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키걸 유은빛(3)
은빛의 팬들은 은빛이가 섹시하다고 한다.
푸, 푸흡!
아무리 눈에 콩깍지가 씌어도 그건 아니지 이 양반들아.
섹시오패스에게 세뇌 당했거나 돌려 까는 걸로 생각했다.
내가 봤을 때는 은빛이에게 섹스어필이라고 할 만한 구석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섹시함을 느끼는 첫 번째 포인트는 단연 외모다.
대표적으로는 가슴, 허리, 골반, 다리 정도가 되겠고, 개취에 따라 손이나 발목, 목선 따위의 특수부위를 선호하는 남자들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얼굴 보다는 몸매를 따진다는 말이 있을 만큼 남자에게는 몸매가 주는 시각적 섹스어필이 무엇보다 강렬하다.
하지만 은빛이는 어떠한가.
가슴은 본인 스스로 콤플렉스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빈약하고 허리라인과 골반은 통짜다.
본인은 자신 있다는 엉덩이는 내가 보기엔 그냥 평범한 수준.
‘은빛이의 섹시한 부분을 한 가지라도 말하지 않으면 죽는 병’에 걸려서 섹시한 부분을 굳이, 구우우욷이 꼽아야 한다면 그나마 백옥 같은 피부 정도?
내가 여자의 외모를 볼 때 피부를 좀 따지는 편인데, 내가 본 인류를 통틀어서 은빛의 피부가 가장 좋고 뽀얗다.
하지만 구릿빛의 건강한 피부라면 모를까, 대중적으로 따졌을 때 하얀 피부를 섹시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애초부터 유은빛은 귀여움에 몰빵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나는 왜 그런 유은빛 때문에 서버린 거냐고···.
단순한 발기였다면 문제될 게 없지만, 오묘한 감정이 동반된 발기였기에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분위기, 그래, 분위기겠지.
술기운과 분위기에 취해버린 거야.
“이렇게 하면 아픈 거 아니야?”
노트북 화면에서는 검정스타킹, 가터벨트, 하이힐 3종 세트를 착용한 여배우가 남자배우를 바닥에 눕혀놓고 발로 능멸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불알을 하이힐 끝으로 툭툭 치자 은빛이가 나를 향해 재차 물었다.
“이렇게 해도 안 아파?”
“아프겠지.”
“근데 왜 이렇게 해?”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도 있나보지.”
“으힝? 꼬추를 발로 차는 걸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고? 오빠도 그런 거 좋아해?”
“아니. 난 이런 취향 아니야.”
“그런데 이런 걸 왜 봐?”
“니가 사온 거거든?”
“아아, 맞다. 그럼 다른 거 틀어볼까?”
“맘대로 해라.”
은빛이는 CD를 바꾸기 전에 뒷부분을 확인해보려는지 건너뛰기로 휙휙 넘겼다.
CD 케이스가 없어서 몰랐는데 전체적인 컨셉은 팸돔이었다. 몇 개의 에피소드 전체가 여자가 남자를 일방적으로 능욕하는 장면으로 꽉꽉 채워져 있었다.
은빛이는 결국 코를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에이, 이런 건 별로다. 사랑을 해야지 왜 괴롭히고 그래. 딴 거, 딴 거···.”
발기된 하복부가 영 불편하다.
앉은 자세 때문에 고추가 위로 자연스럽게 솟지 못했다. 옆으로 삑사리가 나서 팬티의 허벅지 밴드 바깥으로 대가리를 내민 것 같다.
나는 고추를 12시 방향으로 자리 잡아 주기위해 은빛이가 CD를 갈아 끼우는 틈을 타서 바지 속으로 손을 넣었······.
“이거 오빠가 해봐. CD가 안 나와.”
움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 은빛이에게 고추손을 딱 걸렸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손을 뺐지만 녀석의 미간에는 이미 주름이 잡혀 있었다.
다른 여자들 같으면 봤어도 모른 척 넘어갈 텐데, 순진무구한 은빛이에게는 그런 것 따위 없다. 궁금한 게 있으면 아이처럼 대놓고 물어보며 이유를 따진다.
“아, 뭐야. 왜 거기에 손을 넣고 있어. 혹시 이상한 짓 한 거 아냐?”
“아이씨, 그런 거 아니야. 배 긁은 거야, 배.”
“아닌데, 더 아래쪽으로 손이 들어갔구만.”
“됐고. 뭐가 안 된다고?”
“아, CD가 안 열려.”
“안 열리긴 왜 안 열려. 버튼 다시 눌러봐.”
―꾹
―지잉
“어? 되네.”
“거봐. 지가 제대로 안 눌러놓고는···.”
“흐크킄, 내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
얼렁뚱땅 잘 넘어갔다.
나는 은빛이의 뒤에서 벽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
두 번째 DVD를 재생한 은빛이가 나를 향해 손짓한다.
“쫌 가까이 와봐.”
“아 왜.”
“이어폰 선 안 닿잖아.”
“너 혼자 봐.”
“그럼 그냥 이어폰 빼고 소리 틀어버린다? 안방까지 다 들리게.”
