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선상의 경매장 (4) >
천여운에게 목이 잡힌 대머리의 남자 제이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총수의 명이 떨어졌다고 하여 경매 진행자를 통해서 싸움을 부추기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무언가를 한 것도 아니었다.
“켁켁! 이, 이 손을 놓고....”
“이 정도 규모의 책임자 정도라면 MS 그룹에서도 어느 정도 직위를 갖췄겠지?”
갖추다 마다일까.
열 명의 대간부라 할 수 있는 십원(十圓)의 일인이었다.
그런 천여운의 말에 제이는 그가 MS 그룹의 높은 계층의 간부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괜히 정체를 밝혔다가 위험해 지는 거 아냐?’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룹에서는 자신을 처리하라는 명이 떨어져서 버림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이런 괴물이 자신을 노린다면 위험천만한 입장이라는 의미였다.
‘도망가야 해.’
어떻게든 도망가야겠다고 마음먹은 제이가 능력을 발휘했다.
그의 이능력은 접촉하는 대상을 부식시킨다.
목을 잡고 있는 천여운은 이능력을 발휘하기 딱 좋은 상태였다.
-우우웅!
‘어....라?’
부식되어야 할 천여운의 손이 멀쩡했다.
물론 완전히 멀쩡한 것은 아니었다.
천여운은 평소 때 진기로 몸을 보호하고 있는데, 그것이 흩어지는 현상을 감지했다.
“네놈. 쓸데없는 짓을 하는군.”
“켁, 자, 잠깐...”
천여운이 그의 목을 붙잡은 채로 그대로 바닥에 패대기를 쳐버렸다.
-쾅! 쩌저적!
대리석으로 되어있는 바닥이 갈라지고 움푹 패었다.
“끄아아아아아!”
제이가 얼굴이 시뻘개져서 핏줄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는 이능력자이기는 했지만 몸을 단련한 것이 아니라 이런 공격에는 완전히 취약했다.
한 마디로 죽을 것 같았다.
“약해 빠졌군.”
간부치고는 생각보다 약한 모습에 천여운 역시도 의아해했다.
생각해보면 전에 그 MS그룹의 비밀 아지트 중 하나에 있던 책임자 녀석도 그리 강하지 않았다.
“뭐 그래도 이 정도에 입을 열진 않겠지?”
천여운은 당연히 귀기를 사용하려 했다.
고스트로 만들어서 기억을 읽어내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제이가 다급히 소리쳤다.
“끄어어어! 하, 항복하겠습니다. 원하는 것은 전부 알려드릴 테니,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뭐?”
빠르게 항복을 취했다.
살아남기 위한 감각이 현저히 발달한 제이였다.
한편 바닥이 부식되어 밑층으로 떨어진 아이, 채문탁은 이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 역시도 이능력자였기 때문에 육신을 단련한 것은 아니라 머리부터 떨어지면서 뇌진탕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큭, 조호기 이자가!”
제이의 본명은 조호기였다.
이런 식으로 이능력을 활용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그였다.
‘내가 얼마나 정신을 잃은 거지?’
아주 잠깐에 불과했지만 두통으로 정신이 없었다.
채문탁이 스마트폰을 꺼내서 제이가 어디로 도망쳤는지 살피기 위해 관전실의 CCTV 카메라의 영상을 켰다.
‘이런!’
바닥에 박혀 있는 제이의 모습과 그 앞에 서있는 천여운이 보였다.
채문탁은 다시 관전실로 돌아갈 상황이 아님을 깨달았다.
‘천무성 저 자가 먼저 움직이다니?’
전혀 예측 못한 상황이었다.
그가 왼쪽 귀에 끼고 있는 이어폰을 두 번 터치했다.
“철륭! 철륭 들리나?”
속삭이듯이 그를 불렀다.
얼마 있지 않아 누군가가 답했다.
-네. 선임 연구원님.
“코드 레드다.
-코드 레드!
코드 레드,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을 의미했다.
-경매를 당장 중지합니까?
철륭이라 불리는 자의 물음에 채문탁이 인상을 찌푸리고서 고민에 빠졌다.
사실 제일 좋은 것은 경매를 중지시키고서 모든 물품을 가지고 탈출하는 것이 답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오늘 참여한 VIP 고객들의 대다수를 잃는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총수나 원탁회에서 책임을 묻겠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게 된다.
