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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마신 2부 (마신강림)-199화 (199/234)

< 65화 기습 (1) >

“이놈!”

“감히 대공 전하께!”

손이 잘린 칼리아프 대공의 모습에 분노한 고위 작위급 마족들이 들고 일어났다.

후작급의 마족들이었는데, 천여운의 힘이 어느 정도임을 떠나서 대공이 치욕을 당했다는 생각에 분노를 참지 못했다.

“진각성을 하는데 방해하다니!”

“이게 무슨 승부란 말인가!”

그들은 이 승부를 납득할 수 없었다.

칼리아프 대공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패했다.

심지어 공정하지 못하게 방해를 받았다.

그것이 이들이 보는 관점이었다.

“웃기는 놈들이군.”

그런 마족들을 보면서 천여운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천여운은 전투에 있어서 철저하게 실리적으로 판단한다.

상대의 역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전에 처리하는 것은 가장 이성적인 판단에 의거한 것이다.

이를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것이 우스웠다.

그때 칼리아프 대공이 입을 열었다.

“그만!”

짧은 호통 소리에 들고 일어났던 마족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본 대공에게 치욕을 안겨줄 작정이더냐?”

그들이 나서는 것은 자신을 모독하는 행위였다.

좌중이 조용해지자 칼리아프 대공이 고개를 들어 올려 천여운을 쳐다보며 말했다.

“추태를 보였군.”

“승패를 인정하나?”

그런 천여운의 물음에 칼리아프 대공이 웃었다.

“누군가가 본 대공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도 실로 오랜만의 일이로군.”

“특별한 일은 아니지.”

“그래. 네 말대로다. 특별한 일은 아니지.”

-슥!

그때 칼리아프 대공이 또 다시 손으로 얼굴을 가리려했다.

그것은 반대편의 손이 아니었다.

천여운이 방금 전에 손목을 잘랐던 오른손이었다.

‘손이?’

그 짧은 시간에 회복된 것이었다.

마족의 재생력이 빠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대공은 회복 속도는 다른 마족들과 비교도 되지 않았다.

천여운이 빠르게 검결지를 움직였다.

-푸우욱!

“크으윽!”

그러자 칼리아프 대공의 양어깨에 꽂혀 있는 오행검이 더욱 파고들었다.

그 상태에서 천여운이 다시 대공의 손목을 자르려고 했다.

그 순간 대공의 전신의 주변 공간이 얇게 마블링을 일으키며 공간이 왜곡되었다.

천여운이 일으킨 예기가 휘어지면서 사라졌다.

“본 대공에게 똑같은 수법이 통할 것 같나?”

“그래?”

그 순간 천여운의 검결지에 검은 기운이 일렁였다.

-오싹!

소름이 돋을 만큼 흉폭한 기운에 대공이 다급히 천여운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천여운이 있던 공간이 마블링처럼 휘어졌다.

“호오.”

안에 갇힌 천여운의 시야는 뒤죽박죽처럼 보였다.

이 틈에 대공이 뒤로 몸을 날렸다.

그 상태에서 대공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다.

-두근!

핵을 울리는 고동 소리.

그 순간 전신에 있던 마력이 폭증하면서 대공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

전신이 타오르는 불꽃처럼 붉게 바뀌고 두 눈을 제외한 코, 입, 귀 모든 것이 사라졌다.

입고 있던 의복은 사라지고 전신이 붉은 근육질로 변했다.

-파스스스!

그의 양 어깨에 박혀 있던 두 자루의 오행검이 흩어지듯이 사라졌다.

대공의 강대한 마력에 버티지 못한 것이다.

-파앙!

그가 변하자 사방의 공기가 진동을 했다.

심지어 성체마저 흔들렸다.

-쿠르르르!

칼리아프 대공에게서 퍼져 나오는 엄청난 마력에 이를 지켜보고 있던 휘하 마족들이 전율이라도 일어났는지 흥분된 얼굴로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아아아!!!”

“대공께서 진각성을 하셨다!”

오랫동안 모셔온 고위급 마족을 제외하면 처음 보는 모습이다.

오직 대공급 이상의 마왕에 근접한 자들만이 할 수 있다는 진각성.

그 마력은 경이로울 정도였다.

-슉!

그때 마블링처럼 변한 공간 속에 갇혀 있던 천여운이 밖에서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본 대공에게서 음성이 들려왔다.

-공간이동까지 쓸 줄 알았더냐?

그가 천여운에게 쓴 마블링의 감옥은 어지간한 고위 마족들도 빠져나오기 힘든 견고한 결계나 다름없었다.

이를 공간이동으로 쉽게 빠져나온 것이다.

“꽤 재미있는 능력이군. 공간을 복합적으로 휘어지게 한다라.”