“에헤이, 진짜···.”
못 이기는 척, 밥상 앞에 가서 앉았다.
아까처럼 이어폰 한 쪽을 내 귀에 삽입해주는데···.
읏.
아까와는 달리 귓가에 살짝 닿는 은빛이의 손길에 소름이 끼쳤다.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었지만 다행히 은빛이는 보지 못했다.
이거 뭔가 위험한 분위기인데.
이러다가 나랑 은빛이랑······.
아이엠 그루트.
앉은뱅이 밥상 위에 노트북이 올려져있고 은빛이와 나는 나란히 앉아있는 자세다.
바닥에 내려놓은 잔에 소맥을 채워 건배를 하고 반쯤 들이켰다.
그 사이 두 번째 야동의 오프닝 화면이 시작됐다.
키보드를 눌러 세 컷 정도 스킵으로 넘기자 은빛이가 감탄한다.
“올, 역시 손동작이 능숙하네.”
“나는 다른 남자들에 비해서 야동 잘 안 보는 편이다.”
“아~ 잘 안 보는 사람이 야동을 외장하드에다가 그렇게 모아놓는구나. 그럼 대체 잘 보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라는 거야?”
“니가 남자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남자들 대부분 야동 모아. 은찬이도 모을 걸?”
“응. 걔는 어렸을 때부터 나한테 몇 번 걸렸어. 나 몰래 야동 다운 받다가 헬리코박터도 걸렸었고.”
“바이러스겠지.”
“어, 바이러스. 흑큭큭킄.”
은빛이가 가져온 두 번째 야동은 스타킹 착용을 기본으로 하는 마사지물이었다.
남자 마사지사가 여자의 전신에 오일을 발라서 마사지를 해주는데, 겨드랑이와 가슴 사이를 문지르는 장면에서 잠시 수그러들었던 고추가 다시 단단해져버렸다.
언제부턴가 겨드랑이 페티쉬가 생긴 나에게는 엄청나게 자극적인 장면이었다.
굳이 통역을 안 해도 이해가 되는 구간이지만 은빛이는 일취월장한 일본어 실력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여자의 대사를 통역해주었다.
“여자가 기분이 이상하다면서, 원래 이렇게 다 벗고 하는 거냐니까 남자가 원래 이런 거래.”
“어.”
상체 마사지에 이어 하체 마사지로 넘어갔다.
카메라 앵글이며, 여자배우의 포즈며, 각선미 추천작답게 하체에 심혈을 기울인 티가 난다.
스타킹 플레이는 딱히 관심이 없는데 오일이 발라진 검정스타킹은 엄청 야릇했다.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여배우의 대사가 점점 줄어들더니 어느 순간 아예 대화가 끊겼다.
그에 따라 은빛이도 조용해졌다.
녀석의 얼굴을 흘끔 쳐다봤다.
앗, 아아.
볼까지 발그레해져서 완전 초 집중 모드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화면에 들어가겠다?”
“어···?”
“내 선물 맞아? 니가 보려고 산 거 아니고?”
“그런 거 아니야. 이거 보니까 저번에 태국 갔을 때 마사지 받던 거 생각나서 그래. 레알루다가 욘나 시원했는데···.”
“어깨 주물러줄까?”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물론 매니저 시절에는 아이들의 뭉친 어깨나 허리를 주물러주긴 했지만, 굳이 지금 분위기에서는 아니지 않은가.
마사지물 야동을 보면서 마사지를 해주겠다는 건 시커먼 속내를 너무 드러내는 건데, 내가 그런 속내를 드러내 버린 건 아닌지 내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었다.
내가 무의식중에 은빛이를 섹스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자괴감······.
은빛이가 섹시하지 않다느니 어쩌느니 한 주제에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구나.
“그래!”
은빛이가 흔쾌히 톤을 높여 대답했다.
물은 엎질러졌다.
나는 녀석의 등 뒤에 양반다리로 앉아서 승모근을 지압했다.
고추는 여전히 서 있는 상태고,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야동 배우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음부를 정신없이 공략당하고 있는 중이다.
“아으응 시원하다··· 많이 뭉쳤지?”
―아, 아, 아응!
“아니, 완전 말랑말랑한데?”
―아아아아아앙!
“그, 그래?”
―아아, 아아! 꺄아아아아앜!
내일이 없는 것처럼 흔들어댄 핑거플레이 끝에 결국 여배우의 분수가 터져버렸다.
은빛이는 조금 놀란 눈치다.
“대박. 여자 오줌 쌌다···.”
“음···.”
“저렇게 오줌을 싸버리면 남자가 정 떨어지지 않을까?”
“저건 오줌이랑은 조금 다른건데···.”
“아, 진짜? 그럼 뭐야?”
“오줌은 오줌인데 여자도 너무 흥분해서 사정을 한 거지.”
“여자도 사정을 한다고?”
“다 그런 건 아닌데 하는 여자도 있대. 어느 부위를 자극하면 저렇게 된다던데.”
“으, 그래도 내가 남자라면 별로일 거 같아.”
잠깐.
왜 이 대목에서 라희가 생각나는 걸까.
