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알파 고스트 (1) >
"충!"
천여운의 명령에 허봉이 우렁차게 답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실전으로 몸을 풀 생각을 하니, 전의가 솟는 모양이었다.
“덤벼. 누구부터 상대해줄까?"
허봉이 무림인들을 향해 도발적으로 말했다.
그러더니 그들의 수장인 홍팔선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말했다.
"히히, 네가 대장이지? 네놈부터 덤벼봐."
마치 후배에게 선공을 양보해준다는 듯한 태도였다.
“이놈이 감히 누구에게 함부로!"
홍팔선 59세.
그는 전대 개방의 방주 걸왕 소아개에게 발탁되어 무공을 전수받았다.
뛰어난 재능으로 개방의 삼대 무공인 취팔선과 타구봉법, 항룡십팔장을 극성으로 익혀 정파 무림의 중심이라 불리는 십이성(十二星)의 일인이 되었다.
화경의 극에 오른 그는 차기 오대 고수에 가까운 인물로 거론되는 몇 안 되는 자들 중의 한 사람으로 그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 애송이들이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구나. 살려달라고 빌어도 모자랄 판국에.”
붉게 달아오른 얼굴만 봐도 그가 얼마나 분노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애송이라...."
천여운이 그의 말에 대놓고 비웃었다.
“이놈이 끝까지!"
고작 이십대 초반 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 자가 무림 협회 지부장이자, 무림의 명숙인 자신을 상대로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는 것이 용서할 수 없었다.
“오늘 네놈들의 버릇을 단단히 고쳐주마.”
-타타타탁!
홍팔선이 취팔선보를 펼치며 가까이에 있던 천여운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이름에 걸맞게 취한 듯이 움직였지만 보법은 신묘하기 짝이 없었다.
‘지부장님을 화나게 하다니.’
‘쯧쯧, 명을 재촉하는군.’
그의 무위를 누구보다 잘 아는 북경시 무림인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홍팔선의 손에 걸렸으니, 저 젊은 무림인은 사달이 나리라.
그렇게 여겼다.
‘항룡십팔장. 항룡유회!’
그의 오른손에서 용과도 같은 기세의 패도적인 장초가 펼쳐졌다.
손으로 원을 그리면서 퇴로를 막으며 상대의 요혈을 노리는 이 초식은 장법의 정석이라고도 불린다.
“받아랏!”
“어딜!"
엄청난 기세로 쇄도해오는 그의 장법에 허봉이 나서려고 했다.
“아니. 이놈은 내가 처리하도록 하지."
“뭣? 이, 이놈이!"
천여운의 그 말에 홍팔선이 더욱 분노했다.
그런 그를 향해 천여운이 아무렇지 않게 가볍게 손가락을 뻗었다.
‘이놈이 지금 뭘 하려고...’
-콕!
“아닛?”
검지손가락에 손바닥이 부딪치는 순간,
-콰드득!
홍팔선의 움직임이 그 자리에서 멈춰져버리고 말았다.
항룡십팔장의 기세는 하체에서 오는데 강제로 멈춰진 여파로 그의 두 발이 바닥을 파고들었다.
-부르르르!
“이, 이게 무슨 일이야?”
“손가락 하나로 홍 지부장님의 장법을 막았어!”
지켜보던 무림인들의 경악을 금치 못했다.
홍팔선은 전력을 다하는 사람처럼 이마에 핏줄까지 서서, 팔을 부르르 떨고 있는데 천여운은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손가락만 내밀고 있었다.
“누가 애송이일까?"
천여운이 전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말했다.
‘이....이놈 대체 정체가 뭐야?”
홍팔선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 정도 되면 단 한수만 맞부딪쳐도 상대의 실력을 파악할 수 있다.
‘실력을 숨긴 거였나?’
물론 숨긴 것이 아니었다.
무(武)의 정점에 이른 천여운은 본인이 의도하지 않고는 무위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현경 이상의 고수가 아니고는 그 무위를 판별하기 어려웠다.
‘이러다 정말 망신당하겠어.’
홍팔선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지부의 많은 후학들이 보는 앞이라 더욱 수치스러웠다.
‘안되겠다.’
홍팔선이 다급히 내력을 거둬들이며 한 발자국 물러나서, 대범한 척 두 손을 모아 포권을 취하면서 말했다.
“젊은 후학인줄 알았더니 고인이셨구려. 존성대명을 알려주실...”
이것은 속임수였다.
그렇게 말을 하는 척하면서 발에 공력을 끌어모아 천여운의 고간을 걷어차려 했다.
