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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머더퍽커(어머니)…. (14/371)

머더퍽커(어머니)….

“어, 고마워.”

애써 침착한 척 했지만 등줄기가 싸늘하다.

란이 입장에서는 마사지까지는 이해한다 해도 팬티까지 벗길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얼마 전 태권도학원 관장이 소속 학생에게 마사지를 해준답시고 성추행한 사건이 보도 됐었는데, 란이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괜히 찔리고 뜨끔하다.

당황하기는 란이도 마찬가지였다. 웬만해서는 표정의 변화가 없는 녀석인데 시선이 갈피를 잃었고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다리가 쭈뼛쭈뼛 거렸다. 그러다가 나갈 타이밍을 놓치고는 괜히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덧붙이면서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 한다.

“어··· 대표님, 라희 괜찮아요? 제가 주물러 준다고 했을 때는 아프다고 했는데···.”

“어, 살살 주무르니까 괜찮아 진 것 같아.”

“물··· 어디다 놓을까요?”

“어어, 그냥 줘. 지금 마실게.”

“예.”

마사지를 잠시 멈추고 란이가 건네는 머그컵을 받기 위해 손을 뻗었다.

컵이 전달되면서 손가락끼리 살짝 부딪치던 그 순간.

“아읗!”

란이가 정전기라도 온 듯 화들짝 놀라며 손을 빼는 것이 아닌가.

그 탓에 컵이 바닥에 떨어졌고 놀란 란이의 입에서 사투리가 튀어 나왔다. 고향이 부산이라서 당황하면 사투리를 쓴다.

“엄마야, 와 이라노. 죄송해요.”

“안 다쳤어?”

“예. 전 괜찮아요.”

컵이 두꺼워서 깨지지는 않았지만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쏟아졌다.

“제가 닦을게요.”

······설마 에스테틱 갓 핸드 때문인가.

정전기라기에는 란이의 표정과 반응이 꽤나 야릇했다.

이후 기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내가 라희의 하체를 마사지 하는 동안 란이는 바닥에 쪼그려 앉아 머리를 감쌌던 수건으로 바닥의 물기를 닦았다.

내 손길이 닿을 때마다 라희는 애매한 신음을 계속 토해냈고 란이는 혹시라도 내가 몹쓸 짓을 하는지 흘끗거렸다. 꼴에 한 집 사는 연습생 언니라고 감시하는 것 같다.

그 사이 하체를 뒤덮었던 보라색 반점은 어느새 중요 부위만을 남겨놓게 되었다.

보라색 팬티를 입은 듯 딱 삼각형 모양이다. 보드라운 털.

나도 미친놈이지.

손이 닿는 곳마다 보라색이 사라지다보니 뜬금없이 예술 혼이 불타서 팬티 모양을 내 버리고 말았다.

이제 이 중요한 부위를 어루만져야 하는데 란이는 어쩐다.

신경 쓰여 죽겠다.

고작 물 한 컵 쏟았을 뿐인데 걸레를 몇 번이나 짜면서 왔다 갔다 거리고 있다.

자기도 민망한지 혼잣말을 계속 중얼거린다.

“침대 밑에까지 들어갔네. 이거 바로 안 닦고 장판에 스며들면 곰팡이 생기는데···.”

“대충 해. 어차피 보일러 돌리면 마를 텐데 뭐.”

“그래도 할 수 있는데 까지는 닦아야 돼요. 침대 나무도 막 뜨고 그래요.”

침대 프레임이 수납장으로 된 구조였다.

녀석은 서랍을 빼서 그 안을 닦았다.

조금 의외였다.

집안 일 같은 건 전혀 관심 없는 놈인 줄 알았는데 곰팡이도 걱정하고 나무가 물 먹으면 뜨는 것도 알고 의외로 가정적인 면이 있구나.

무엇보다 의외였던 건 가슴이었다.

평상시 옷 입는 스타일을 보면 몸매부심, 슴부심이 있는 것 같고, 키는 작은 편이지만 그만큼 다부지고 볼륨감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완전 뽕빨이었다.

내 쪽으로 무릎을 꿇고 허리를 숙인 자세라서 늘어진 넥 라인 너머로 가슴이 젖나라하게 보인다. 그런데 브래지어의 두꺼운 패드가 보인 것이다. 가슴과 패드 사이에 공간이 살짝 떴는데 꼭지까지 보일 정도였다.

뽕은 뽕이고.

다른 여자들 같으면 못 본 척 지나갔겠지만, 소속사 대표로서 평상시에 몸가짐을 잘하라는 뜻으로 퉁명스럽게 한마디 해줬다.

“야, 가슴 보이잖아.”

그러자 상체를 살짝 세우더니 이제야 평소의 덤덤한 말투로 돌아와 대수롭지 않게 대꾸한다.

“라희는 바지도 까고 있는데 뭐 어때요. 둘이 이상한 짓 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네.”

“이상한 짓은 무슨 이상한 짓.”

