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안의 재벌-27화 (27/191)

27화 치트키

모두 김부장 작품이었다.

여기저기서 여직원들이 실시간으로 기사를 분석하고 있었다.

"완전 대박! 언니 봤어?"

"난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어. 좀 싸가지는 없어도 괜찮은 구석이 있더라니까?"

"헐? 언제는 또 왕재수라며."

"내가 언제? 언니야말로 재벌들은 다 똑같고 양아치라며."

언론이 이래서 무섭다.

하루아침에 사람들의 생각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게 할 수도 있다.

언론이 전달하는 보도는 그저 단순한 정보의 전달이 아니다. 보도 시각과 다양한 분석을 통해서 사회 여론을 형성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친다.

오늘 나온 기사는 유학시절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일화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출처는 미국 소재 지인들이라고 되어 있었다. 사실은 김철수 부장이 조성환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양념 듬뿍 쳐서 각색한 것이다.

지인이 누구인지 밝힐 필요는 없다. 설령 사실과 다르다고 한들 기억에 의존한 제보인데 좀 틀릴 수도 있지 큰 문제는 아니다.

다 그렇고 그런 거다.

어린 나이에 공부하러 홀로 미국으로 간 재벌 2세 유학생과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온 가족이 미국으로 건너와 억척같이 버텨온 세탁소집 딸의 러브스토리.

성환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유라는 한국으로 돌아와 고된 연습생 시절을 거쳐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

성인이 되어 재회한 후 사회적 신분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만남을 이어가던 중 악덕 매체의 먹잇감이 되어 악의적인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는 식상하긴 하지만 여전히 흥행 불패인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 형식을 그대로 따라갔다.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지,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믿어왔던 이야기가 실제 발생했다며 댓글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180도로 바뀌었다.

빈 회의실로 들어가 조용히 김철수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태평아 어때 내 작품?"

인사말 따위는 다 필요 없고 다짜고짜 공치사였다.

"역시 부장님. 아주 뉴욕의 연인 작가님 저리 가란데요? 고퀄 멜로드라마를 쓰셨던데 이참에 데뷔하시죠? 고깃집에서 들은 거랑 너무 달라서 놀랐잖아요."

"주제만 맞으면 되지 디테일에 신경 쓸 필요 있나."

"그렇죠. 감사합니다. 기자님들께도 사례 대신 부탁드립니다."

"걱정하지 마. 예전에 데리고 있던 얘들이니 내가 따로 챙겨주면 돼. 그럼 소주는 네가 사는 걸로?"

김부장이 지난번에 내게 진 빚을 어느 정도 갚았다는 생각에 조금은 후련해졌나 보다.

"소주뿐이겠습니까. 어디라도 모실게요."

"그럼 지난번 투쁠 거기로 갈까? 후배들도 데리고?"

헐, 뻔히 메뉴판 봤으면서.

그 집을 소주 한잔하는 데 정도로 여기는 건가.

함부로 답하면 안 된다.

자기가 받을 약속은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사람이다.

"제가 사드리고 싶긴 한데 조성환님이 계산하게 두질 않을 걸요."

"그렇겠지? 내가 밥값은 했겠지?"

다행히 넘어갔다.

"밥값이라뇨. 이 정도면 정기인사 기대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으허허허."

임원 승진이 눈앞에 보이기라도 한 듯 한껏 들뜬 목소리였다.

"부장님, 그런데 천하제일에서 처음에 부인한 건 어떻게 되죠?"

첫 보도 때 헛발질로 모양 빠진 게 좀 걸렸다.

"원래 두 사람이 상의해서 인정한다고 발표하려고 했는데, 특정 언론사에서 무리하게 취재하다가 제대로 확인도 없이 보도한 거라고 하면 돼."

고개를 끄덕일만한 상황이다.

이상현과 조윤경은 지금쯤 어떤 표정일지 궁금했다.

* * *

점심시간까지 얼마 안 남은 시각.

쏟아지는 졸음 및 배고픔과 한참 씨름을 하고 있을 때였다.

여기저기서 직원들이 흘끔거리는 게 누군가가 오고 있었다.

이정도 직원들의 리액션이면 성환밖에 없다.

전화 받고 뛰쳐 나갈 때와는 달리 개선장군인양 고개 빳빳이 들고 팔을 휘적거리며 들어섰다.