MS그룹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
‘어떡해야 하지?’
머릿속이 복잡해져 있던 그의 머릿속에 무언가 스쳐지나갔다.
어쩌면 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노출을 감수해야겠지만.’
적어도 VIP들을 잃는 상황을 피할 수 있으리라.
“철륭. 지금 당장 호위대를 데리고 4세대 개량형들과 5세대 프로토타입을 돔의 단상 위로 올려라.”
-네? 그것들은 전부 경매의 마지막 때...
“지금 그걸 따질 때가 아니다.”
모 아니면 도가 지금의 상황이었다.
어차피 저 자가 날뛰기 시작하면 경매 자체가 중단되고 만다.
-알겠습니다.
철륭에게 명을 내린 채문탁이 품속에 있던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은색 가면이었다.
가면을 쓴 그가 서둘러 돔의 일 층으로 내려갔다.
* * *
돔의 관전실.
등뼈가 부러졌는지 몸을 덜덜 떨면서 제이, 아니 조호기가 천여운에게 자신이 처해진 상황을 설명하면서 믿어달라고 빌고 있었다.
“저, 저는 어차피 그룹에도 버림받은 몸입니다. 제발 믿어주십쇼.”
조호기는 여기서 살아남지 못하면 자신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고 여겼다.
차라리 천여운에게 빌붙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흠.”
천여운이 그를 바라보았다.
살고자 하는 의지로 가득한 눈빛.
거짓은 아닌 모양이다.
“제발! 제발 살려주십쇼!”
들어보니 그는 MS 그룹의 의지와는 별개로 움직이다가 잘리는 격이었다.
한데 지금 같은 동료인 이 경매장을 총괄하는 자가 그의 뒤통수를 치고 모든 책임을 몰아가려 한다고 했다.
‘이용가치가 있군.’
이 녀석을 이용한다면 놈들의 중추까지 파고들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천여운이 물었다.
“네놈 말고도 간부 두 명이 더 있다고?”
“그, 그렇습니다.”
“두 녀석은 어디 있지?”
“이(E)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지 보지 못했습니다. 이곳 경매장의 책임자인 아이(I) 채문탁 그놈은 밑에 떨어졌습니다.”
조호기가 구멍이 뚫려 있는 바닥을 가리켰다.
천여운이 바닥으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무도 없다.”
“아, 아마 놈이 저를 죽이기 위해서 곧 올라올 겁니다.”
채문탁 역시도 그룹에서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켜야 하는 처지였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죽여야 하기 때문에 올라올 거라 생각했다.
“확실하나?”
“그렇습니다.”
그런 것치고는 이곳으로 올라오는 기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관전실을 지키고 있는 요원들을 전부 때려 눕혔는데도 아무런 대응조차 없었다.
그때 조호기가 놀란 눈으로 창밖을 보았다.
“아니! 채문탁 이놈 대체?”
“뭐지?”
“저기에 채문탁이....”
조호기가 창밖으로 가리킨 곳은 돔의 단상 위였다.
그곳에 경매 진행자의 옆에 은색 가면을 쓴 자가 서있었는데, 그는 채문탁이었다.
돔에서도 VIP 고객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저는 이 경매장을 책임지고 있는 아이(I)라고 합니다. 이렇게 직접 고객님들을 뵙게 되는 것은 경매를 진행한 이래로 처음인 것 같군요.
베일에 감춰져 있던 경매장을 총괄하는 MS 그룹의 대간부.
그의 등장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뭐 하고 있는 거지?”
천여운의 물음에 조호기는 아무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데, 지금 채문탁은 얼굴을 가렸다고 해도 대담한 짓을 하는 것이었다.
“저,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는 게 없군.”
천여운이 짜증스러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경매장을 담당하는 간부가 아니라고 해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 녀석이 모른다는 건 수작을 부린다는 거겠지?’
자신이 관전실로 난입한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이 안에만 CCTV 카메라가 여섯 대나 있었으니 말이다.
‘설마 채문탁 저놈.....’
조호기가 뭔가를 짐작했는지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 저 자리에는 각국에서도 꽤 영향력이 있는 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런 한가운데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천여운이 다수가 보는 앞에서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 듯 했다.