음란마귀가 끼어도 단단히 끼었는지, 며칠 전 바닥에 오줌을 쌌던 라희가 떠오른 것이다.
······그, 그건 소변이 맞았겠지?
손바닥만 한 크기로 웅덩이가 고였었는데 설마 다른 액이 그 정도로 흘러나오진 않았겠지······.
“어깨 별로 안 딱딱하면 나 허리 주물러줘.”
“어.”
나는 귀에 거슬리는 이어폰을 뺀 뒤 꼿꼿이 앉은 은빛이의 척추 주변을 양쪽 엄지로 꾹 눌렀다. 그러자 은빛이는 “으컁!”하는 소리와 함께 옆으로 나동그라졌다.
자기도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다는 걸 느꼈는지 민망하다는 듯 픽픽 웃는다.
“욘나 간지럽잖아.”
그러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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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유은빛
―나이 : 21
―키 : 160cm
―몸무게 : 47kg
―나에 대한 호감도 : S
―성욕 : 조건부S
―성 개방지수 : 조건부S
―성 판타지 : 김윤호
―핀 포인트 : 등허리 전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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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았다.
혹시나 해서 음란한 정보창을 확인한 결과, 아니나 다를까 은빛이의 성감대가 바로 허리 부근이었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이것은 심장의 울림인가 아니면 음경의 울림인가.
내 손짓 하나에 허물어지는 은빛이를 보니 순간적으로 뭔가가 훅 치고 올라왔다.
나는 옆으로 누워서 킥킥 거리고 있는 녀석을 바닥에 엎드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허벅지에 올라타 날개뼈 부위를 지압해주었다.
브래지어 어깨 끈이 느껴진다.
“바닥 딱딱하지? 이불 깔아줄까?”
“아니야, 괜찮아··· 아우으응···.”
“시원해?”
“으흥··· 시원해. 아으···.”
급하게 들이킨 소맥의 취기가 슬슬 올라오는 건가.
은빛이의 앓는 소리마저 묘하게 느껴지는 걸 보니 이거 마구니가 끼어도 단단히 낀 것 같다.
나는 어떤 선을 넘어버렸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마음 한 곳에서는 이미 불쾌한 죄책감을 정당화 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어차피 그때 브루나이에서 하려고 했었잖아.
정보창도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했었고···.
은빛이도 원하고 나도 원하는데 굳이 안 할 이유가 없지.
꿀꺽.
견갑골을 지나 등의 중앙 부위로 포인트를 옮겨 척추기립근을 꾹꾹 눌렀다.
노트북 화면이 내 오른쪽에 와 있다.
힙하고 합했던 핑거플레이를 끝낸 배우들의 체위도 바뀌었다.
이번에는 남자가 안마 침대로 올라갔고, 개처럼 무릎 꿇은 여자가 펠라치오를 시작했다.
은빛이는 여전히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눈을 감고 엎드려 있어서 화면은 볼 수 없었지만 후르릅 쫍쫍 거리는 소리만큼은 꽤나 자극적으로 들릴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녀석의 티셔츠가 눅눅하고 후끈하게 달아올라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막혔던 뭔가가 터지듯 신음 같은 콧소리가 훅 새어나왔다.
“으··· 흥···!”
그 야릇한 콧소리 한 방이 뜨겁게 달궈져있던 내 인내심도 터뜨려버렸다.
은빛이의 순수한 섹치미에 당해버린 것이다.
나는 티셔츠 밑으로 손을 넣어 촉촉하게 땀이 배어나와 있는 맨 등을 어루만졌다.
가히 불세출의 피부 천재답다.
내 생전 그 누구에게도 느껴본 적 없는 몹시도 부드럽고 매끈한 촉감의 꿀 피부였다.
은빛이는 맨 살에 손이 닿은 걸 모르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그냥 가만히 있는 건지 내 손길에 거부감을 표현하지는 않았다.
다만 숨소리의 패턴이 미묘하게 달라졌을 뿐.
허리의 위아래를 몇 차례 어루만지다가 뭔가에 홀리듯이 브래지어 훅을 톡. 풀었다.
은빛이는 숨을 흡. 멈췄다.
내 손은 양쪽으로 풀어진 끈의 라인을 쫓아 몸통의 옆구리를 타고 내려갔다.
바닥에 짓눌린 옆 가슴이 도톰하게 삐져나와있다.
나는 이제 틀렸다.
그동안 꾹꾹 담아 눌러놨던 성충동이 풀어 헤쳐져 마치 벌에 쏘인 망아지처럼 걷잡을 수 없이 날뛰고 있다.
꼭지, 꼭지를 만지고 싶다!
은빛이의 젖꼭지가 어떤 모양새로 자리 잡고 있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다.
더 이상의 대화는 의미가 없었다.
내 손길이 바닥과 가슴 사이를 파고들 기미가 보이자 은빛이는 몸을 살짝 들어서 내 손이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게 숨통을 열어주었다.
망설임 없이 손을 밀어 넣은 뒤 검지와 중지 사이에 유두를 끼워 넣으며 가슴 전체를 살짝 움켜쥐었다.
“으흫···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