욕을 1남고력이라고 치면 최소 2~3남고력은 되겠지.
그렇다면 이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녀석이 남고생이라면 나는 미모의 과외 선생이 되어 조교를 하는 것이다.
‘기말고사에서 성적 올리면 가슴 한 번 만지게 해줄게’ 이런 식으로. 물론 그런 과외 선생은 없겠지만, 평생을 봐온 AV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노템전으로 가면 20대의 젊음을 감당할 도리가 없어도 내게는 씹창 아이템과 에스테틱 갓 핸드가 있다.
내 기꺼이 냉철한 섹스 머신, 섹스 마스터가 되어 란이를 훌륭한 아티스트로 키워보리라.
마침내 결심을 내린 나는 진중하게 대화를 시작했다.
“란아,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
“예.”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거면 몰라도, 그래도 명색이 연예인인데 섹스중독으로 정신과 상담은 좀 아닌 것 같아.”
“그쵸. 저도 그게 좀 걸리긴 해요.”
“그래서 말인데······ 그 성욕 내가 채워줄게. 그러니까 앞으로는 밖으로 나돌아 다니지 말고 나한테···.”
“푸흡!”
“왜 웃어.”
“대표님 은근히 귀여우신 거 알아요?”
란이는 경상도 억양으로 되물었다. 사투리는 녀석이 당황하거나 놀랄 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버릇이다.
“나 진짜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아, 귀여워. 얼굴 빨개지신 거 봐. 나이 먹고 이렇게 귀여우면 반칙인데.”
“나 섹스 잘해. 내가 만족시켜줄게.”
“푸핰하하하! 아, 터졌다! 크크크킄!”
“너 나랑 하고 싶다며.”
녀석은 소파로 쓰러지며 웃어댔다.
딱 봐도 일부러 오버하는 티가 났다.
“아후, 그만 웃겨요.”
“뭐가 웃겨.”
“대표님 생각하는 게 너무 귀엽잖아요. 후아···.”
한 차례 숨을 고른 녀석은 눈가에 눈물을 닦으며 사뭇 진지한 투로 말을 이었다.
“그래도 뭐, 쫌 감동이긴 하다. 히히···.”
“뭐가.”
“저는 지금까지 대표님이 저를 싫어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방금 내 생각을 조금은 해주시는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
“···저야 당연히 좋죠. 근데 대표님이 제 성욕을 감당 못할 걸요.”
“얼마 전에 너랑 비슷한 말을 한 애가 있었어. 나보고 꼬추는 서냐는 식으로 도발하다가 새벽 내내 요단강 건널 뻔 했지.”
“푸핰캬흨핰핰카!”
이번에는 진심 웃음이다.
다시 소파로 쓰러진 녀석은 배를 잡고 한참을 끅끅 거리다가 일어섰다.
“아, 대박, 올해 들어서 제일 크게 웃은 거 같아요, 하아, 하아···.”
“30초 안에 끝낼 수 있다고 했지? 이따가 나 일 끝날 시간 맞춰서 우리 집에 가 있어.”
“대표님 진심이에요?”
“진심인지 아닌지는 이따가 확인해보면 알잖아. 나 이제 김석원이랑 일 마무리 지어야 되니까 어디 가서 시간 때우고 있어.”
“김석원 만나실 거예요?”
“일단 통화 해보고 안 되면 만나야지.”
“만날 거면 저도 데려가요.”
“까분다. 나가. 할 거 없으면 위에 올라가서 새 연습생이랑 인사나 해.”
“어? 연습생 새로 들어왔어요?”
“응. 너랑 라희랑 한 팀 될 가능성이 높아. 다른 애들한테는 말하지 말고.”
“오예, 가서 인사해야지.”
문을 나서려던 녀석이 도발적인 표정으로 나를 돌아본다. 그러고는 마지막까지 끼를 흘리며 나갔다.
“음, 대표님 오늘 좀 섹시했어요. 저 지금 완전 축축하게 젖었음. 숙소 가서 팬티 갈아입고 가야겠다. 제일 야한 걸로··· 프히히히.”
되바라졌다, 되바라졌어···.
내 기필코 너를 조련해서 섹스중독이 아닌 연습중독으로 재탄생 시키리라.
그나저나 김석원 이 인간은 어떻게 해결하지.
우 변호사님한테 전화를 해볼까, 하던 찰나.