‘채문탁 이놈. 잔머리를 굴리는 구나.’
조호기가 이를 갈았다.
자신을 살아남기 위해 수치심 같은 것을 버리고 손발이 닳도록 빌었는데, 제놈은 잔꾀를 부리는 셈이었으니 말이다.
-위잉!
그때 단상의 가운데가 열리며 무언가가 엘리베이터처럼 올라왔다.
그것은 유리 보호구였다.
보호구의 표면에는 For Generation(4세대)라는 영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총 스물네 개의 보호구속에는 나이, 국적을 불문한 남녀가 눈을 감은 상태로 들어 있었다.
“오오오!”
“For Generation!”
VIP들이 탄성을 지르며 관심을 보였다.
경매의 참석자들의 상당수가 이것을 노리고 참석했다.
이 유리 보호구 속에 들어 있는 인간들은 유전자 및 여러 인체 개조를 통해 만들어진 전투 병기의 4세대 개량형들이었다.
“저놈들이 만든 거였나.”
천여운이 실망스럽다는 듯이 혀를 찼다.
블랙 아테나의 지하 VIP실에서 유전자 조작이 된 저것들을 보았었다.
설마 이곳에서 또 볼 줄은 몰랐다.
채문탁이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기대했던 그것을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선보이려 합니다.
-딱!
채문탁이 손을 튕기자, 단상의 바닥이 갈라지며 연출용 연기와 함께 또 다른 무언가가 위로 올라왔다.
단순한 유리 보호구가 아니라 새로운 상품을 공개하듯이 황금색으로 치장된 화려한 유리 보호구가 위로 올라왔다.
다른 보호구들과 달리 얼굴 부분이 가려져 있었다.
그것의 한 가운데에는 붉은 색 글씨로 Five Generation이라고 적혀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
-짝짝짝!
돔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은 각국의 방위군 혹은 게이트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관계자들이었다.
이들은 MS 그룹에서 만든 효과적인 전투 병기들을 수입하기 위해서 이 경매에 참여한 것이기에 급격히 관심을 가지는 것도 당연했다.
채문탁이 손에 들고 있는 무선 단말기의 버튼을 눌렀다.
-철컹!
그러자 4세대라 적혀 있던 유리 보호구의 입구가 열리며, 안에 있던 인간 병기들이 감고 있던 두 눈을 뜨고서 앞으로 걸어 나왔다.
-4세대의 위력은 지난 번 경매에서 이들을 낙찰 받았던 분들이라면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4세대라 불린 자들은 하나 같이 특이한 은빛 기계 슈트를 입고 있었다.
그 기계 슈트의 한 가운데에는 LED처럼 밝은 빛을 내뿜고 있는 에너지 광원이 자리했다.
‘설마 저거?’
천여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저들의 가슴 한 가운데의 광원은 단순한 에너지가 아니었다.
“코어.”
그것은 바로 코어였다.
이 정도 기운이라면 B등급 코어였다.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으나 코어를 저 기계 슈츠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듯 했다.
채문탁이 큰 소리로 분위기를 띄우듯이 말했다.
-여러분들은 오늘 새로운 저희 그룹의 야심작을 보게 되실 겁니다!
-철컹!
채문탁이 단말기의 버튼을 누르자 5세대라 적혀 있는 화려한 유리 보호구의 입구가 열렸다.
단상을 비추고 있는 조명이 그곳으로 집중되었다.
입구가 열리자 무표정한 얼굴에 오른쪽 눈가에 긴 상처가 있는 회색 머리카락에 황금색 기계 슈트를 입은 사내가 걸어 나왔다.
-저벅저벅!
슈트의 가운데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에너지.
에너지를 차단하는 유리 보호구 속에 들어있을 때는 몰랐는데, 그것이 열리는 순간 돔에 앉아 있던 무인들이 탄성을 내뱉었다.
“이럴 수가....”
“설마 S등급 코어?”
슈트의 한가운데 박혀 있는 에너지 광원은 분명 S등급 코어였다.
이곳에 참석한 VIP 고객들의 대다수는 5세대 개량형 인간 병기가 A등급 코어를 활용했을 거라 짐작했었다.
그런데 이런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다.
신속의 코하쿠 역시도 놀랐는지 혀를 내둘렀다.
