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노마신 2부 (마신강림)-81화 (81/234)

< 26화 마신의 유산 (2)

'천마!'

영상으로 보았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인 위압감이 느껴졌다.

'어, 어떻게 이곳에?'

천우경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천여운의 마지막 종적은 분명 제남시에 있었다.

그런데 제남시는 게이트 경보령이 떨어져서 지하 고속기차의 운행이 중지되어서 움직일 수 없을 터였다.

당황해 하는 천우경에게 천여운이 냉소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생각보다 빨리 보게 되는구나."

드디어 마지막 파벌의 수장을 이렇게 대면하게 되었다.

파벌을 점 조직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서 암종의 요원들조차도 천우경의 종적을 쉽게 찾지 못했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유산을 노린 덕분에 놈을 찾아냈다.

"헛된 탐욕이 네놈의 발목을 붙잡았군."

천여운이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심후한 진기가 일어나 천우경의 몸을 강제로 당기려 했다.

"어어엇?"

그때 적아가 앞을 가로막았다.

-우웅!

적아가 두 손을 내밀자 방대한 진기가 일어나며, 아주 잠깐 허공에 뜨려고 했던 천우경의 몸이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음?"

천여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진기를 막아?'

이 시대에 와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화경의 고수조차 끌어당길 수 있을 만큼의 진기를 일으켰는데, 그것을 끊을 정도면 굉장한 내가고수임을 의미했다.

적아가 천여운에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주군. 건드릴 수 없다. 괴롭히면 내가 용서 못한다!"

그걸 듣는 순간 천여운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굉장히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그럴 리가....'

다만 원래 알고 있던 목소리보다도 더 굵직했고, 말투가 매우 어눌했다.

유아들이나 쓸 법한 말투였다.

의아해하는 천여운과 달리 천우경은 그의 진기를 막은 적아의 엄청난 내공에 놀라워했다.

'천마의 진기를 막다니?'

이 정도까지 강할 줄은 몰랐다.

두려움에 어쩔 줄 몰라 하던 그의 마음에 한 줄기의 희망이 피어났다.

'녀석과 함께 상대하면 가능성이 있을 지도 몰라.'

적아가 상대하고 있는 사이에 자신이 빈틈을 노려서 요혈을 찌른다면,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끄웩!"

천우경이 피를 토해냈다.

그 소리에 놀란 적아가 당황해서 그를 부축하려 했다.

"주군! 괜찮은 거냐?"

"나, 나는 괜찮다."

천우경은 말을 하는 것조차 굉장히 버거웠다.

갑자기 체내가 들끓었는데 아무래도 기린의 피 때문인 것 같았다.

말은 괜찮다고 했지만 오장육부가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협공은커녕...'

빨리 운기를 하여 기린의 피에 담겨 있는 영력을 안정화 하는 게 급선무였다.

그 동안 적아가 잘 막아주기를 바라야 했다.

“적아. 놈을 막아, 아니 처치해."

죽일 각오로 상대하는 게 나았다.

그런 그에게 적아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주군. 그런데 저 사람. 왠지 본적이 있는 것 같다."

'!?'

천우경이 인상을 찡그렸다.

천 년 전부터 내려오는 마신의 유산을 지키는 자였기에 어느 정도 가능성은 있다고 여겼지만 어쩌면 그가 천마와 안면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뇌에 문제가 있어도 어렴풋이 기억하는 건가?'

무공을 기억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 듯 했다.

신경외과 의사인 호의성에 의하면 회복 속도의 추이로 보았을 때, 퇴행성 행동 증후군이 치료되려면 한 달이 걸린다고 했다.

하지만 천우경으로서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생각을 못하게 해야 해.'

천우경이 공동 입구 쪽에 서있는 천여운을 가리키며 속삭이듯이 말했다.

"잘 들어. 저 자는 천마를 사칭하는 간악한 자다."

"사칭?"

"내가 아니라 자신이 천마라고 한다."

그 말에 적아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가면에 가려져 얼굴을 볼 수 없으나 굉장히 분노한 것 같았다.

"천마는 주군이다!"

'됐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이 정도로 분노를 끌어냈다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천우경이 입술을 실룩거리며 말했다.

