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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마신 2부 (마신강림)-134화 (134/234)

< 43화 TRA (4) >

통칭 콰이쇼우(怪 兽).

말 그대로 괴수라고 불리는 이것은 7년 전에 나타났다.

S등급의 게이트 파동을 타고서 내려온 알파급 위험 개체 콰이쇼우는 세 개의 시를 죽음의 도시로 만들었다.

다른 도시들과 달리 방사능이 넘치는 그곳들은 재건조차 힘들었다.

어떤 식으로 공격해도 죽지 않는 이 괴물은 처음 퍼스트 디멘션 게이트가 열린 이후로 해결할 수 없는 등급인 RA(Restricted Area)가 매겨졌다.

접근 자체가 금지된 것이었다.

‘저 자인건가?’

모니터를 바라보는 사령관 유영강의 눈빛이 허공에 떠있는 천여운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다른 장교들은 공격을 멈춘 것이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이 투입되기 위해서 그렇다고 짐작하고 있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직 그만이 막을 수 있네.]

국방부 부장인 안우홍이 호언장담한 남자.

안우홍은 특수 능력자, 무림인을 통틀어 그를 최고이자 최강이라 칭했다.

과연 그게 진실일지 이제 곧 판가름이 나리라.

-우우웅!

“와!”

“저, 저게 뭐야?”

장교들이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특수 영상 장비로 보이는 모니터에는 뚜렷하게 보였다.

수천 개의 이기어검강들이 말이다.

-콰콰콰콰콰콰콰쾅!

그 엄청난 수의 이기어탄검강들이 120미터에 달하는 알파 개체 콰이쇼우의 몸에 직격으로 꽂혔다.

그것은 미사일로 폭격하는 수준 그 이상이었다.

이대로 밀어붙인다면 금방이라도 콰이쇼우가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뭐지?’

천여운이 인상을 찡그렸다.

쉴 새 없이 이기어탄검강의 빛줄기가 콰이쇼우를 맞추고 있는데 이상할 만큼 타격을 준다는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점차 놈에게서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때 천여운의 머릿속으로 나노의 음성이 들려왔다.

[방사능 에너지 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방사능?’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이기어탄검강에 뒤덮여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콰이쇼우가 있는 곳에서 녹색 빛이 응집되기 시작했다.

-고오오오오오오!

‘이놈?’

응집된 녹색 빛은 방사능이었다.

천여운의 두 눈에는 콰이쇼우가 흉악하게 입을 벌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 입에서 방사능 브레스가 뿜어져 나왔다.

-핑! 촤아아아아아!

허공을 가로지르는 녹색 광선.

그것은 정확하게 천여운을 향해서 날아왔다.

뿜어지는 속도부터 시작해 광선의 굵기만 하더라도 엄청나서 순간 이동으로 피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흠.’

천여운이 검결지를 들어올렸다.

찰나의 순간에 무형의 검기가 일어났다.

-촥!

천여운이 녹색의 광선을 가르려고 했는데,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광선 자체의 파괴력은 놈이 천공섬광으로 받은 모든 타격을 하나의 에너지로 모은 것이었다.

그런 에너지가 속도마저 갖췄으니 그 위력은,

-콰앙!

‘이런!’

무형검이 이를 베지 못하고 부딪친 상태로 천여운마저도 위로 튕겨낼 정도였다.

그로 인해 천여운의 모습이 녹색 광선에 휩쓸려서 사라져버렸다.

-파파파파팡!

그저 위로 광선을 뿜었을 뿐인데, 사방으로 폭풍과도 같은 바람이 몰아쳤다.

이를 높은 언덕에서 지켜보고 있던 무림인들과 게이트 키퍼들이 하나 같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럴 수가!”

“세상에.....정말 잡을 수 있긴 하나?”

그들은 수천 개의 이기어탄검강에 콰이쇼우가 타격을 받았다고 여겼다.

그러나 결과는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무사했다.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다.

‘......이기어탄검강에도 뚫리지 않는다고?’

칠륜제 서장룡의 인상이 굳어졌다.

그는 천여운이 펼치는 천공섬광을 보면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확인하려 했다.