아무리 절대고수라고 해도 고간을 당하면 버티겠는가.
하지만,
-쾅!
“끄아아아아악!”
천여운이 미처 들어올리기도 전에 그의 발을 밟아버렸다.
어찌나 세게 밟았는지, 천여운이 밟은 곳을 기점으로 바닥까지 으스러졌다.
당연히 홍팔선의 발은 부러진 정도가 아니라 으깨졌다.
“늙은 거지가 잔머리를 굴리는 게 어설프구나.”
“끄어어어...이, 이노오오옴.”
“그리고 그 입.”
천여운이 그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파칵!
“헉!”
방호 헬멧의 고글을 뚫고서 들어온 그의 손이 홍팔선의 입술을 움켜잡았다.
금방이라도 입술이 뜯겨나갈 것 같았다.
“함부로 나불거리면 안 되지.”
“웁웁!”
홍팔선이 장법을 펼쳐 천여운의 팔을 쳐내려고 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천여운이 더욱 빨랐다.
-휘릭!
“끄으읍!”
입술이 잡힌 채로 그의 몸을 패대기쳐버렸다.
-콰득! 콰앙!
“끄아아아악!”
바닥이 내팽개쳐진 홍팔선이 자신의 얼굴을 부여잡고, 고통스럽게 몸부림을 쳤다.
천여운이 바닥에 뭔가를 집어던졌다.
그것은 인중 부근의 피부까지 뜯겨져 나온 홍팔선의 두 입술이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무림인들이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끄으으으으.”
홍팔선이 다급히 소리쳤다.
“어, 어하는 겐가! 하, 하콩해허 오믈 옹역햇!”
'뭐 하는 겐가! 합동해서 놈을 공격햇!'
입술이 뜯겨서 발음까지 어눌해진 것이 체면이 말도 아니었다.
그런데 더욱 속이 타는 것은,
'.........'
그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무림인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무림 십이성의 일인이자 화경의 고수인 그가 일방적으로 저 꼴이 되었다.
어느 멍청이가 곧장 나서겠는가.
‘이 녀석들이?’
홍팔선의 얼굴이 비참하게 일그러졌다.
아무리 강자라고 해도 아군이자 윗사람의 위기에 도울 거라 여겼는데, 설마 누구도 나서지 못할 줄은 몰랐다.
“어리석진 않군.”
천여운이 그에게 다가왔다.
오금이 저릴 만큼 진득한 살기에 홍팔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인가?’
우스운 일이었다.
남을 죽이려고 한 자가 자신의 죽음을 의심하는 상황이 말이다.
겁에 질린 그가 뒤로 엉금엉금 피하면서 말했다.
“이, 이오시에. 온인은 욱영 우임 업페 이부장이에. 아에에 이해을 아한다는언 우임업페를 항대오 으 언이에 오전..."
'이, 이보시게. 본인은 북경 무림 협회 지부장이네. 나에게 위해를 가한다는건 무림협회를 상대로 그 권위에 도전...'
-촥!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천여운이 손을 그었다.
그러자 날카로운 예기에 의해 홍팔선의 오른팔이 잘려나가고 말았다.
“끄아아아아악! 내 할! 내 할이....”
고통스러워하는 그에게 천여운이 냉정하게 말했다.
“무림 협회가 어쨌다는 거냐.”
‘이, 이놈....무림인이 무림협회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인가?’
현 무림의 중심은 무림협회였다.
국무원을 등 업고 있는 그들의 권위에 어떠한 무림인도 도전할 수 없었다.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천여운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 소리였다.
천여운이 또 다시 검결지를 쥐고서 손을 들어올리려 하자 홍팔선이 터질 듯이 상기된 얼굴로 소리쳤다.
“할여주시오! 에할! 이, 이 멍텅한 거지가 고인늘 아라보지 모하고 힐수를 저지어쏘.”
“알긴 아는군. 그럼 그 대가도 받아들여라.”
그런 말이 통할 리가 없었다.
다급해진 홍팔선이 최후의 방법을 썼다.
“에할 옥숨마는 할어주힙효. 호, 혼인에게느 하나훈인 어린 할이 있소. 혼인이 훅으면 흐 아이으 홀봐훌 사라미 허소.”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쇼. 보, 본인게는 하나뿐인 어린 딸이 있소. 본인이 죽으면 그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소."
그것은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이에 천여운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를 경멸스럽게 쳐다보았다.
“웃기는 놈이로군. 그렇게 따지면 저들에게는 가족이 없나?”
생존자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흐. 흐건.....”
