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화 인공신(人工神) >
누구도 그것이 그 위치에 있으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종말, 그리고 파멸의 씨앗이 중화 정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도 서안시(西安市)에 있으리라 상상이나 했겠는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그냥 나오진 않았다.
정오.
가장 밝아야 할 대낮의 하늘이 붉은 적운으로 뒤덮였다.
날씨 예보에서조차 없던 기상이변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밖으로 나왔다.
-웅성웅성!
“이게 대체 무슨 현상이지?”
“하늘이 붉어졌어!”
심상치 않은 일에 수도권 공안 경찰들과 방위국의 군인들까지 나와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게이트가 열리는 현상도 아닌데,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었다.
그런데 이 현상은 중원 전체가 아닌 오직 서안시 방벽 내에서만 벌어지는 일이었다.
-CJA의 린영 기자입니다. 지금 보시는 바와 같이 제남시 전체가 붉은 적운에 휩싸여 시민들이 이 괴현상에 두려움을...
-MBS의 문시형 특파원입니다. 기상청에서도 이 적운 현상을 현재로서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언론들이 연이어 이 현상에 대해 특보를 내보냈다.
그만큼 한 번도 없었던 일에 대한 큰 경각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 적운 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게이트와 연관이 있는 겁니까?”
수도 국무원 의회로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와 있었다.
정부 입장에서도 이 현상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지만 혼란이 가중될 때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의회일 수밖에 없었다.
‘불길하다.’
국무원 의회의 총 경호 책임자로 머무르고 있던 오대고수 중 한 사람인 풍제 주사경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기감이 예민한 그는 붉은 하늘에서 세상을 뒤덮을 만한 살의를 느꼈다.
이런 괴현상은 수많은 적수를 만난 그 역시도 처음 겪는 일이었다.
자신조차 이럴 진데 평범한 사람들은 저 적운을 보게 되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던 차였다.
-고오오오오오오!
적운의 하늘에서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붉은 구름이 열리며 하늘에서 찬란한 빛과 함께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길 봐!”
“처, 천사?”
의회의 대변인을 촬영하고 있던 카메라들이 위로 향했다.
신화나 성서를 보는 듯한 광경이 만인들이 바라보는 눈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여덟 장의 붉은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미형의 존재.
그 위엄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조차 넋을 놓고서 무릎을 꿇어야 하는 건가 착각마저 들게 할 정도였다.
-오싹!
그러나 그것 이상으로 천사에게서 느껴지는 감각은 지상에 있는 이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죽음을 앞뒀을 때 느끼는 절망과 공포.
아마도 모두가 느끼는 감정은 동일할 것이다.
‘세.....세상에 어떻게 저런 괴물이....’
풍제 주사경은 천사에게서 느껴지는 끝없는 기운에 한순간에 심적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S급 게이트가 열렸을 때조차 이런 절망감을 맛보진 않았다.
그런 천사의 주변으로 은색 여섯 장의 날개를 지닌 네 명의 천사들이 보좌를 하듯이 나타났다.
-치칙!
그때 언론사들의 카메라가 제멋대로 작동했다.
“어엇?”
“카, 카메라가?”
저절로 줌이 맞춰지면서 여덟 장의 날개를 가진 천사의 얼굴을 비췄다.
기이한 현상에 방송 관계자들이 당혹스러워하는데, 그들의 마이크 장비를 통해 스피커로 목소리가 송신되었다.
-치칙! 인간들이여.
-삐이이이이이!
스피커에서 들리는 목소리와 함께 돌고래의 초음파와 같은 것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지상에서 위를 쳐다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귀를 틀어막았다.
“으악!”
“귀, 귀가!”
“으아악! 음향 장비들을 전부 꺼!”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소리에 음향 장비를 맡는 감독들이 이를 꺼보려고 장비를 강제로 끊어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파치치치치칙!
“끄아아아아악!”
섣불리 음향 장비의 전원에 손을 댄 자는 감전으로 죽고 말았다.
이러니 누가 함부로 전원을 끄겠는가.
초음파 소리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던 사람들이 귀를 틀어막고 바닥을 뒹굴어서야 그 소리가 잠잠해졌다.
그리고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들이여. 나는 신(神)이다.