‘4세대조차 나나 스케루가 아니면 상대하기 힘들었는데, 저건 정말 괴물이군.’
순수한 기운만으로는 각국의 정점이라 불리는 자신들을 훨씬 상회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있었다.
A등급 코어나 S등급 코어를 정제하지 않고 순수하게 전부 활용할 수 있다면 최강의 병기를 탄생시킬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S등급 코어를 견딜 수 있는 기술을 확립했단 말인가?’
이것이 여론이나 각국에 알려진다면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날 일이었다.
보통 경매장에서 MS 그룹이 공개하는 다음 세대 인간 병기는 프로토타입이었는데, 저것이 제대로 상용화된다면 모든 각국이 거금을 투자할 것이다.
‘보고 싶다!’
‘대체 어느 정도일까?’
돔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5세대의 위력을 궁금해 했다.
이 자리에서 공개했다는 것은 시연회를 보이기 위함일 것이다.
미국인으로 보이는 금발에 중년의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Please show me your demo soon!”
[빨리 시연회를 보여주세요!]
“C'est vrai. Nous voulons aussi voir.”
[맞소. 우리도 보고 싶소!]
불어도 들려왔는데, 그들 모두가 각국의 방위군 관계자들이었다.
어서 5세대 인간 병기를 시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그들이었다.
-너무 보채지 마시길. 여러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시연회를 지금 시작하려고...
바로 그때였다.
-쨍그랑!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단상의 한가운데로 누군가가 위에서 떨어졌다.
“요, 용천그룹 부회장.”
“천무성?”
갑자기 단상 위로 난입한 자는 바로 천여운이었다.
여흥전이 끝나고 이제야 경매가 진행되나 싶었던 VIP 고객들이 그의 등장에 난색을 표했다.
“What the hell is this?”
[이게 대체 무슨 짓입니까?]
미 방위군에서 나온 여성이 단상 위의 천여운을 향해 항의조로 소리쳤다.
그의 무위가 두려울 정도이긴 하지만 지금 이 자리는 싸우는 자리도 아니었고, 경매를 진행하는 자리였다.
그런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천여운이 5세대 인간 병기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백기!”
MS 그룹에서 5세대라 공개한 인간 병기.
그는 다름 아닌 시간을 뛰어넘어 천여운을 기다렸던 마지막 수하인 백기였다.
“백기. 나다. 정신 차려라.”
천여운의 말에도 불구하고 백기는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만을 응시했다.
은색 가면을 쓰고 있는 채문탁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역시 예상대로구나!’
채문탁 반신반의 했었다.
또 다른 영물의 피가 담겨 있는 호리병이 있던 장소.
그곳에서 천여운이 붉은 머리카락의 남자를 데리고 나왔다는 보고를 받았었다.
어쩌면 자신들이 발견한 이 냉동 인간 역시도 마교와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른다고 여겼는데, 그 예상이 들어맞았다.
‘원래는 그대와의 협상 카드로 경매 우선권을 주는 것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지금은 그 용도를 바꿔야 했다.
채문탁이 마이크를 켜고서 소리쳤다.
-잘됐군요. 아무래도 천무성 고객님께서 시연회를 도와주기 위해서 자원해주신 모양입니다.
천여운이 그런 그를 노려보았다.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런 천여운의 물음을 무시하고서 채문탁이 입술을 실룩거리면서 관중들에게 말했다.
-저희의 야심작인 5세대 개량 병기를 여러분께 선보이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채문탁이 백기를 쳐다보면서 명했다.
-눈앞의 상대를 전투불능으로 만들어라.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황금색 슈트의 한가운데 에너지 광원이 더욱 강한 빛을 내뿜으며 천여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내 모든 기술이 집약된 전투 병기다. 과연 그대가 상대할 수 있을까?’
백지와도 같은 그를 완벽하게 전투 병기로 만든 그였다.
오직 자신만의 명령을 따르기에 천여운을 알아볼 일은 절대 없었다.
그때 천여운이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백기를 향해 명했다.
“대 천마신교의 천마가 명한다. 백기 무릎을 꿇어라.”
채문탁이 피식 웃었다.
‘그런 명령이 통할 리가 없....’
그 순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쿵!
천여운을 향해 달려들려 하던 백기가 갑자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채문탁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이게 대체?’
< 50화 선상의 경매장 (4)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