"안녕하십니까?"

"지각이다."

"휴가 냈는데 온 겁니다. 자진반납이라고나 할까? 애사심 충만한 거 안 보이십니까?"

"자진반납이 애사심이냐? 구내식당 밥만 축내는 거지."

뒷자리 원모와 해규도 일어나서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두 분께도 죄송해요. 지난번 회식 때 제대로 말씀도 못 나누고 딴 데 정신 팔려서."

"그때 정말 잘 먹었습니다."

"네. 저도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분위기를 보아하니 예의상 동문서답한 게 아니었다.

두 놈은 성환이 말을 못 알아들은 게 분명했다.

"점심드시러 가시죠. 과장님."

성환의 말에 원모가 일어나 외투를 걸쳤다.

"과장님께 드린 말씀인데……."

당황한 원모가 그래도 재빠르게 임기응변으로 넘겼다.

"아. 네 옷걸이에 걸어놓으려고요."

빨랐지만 과녁에선 벗어났다.

내가 확인 사살용 한 방을 쐈다.

"누가 옷걸이에 걸라고 옷을 입고 가냐?"

나 같으면 '제가요' 아님 '길어서요' 했을 텐데 순진한 원모가 대답도 못 한 채 귀만 빨개졌다.

"둘이서 할 말 있으니깐 점심은 내일 같이하자."

"넵!"

좋단다. 내일 토요일인데.

아무튼 단순한 놈. 금세 풀어졌다.

아무래도 아직 보는 눈이 있어서 불편한지 도시락을 싸 와서 회의실로 가져갔다.

파인애플 김밥인지 알고 살짝 기대했었으나 빗나갔다.

담당 셰프가 오늘 출근했는지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사 온 듯 평범하기 그지없

는 치킨샐러드를 싸 왔다.

"이게 뭐야? 휴가라도 가셨나?"

"네? 누가요?"

"아니다. 그냥."

즉각적인 부인에도 성환은 뭔가 떠올랐다는 듯 실실 쪼갰다.

"또 김밥이라도 싸 온 줄 알았나?"

이 자식이 독심술을 익혔나? 아님 내 생각이 자막처럼 이놈 눈에 보이나?

"김밥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망설임 없이 자연스럽게 대답했으나 여전히 웃음기를 거두지 않는 성환.

이놈 정말 끈질기다.

참아야 한다.

여기서 민망하게라도 웃으면 실토하는 것밖에 안 된다.

헛웃음을 참아내긴 했지만, 성환은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그때 김밥 네가 다 먹은 거 안다, 오늘도 기대했구만.'이라고.

"그건 그렇고 할 얘기가 뭐야?"

급작스럽게 화제를 전환했지만 자연스러웠다.

"지금 기사 나오는 거나 댓글 분위기가 장난 아니던데요? 김철수 부장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 있나 봐요."

지가 도와줄 필요 없다고 하는 걸 언젠가 필요할지 모르니 받아주라고 한 게 누군지 이놈이 그새 까먹었다.

원래 사람은 누구나 다 일이 잘 풀리면 다 자기 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재벌들은 그 정도가 한층 심하다.

일종의 나르시시즘이라 할 수 있는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재벌들에겐 옵션 아닌 기본 사양이다.

"그래, 그렇다고 하자. 힘들다 이제."

"뭐가요?"

"할많하않이라고."

"뭐라고요?"

이해 안 간다는 표정이나 그냥 자기 할 얘기를 시작했다.

역시 자기 할 말이 우선이다.

"여자친구도 꽤 풀린 거 같아요. 아니 더 좋아졌어요."

"집에서는 뭐라 안 하고?"

집 얘기가 나오자 곤란한 듯 찌푸렸으나 잠시뿐이었다.

"회장님은 별말씀은 없으셨지만, 나가시면서 밥 먹었냐고 물어보시긴 하더라고요."

역시 조인철 회장. 소문대로 직접적인 표현 잘 안 한다고 하더니.

집에서도 마찬가진가 보다.

아마 아직 어리니 '어차피 결혼할 것도 아닌데 그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룹 이미지에 손상만 없다면 일단 냅 두고 지켜나 보자랄까.

"혹시 조윤경 전무는 뭐라고 안 하고?"

"누나는 여자친구 평판도 좋고 괜찮은 거 같다고 잘해 보라고 하면서 좋아하던데요."