공허경의 경지에 오른 천여운은 그 속에 갇히게 되면서 대공이 어떤 원리로 공간을 휘어지게 했는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 천여운의 모습에 대공이 진지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과연 베프만 공작이 두려움에 이곳까지 데려올 만 하구나. 좋다. 인정하지.

“무엇을 말이냐?”

-너는 본 대공과 제대로 겨룰 자격이 있다.

-팟!

말이 끝남과 동시에 대공의 신형이 사라졌다.

그러더니 이내 천여운의 앞으로 나타났다.

놀라울 정도의 속도였다.

‘빠르군.’

천여운이 왼팔을 옆으로 뻗었다.

그러자 그의 왼팔목으로 어느새 대공의 발차기가 날아왔다.

-콰아아앙! 파파파파파팍!

발차기를 가격당한 천여운의 신형이 이십 미터가 넘게 밀려났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스륵!

밀려나는 반대편으로 대공이 모습이 나타났다.

대공이 자신의 발차기의 여파로 밀려난 천여운을 향해 이번에는 위에서 내려찍기를 했다.

천여운이 양팔을 교차시키며 이를 막아냈다.

-콰아아아앙!

그 순간 발차기의 엄청난 파괴력으로 반경 백 미터 가량의 바닥이 함몰되었다.

성내 중정의 삼분지의 일에 해당하는 부지가 발차기만으로 부서진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마족들이 혀를 내둘렀다.

‘이게 대공의 진정한 힘.’

단순한 기본 공격만으로도 그 파괴력은 최고라 할만 했다.

칼리아프 대공이 득의양양한 눈빛으로 자신의 발차기를 막은 상태로 가만히 서있는 천여운에게 말했다.

-느낌이 오느냐? 이것은 본 대공의 전력에 3할에 불과하다. 전력을 다하면 이 성이 전부 부서질 터이니 말이다.

대공은 간만에 해방감에 젖어 있었다.

자신의 이런 엄청난 힘을 감당해줄 적수에 대한 전의로 말이다.

-이 순간을 고대해왔다. 병장기나 잡기술이 아닌 순수한 육체의 대결.

자신의 말처럼 대공은 아리샤의 창을 사용하지 않았다.

창은 성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꽂혀 있었다.

진각성한 자신의 힘을 과신했다.

-파르르르!

그럴만도 한 것이 진각성을 한 대공의 마력이나 힘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교차하고 있는 천여운의 두 팔목이 떨리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대공이 말했다.

-설마 벌써 끝은 아니겠지? 더 즐겁게 해다오. 본 대공은 이제 시작...

"말이 많군."

-파앙!

그 순간 대공의 몸이 위로 튕겨져 나갔다.

자신을 튕겨낸 강한 반탄력에 대공의 눈매가 웃음을 그렸다.

-그래! 그것이다! 네놈도 전력을 다해서 나와....

-스륵!

그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천여운의 신형이 그의 앞으로 나타났다.

천여운이 그 상태에서 주먹을 끌어당겼다.

그 순간 공간이 비틀렸다.

비틀린 공간의 너머 속에서 천여운의 주먹으로 검은 기운이 응집했다.

‘이건?’

흉폭하다 못해 깊은 어둠을 보는 듯한 기운에 대공이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런 그에게 천여운이 말했다.

“죽이지 않고 끝내려니 꽤 번거롭군.”

-뭐?

-쾅!

천여운이 주먹을 뻗자 비틀린 공간 속에서 엄청난 권력이 뿜어져 나왔다.

천마기를 담은 역량의 일원화였다.

그 위력은 단순한 진기로 펼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큭!

대공이 공간마저 뒤틀게 만들만큼 엄청난 위력이 담긴 권력에 더 이상 성의 파손 따위는 생각지 않고 전력을 다해 주먹을 뻗었다.

-콰아아아앙!

두 주먹이 부딪치자 이를 중심으로 강한 물결 형태의 파동이 일어났다.

수십 갈래의 공기의 층이 생겨난 것 마냥 퍼져나온 이 파동에 멀리서 지켜보던 마족들이 누구할 것 없이 동시에 튕겨나갔다.

-파파파파팍!

“크헉!”

“으아아악!”

튕겨나간 그들이 성벽을 뚫고 들어갈 정도였다.

그나마 버틴 것은 베프만 공작이나 후작급 마족들뿐이었다.

그들 역시도 뒤로 한참 밀려났다.

‘이 정도라고?’

베프만 공작이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그는 천여운이 대공과 마찬가지로 진각성을 한 상태로 싸울 거라 여겼는데, 이를 하지도 않고도 엄청난 위력의 공격을 보였다.

-파스스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대공의 오른손 팔목까지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전력으로 막았는데도 그 힘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쓸 만 하구나.’

천여운이 자신의 주먹을 바라보았다.

단순한 권력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 역량의 일원화부터 천마기, 공간에 대한 깨달음을 동시에 활용한 일격이었다.