현경의 고수인 그가 펼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은 단연 이기어탄륜강이었기에 통하느냐, 안 통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잡을 수 없어.’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서장룡은 절망에 빠졌다.

비유한다면 바위를 계란으로 부수려는 격이었다.

물론 모두가 두려움과 공포로 물든 것은 아니었다.

“내 차례로군.”

큰 철갑을 등에 지고 있는 사요기는 이것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정점이라 불리는 천여운이 당해서 겨뤄볼 기회가 없어지기는 했지만, 저놈을 쓰러뜨리게 되면 자신이 무림 최강자로 거듭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할배. 그렇게 나가지 말라고 했지만, 내가 백무도로 무림 최강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일 테니 기다리고 있어.’

사요기는 정식으로 허락 맡고 사망곡을 떠난 것이 아니었다.

양조부는 그가 아무리 강해져도 밖으로 나가는 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았다.

자그마치 90여 년이었다.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사요기의 욕망은 강해졌다.

‘여기서 나의 힘을 증명해보이겠다.’

모두가 망연자실해하고 있을 때 사요기가 콰이쇼우가 있는 곳으로 가려했다.

그때 그의 앞을 누군가 가로막았다.

바로 허봉이었다.

“잠깐.”

“왜 그러는 것이오?”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기다려라.”

천여운에게 뇌파로 다른 사람들이 나서지 못하게 막으라는 지시를 받은 허봉이었다.

허봉은 그의 명을 이행하기 위해 사요기의 참전을 막은 것이었다.

“이미 끝났소. 귀하도 보지 않으셨소?”

“주군께서는 그리 쉽게 당하시지 않는다. 나의 주군은 천하제일의 무위를 지니셨다.”

“주군? 아....그대의 주인이셨소?”

“그래.”

자랑스럽게 대답하는 허봉에게 사요기가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주인을 잃어서 참담할 심경일 텐데, 천하제일의 칭호는 본인이 가져갈 것이외다.”

“뭐?”

특별히 상대를 자극하려고 하는 말투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그런 말들이 허봉을 제대로 자극했다.

“감히!”

허봉이 그를 제압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사요기가 날렵하게 회피하며 조법을 펼쳐 허봉의 손을 도리어 비틀려고 했다.

‘이 녀석?’

빠른 손놀림에 허봉이 손에만 화기를 일으켰다.

-화르륵!

뜨거운 화기에 사요기가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아주 잠깐의 공수공방이었지만 허봉은 이것만으로 사요기가 보통 실력자가 아님을 알아차렸다.

‘강하다.’

그저 입만 나불대는 그런 자가 아니었다.

-챙!

허봉이 등에 차고 있던 초합금으로 제작한 검을 뽑았다.

쉽게 상대할 수 없는 적임을 인정한 것이다.

그 모습에 사요기가 뒤쪽으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우리끼리 다툴 때가 아닌 것 같소만. 빨리 저 괴물들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니오.”

-쿠르르르!

대지가 들썩였다.

천여운을 방사능 브레스로 날려버린 콰이쇼우가 움직인 것이다.

콰이쇼우뿐만 아니라 곁에 있던 20~30미터 가까이 되는 작은 콰이쇼우들도 같이 앞으로 전진했다.

놈들의 전진 목표는 당연히 방위군이었다.

“주군.”

허봉이 인상을 찡그렸다.

설마 정말로 천여운이 당한 것인가 의아해졌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누군가 그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슉!

“이 녀석!”

저 커다란 철갑을 매고서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데, 그것은 능공허도였다.

오직 현경 이상의 고수만 펼칠 수 있다는 능공허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적어도 현경에 이른 고수임을 알게 해줬다.

“날아가고 있어!”

“아니. 저 자도 현경의 고수란 말인가.”

무림인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경이라 하면 오대고수들만이 이룩한 무의 경지였다.

“거기서!”

그런데 그 뒤를 따라가는 허봉도 능공허도를 펼쳤다.

그 모습에 공식적으로 오대고수로 명성을 날리는 칠륜제 서장룡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대...대체 이게 무슨?’