TV 매체를 비롯한 인터넷 등으로 동시에 송출되는 영상에 사람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의 반응이 어떻건 간에 스스로를 신이라 칭한 자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이 세상은 혼탁함과 더러움으로 더 이상 회생할 수 없을 정도의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위대한 본신은 그 더러움을 깨끗하게 정화하려고 한다.
‘정화?’
신이라 칭한 자의 말에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했다.
그 정화라는 것이 정말로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님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
마치 종말을 예고하는 것과 같았다.
의회 안에서는 국무원의 부장들과 의원들이 대형 모니터 화면에 떠있는 신이라 지칭한 천사와 같은 존재를 가리키며 소리치고 난리도 아니었다.
“대체 저게 뭐요?”
“당장 국방부장에게 연락하시오.”
“지금 이게 왜 송출되고 있는 것이오?”
그들이 당장 사태를 해결하라며 난리법석을 부리던 찰나였다.
-파아아아아아앙!
그때 의회 내부가 온통 붉은 빛으로 뒤덮였다.
붉은 빛에 노출되는 순간 장내에 있던 모든 정치인들이 증발하듯이 사라져버렸다.
심지어 의회 전체가 강한 열에 녹아들 듯이 완전히 사라졌다.
“마.....말도 안 돼.”
“중화 정부 의회가......사라졌어.”
의회 본당 건물 앞에 몰려 있던 기자들이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하늘에서 붉은 섬광이 건물로 떨어지더니, 의회 건물이 통째로 사라져버렸다.
이 광경은 이곳에 있는 사람들만 본 것이 아니었다.
“대, 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의, 의회가....”
“지금 이거 정말 뉴스 맞아?”
중원 전체에 있는 모든 영상 출력에 관련된 장비에서 송출되고 있었다.
TV, 인터넷, 스마트폰의 SNS 등을 비롯한 곳에서 생중계가 되면서 모든 사람들이 이 광경을 눈으로 목도했다.
이것은 천마신교인 용천 그룹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용천 그룹의 대회의실에 있는 모든 간부들이 영상으로 출력되는 사건에 눈살을 찌푸렸다.
“기어코.....벌어졌구나.”
용천 그룹의 회의실에는 손님이 와있었다.
그들은 블레이드 식스, 즉 극도육무문의 수장인 금성룡과 이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황헐이었다.
황헐의 그 말에 교주 천우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대체 그게 무슨 소리요?”
“놈들이.....정말로 신을 만들었네.”
“신!”
모두가 허황된 이야기로만 들었던 MS 그룹의 진정한 목적.
인간의 손으로 신적인 존재를 만든다는 터무니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이 영상을 보고 있는 것은 이들만이 아니었다.
“미치겠네. 주군의 연락이 끊긴 마당에 갑자기 이런 일이 터지다니.”
“진정해라. 허봉.”
천여운의 명을 받고서 마족들과 함께 스타게이트의 중추로 오게 된 수하들이었다.
그들은 갑자기 강제로 출력되는 스마트폰 영상을 모두가 함께 보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사태에 그들은 스스로 신이라 칭하는 존재가 MS 그룹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했다.
그때 조쉬프 공작이 놀란 얼굴로 입을 열었다.
“타, 탈리샤!”
“그게 무슨 소린가요?”
대장로 문란영의 물음에 그가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자는 천족의 수장이다.”
“천족? 당신들과 대립하고 있다는 그 일족을 말하는 건가요?
“그렇다.”
그렇게나 전쟁을 치렀는데 그 모습을 잊었을 리가 없었다.
사상 최악이라 불리던 6대 탈리샤.
“그런데 어째서 저 자가 방송에 나오고 있는 거죠?”
“본 공작도 모르겠다. 분명 탈리샤가 어째서 저런 모습으로...."
조쉬프 공작이 의아해했다.
그것은 탈리샤의 핏빛 날개 때문이었다.
원래 탈리샤는 금색의 천왕이라 불릴 만큼 찬란한 황금빛 날개를 자랑하던 자였는데, 지금의 모습은 마치 피에 젖어 있는 듯 했다.
'본 공작이 바무트에 갇혀 있던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때 영상에서 다시 신이라 칭한 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본신이 탄생한 이곳 서안은 성지나 다름없도다. 너희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스스로 정화의 길을 걸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겠노라.
이에 허봉이 어처구니가 없어하며 화를 냈다.
“이 새끼 대체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좀 가만히 좀 있어봐.”