-슈르르르륵!

그때 대공의 없어졌던 오른팔이 순식간에 복구되었다.

가공할 정도의 재생력이었다.

대공이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정말 대단하구나. 네놈은 충분히 오만할 만한 실력을 지녔다. 하지만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어!

-팟!

대공이 다시 한 번 천여운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천여운 역시도 허공으로 신형을 날리며 두 명은 가운데 지점에서 맞부딪쳤다.

-쾅!

또 다시 공기 층의 파동이 일어났다.

근처에 있던 성벽이 그 여파에 의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큭!”

-파스스스!

부딪치면서 대공의 주먹이 일그러지는 공간 속에 담긴 권력에 의해서 산산조각이 나듯이 부서져버렸다.

“하압!”

대공이 그 고통을 참으며 발차기로 천여운을 가슴을 걷어찼다.

-쾅!

이를 맞은 천여운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공격 면에서 천여운이 조금 더 압도하긴 했지만, 진각성한 대공의 일격 역시도 만만치가 않았다.

입가에 흐르는 피가 그 증거였다.

뒤로 튕겨져 나간 천여운이 허공에 발을 박찼다.

-팡!

공기 층에 파동에 생겨나며 다시 앞으로 쇄도한 천여운이 주먹을 날렸다.

대공이 다급히 이를 막아내면서 천여운의 얼굴에 발차기를 맞췄다.

-쾅!

두 사람이 동시에 튕겨나갔다.

하지만 공간이 일그러질 만큼의 위력에 의해 대공의 주먹이 또 다시 소멸되고 말았다.

-슈르르르륵!

뒤로 튕겨져 나가 자세를 가다듬은 대공의 팔이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재생력만큼은 경이롭다고 할 만 했다.

대공이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네놈의 일격은 참으로 대단하구나. 하지만 서서히 익숙해지고 있다. 네놈의 그 피가 증거지.

일격에 당할 때마다 되갚아준 대공이었다.

천여운이 손으로 입가에 흐르는 핏물을 닦아냈다.

-위력은 네놈이 좀 더 위일지 모르겠지만 재생력의 차이가 승패를 좌우할 것 같구나.

“승패를 좌우해?”

-본 대공은 모든 마족들을 통틀어 최고의 재생력을 가졌지. 네놈에게는 치명상에 가까운 상처도 잠깐이면 회복된다.

칼리아프 대공이 재생된 자신의 팔을 들어보였다.

그리고는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네게 불리해진다. 과연 네놈은 어떻게 대처할...

“팔 하나가 없어도 네 녀석 정도라면 쓸 만 하겠군.”

-뭣?

바로 그때였다.

천여운이 칼리아프 대공을 향해 검결지를 그었다.

그 순간 대공은 예의 오싹한 기분을 느꼈다.

-촥!

검은 선이 생겨나며 찰나의 순간 그의 왼팔이 잘려나갔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기에 대공은 어찌 대응할 틈도 없었다.

“크윽!”

잘려나간 대공의 팔이 지상으로 떨어졌다.

대공이 그것을 보면서 어이가 없다는 눈빛으로 말했다.

-이런 비장의 수를 숨겨두고 있었나? 하지만 내게는 최고의 재생력이 있다고 했을....!?

대공의 두 눈동자가 떨려왔다.

팔을 재생시키려고 마력을 집중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어깨를 파고드는 흉폭한 검은 기운이 재생을 할 수 없도록 방해하고 있었다.

-네, 네놈 무슨 짓을 한 거냐?

믿었던 재생력이 듣지 않자 대공이 그 동안의 여유로움을 잃고서 당혹스러워했다.

팔 하나를 잃었다는 것은 앞으로 있을 전쟁에 있어 큰 타격을 의미했다.

그런 그에게 천여운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팔 하나로 끝낸 걸 다행으로 여겨라.”

“이놈!”

분노한 대공의 눈에서 흰빛이 일렁였다.

-드드드드드!

그러자 천여운의 주변 공간 전체가 마블링처럼 휘어지려 했다.

가두는 정도가 아니라 공간을 휘어버려서 천여운을 죽여 버리려는 것이었다.

“같은 수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 말 되돌려주지.”

천여운이 검결지를 앞으로 그었다.

그 순간 마블링처럼 휘어지던 공간이 갈라지며 이내 이상 현상을 보이던 것이 원상태로 빠르게 돌아갔다.

대공의 커진 눈만 보아도 경악해 하는 감정을 알 수 있었다.

-대, 대체 그 검은 무엇이냐?

휘어지는 공간마저 완벽하게 베어내는 검에 대공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천여운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했다.

“무상천마검. 이 검으로 베지 못할 것은 없다.”

무상천마검(無上天魔劍).

천여운이 가진 모든 비기 중에 단연코 최강이자 최고라 할 수 있었다.