“이상한 짓이 뭐 그 짓 밖에 더 있나. 그리고 가슴 좀 보이면 어때요. 딴 사람도 아니고 대표님인데. 대표님 어차피 저 여자로 생각 안 하잖아요.”

“아니, 나 말고. 평상시에 잘하라고.”

“밖에서는 이런 각도로 허리 숙일 일 없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어차피 저한테 관심도 없으시겠지만.”

에이, 말을 말자.

란이에게 관심을 끄고 마사지의 피날레를 시작했다.

라희에게는 손가락으로 해당 부위를 동그랗게 그리면서 설명을 했다.

“라희야, 미안한데 여기랑 허벅지 사이를 좀 풀어야 할 것 같아. 엉덩이 쪽도.”

“예, 괜찮아요··· 대표님이 알아서 해주세요.”

“아픈 건 거의 없어졌지? 다리 뒤틀렸던 건 원래대로 돌아왔어.”

라희는 ‘누구 솜씬데 당연하죠’라는 신뢰감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오히려 망란이 놈이 깜짝 놀라서 몸을 일으켰다.

“어? 대박. 진짜네? 대표님 혹시 마사지 자격증 같은 거 있어요?”

“없어.”

“겁나 신기하네. 어떻게 한 거예요? 진짜 심각했었는데.”

“엔터 대표하려면 이런 건 기본이지.”

장난으로 대충 넘기면서 라희의 다리를 어깨 넓이로 살짝 벌렸다.

그런데 망란이 새끼가 글쎄 병신 같은 직언을 해서 분위기를 좆같이 만드는 것이 아닌가.

“어, 라희 짬지에서 물 나왔다.”

“큽! 야이씨!”

“왜요.”

“넌 애한테 무슨 그런 말을···.”

“그래서 짬지라고 했잖아요. 어른이었으면 보지라고 했지.”

라희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어졌다.

얼굴에 보라색 반점이 생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붉으락푸르락 타오른다.

근데 이게 애액인지 소변인지는 몰라도, 육안으로 확 티가 날 정도로 뭐가 많이 나오긴 많이 나왔다. 허벅지 밑 하늘색 시트가 이미 손바닥만 한 크기로 축축하게 젖어있다.

망란이도 얼굴을 빼꼼 내밀어 그 자국을 확인했다. 그러고는 위로랍시고 주절주절 덧붙인다.

“어마야, 라희가 물이 많은 편이네. 괜찮아,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언니도 타이 마사지 받을 때 물 많이 나와. 솔직히 마사지 받으면 기분 좋아지잖아. 언니는 오르가즘도 느끼는데 뭐. 그래서 꼭 남자 마사지사한테 받아. 태국 애들 중에 은근 잘생긴 애 많다?”

“야, 너 나가라.”

“왜요.”

“니가 옆에서 계속 쫑알쫑알 거리니까 신경 쓰여서 집중을 못 하겠어.”

“헐. 집중을 안 했는데 이 정도예요? 집중했으면 우리 라희 어쩔 뻔? 얘 아직 남자랑 한 번도 안 해봤다는데.”

라희는 부끄러움을 넘어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나는 진지하게 정색했다.

“나가라고 했다.”

“암말 안 하고 조용히 있을게요.”

“문 닫고 나가라고.”

“예.”

망란이는 그제야 분위기 파악을 하고 방에서 나갔다.

다시 라희와 둘만 남은 방 안.

조용하면 더 어색할 것 같아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쟤 왜 저러냐. 진짜 미친놈 같애.”

라희는 말없이 입술만 움찔움찔 거린다.

몸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치골 부위―보드라운 털을 쓰다듬으며 녀석이 어색하지 않게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

“아, 맞다. 너랑 팀 할 수도 있는 새 멤버 찾았어.”

미오 얘기였다.

라희는 그제야 관심을 보이며 “아, 진짜요?”하고 입을 뗐다.

“응. 근데 노래랑 춤은 아예 배운 적이 없다네.”

“아흐응··· 몇 살이에요? 아···.”

“99년생, 스물한 살.”

“으흥, 읏··· 란이 언니보다 언니네요?”

아니. 언니가 아니라 오빠야.

잠깐만. 스물한 살이면 군대는 어쩌지?

학교 같은 걸로 연기 안 했으면 영장이 나왔을 나이 아닌가?

이따가 물어봐야겠다.

정보창 이 새끼는 대체 뭔 생각으로 남자애를 추천한 건지 모르겠네.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몰라.”

“빨리 보고 싶다··· 흣, 그럼 연습실흔 언제부터흐 나와··· 욬힝킹!”

이것도 참 못 할 짓이구나.

라희가 결국 절정을 맞은 것 같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신음을 흘리고 몸을 떨어대더니, 손바닥이 허벅지 사이로 들어가자마자 터진 것이다.

허리와 엉덩이가 들썩들썩 거린다.

“라희야, 그냥 빨리 끝낼게.”

“예, 예히잉!”

나는 라희의 양쪽 발목을 한 손으로 잡아서 올린 뒤,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엉덩이에 묻은 보라색을 없애나갔다.