눈살을 찌푸리면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생존자들의 얼굴에 분노가 서려 있었다.
제 놈은 살기 위해서 온갖 비굴한 모습까지 보이면서 자신들은 고작 입막음을 위해서 죽이려고 했던 자였다.
“죽여 버려요!”
“그 놈은 살 가치가 없소!”
생존자들 중에 몇몇이 홍팔선을 죽이라고 소리쳤다.
평소와 같은 일상을 지내왔다면 그들 역시도 화가 나도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비규환 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었다.
“죽여!”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렇다는군.”
천여운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검결지를 그으려했다.
“후, 후글 수 허써!”
'주, 죽을 수 없어!'
-팟!
살고자 하는 욕망이 어찌나 강했는지, 부상의 고통조차 잊어버린 홍팔선이 무림인들이 있는 틈바구니 속으로 몸을 날렸다.
그들이 도와주지 않으니, 억지로라도 방패삼아 도망치려는 모양이었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나.”
천여운이 손을 뻗어 그를 진기로 잡아당기려 했다.
-흠칫!
‘이건?’
그때 공장 안으로 천여운의 기감을 자극할 만큼 너무나도 음산한 기운이 흘러들어왔다.
체감적으로 차갑다는 느낌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 기운은 너무도 강렬했기에 천여운만 눈치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뭐, 뭐지?”
“이....이 기운은?”
무림인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음산한 기운이 풍겨지는 진원지는 그들의 뒤쪽에 있는 공장 입구방향이었다.
-스서서서서석!
입구를 시작으로 공장 바닥과 벽면에 하얀 서리가 내려앉았다.
벽면과 바닥은 기온이 떨어져서 얼어붙었다고 보기에는 생기(生氣)를 앗아간 것처럼 색이 바랬다고 봐야 했다.
입구 방향에서 시작된 괴현상은 너무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어느새 무림인들이 서있는 방향까지 바닥이 생기를 잃고서 변색되어갔다.
“설마....”
무림인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음산한 기운이 강하게 풍겨지는 지원지를 바라보았다.
그때 벽면에서 새하얀 무언가가 투과해서 나타났다.
-스르르르륵!
‘!!!’
무림인들이 놀란 눈으로 그 존재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인간과 비슷한 크기의 기존 고스트보다 세 배는 거대한 고스트였다.
-스서서서석!
흰 드레스를 치장한 것처럼 흰 빛의 입자가 넘실거리며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는데, 그것이 저 음산한 기운의 정체인 듯 했다.
“아, 알파! 알파야!”
무림인들은 본능적으로 저 고스트가 알파 개체임을 알아차렸다.
게이트를 닫을 수 있는 열쇠이자, S등급 게이트 코어를 지닌 놈이 나타난 것이다.
‘빌어먹을.’
홍팔선의 표정이 착잡해졌다.
제 발로 알파 개체가 나타났는데, 자신은 지금 놈을 상대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홍팔선이 뒤를 힐끔 쳐다 보니, 천여운 역시도 알파 고스트를 쳐다보고 있었다.
‘저 자도 알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림인인 이상 알파 개체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여겼다.
놈을 죽이면 게이트를 닫은 공적과 천고의 보물인 S등급 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으니 말이다.
‘아!’
그 짧은 찰나에 홍팔선은 좋은 방법을 떠올렸다.
이것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였다.
저 알파 고스트는 인류를 위협하는 공통의 적이었다. 이를 이용한다면 천여운을 구슬릴 수 있을 거라 여겼다.
홍팔선이 천여운을 향해 외쳤다.
"이호시오. 허 이항 우이키이 다훌 사하이 아이오. 히므 하허 조노므 허리하느 거시 어터쏘? 호허는 홍에 항보하 허이니..."
'이보시오. 더 이상 우리끼리 다툴 상황이 아니오. 힘을 합쳐 저놈을 처리하는 것이 어떻소? 코어는 공께 양보할 터이니...'
그때였다.
“으어어억!”
한 무림인이 놀라서 소리쳤다.
“무슨 일이야? 아닛?”
홍팔선이 뭔가 싶어 그를 쳐다보다 놀라했다.
그가 밟고 있던 바닥을 타고서 스산한 기운이 옮겨 붙더니, 신발 색이 변해간 것이었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스서서서서!
“이, 이게 뭐얏? 다리가 너무 차가워. 안 움직...어어엇? 안 돼. 안 돼에에에. 컥컥컥.”
순식간에 그 무림인의 몸이 하얗게 서리가 내린 것처럼 변해버렸다.