"저 자가 나를 죽이고 천마신교를 혼란에 빠뜨리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지?"

-쾅!

적아가 바닥에 진각을 세차게 밟으며 소리쳤다.

"놈을 죽인다! 죽일 거다! 누구도 주군을 건드릴 수 없다!"

전의가 최고조에 달했다.

뇌가 퇴행했지만 분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반면 천여운의 눈빛은 싸늘해졌다.

"끝까지 혀를 놀리는군."

천여운이 허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쩌저저적!

그러자 공동 전체로 차가운 한기가 일어나더니, 수백여 개의 얼음검들이 생겨났다.

엄청난 장관에 천우경이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 이게 무슨...."

"둘 다 같이 죽어라."

천여운이 그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러자 그 많던 얼음검들이 일제히 적아와 천우경을 향해 쇄도했다.

천공섬광을 펼칠 수도 있었지만 공동이 무너질 위험도 있기에 천여운은 강기를 일으키지 않고 이기어검만 펼친 것이다.

"비, 빌어먹을!"

얼음검의 세례에 압도된 천우경이 눈을 감아버렸다.

온몸이 얼음검에 의해 고슴도치가 되어버리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때 예상외의 일이 벌어졌다.

-화르르르륵!

천우경과 적아의 주위로 불꽃이 거대한 구의 형태로 두터운 막을 이루었다.

-파파파파파팍!

얼음검들이 불꽃의 방어막에 막혀서 녹아내리거나 부서졌다.

어찌나 견고한지 파편조차 들어오지 못했다.

"오오!"

한 쪽 눈을 찔끔하고 뜬 천우경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설마 이것을 막아낼 줄은 몰랐다.

"내 주인. 괴롭히지 마라!"

얼음검들을 전부 막아낸 적아가 노성을 내지르며 땅바닥을 향해 붉게 물든 두 손바닥을 내리쳤다.

'뭘 하려는 거지?'

의아해하는데 적아 손바닥을 다시 위로 들어올렸다.

그 순간 천여운이 서있는 바닥에서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화르르르륵!

갑자기 치솟는 불꽃의 기둥은 순식간에 천여운을 삼켜 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모자라 적아가 두 손을 벌리자, 주위로 불꽃의 구가 수십 개가 만들어졌다.

-둥둥둥!

적아가 화기를 더욱 끌어올리자 불꽃의 구가 백색으로 변해 갔다.

온도가 더욱 오른 현상이었다.

"죽어!"

적아가 손짓을 하자, 허공에 만들어졌던 백색을 띠고 있는 불꽃의 구가 포탄처럼 불기둥을 향해 쇄도했다.

-콰콰콰콰콰쾅!

불꽃의 구가 불기둥 속으로 들어가자 안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엄청난 파괴력이 공동이 흔들릴 정도였다.

-쿠르르르!

'대, 대단해!'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천우경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인간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적아에게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적아의 힘이 이 정도라니.'

오히려 천마를 압도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저런 폭발 속에서는 아무리 무위가 강하다고 한들 살아남는다는 게 불가능해보였다.

-화르르륵!

적아의 손에 거대한 불꽃의 창이 생겨났다.

그렇게 공격을 퍼붓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확실하게 사살하려는 듯 했다.

적아가 불꽃의 창을 던지려는 순간이었다.

-솨아아아아!

타오르던 불기둥에 이변이 일어났다.

마치 홍해가 갈라지듯이 불기둥이 반으로 갈라지더니, 그 한 가운데서 앞으로 손을 뻗고 있는 천여운의 모습이 드러났다.

"꽤 하는군."

천여운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런 엄청난 공격을 당하고도 천여운은 화상은커녕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천우경은 어찌나 놀랐는지 운기를 하던 도중에 멈추고 말았다.

"어!"

적아 역시도 놀랐는지 순간 멈칫 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서 천여운을 향해 불꽃의 창을 던졌다.

-슉!

불꽃의 창이 엄청난 속도로 천여운의 심장을 꿰뚫으려고 했다.

당연히 이를 피할 거라 생각한 적아는 창을 던짐과 동시에 천여운을 향해서 신형을 날렸다.

