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노마신 2부 (마신강림)-100화 (100/234)

< 33화 무림협회 (3) >

-삐리리리! 삐리리리!

상황 통제실의 인터폰이 울렸다.

CCTV를 넋 놓고서 쳐다보고 있던 실장이 인터폰에 찍힌 번호에 화들짝 놀라서 수화기를 받았다.

"네. 통제실 실장입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수화기로 불쾌함이 가득한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직접 대면한 것도 아니었는데 실장은 많이 당황했는지 군기가 바짝 들린 것처럼 정자세를 취했다.

"소, 송구스럽습니다."

-송구라....저 화물 트럭을 어디까지 올려 보낼 생각이지?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말에 실장이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역시 보고 계셨구나.'

보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이 인터폰 번호가 찍힌 장소는 이곳 무림협회 본단 부지 전체가 보이는 가장 높은 위치에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화물 트럭은 파죽지세로 질주해나가고 있었다.

그 목표는 당연히 이곳 본단 사옥이었다.

"초, 총무 이사님. 아무래도 보통 고수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화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데...."

-EV 필드를 가동해.

"넷?"

EV 필드.

그것은 사방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흩어뜨리는 장치이다.

15년 전 MS 그룹이 해체한 이후로 그들과 관련된 모든 기술 장비들이 국무원에 전부 회수되어서 사용이 금지되었었다.

수많은 배선들이 땅속 깊이 묻혀 있어서, 부지 전체를 뜯어 고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그대로 남겨놓았었다.

물론 이것이 공식적으로 무림협회 사람들이 아는 이유였고, 그 이면에 숨겨진 깊은 사정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총무 이사님 EV 필드 사용은 공식적으로 금지가 되었습니다. 협의회의 과반수가 찬성하지 않으면...."

-지금 우리가 뭘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아!'

현재 사옥의 대회의실에서 협의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언제든지 규칙 제정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확실히 사용하는 것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리라. 한 가지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한데 EV 필드를 사용하면 아군에게도 적용되는데 괜찮을런지."

EV 필드의 최악의 단점.

그것은 그 공간 안에 있는 자라면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진기를 배출할 수 없게 된다.

사방으로 에너지를 흩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수가 많은 쪽이 유리할까? 적은 쪽이 유리할까?

인터폰에서 들려오는 총무 이사의 말에 상황실 실장이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체외로 진기를 방출 시킬 수 없다면 절대고수라고 해도 다수를 상대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하긴.'

납득이 갔는지 실장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호위대가 깨졌다고 해도 본단 내 무림인은 여전히 수천 명이나 있었다.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 달칵!

그것을 끝으로 아무 말도 없이 인터폰이 끊겼다.

같은 시각 무림협회 사옥의 30층에 있는 대회의실.

인터폰을 끊은 남색 양복을 입은 큰 키에 부리부리한 눈매를 하고 있는 중년인이 고개를 돌려 긴 회의 탁자를 바라보았다.

-위이잉!

의자의 위로 홀로그램 장치가 돌아가고 있었다.

회의장에 참석한 자들의 대부분은 홀로그램으로 참석한 상태였다.

실제 참석자들은 여섯 명 정도에 불과했다.

홀로그램 중에서 두 번째 좌석에 앉아 있는 서글서글한 인상의 중년인이 물었다.

-문제가 심각하면 회의를 미뤄도 되오. 권 이사.

"아닙니다. 마교의 발족보다 더 중요한 사안이 어디 있겠습니까? 협회장 대리께선 다시 회의를 진행하시죠."

"그럴까요."

자리에 권 이사가 앉자, 상석에 앉아 있는 삼십대 후반에 청색 양복을 입은 훤칠한 사내가 다시 회의를 진행했다.

상석의 탁자 위에 있는 명패에는 무림협회장 대리 문종서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무림협회장의 제자이자 오신 그룹의 이사였다.

*  *  *

-부릉!

질주하고 있는 화물 트럭이 무림협회 부지의 중반을 넘어섰다.

고지가 코앞이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비막헌이 날카롭게 주의를 경계했다.

사옥으로 향하는 길목에 육안으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엄청난 숫자의 무림인들이 몰려와 있었다.

'입이 바짝 마르는구나.'

얼핏 기감으로 느껴도 대단한 고수들이 많았다.

목적지를 파악한 그들은 사옥으로 들여보낼 수 없다는 듯이 그 앞을 에워싸고 있었다.