그렇게 몸을 부르르 떨던 무림인은 얼어붙은 시체처럼 바닥에 쓰러졌다.
“주, 죽었어!”
“모두 물러나랏!”
당황한 무림인들이 변색되어가고 있는 바닥에서 물러났다.
경신법을 펼치며 물러나는데, 알파 고스트가 앞으로 움직일 때마다 생기를 잃어가는 바닥의 범위가 더욱 넓어져갔다.
-서서서서서석!
‘무슨 이런 괴물이...’
당연히 알파라 다를 줄은 알았지만 더 최악이었다.
일반 고스트들은 닿는 것만 주의하면 되는데, 놈은 그 반경에 진입하는 것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엇?”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스르르르르!
죽은 무림인의 몸에서 흐릿한 입자가 흘러나오더니, 무언가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고스트!”
“고, 고스트가 시체에서 나왔어!”
죽은 무림인의 몸에서 나온 고스트에 무림인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고스트는 흐릿하지만 그 형태가 죽은 무림인의 얼굴과 꽤나 닮아 있었다.
마치 그가 죽어서 유령이 된 것 같았다.
그때 무림인들의 방호복 헬멧의 무전기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치칙! 여기는....치칙....서쪽 1호 팀...모든....투입팀들은....리가 들리나?
그것은 서쪽 1호팀의 리더인 팽능겸의 목소리였다.
끊기듯이 들리는 무전기가 이어서 말했다.
-치칙! 고스트 중에.....동쪽에 진입한 팀원......닮은 놈들을....발견했다....치칙....아무래도...스트들은 위험개체가 아니라....사람에게서 파생된...아닛 이놈들 설마 무....치칙!
그 말을 끝으로 무전기의 전파가 끊겼다.
뭔가 문제가 발생한 듯 했다.
전파 상태가 좋지 않아서 끊기듯이 들렸지만 무림인들은 팽능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럴 수가.....”
“설마 지금까지 죽였던 고스트들은 사람들이었단 말인가?”
몇몇 무림인들이 충격을 금치 못했다.
고스트들은 이상하리만큼 인간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그걸 모두가 이상하게 여겼었는데, 아무래도 그 원흉이 바로 저 알파 고스트였던 것이다.
고스트들은 죽은 인간들에게서 비롯되었다.
-스르르륵!
그러는 사이 무림인의 몸에서 나온 고스트가 그들을 향해 쇄도해왔다.
한 무림인이 도기를 형성하고는 소리쳤다.
그는 태평도문의 문주인 하현우였다.
-우웅!
“그래봐야 변하는 게 있소? 어차피 한 번 죽었던 사람들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정말 그런 거라면 저놈을 더욱 죽여야 하는 게 아니오! 하압!”
하현우가 고스트를 향해 도기를 날렸다.
-촥!
그런데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허공을 뛰어오듯이 오던 고스트가 마치 보법을 펼치듯 도기를 피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닛?”
그것도 모자라 고스트가 흐릿하게 무언가를 만들어냈는데, 그것은 검이었다.
“검?”
흐릿한 검을 들고서 날아오는 고스트가 하현우를 향해 그것을 휘둘렀다.
그런데 그 움직임은 단순히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검법 초식을 펼치고 있었다.
그것도 죽은 무림인 감윤이 독문무공인 석운검법이었다.
‘무공을 펼치다니?’
당황한 하현우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도기를 두른 상태로 도 초식을 펼쳤다.
아무리 무공을 그대로 쓴다고 해도 고열에 취약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여긴 그는 과감하게 초식을 부딪쳤는데,
-파창!
“말도 안 돼! 도, 도기를 막았어?”
놀랍게도 도기마저 막아냈다.
어이가 없어서 죽은 고스트의 검을 바라보았는데, 흐릿한 흰 입자가 응축되어서 마치 검기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푹!
그때 고스트의 손이 하현우의 가슴으로 향했다.
놀란 하현우가 자신도 모르게 맨손으로 이를 막으려 했는데,
-서서서서석!
“컥!”
놈과 접촉하는 순간, 하현우의 몸이 하얗게 변색되더니, 이내 몸에 생기를 잃고서 죽고 말았다.
-털썩!
“현우우우우우!!!”
그와 절친한 무림인이 절규하듯이 소리쳤다.
하지만 시련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앞으로 다가오는 알파 고스트의 뒤에서 벽면을 통과하여 수많은 고스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
그들은 남쪽으로 투입되었던 무림인들이 변한 고스트였다.
< 29화 알파 고스트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