불과 몇 분 사이에 자신과 육박하거나 그 이상의 고수들이 세 명이나 나타났다.

그의 입장에서는 마치 은거 기인들이 대거 출몰한 느낌이었다.

비막헌이 난처하다는 듯이 유소화에게 말했다.

“유 비서님. 당장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녀 정도는 되어야 저들을 막을 수 있었다.

그 말에 유소화가 고개를 저으며 어딘가를 바라보며 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 보이네요.”

“네?”

그 눈길이 닿는 곳을 바라본 비막헌의 얼굴이 환해졌다.

한편 콰이쇼우들을 향해 달려가는 사요기의 가슴은 두근거리며 전의로 차올랐다.

드디어 세상에 백무도를 선보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쿠르르르르!

대지를 울리며 앞으로 전진하는 콰이쇼우들이 보였다.

사요기가 손을 가볍게 뒤에서부터 들어 올리는 시늉을 하자, 철갑의 뚜껑이 진기에 의해서 열리며 병장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총 36종이나 되는 무기들이었다.

-화르르륵!

그때 뒤에서 느껴지는 화기에 사요기가 다급히 몸을 옆으로 틀었다.

앞을 쳐다 보니 화염의 구가 앞으로 스치고 지나갔다.

‘이건?’

“거기 서라고 했지!”

허봉이 어느새 그의 뒤를 바짝 쫓아와 있었다.

사요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집요하오. 그렇다면.”

사요기가 왼손에는 수도를 들고 오른손으로 검결지를 취했다.

그리고 나서 허봉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그의 등 뒤에 차고 있던 철갑에서 네 개의 병장기가 빠져나왔다.

도, 검, 창, 륜이었다.

‘백무도 이경. 사병출초!’

네 개의 병장기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이기어술에 의해 허봉에게로 쇄도했다.

놀랍게도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네 개의 병장기들이 각각 다르게 움직이는데, 네 명의 각각 다른 병장기의 고수들이 합공을 펼치는 것 같았다.

‘엄청난 초식이다.’

허봉이 놀라서 도중에 멈춰 서서 환영검법의 검초를 펼쳤다.

검이 수많은 그림자를 그리며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어내며 네 개의 병장기들이 펼치는 초식을 막아내려 했다.

-채채채채챙!

허봉의 눈동자가 정신없이 움직였다.

‘대체 이런 초식은....’

처음 보는 형태의 공격이었다.

전혀 다른 병장기들이 각자의 이점에 맞게 식을 펼치는데, 그것이 틈조차 없을 만큼 맞물리면서 굉장한 위력을 내고 있었다.

“흥!”

-화르르륵!

허봉이 화기를 일으켰다.

일반적인 초식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화기와 환영검법을 하나로 만든 염화환영검법은 오직 그만이 펼칠 수 있는 절기였다.

-화르르르륵!

화염을 머금은 검초가 검망의 위력을 한층 발전시켰다.

-채채채채챙!

화염에 막혀버린 네 개의 병장기들이 초식을 펼치다 튕겨나갔다.

이에 사요기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허. 이걸 막다니. 다른 자를 모시기에는 아까울 만큼 대단한 실력을 지녔구려.”

일 초식만에 빠르게 제압하려고 했던 사요기는 예상과 달리 허봉이 이를 막아내자, 호승심이 생겨났다.

“그렇다면 삼경인 팔병출초도 막을 수 있나 봐야 겠소!”

사요기가 손을 위로 들어 올리자, 그의 등에 있던 철갑에서 네 개의 병장기들이 추가로 빠져나왔다.

사요기가 손을 내밀자 네 개의 병장기들이 허봉에게 날아가려 했다.

그때 뒤에서 바닥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쿵! 쿵! 쿵!

“응?”

뒤를 쳐다보자 30미터 가량 되는 콰이쇼우 중 하나가 엄청난 속도로 돌진해오고 있었다.

그들이 싸우는 모습을 발견하고서 열을 이탈한 한 개체였다.

“크와아아아아!”

포효를 내지르며 달려오는 모습이 공포스러울 지경이었다.