그나마 저들이 함부로 덤벼들지 못하는 것은 트럭 주변을 무섭게 멤돌고 있는 수많은 화염의 구 때문이었다.

-화르르륵!

허봉과 문란영이 트럭 위에서 신장처럼 지키고 있는 통에 여러 차례 전복을 시도하려던 무림인들이 도리어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덤볐는데, 어느 순간 그것을 멈추고 사옥 앞에 집결했다.

'무슨 수작이지?'

의아해하던 찰나였다.

-파스스스!

그와 동시에 트럭의 주변을 철통처럼 멤돌고 있던 화염의 구가 사라져버렸다.

그것은 허봉과 문란영의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었다.

'이건?'

천여운이 눈살을 찌푸렸다.

주변에 있던 대자연의 기운이 급속하게 흩어졌다.

그것은 이 일대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때 그것인가?'

천여운은 이 같은 현상을 한 번 겪어본 적이 있었다.

MS 그룹이 운영하는 숨겨진 섹터 연구소에서 겪었던 EV 필드였다.

"어라?"

"봉봉. 주변의 기운들이 전부 흩어지고 있어."

트럭 위에 있는 두 사람은 처음 겪는 일에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

허봉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에 강기를 일으켜서 날려보았지만, 검에서 벗어나는 순간 흩어져서 사라져버렸다.

"이거 난감한데."

기를 방출시킬 수 없다는 것은 대인 공격이나 원거리 공격 자체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됐다! 성공이다!"

"와아아아아아아!!!"

무림인들이 함성을 질러댔다.

그들은 사전에 EV 필드가 발동할 것을 듣고서 사옥 앞으로 집결한 상태였다.

아무리 절대고수라고 해도 검강을 날리거나 이기어검 같은 까다로운 기술을 시전하지 못한다면 가까이 접근해서 싸워볼 수 있었다.

"쳐랏!"

-팟! 팟!

각 대의 수장들의 외침에 무림인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트럭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떼거지로 함성을 지르면서 밀려오는 모습이 전쟁이라도 치를 기세였다.

"처, 천마이시여. 어떻게 합니까?"

비막헌이 밀려오는 무림인들에 당황해서 물었다.

이대로라면 트럭을 버려야 할지도 몰랐다.

선두에서 경공을 펼치고 오는 자들은 도강과 검강을 펼칠 줄 아는 초절정 이상의 고수들이었다.

"흥. 멍청이들은 아니구나."

"네?"

제대로 대응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에 흥미를 잃어갔던 천여운이었다.

명색이 무림협회였다.

적어도 상대할 맛이 날 만큼은 반격정도는 해주길 바랐다.

"샤케나."

"네! 주인님!"

-스르륵!

운전석 쪽으로 샤케나가 통과하여 나타났다.

"헉!"

그녀의 능력을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나타나는 통에 비막헌이 놀라했다.

"우와. 인간들이 떼거지로 있네. 하나 같이 먹음직스럽네."

사케나가 혀를 날름거리며 탄성을 질러댔다.

적으로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먹이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페이징 시켜라."

"네에!"

그녀가 흥얼거리는 목소리로 답하며 트럭의 센터페시아로 두 손을 얹었다.

그 순간 그녀의 손에서 흘러나온 보랏빛 기운이 트럭 전체로 물들며, 점차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뭐야?"

"트럭이 투명해지고 있어."

트럭을 향해 쇄도하고 있는 무림인들이 이상한 현상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런 무림인들에게 각 대의 수장들과 단장들이 다그쳤다.

"신경 쓰지 마라!"

"그저 사술에 불과하다! 진격하랏!"

수장들이 앞서서 신형을 뻗어나가자, 무림인들도 함성을 내지르며 트럭을 향해 돌진했다.

"하압!

-우웅!

가장 선두에 있는 자는 전위대의 대장인 금황검룡 감책이 2미터 가량이나 되는 거대한 검강으로 단숨에 트럭을 반 토막 내려 했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스륵!

"엇?"

그의 검강이 트럭을 갈랐다.

그런데 그것은 가른 것이 아니라 통과한 것이다.

트럭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움직였다.

-부릉!

"우왓!"

당황한 그가 트럭에 부딪치나 싶어, 자신의 보검인 금룡검으로 이를 막아내려 했는데 트럭 자체가 통과해버렸다.

그것은 다른 무림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륵! 스륵!

"이, 이게 대체 뭐야?"

"트럭이!"