이렇게 나와도 되나 싶을 정도로 흘러나온 의문의 액 때문에 마찰 소리가 너무 음란했다.

―즐척즐척즐척즐척

“아흥, 아읏!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대표니이임!”

“미안해미안해, 거의 다 됐어.”

그래도 몸이 자연스럽게 옆으로 뒤틀리면서 엉덩이 쪽은 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

문제는 아이엠 그루튼데···.

―철퍽철퍽철퍽철퍽

아씨, 물이 얼굴에 튀고 난리 났다.

라희의 신음은 거의 비명으로 바뀌어갔다.

“아아아아아앙! 하읗, 꺄아아아앙!”

“어어, 그래. 거의 다 됐다. 쫌만 참자.”

“못 참겠어요, 그만 할래요, 꺄아, 꺄아아아아아아아앜!”

“됐다, 됐다, 이제 아이엠 그루트만 하면 끝나. 다리 살짝 벌려볼까?”

하지만 녀석은 이미 제 몸을 컨트롤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자전거를 타듯 다리를 계속 동동거려서 내 어깨와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한쪽 발목을 잡고 힘으로 고정해야했다.

“이제 진짜 마지막.”

발목을 잡고.

“소리 지르고 싶으면 이불 뒤집어쓰고 질러.”

벌려서 고정한 뒤.

“갈게···.”

발갛게 달아오른 정갈한 아이엠 그루트를 손바닥으로 덮고 잽싸게.

―촵촵촵촵촵촵촵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옳지, 옳지, 끝났네. 다 됐다! 수고했어. 어이, 잘 참았다. 착하네, 우리 라희.”

“아흑··· 하윽! 흑······!”

후우, 녀석과 나 모두에게 역대급 승부였다.

마지막으로 반점이 남아 있는지 점검해보자.

나는 힘을 잃은 채 축 쳐져서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라희의 하체를 꼼꼼하게 돌려보았다.

그 손길조차 자극적인지 흐극흐극 신음을 삼킨다.

없다.

깔끔하다.

보드랍고 뽀송뽀송하던 털과 시트, 내 손만 엉망진창으로 젖었을 뿐이다.

나는 라희의 하반신에 이불을 덮어준 뒤,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어깨로 닦아냈다.

어려운 수술을 마친 의사가 된 기분이다.

흠뻑 젖은 손을 닦으러 가기 위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는데···.

“잘한다, 잘해. 대표 하라고 앉혀놨더니 지금까지 이러고 놀고 있었던 것이야?”

“지금 뭐 한 거예요···?”

쿠궁!

심장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어느 틈엔가 열린 문 너머에 알리야와 서원이가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머더퍽커(어머니)···.

“아, 깜짝이야! 너네 뭐야!”

“알리야가 하고 싶은 말이자너! 케이와이에이치 공팔삼공! 견찰서 가고 싶어! 어!”

“하···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오네···.”

“얘들아, 그래. 당연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지. 근데 그런 거 아니니까 일단 내 말부터 들어봐.”

집착천재, 질투귀신 한서원의 타깃은 라희로 넘어갔다. 눈 주위가 새빨갛게 물들어서 라희를 노려본다.

알리야는 쯧쯧 혀를 차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래. 이런 빼박캔트 시츄에이션을 어떤 식으로 변명할지 너무 기대되자너. 뭐 근육이 뭉쳐서 마사지를 해주고 있었다, 이딴 식의 뻔한 말이 아니길 바랄 뿐이야.”

“그거 맞는데.”

“왓 더···?”

“너희도 알다시피 라희가 가끔 다리 마비가 오잖아. 그때 마사지로 풀어주면 나아지더라고.”

서원이가 싸늘하게 비아냥거린다.

“오구오구, 우리 윤호. 고작 생각해낸 게 그거예요?”

“진짜라고. 라희한테 물어봐. 지금 말고 나중에.”

“걔 상태 봐요. 그게 지금 마사지 받은 애 얼굴이냐고요. 누가 봐도··· 하아······ 야, 연습생. 일어나봐.”

“한서원 그만해라. 얘 방금 전까지 다리 경련 와서 울다가 이제 좀 괜찮아진 거야.”

“지금 누구 편드는 거예요? 짜증나. 나한테 고작 이런 꼴 보여주려고 일본에서 부른 거예요?”

“내가 부른 게 아니라 니가 온 거거든.”

“죄송해요, 언니···.”

정신을 조금 차린 라희가 몸을 일으키려고 한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확 짜증이 치밀었다. 그래서 라희의 어깨를 잡아서 다시 눕혀놓은 뒤, 한가놈과 알가놈을 향해 어금니를 꽉 깨물고 싸늘하게 경고했다.

“너네 여기서 한마디만 더 해봐. 내가 그럴 사람 아니라는 거 너네가 제일 잘 알잖아. 일단 나가, 나가서 얘기해.”

이렇게까지 화를 내면 당연히 깨갱이지.

“알았어요···.”

“그래, 랑깡깡이 그럴 사람은 아니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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