헐, 주스라도 마시고 있었으면 아침드라마 명장면, 주스 폭포 나올 뻔했다.

"다른 얘기는 없고?"

"그냥 이것저것 궁금해하는 거 같던데요."

"뭐가?"

내가 너무 꼬치꼬치 캐물었나?

성환이 약간 경계하듯 움츠러들었다.

"네? 별건 아니에요."

말은 안 했지만 자기 집 가정사에 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하려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 여길까 봐 더는 물어볼 수 없었다.

'네가 누나한테 속고 있는 거다'라고 얘기해주고 싶었지만, 괜히 증거도 없이 남매사이에 이간질한다고 여길 수도 있으니.

복수에 걸림돌이 될지 모르니 답답하더라도 참을 수밖에 없다.

* * *

금요일 오후.

주간업무회의 시간이 다가왔다.

임상무 주재하에 각 파트 간부들이 한 주 간의 업무실적과 차주계획을 보고하는 자리다.

이 시간쯤 되면 간부들이 잔뜩 긴장한 채 밑에 직원들 닦달해 가며 보고자료를 최신화했다.

오늘은 누가 임상무의 타겟이 될지 사뭇 궁금했다.

J사 인수 후 송지환 과장이 중국 청도로 파견 나가는 바람에 만만한 샌드백이 하나 빠진 셈이었다.

확실한 원픽 샌드백이 빠지니 다음 샌드백으로 낙점되지 않기 위해 매주 고군분투가 이어졌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들이 뭔가 하는 것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지난주보다 얼마나 더 진행되었고 차주에는 어디까지 할 거라고 온갖 미사여구를 덧붙여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천하제일 짬밥 이십 년도 훌쩍 넘은 임상무는 그 과정을 안 겪었을까.

머리 꼭대기에 서서 다 꿰차고 있었다.

매주 파트별로 번갈아 가며 두들겨 깨고 있지만 아직 내 차례까지 오진 않았다.

임상무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모멸감을 느끼게끔 하는 멘트를 주저 없이 날린다.

한 주간의 스트레스를 풀고 상쾌한 마음으로 주말을 즐기려는 것일 거다.

기말결산이나 주주총회 등 굵직한 업무가 마무리됐고 M&A건도 당장 없어서 보고자료에 쓸 말이 딱히 없었다.

그렇다고 조성환 스캔들 대응이라고 쓸 수도 없고 퍽이나 난감했다.

그래도 뭐라도 써야지, 지난주와 그대로 냈다가는 갈굼당할 게 뻔하다.

그러면 나도 못 참고 그대로 받아버리겠지.

어차피 오래 다니면서 승진할 것도 아닌데 들이받아도 상관은 없다. 그래도 괜히 얼굴만 붉히게 되고 맘만 불편한 것은 싫다.

같이 있는 기간이라도 가능한 문제 안 일으키고 맘 편히 다니다 때려치면 그만이니

조금이라도 업데이트는 해야겠다.

"원모야."

"네 과장님."

"이번 주에 뭔일 했고 다음 주에 뭔일 할 거냐?"

"주간업무 보고자료 작성하시려고요?"

"내가?"

이제야 알아들은 듯 자세를 고쳐 잡았다.

"바로 써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닦달하긴 싫지만 어쩔 수 없다.

사실 얘들이 뭔 일 하고 있는지 자세히 모르니 아는 사람이 쓰는 게 맞다.

30분 뒤에 원모가 한 장짜리 보고자료를 건넸다.

'나 고생했어요'라는 듯이 땀을 닦으면서 액션 취하는 게 티 났다.

이럴 땐 적당한 리액션을 해줘야 뒤에서 욕도 안 먹고 다음에 또 시키기도 편하다.

"고생했어."

보고자료를 펼쳐 봤으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지난주 자료와 다를 게 전혀 없었다.

"뭐지? 혹시 저번 주 자료 출력했냐?"

"아닌데요. 이번 주겁니다."

"근데 왜 똑같지?"

원모는 별다른 망설임이나 고민 없이 바로 대답했다.

"진행률을 바꿨습니다."

"어디?"

"재무결산 고도화 작업 진행률을 지난주 50%에서 이번 주 60%로 바꿨습니다."

이 자식이 나를 물 먹이려고 작정했나.