그러나,

-팍!

천여운이 날아오는 불꽃의 창을 그대로 잡아버렸다.

화상을 입을 법도 했는데, 천여운은 전혀 아무렇지 않은 듯이 잡아챈 불꽃의 창을 다시 적아에게 던져버렸다.

"도로 가져가라."

-슉!

이를 적아는 피하지 않았다.

불꽃은 그의 힘의 근원이었고 절대로 피해를 줄 수 없다고 여긴 탓이었다.

"불꽃. 내게 소용없..."

-팍!

"끄억!"

예상을 벗어났다.

불꽃의 창이 적아의 어깨를 그대로 관통하고 말았다.

덕분에 날아오던 그가 뒤로 튕겨나갔다.

-쿠당탕!

바닥을 몇 차례 뒹군 적아가 다시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의 관통 당한 상처 부위가 빠른 속도로 재생하고 있었다.

-스물스물!

핏줄이 연결되면서 근육이 다시 형성되어갔다.

호의성이 말한 수배의 속도가 아닌 수십 배에 달하는 재생 능력이었다.

그걸 본 천여운이 말했다.

"역시 네 녀석. 기린의 피를 복용했군."

화기를 다루는 것부터 시작해 재생 능력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천여운의 눈빛이 의구심에 휩싸였다.

'기린의 피는 남자가 감당할 수 없을 터인데.'

화기는 단순하지 않았다.

극양의 기운을 내포하고 있어서 기린의 피는 중화시키지 않고서 섣불리 복용할 경우가 오장육부가 타들어가 죽을 수도 있었다.

'흠.'

이것을 유일하게 극복한 한 남자가 있었다.

기린의 피를 극음의 한기로 중화시켜준 덕분에 완벽하게 화기를 체화시킨 그 자는 스스로를 천여운의 제 일의 심복이라 자처했었다.

'왜 일까?'

천우경의 수하에게서 그의 향수가 짙게 느껴졌다.

하지만 천 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아무리 수명을 극한으로 늘려주는 기린의 피를 복용한다고 해도 너무 오랜 세월이었다.

'그렇다면.'

의구심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직접 확인하는 것이었다.

저 가면 속에 감춰져 있는 얼굴을 확인한다면 그 정체를 알 수 있으리라.

-스륵!

천여운의 신형이 흩어지며 순식간에 적아의 앞에 도달했다.

어지간한 고수들은 절대로 눈치 채지 못할 만도 했지만 천여운이 도착하는 순간 적아가 불꽃을 실은 수도로 찔러왔다.

-화르르륵!

천여운이 그것을 가볍게 회피한 후에 그의 가면에 손을 뻗었다.

"우왓!"

놀란 적아가 재빨리 뒤로 몸을 날렸다.

[가면을 절대 벗지 마라.]

천우경이 했던 그 명령을 기억했기에 본능적으로 피한 것이었다.

운기에 집중하지 못하고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천우경이 다급히 소리쳤다.

"가면을 벗기지 못하게 해!"

그 소리를 들은 적아가 도망치려했다.

"어딜!"

천여운이 절묘한 보법을 펼치며 그를 따라갔다.

필사적으로 도주를 시도했지만 따라잡히기 일보 직전의 상황이 발생하자, 당황한 적아가 괴성을 질렀다.

"크아아아아! 쫓아오지맛!"

"네 얼굴을 밝혀라."

이를 개의치 않고서 천여운이 검결지로 날카로운 예기를 일으켜 적아의 가면을 베려했다.

그 순간 적아의 몸이 거대한 불꽃에 휩싸였다.

-화르르르륵!

'이 녀석?'

천여운이 인상을 찡그렸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화기를 폭주시킨 것이었다.

"으아아아아아!"

적아가 두 팔을 교차시키며 휘두르자 거대한 불꽃이 회오리를 일으켰다.

용오름처럼 치솟은 불꽃의 회오리가 두 사람을 동시에 집어 삼켰다.

동귀어진의 수나 다름없었다.

"적아!"

이렇게 둘을 삼킨 불꽃의 회오리가 더욱 거세졌다.

'커, 커지고 있어.'