연예계 일을 하면서 자신이 도울 일이 있으면 꼭 연락을 달라던 지선경 대표의 말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김윤호 대표님도 겪어보셔서 아시겠지만, 이 바닥 일하다 보면 법 같은 거 무시하고 매너 없이 덤비는 치들 많잖아요. 그런 궁상들 저희가 최대한 젠틀하고 뒤끝 없는 방법으로 해결해드릴 테니까 부담 갖지 마시고 연락 주세요. 꼭이요.’
상의라도 한번 해볼까······?
***
“어이고~ 오랜만입니다, 뮤노 실장님.”
“예, 오셨어요.”
“아, 이제는 실장 나부랭이가 아니라 대표님이시지, 참. 얼굴 많이 좋아지셨네?”
“김 대표님도 좋아 보이시네요.”
“에이, 좋기는요. 그동안 똥줄 타다가 이제 조금 숨통 트였는데요. 어휴, 근데 우리 대표님 업키걸로 돈 많이 땡기셨는갑네. 여기 아무나 못 들어오는 멤버십 클럽이잖아요. 맞죠?”
김석원을 만난 곳은 지선경 대표가 운영하는 청담동 아마조네스였다.
내가 먼저 와 있던 VVIP룸으로 안내 받아 들어온 그는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를 만족스럽게 둘러보며 상석에 턱 하니 앉았다.
자기가 갑이라고 생각하겠지.
통화 상으로 만남의 목적을 말하지 않았지만, 란이 때문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맘고생이 심하긴 했는지 기름기 좔좔 흐르던 얼굴은 꺼칠해졌고 산적 두목 같던 풍채도 조금은 작아졌다.
물론 짝 찢어진 뱁새눈과 특유의 허세 섞인 표정만큼은 그대로였다.
“근데 제 연락처는 어떻게 아셨나?”
“란이 만나셨다면서요? 란이 저희 회사에서 연습하고 있거든요.”
“아, 우리 란이가 업키걸 사무실에서 연습하고 있어요? 난 전혀 몰랐네. 그동안 란이가 연습실 사용한 거 내역 뽑아서 청구하세요. 내 새낀데 사용료는 드려야지.”
능글맞기는.
나는 그 끈적끈적하고 불쾌한 화법에 맞서 최대한 건조하고 담백한 어투로 받아쳤다.
“란이 그냥 풀어주시죠?”
“응? 란이가 휴지야? 풀긴 뭘 풀어.”
“계약이요. 어차피 소송으로 가면 못 묶어두는 거 아시잖아요.”
“하아··· 김윤호 씨, 전생에 무슨 나랑 웬수라도 졌어요? 아이컨택 에이스였던 요나도 뺏어가더니 이제는 란이까지 채 가시려고?”
“에이, 요나가 무슨 아이컨택 에이스예요. 재능 있는 애 못 알아보고 쩌리 취급 하셔놓고. 요나는 나한테 오고 나서 핀 거지. 란이도 요나처럼 제가 잘 키워드릴 테니까 깔끔하게 보내주세요.”
그는 담배 하나를 꺼내 불을 당기고 길게 한 모금 빨았다. 그러더니 의외로 쿨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래요 뭐. 그럽시다.”
오히려 내가 당황해서 잠시 말문이 끊긴 사이, 그가 곧바로 말을 이어 붙였다.
“애기 이적료는 얼마 생각하고 있어요?”
“이적료요?”
“깔끔하게 큰 거 한 장 갑시다.”
“예. 천만 원 드릴게요.”
“에헤이! 천하의 업키걸 대표님이 왜 찌질한 척을 하고 그러시나. 신사임당 누님으로 준비해 오시면 눈앞에서 바로 계약서 찢어 드릴게요. 오케이!”
그는 서둘러서 박수를 짝, 치고는 자기 멋대로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얘기 끝난 거 같으니까 술이나 한 잔 합시다. 이 바닥 일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얼굴 마주치고 그럴 텐데 서로 척져서 뭐해요. 도울 일 있으면 서로 돕고 그러자고, 응?”
“음, 천만 원도 많이 드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거 받고 좋게 좋게 끝내시죠.”
“어어? 왜 그래? 같이 제작하는 입장끼리. 애들 하나 키우는데 제작비랑 유지비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알잖아?”
“반말 하지 마시고요. 천만 원으로 얘기 끝내고, 술이나 한 잔 하고 가세요. 그리고 제가 도울 일 있으면 도와드릴 테니까 이제 요나랑 란이는 건들지 마시고요.”
“에이, 시발 꺼··· 그래 같이 죽자.”