이건 임상무한테 아주 잘근잘근 씹어주세요 라며 목을 내미는 짓밖에 안 된다.

그래도 일단은 참자.

"알았으니깐 추가할 거 뭐 없냐? 네가 이번 주에 한 일이 딸랑 이거야?"

"그럴 리가요. 전표결제도 하고 이슈 해결하고 얼마나 많은데요."

이놈이 말하는 대로 매일 하는 일을 쓸 수도 없고 미치겠다.

그냥 이대로 써서 내고 대충 말로 때우자.

썰 풀어서 넘어가는 거 하루이틀인가.

그런데 옆에서 듣고 있었는지 성환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과장님 제가 좀 추가해도 될까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래도 완전 쓸데없는 거 쓰면 그냥 지워버리면 되니까 딱히 상관없었다.

"알았어. 대신 20분 내로."

잠시 뒤 옆에서 쥐어짜듯이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30분도 훨씬 지나 자료 한 장을 건네는 성환의 표정이 꽤나 만족스러운 듯 보였다.

슬쩍 한 번 보니 다행히 한 줄 늘었다.

솔직히 진행률을 60%에서 70%로 바꾸기만 한다면 어떻게 할지 고민했었다.

눈앞에서 바로 찢어 버릴까, 아님 머리통에 던져 버릴까.

다행히 자료를 받아보니 진행률은 60% 그대로였다.

그런데 늘어난 한 줄이 아주 도발적이다.

'황색언론 대응을 통한 그룹 이미지 개선 업무'

성환은 지가 봐도 제목 한 번 섹시하게 뽑았다고 생각했는지 한껏 기대에 찬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칭찬해달라고 꼬리 흔드는 강아지 딱 그거였다.

뭐지 이 당연함은?

왠지 모르게 점점 설득되어 간다.

재무팀 주무인 경리과장의 업무로 참 어울린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그래. 이대로 냅 두자.

정식 보고서도 아니고 그냥 주간업무 보고자료 한 줄 따위로 고민까지 쏟을 필요가 있나.

흰머리만 늘지.

금요일 오후 5시 퇴근 시간을 한 시간 남기고 주간업무회의가 시작되었다.

임상무 방에 모여드는 간부들.

서로서로 일 많이 하는 척하느라고 대부분 두 손엔 참고자료가 가득 들려 있었다.

근데 난 성환이 쓴 걸 바꿀까 지울까 고민하다가 시간 다 보내느라 준비 못 했다.

그냥 말로 때우지 뭐.

순발력만 있다면 어떤 갈굼도 피할 수 있다.

늦지는 않았지만, 마지막으로 들어온 나에게 꽂히는 임상무의 시선이 느껴졌다.

일 초도 안 되는 시간에 위에서부터 대강 스캔을 끝내고 시선은 한 장짜리 보고자료를 쥔 손에 잠시 멈췄다.

IR파트, 자금파트 보고가 이어졌다.

역시나 자기가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 간다는 듯한 뉘앙스 팍팍 풍기며 구라를 늘어놓는데 웃기지도 않았다.

드디어 내 차례가 오자 몇 줄을 읽어 내려갔다.

성환이 쓴 부분도 읽었다. 그룹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이 사실이긴 하니까.

임상무가 갑자기 눈을 부라렸다.

오늘 타겟은 나다.

"야! 천태평!"

"네!"

"장난하냐?"

"회사에서 장난이라뇨."

불난 데 부채질 아니 기름을 부었다.

예전 같으면 죄송합니다 라고 먼저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잘못 안 한 거 가지고 죄송하다는 말이 입에서 나오질 않는다.

"뭐라고? 이 자식이 우리가 홍보팀이야? 대외협력팀이야? 이미지 개선 뭐 어째?"

"이번 주 가장 큰 이슈였고, 실제 전사대책회의에 참석도 했었습니다."

뒷머리를 잡는 임상무의 얼굴이 더욱더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저도 똑같이 얘기했지만, 조성환 대리가 우리 팀 역할이 단순한 숫자 맞추기에 그치기보다는 그룹 전체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정도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해서요."

상황 끝났다.

비웃고 있던 간부들은 웃음기를 거뒀고 임상무도 조용히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이제 주말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나에겐 치트키가 있다.

매주 주간업무 보고자료도 이제 성환이 자식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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