저 커다란 발이 한 번 바닥을 내딛을 때마다 진동이 일어나는 것이 허공에서도 보일 정도였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군.”

사요기가 콰이쇼우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허봉을 상대하던 네 자루의 병장기를 비롯해 날아가려 했던 병장기들이 마찬가지로 방향을 틀어서 콰이쇼우에게로 쇄도했다.

-슈슈슈슈슉!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노리는 괴물에게는 오직 죽음뿐이다.”

여덟 개의 병장기들에 강기가 치솟았다.

뻔히 강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았는데, 무슨 의도일까?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고오오오!

사요기의 두 눈에 붉은 안광이 서리자 무서울 정도로 살기가 솟구치며, 푸른빛의 강기들의 피처럼 붉게 물들어갔다.

-오싹!

‘엄청난 살기다.’

이를 바라보는 허봉의 인상이 굳어졌다.

피부에 닭살이 돋을 만큼 이런 살기는 처음 느껴보았다.

“혈살기의 위력을 보여주마.”

핏빛으로 물든 강기들을 머금은 여덟 병장기가 엄청난 속도로 콰이쇼우에게로 날아갔다.

그것들이 합공을 펼치듯이 교차해가며 콰이쇼우의 몸에 적중했다.

-콰직! 콰직! 콰직!

“크워어어어어어!”

콰이쇼우의 입에서 비명의 포효가 터져 나왔다.

놀랍게도 일반적인 강기에는 끄떡도 하지 않던 콰이쇼우의 몸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확실히 그 몸이 단단해서 그런지 제대로 뚫리지가 않았다.

병장기들이 반도 파고들지 못했다.

‘단단하네.’

사요기가 손을 휘젓자 병장기들이 빠르게 회전을 했다.

드릴처럼 콰이쇼우의 몸을 뚫고 들어가려는 것이었다.

“크워어어어어!”

-핑! 푸슈우우우우!

그때 콰이슈우의 입에서 녹색 빛이 일어나더니, 이내 방사능 브레스를 쏘았다.

사요기가 다급히 허공에서 위로 날아올라서 이를 피해냈다.

알파 개체보다는 위력이나 크기 면에서 작은 광선이었기에 피할 수 있었다.

“그냥 당하지 않겠다는 게로구나!”

사요기가 위에서 다시 손을 뻗자, 철갑 속에서 여덟 개의 병장기가 더 튀어나왔다.

“무림에 나와서 처음으로 십육병출초마저 쓰게 되는게 너 같은 괴물이라니. 영광으로 알아라!”

사요기가 두 손을 콰이쇼우를 향해 뻗었다.

그러자 여덟 개의 병기들이 콰이쇼우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두 눈과 콧구멍, 입안, 턱으로 나뉘어져서 핏빛으로 물든 병장기들이 파고들었다.

‘단단하다.’

사요기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열여섯 자루의 병장기를 다루는 것은 심력소모가 보통이 아니었다.

수십 년을 연마했어도 조금만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초식을 펼치는 게 한순간에 깨져버린다.

-콰콰콰콰콱!

드디어 콰이쇼우의 머리를 노린 병장기들이 완전히 파고들었다.

그러자 콰이쇼우가 미친 듯이 날뛰며 고통스러워했다.

“크워어어어어어!”

사방으로 길길이 날뛰던 콰이쇼우는 이내 비틀거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쿠웅!

그 모습에 사요기가 씨익하고 웃었다.

그가 이마에 맺힌 땀을 소매로 닦아내며 허봉을 향해 득의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보았소? 이 괴물은 내 상대가 되지 못하오. 저것들을 막고 싶다면 더는 나를 방해하지 마시오. 괴물들을 전부 처리하고 상대해 드리리다.”

그런 사요기에게 허봉이 피식하고 웃으며 말했다.

“뒤를 보시지.”

“뒤?”

무슨 소린가 싶어 사요기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 보니 어느샌가 계속 흔들리던 바닥에 진동이 사라졌다.

뭔가 싶어서 사요기가 바라봤더니, 방위군을 향해 미친 듯이 전진을 하고 있던 콰이쇼우들이 움직임이 멈춰져 있었다.