무엇이든 파괴하고 베어내는 이 일검은 칼리아프 대공과 같이 재생능력자들에게 있어서 천적이나 다름없었다.

절대로 회복될 수 없으니 말이다.

“........”

대공은 충격이 심했는지 자신의 잘린 팔을 보고서 넋을 잃었다.

한참을 그렇게 있던 대공이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가 떼어내자, 진각성이 해지되며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슈우우욱!

칼리아프 대공과 천여운이 동시에 지상으로 내려왔다.

위엄 있던 모습은 사라지고 초췌한 얼굴을 하고 있는 대공의 모습에 휘하 마족들은 상심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쓰라린 얼굴로 천여운을 바라보던 대공이 그것을 풀며 입을 열었다.

“하늘 위에 하늘이라 했던가. 그대와 같은 강자 앞에서 오만함을 보였던 본 대공이 정말 부끄럽군.”

놀랍게도 대공은 승패를 깨끗하게 받아들였다.

구차하게 변명을 하지 않고 확실하게 자신이 약하다고 인정했다.

-쿵!

대공이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가 무릎을 꿇자 휘하 마족들이 당황해서 소리쳤다.

“전하!”

“안 됩니다!”

칼리아프 대공이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 챘기 때문이었다.

그는 약조한 대로 지금 율법에 의한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천여운을 수하가 되겠다고 맹세하려는 것이었다.

-슥!

칼리아프 대공이 손을 들어 휘하 마족들을 진정시켰다.

그리고는 말했다.

“본 대공이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치욕을 겪게 하지 마라. 귀족이 아닌 전사 대 전사로 약조한 것이다.”

“전하!”

마족들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만큼 자신의 주군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그들의 모습에 천여운이 엷은 미소를 흘렸다.

‘나쁘지 않군.’

원래는 칼리아프 대공을 비롯한 휘하 마족들을 남김없이 몰살하려고 했는데,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들을 진정시킨 대공이 다시 예를 갖추려던 차였다.

-우웅! 우웅! 우웅!

성의 상공의 공간이 연달아 일렁이더니, 이내 그곳에서 수많은 인영들이 튀어나왔다.

그 숫자는 자그마치 오십여 명에 달했다.

"이, 이게?"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난 그들의 모습에 대공 휘하 마족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나 같이 뿔이 달린 악마와 같은 모습을 한 그들은 각성을 한 후작 급 이상의 고위 마족들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때 성 외곽에 있던 마족들이 소리쳤다.

“저, 적이다!”

“적이 나타났다!”

마족들이 바라보는 성의 외부로 수많은 마족들이 군대처럼 집결하고 있었다.

그 숫자는 족히 오천은 되는 듯 했다.

그들의 마력을 감지했는지 대공이 입술을 질끈 깨물고서 중얼거렸다.

“하필 이때를 노리다니.”

대공은 이 전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곧바로 알아차렸다.

이들은 현재 그와 대치하고 있는 마왕의 최측근들이 이끄는 휘하 마족들이었다.

천여운과의 싸움으로 성의 방어 체계가 취약해진 틈을 노리고서 이들이 나타난 것이었다.

-우웅! 우웅!

그런 상공에서 거대한 마력을 가진 두 존재가 마지막으로 나타났다.

그들이 등장하자 주변의 공기가 중압감으로 짓눌렸다.

칼리아프 대공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데루안.....리곤!”

데루안 공작, 리곤 공작.

사람의 형태가 아닌 두 눈과 입만 보이는 모습을 한 그들은 진각성을 한 공작들이었다.

네 명의 최측근들 중에 둘이나 이곳에 직접 왕림한 것이다.

‘이놈들! 작정을 했구나.’

성을 에워싼 마족의 군대부터 각성과 진각성까지 마치고서 나타났다.

이것은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칼리아프 대공이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우며 천여운에게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아무래도 맹세의 의식은 잠시 미뤄야 겠다.”

그리고는 진각성을 하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려고 했다.

그때 천여운이 그의 손을 막았다.

“무슨 짓인가? 이럴 시간이 없다.”

그런 그에게 천여운이 한쪽 입 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네놈은 운이 좋군.”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공교로운 시점에 나의 수하가 되어서 말이야.”

-슥!

말이 끝남과 동시에 천여운이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파아아아아아!

"헛!"

그 순간 주변이 진동을 하며 엄청난 기운이 폭사되었다.

이로 인해 발생한 강렬한 풍압에 뒤로 밀려난 대공이 영문을 알 수 없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대공의 두 눈이 커졌다.

‘!?’

어느새 인간의 형태였던 천여운의 모습이 변했다.

칠흑 같은 어둠.

흡사 어둠이 불타오르는 듯 한 기이한 형태에 대공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 진각성?”

< 65화 기습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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