선두 진열에 있던 무림인들이 트럭을 박살내려고 검강과 도강을 휘둘렀지만, 그것은 트럭을 그대로 통과했고, 심지어 그들의 몸도 통과해버렸다.

"이놈들!"

-확! 스륵!

트럭이 통과하면서 그 안에 있는 자들의 모습도 보였는데, 놀라서 그들에게도 검을 휘둘렀는데 그대로 통과했다.

"막아! 막아야 한다!"

"이걸 무슨 수로 막는 단 말입니까?"

서로를 다그쳐 봐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황당하게도 트럭은 투명해진 상태로 삼천여 명에 이르는 무림인들이 없는 것처럼 유유히 지나쳐버렸다.

그리고는 그렇게 막으려고 했던 무림협회 사옥 앞에 도달했다.

"이런 바보 같은 일이...."

“적을 통과시켜버렸어."

무림인들이 사옥의 입구 앞에 선 트럭을 보면서 망연자실해 했다.

무림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적을 본진까지 보내고 말았다.

그것도 모든 전력이 지키는 앞에서 말이다.

-위이이잉!

그렇게 멈춰선 트럭의 화물칸의 문이 올라가며 그 안에서 검은 상의에 붉은색으로 마(魔) 자가 적힌 자들이 오십여 명이 우르르 내렸다.

그들은 절정에서 초절정 고수들로 이루어진 부회장 부속실의 정예들이었다.

"아니. 저 복장은...."

"마교!"

저들이 입은 옷은 전통 마교의 복장이었다.

이를 알아본 무림협회의 무림인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체 어떤 적들이 이런 미친 짓을 벌이는 것인가 싶었는데, 설마 와해된 마교일 거라고 누가 예상 했겠는가.

-으득!

"감히 마교의 잔당 놈들이 정도 무림의 중심지인 무림협회의 본단을 급습하다니!"

전위대의 금황검룡 감책이 이를 갈면서 앞으로 나섰다.

자신들을 뚫고서 본단 사옥 앞에 선 것부터 크게 분노한 그였다.

-탁!

"감 공."

그런 그의 옆으로 무림협회의 다섯 무력 단체 중 하나인 백전대(白戰隊)의 수장인 소요검자 항륭이 다가와 어깨를 붙잡았다.

분노하는 감책과 달리 그는 여유로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참으로 멍청한 자들이 아니오.고작 저 정도 전력으로 본 협회를 칠 생각을 하다니."

"백전대장의 말이 맞소."

-슥!

또 다른 무력 단체인 항무대(抗武隊)의 대장 신산도왕 백천이 혀를 차며 다가와 말했다.

"안 그래도 놈들이 제남시에서 저지른 짓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 압박을 가하려 했는데, 제 발로 왔으니 잘된 일이 아니오."

"그렇소. 저들을 명분삼아 확실하게 잔당들을 처리할 수 있잖소."

항륭이 그 말에 동의하면서 거들었다.

이에 감책이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았는지, 냉철해진 얼굴로 트럭에서 내린 마교인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렇구려. 귀공들의 말이 맞소이다. 저들은 지금 스스로 범의 아가리로 들어온 셈인데, 본인이 괜히 흥분했소이다."

유일한 퇴로는 삼천여 명에 이르는 고수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게다가 저들이 기세 좋게 트럭을 끌고서 도착한 본단 사옥은 단순한 고지가 아니었다.

오대고수 중 한 사람인 숭양검제(崧陽劍帝) 현원경을 비롯한 무림십이성에 준하는 협회의 간부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그들도 사태를 파악하고서 나올 것이다.

말 그대로 마교인들에게 있어서 진퇴양난의 상황인 것이었다.

-탁!

그때 트럭의 보조석 쪽에서 천여운이 내렸다.

그의 뒤를 따라 부속실장인 비막헌을 비롯한 허봉, 문란영, 샤케나 등이 따라왔다.

천여운이 트럭의 뒤편으로 걸어오자, 교인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서 머리를 숙인 채 큰 목소리로 외쳤다.

"대 천마신교 만세! 만세! 만만세!"

그런 모습에 무림인들은 천여운이 우두머리임을 알 수 있었다.

'저 놈이 마교 잔당 놈들의 우두머리인가?'

연배가 있는 무림협회의 무림인들이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여러 차례 와해된 마교, 즉 블랙 스카이 컴퍼니와 싸웠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얼굴들은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저 자는 대체 누구지?'

'저렇게 젊은 자가 있던가?'

얼굴만 봐서는 아무리 봐도 이십대 초반에 불과해보였다.