그때 영상 속에 있는 신이라 칭한 존재가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적운으로 뒤덮인 하늘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번쩍번쩍!
-쿠르르 쾅쾅!
천둥소리와 함께 번개 빛으로 적운이 반짝였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며 폭풍이라도 몰아치는 것처럼 사방이 날리며 난리도 아니었다.
그때 영상 속에서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졌다.
“뭐, 뭐야? 이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비는 통상 우리가 알고 있던 그런 것과는 달랐다.
마치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진한 붉은 색을 띠고 있었는데, 폭우처럼 내리는 피비에 사람들이 난리가 났다.
-히이익!”
-피, 피비가 내려?”
들리는 목소리만으로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실제 현장은 더욱 최악이었다.
갑작스럽게 내리는 핏빛 비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피에 젖은 것처럼 날뛰며 도망치려고 했다.
서안시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쏴라!”
마침 타이밍 좋게 출동한 방위군이 곧장 사격을 개시했다.
-타타타타타타탕!
-슈우우우우!
그런데 그들이 사격을 한 것은 하늘에 떠있는 신이라 칭한 존재가 아니었다.
시민들을 향해 총기를 발사했다.
심지어 전차의 포들이 무차별적으로 건물들과 사람들을 향해 난사되었다.
-쾅! 쾅!
“끄악!”
“컥!”
총에 맞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폭우처럼 내리는 핏빛 비로 인해 그들이 피를 흘리는 건지조차 알 수 없었다.
어째서 방위군은 민간인들을 향해 총을 쏜 것일까?
그런데 밖으로 나와 있던 민간인들이 갑자기 폭도가 된 것처럼 괴성을 질러대며 갑자기 서로를 향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죽어! 죽어!”
“죽여야 해! 모두 죽어!”
사람들이 손에 잡히는 것들을 잡고서 근방에 있는 이들을 공격했다.
머리를 찍고 눈을 찌르는 등 차마 보기 힘들 광경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콰직!
-푹!
“끄악!”
“주, 죽여야 해.”
서로를 해하면서도 그들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특이한 것은 사람들의 두 눈동자가 붉게 물들어서 마치 천살성이라도 된 것처럼 강한 살의 욕구를 보였다.
동료와 친구를 찌르고, 부모가 아이를 잔인하게 짓이기고, 자식이 부모의 목을 조르는 말도 안 되는 참상이 현실로 벌어졌다.
“모두 멈추시오! 왜 서로 크으으으...”
풍제 주사경이 자신을 공격해오는 사람들을 기절시키며 이들을 만류하려고 했는데, 점차 그의 눈동자가 붉어져 갔다.
진기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했지만 가슴 속으로 치밀어 오르는 살의를 짓누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살의가 폭발했을 때는,
“크아아악! 죽어라아아앗!”
-촤촤촤촤촤촤!
그가 펼치는 이기어도강에 의해 서로를 해하고 있던 수하 경호원들의 전신이 난자되는 참상이 벌어지고 말았다.
수도 서안시가 점차 광기로 잠식되어 갔다.
아비규환과도 같은 비명, 참혹한 참상, 그리고 피비로 인해 벌어지는 괴기한 광경들.
그것은 마치 종말을 보는 듯 했다.
이 광경이 영상으로 중원 전역에 송출되고 있었는데, 모든 이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하아. 이것이다.”
하늘에 떠있는 신이라 칭한 존재가 쾌감을 느끼는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전신에서 후광처럼 빛나고 있는 붉은 오오라가 점점 거대해지고 있었다.
-고오오오오오오!
그는 이곳 서안시에서 광기처럼 피어오르는 수백만의 살의와 중원 전역에서 물밀 듯이 밀려오는 공포의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그에게는 양분이나 다름없었다.
[본 왕의 고견이 맞지 않느냐? 인간은 공포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게 된다.]
[피의 살육이 감미롭구나. 허허허.]
[이것은 시작이다. 지상에 있는 모든 인간들이 이것을 보게 해야 한다.]
[한낱 인공 피조물 주제에 생각하는 발상이 마음에 드는구나. 그래서 저놈들을 내버려둔 것이냐?]
서안시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이들은 방송국 관계자들 뿐이었다.
그들은 광기와 아비규환에 젖은 서안시를 두려움으로 떨면서 찍고 있었다.