내가 태도의 변화가 없자 결국 김석원도 본색을 드러내며 폭발했다.
“나 어차피 바닥 친 새끼야. 여기서 더 내려갈 데도 없으니까 같이 죽자고, 어? 내가 씨발, 요나랑 란이 스폰 터뜨리고 니네 새끼들이랑 같이 지옥 간다.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아주 홍어 좆으로 보였나본데, 어? 내가 하나 못 하나 두고 봐 이 개새끼야! 내일 아침 검색어 1위에 뭐가 올라오나 보자!”
김석원은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듯, 테이블을 밀치며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나도 굳이 붙잡지 않았다.
그가 문을 열었을 때, 문 뒤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키가 2m에 육박하는 흑인 거구였다.
지난 번 이 자리에서 퍽커들을 만났을 때 인사를 나눈 바 있는 지선경의 경호팀장 미라클 존슨이다.
“어이 씨발, 깜짝이야. 뭐야···?”
김석원이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자 존슨도 룸으로 들어왔다. 문을 닫으면서 낮고 굵은 목소리로 내게 묻는다.
“어떻게 됐습니까?”
“타협점을 못 찾았네요. 란이가 1억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1억을 달라고 하는데요.”
“음. 미스터 킴은 이제 퇴장하셔도 좆습니다. 서로 다시는 연락할 일 없습니다.”
“뭐, 뭐야, 당신들? 지금 뭐하자는 거야?”
“You의 뻐킹 애쓰홀에 마이 빅 아나콘다가 들어간다. 지금 이 자리에서.”
“뭐 이 씨발?”
“한국 남자는 항상 옳다. 나는 인성이나 성격에 관계없이 한국 남자 사랑한다. 어쨌든 맛만 좋으면 되는 거니까.”
“어어? 내 몸에 손대지 마. 손가락 하나라도 까딱하··· 야이 씨벌 껌댕이 새끼야! 손대지 말라고··· 했잖··· 야이 씨발 새끼야아!”
“인종 차별 좋지 않다. 하지만 맛만 좋으면 된다.”
“이거 놓으라고! 경찰 불러 이 씨발!”
“오케이, 경찰은 5분 뒤에 도착한다. you의 애쓰홀에 마이 빅 아나콘다가 3만 번 정도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시간이다.”
나가야겠다.
더 이상 이 자리에 있다가는 김석원이 불쌍해서 내가 먼저 봐달라고 할 것 같다.
“존슨, 저 가볼게요.”
“오케이, 마담께서 항상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나도 감사드립니다.”
“알았어알았어, 김윤호 씨! 내가 천만 원에··· 아 이 씨발, 좀 놓으라고 병신 같은 시벌 새끼야! 놔 쫌! 기, 김 대표님! 우리 이러지 말자! 내가 잘못해쓰··· 아아악! 씨발 새끼야!”
테이블 위에 널브러져 내게 구원의 손을 뻗는 김석원을 애써 외면한 채 룸을 빠져나왔다. 방음이 어찌나 잘 되는지 문을 닫자마자 김석원의 비명 소리가 뚝 끊겼다.
입구로 걸어 나오자 카운터를 지키고 있던 강인영 매니저가 안타깝게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건다.
“에고, 얘기가 잘 안 됐나 봐요?”
“예··· 안타깝게도···.”
“다음에 회사 직원 분들하고 한 번 놀러오세요. 제가 제대로 한 번 모실게요.”
그녀의 근사한 미소에 적당히 화답한 뒤 서둘러 bar를 빠져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어, 란아. 어디야?
―숙소요. 배고파서 라면 끓이고 있어요.
“응, 방금 김석원 만났는데 잘 해결됐어.”
―아, 진짜요? 뭐래요?
“뭐라긴. 내가 법 좀 들먹이면서 겁주니까 바로 계약서 찢던데? 앞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일 없을 거야.”
―대박. 뭐가 그렇게 쉬워요?
“어른들의 세계가 다 그런 거지.”
―저 새로 온 연습생이랑 인사 했는데요.
“어, 미오 만났구나?”
―힝, 사람 기죽게 겁나 예쁘던데요. 저 숏컷 잘 어울리는 여자 좋아하거든요.
“지금 숙소로 갈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근데 오늘 진짜 섹스해요?
차에 시동을 걸면서 쿨하게 대답해주었다.
“그래. 나 이제 운전해야 되니까 끊어.”
―아싸. 팬티 제일 야한 걸로 입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