공동의 삼분지의 일을 차지할 만큼 엄청난 규모의 불꽃의 회오리에 천우경이 다급히 정좌를 풀고서 신형을 뒤로 날렸다.

가만히 있다가는 저것에 휩쓸리고 말 것이다.

-콰콰콰콰콰쾅!

거대한 불꽃의 회오리에 공동이 초토화가 되어갔다.

사방에 균열이 일어나 파편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박혔는데, 공동이 무너져 내리는 않는 것이 용할 정도의 위력이었다.

'안 돼. 여기 있다가 죽을 지도 몰라.'

기린의 피를 체화시키고 있을 틈이 없었다.

죽을 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천우경은 공동을 벗어나기 위해 공동의 가벽 쪽으로 붙어 동굴의 통로로 도망가려 했다.

바로 그때였다.

-슈우우우우욱!

거칠하게 회오리를 치던 불꽃에 변화가 생겨났다.

차가운 한기가 일어나더니, 절대로 꺼지지 않을 것 같던 불꽃이 뿌연 수증기와 함께 급속하게 수그러들었다.

'부, 불꽃이...'

놀란 천우경이 그것을 무심결에 바라보았는데 그 순간,

-파앙!

죽어가는 회오리 속에서 누군가 천우경이 있는 방향으로 튕겨져 나왔다.

튕겨 나온 자는 바로 적아였다.

-콰콰콰쾅!

얼마나 강한 힘에 의해 튕겨나갔는지 적아의 몸에 부딪친 바닥이 두부마냥 부서져나갔다.

몇 차례나 바닥을 뒹굴고서야 겨우 멈춰진 적아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거친 호흡을 내뱉었다.

"헉.... 헉....."

'아!'

그 와중에 천우경은 적아의 가면이 무사한지 살폈다.

다행히 적아가 쓰고 있는 가면은 검게 그을려서 수많은 금이 가있었지만 용케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가면은 그럭저럭 무사했지만,

'......이런 괴물조차 상대가 되지 못하다니.'

승패가 갈라졌다.

적아는 천마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저렇게 지친 기색이 역력해서 꼼짝하지 않고 있는 것만 봐도 상대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정녕 인간이 아니란....크윽!'

속에서 들끓는 화기에 천우경이 복부를 움켜잡았다.

조금만 방심하면 화기가 폭주해서 자신을 집어삼킬 것 같았다.

'도저히 승산이 없다.'

천우경이 어두워진 얼굴로 적아의 등을 바라보았다.

이대로라면 같이 죽는다.

'......별 수 없구나.'

아까웠지만 그를 방패삼아서 조금이라도 버티게 만들고서 탈출하는 수밖에 없을 듯 했다.

그 외에는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짧은 찰나에 결정을 내린 천우경이 적아에게 명했다.

"적아. 어떻게든 놈을 죽여라."

차마 자신이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벌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그런데 적아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뭐하는 거야? 놈을 죽...."

그때 적아가 그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이런......'

뒷모습만 보았을 때는 미처 몰랐는데, 적아의 가면의 앞쪽이 뜯겨져 나가 있었고, 그의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피로 얼굴이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큭. 얼굴을 보이고 만 건가.'

들키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결국 보이고 말았다.

하지만 어차피 상관없었다.

설사 들켰다고 한들 이제 적아는 자신이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벌기위한 용도일 뿐이었다.

"후우....가면은 개의치마라. 놈을 죽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콱!

"컥!"

적아가 갑자기 그의 목을 번개처럼 움켜쥐었다.

놀란 천우경이 그를 다그쳤다.

"컥컥, 네놈 지금 무슨 짓을..."

"감히 누굴 죽여?"

"뭣?"

"그리고 누가 적아라는 것이냐?"

'!!!'

어눌하지 않고 똑바른 목소리에 천우경의 얼굴이 굳어졌다.

두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서, 설마....'

당혹스러워하는 그에게 적아가 붉은 안광이 선명한 두 눈을 부릅뜨고서 자부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일갈을 내질렀다.

"나는 대 천마신교의 천마이신 마신 천여운님의 제 일의 심복인 허봉이다!"

< 26화 마신의 유산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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