[미디어는 다수의 공포를 끌어내기에 좋은 수단이다.]
[본왕은 동의한다.]
[노부도 동의한다.]
놀랍게도 이 존재의 머릿속에서는 세 존재가 공존하며 회의를 하듯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신이라 칭한 존재는 하나의 육신에 세 가지 인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인격은 수많은 대화 끝에 공동의 목표를 가졌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은...]
[피로써...]
[정화될 것이다.]
수도 서안시는 그 종말의 서막이다.
이 광기와 아비규환으로 물든 아포칼립스가 되어버린 서안시의 모습에 중원 전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이 세상의 종말이 시작되었음을 말이다.
공포와 두려움, 전율로 이것을 보고 있는 이들에게 신이라 칭한 존재가 말했다.
“이것을 보고 있는 모든 인간들이여. 두려워하라. 본신을 참배하라. 그리고 너희들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시간을 겸허히 받....”
그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앙!
천둥 번개, 폭우의 소리마저도 작게 들린다고 느껴질 만큼 엄청난 굉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폭우처럼 내리던 빗줄기가 거센 바람에 휘어졌다.
네 천사가 동시에 서남쪽 방향을 쳐다보았다.
“결계가 깨졌습니다.”
이곳 서안시는 네 천사가 만든 결계로 둘러져 있었다.
외부의 어떠한 간섭을 받지 않고 종말의 서막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것이 깨져버렸다.
“배제하겠습니다.”
“허락한다.”
허락이 떨어지자 네 천사 중 두 사람의 신형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스륵!
그들의 육신은 마족의 대공 급과 버금가는 천족의 대전사의 것이다.
그 육신을 완벽하게 개조하여 만들어진 네 천사들은 신이라 칭한 절대적인 존재를 제외한다면 최강의 역량을 지녔다.
네 천사들의 수장인 자(子)가 웃으면서 말했다.
“곧 결계를 건드린 자의 목을 신께 바칠 것입....”
-파파파파파팡!
그때 거센 핏빛 폭우를 가르고서 누군가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
그것을 본 두 천사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자의 손에는 방금 전에 적을 배제하겠다며 날아간 두 천사의 목이 들려 있었다.
두 천사들의 입에서 동시에 하나의 호칭이 튀어나왔다.
“마신!”
검은 정장을 입고서 잘린 머리통을 들고 있는 엄청난 위압감을 내뿜고 있는 존재.
그는 바로 마신 천여운이었다.
“어떻게 네놈이?”
자가 의문을 감추지 못했다.
분명 천여운은 핵폭발에 버금가는 그들의 함정에 휘말려서 죽었어야 했다.
그런데 그들의 눈앞에 버젓이 나타났다.
-팍!
쓰레기 마냥 두 천사의 목을 던진 천여운이 섬뜩할 정도로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찾았다.”
-오싹!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두 천사들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신적인 존재와 마찬가지로 최강의 역량을 지닌 존재로 재탄생한 그들은 더 이상 자신들을 해할 자가 없다고 여겼다.
그런데 천여운의 단 한 마디에 영문을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다.
‘이, 이게 대체....’
‘무슨 위압감이!’
그때 그들의 뒤에 있던 신이라 칭한 존재가 입을 열었다.
“역시 살아있었군. 마신.”
신이라 칭한 존재의 입술이 실룩거렸다.
마치 천여운이 함정 속에서 살아있기만을 바랐던 것만 같았다.
신이라 칭한 존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한데 늦었구나. 이미 정화는 시작되었다. 누구도 이를 막을 수 없...”
-슥!
그때 천여운이 허공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솨아아아아아!
그 순간 수도 서안시 하늘을 붉게 물들던 적운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두 천사들이 이 광경에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저, 적운이?”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천여운이 지상을 한번 슥 쳐다보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딱!
그 순간 그를 중심으로 물결처럼 공기의 파동이 일어나더니,
-파파파파파파파파팡!
서로를 죽일 듯이 해하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머리를 부여잡고서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악!”
“머, 머리가!”
-털썩! 털썩!
그렇게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기절하여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한순간에 아수라장과도 같았던 수도 서안시가 잠잠해졌다.
‘!!!’
두 천사들이 이 광경을 보면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런 그들에게 천여운이 말했다.
“더 보일 잔재주가 있나? 짝퉁신.”
< 77화 인공신(人工神)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