-부들부들!

콰이쇼우들을 뭔가가 억제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하체 부근까지 검은 그림자들이 스멀스멀 올라와 묶고 있었다.

‘저건 대체?’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었다.

-콰드드득!

놈들의 발이 점차 밑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엄청난 압력이 일어나 그들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사요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건.....대자연의 기운?”

일반적인 진기가 아니었다.

주변에 있던 모든 기운들이 모여서 콰이쇼우들을 짓눌렀다.

덕분에 그들의 움직임이 멈춰진 것이었다.

이 경악스러운 일을 한 자는 다름 아닌 천여운이었다.

허공에서 놈들을 향해 손바닥을 밑으로 내리고 있었는데, 대자연의 기운들이 그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대체 뭘 보고 있는 것이오?”

“설마 진기로 억누르는 것인가?”

언덕에서 이를 지켜보는 무림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죽은 줄만 알았던 천여운이 허공에서 내려와 놈들을 한 자리에 묶어뒀으니 말이다.

서장룡이 넋을 놓고서 중얼거렸다.

“이럴 수가......자연경의 고수가 실제로 존재했다니.....”

대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서장룡은 이 놀라운 광경만으로 그의 경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자연경?”

-웅성웅성!

서장룡의 그런 혼잣말이 무림인들에게 빠르게 퍼져나갔다.

전설 속에서나 들어봤던 자연경의 고수라는 말은 무림인들에게 있어서 충격 그 자체였다.

-쿵!

그때 120미터에 달하는 알파 콰이쇼우가 발자국을 뗐다.

작은 콰이쇼우들과 달리 억누르는 기운에 적응이라도 한 것처럼 또 다시 발자국을 떼는데, 점차 그 입속이 녹색 빛으로 물들어갔다.

“또 다시 쏜다!”

“이보시오! 피하시오!”

무림인들이 큰 소리로 천여운에게로 외쳤다.

아까 전에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광선은 너무 위험했다.

그런데 천여운이 도리어 놈을 향해 날아갔다.

“엇?”

“위험햇!”

알파 콰이쇼우가 입을 쩌억하고 벌리더니 이내 천여운을 향해 방사능 브레스를 뿜었다.

그때 천여운이 어느새 검으로 변한 천마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방사능 브레스가 갈라졌다.

“베, 베었어!”

검격에 의해 나누어진 방사능 브레스가 두 갈래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갔다.

천여운이 그 상태에서 콰이쇼우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는,

-촥!

검을 그었다.

그 순간 검은 선이 알파 콰이쇼우의 목을 스치고 지나가며, 공간이 일렁였다.

어둠 속이었기에 이를 지켜보는 자들이 느낄 수 있는 것은 베일 것 같은 날카로운 예기뿐이었다.

-오싹!

이를 느낀 순간 그들은 볼 수 있었다.

포효를 내지르던 저 거대하던 콰이쇼우의 목이 흔들거리며 옆으로 흘러내리는 광경을 말이다.

“베, 베었어!”

“RA등급에 속하는 저 괴물의 목을!”

어찌나 놀랐는지 모두가 휘둥그레져서 눈을 떼지 못했다.

-쿠쿠쿠쿠쿠!

얼마나 큰지 흘러내리는 데만 해도 느렸지만 이윽고 콰이쇼우의 잘린 머리통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쿵! 쿵! 쿠르르르!

진동을 일으키며 구르는 알파 콰이쇼우의 머리통을 바라보는 작은 개체의 콰이쇼우들이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크워어어어어어!”

“크워어어!”

자신들의 우두머리가 죽었다는 것을 인지한 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천여운이 휘두른 검에 다른 콰이쇼우들도 목이 잘려나갔기 때문이었다.

-촥! 촥!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콰이쇼우의 머리통이 잘려나가는데, 그야말로 파죽지세라고 할 수 있었다.

이 광경을 입술을 질끈 깨물면서 바라보는 사요기에게 허봉이 이죽거리며 말했다.

“히히, 저 정도는 되어야 천하제일이라고 하는 거다. 애송아.”

< 43화 TRA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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