그가 어느 정도 수준의 고수인지 기감을 열어서 살펴보려고 해도 EV 필드 때문에 모든 기운이 흩어져서 그것은 힘들었다.

'흥! 어차피 상관없다. 전부 처리해야할 자들이 아닌가.'

금황검룡 감책이 앞으로 나서며 외쳤다.

"감히 마교의 잔당 놈들이 본 협회를 급습하다니!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는구나. 당장 무릎을 꿇고 항복하지 못할까!"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목소리만 봐도 얼마나 내공이 두터운 지 알 수 있었다.

'역시 금황검룡!'

'전위대의 대장답구나.'

그런 그의 외침에 전의가 잔뜩 오른 무림협회의 무림인들이 복창을 하며 외쳤다.

"당장 항복하라!!!"

확실히 단합은 잘되는 듯 했다.

천여운의 옆에 있던 허봉이 눈썹이 치켜 올라가서 짜증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주군. 당장 저놈을 죽여 버리겠습니다."

-슥!

그런 허봉에게 천여운이 손을 들어 올려서 가만히 있어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한발자국 나서며 무림인들을 향해 말했다.

"무림협회의 애송이들은 듣거라."

감책과 달리 외치는 소리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에 실려 있는 심후한 내공에 무림인들 모두에게 뚜렷하게 들려왔다.

만약 EV 필드가 아니었다면 내공이 약한 자들은 내상을 입었을 지도 몰랐다.

'말도 안 되는 내공이다.'

각 대의 대장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화경의 고수들인 그들은 천여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차원이 다른 내공을 알아차렸다.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전율적이었다.

천여운이 이어서 말했다.

"어리석게도 네놈들은 대 천마신교를 적대하는 우를 범했다."

그 말과 함께 천여운이 몸을 돌려 무림협회의 사옥을 바라 보았다.

"오늘 무림협회는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팟!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여운이 허공을 박차 올랐다.

계단을 오르듯이 허공을 한 걸음씩 박차고 오르는 모습에 무림협회의 무림인들이 놀라서 소리쳤다.

"이럴 수가!"

"허, 허공답보!"

현경 이상의 고수만이 펼칠 수 있다는 경공이었다.

원래라면 능공허도로 날 수 있었지만 EV 필드로 인해 진기를 유동시킬 수 없었던 천여운은 진기를 일순간에 박차는 허공답보를 펼친 것이었다.

'대체 뭘 하려고?'

계속 해서 위로 올라서는 천여운의 모습에 무림인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대략 건물의 20층 가량 정도의 허공에 올라섰을 때였다. 천여운이 두 손으로 뭔가를 움켜쥐는 시늉을 했다.

-우우우웅!

그 순간 흐릿한 무언가가 천여운의 손에 잡히더니, 이내 거대한 검의 형태로 바뀌었다.

아래에서 지켜보던 무림인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것은 절대로 검강 따위가 아니었다.

"마, 말도 안 돼."

"설마 저게 무형검이란 말인가?"

천여운의 손에 잡힌 무형검의 크기는 장장 이십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 거대함 속에서도 날카로운 예기가 사방을 잠식할 정도였다.

"생사경의 고수란 말인가?"

오직 생사경의 경지에 이른 자만이 무형검을 다룰 수 있다.

그런데 그 무형검의 크기가 너무도 컸다.

대체 얼마나 방대한 내공을 지녀야 저런 크기의 무형검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자, 잠깐! 네, 네놈 무슨 짓을 저지르려는 것이냐!"

넋을 놓고 바라보던 금황검룡 감책이 당황해서 소리쳤다.

지금 천여운이 무형검을 들고 있는 방향은 바로 무림협회의 사옥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천여운이 말했다.

"이런 짓이지."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여운이 두 손으로 잡고 있던 거대한 무형검을 앞으로 휘둘렀다.

-고오오오오오!

거대한 무형검의 검날이 사옥 건물의 옥상 기와를 내리쳤다.

-콰아아아아앙!

큰 굉음 소리와 함께 건물의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며, 무형검의 검날이 파죽지세로 사옥 건물의 밑으로 파고들었다.

"머, 멈춰어어엇!"

"안돼에에에에엣!"

무림인들이 두 눈이 커져서 절규하듯이 소리를 질렀다.

-콰콰콰콰콰콰쾅!

무림협회를 상징하는 옛 무림맹을 본 따서 만든 사옥 빌딩. 그것이 반 토막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 33화 무림협회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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