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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마신 2부 (마신강림)-52화 (52/234)

< 16화 일루션 (2) >

'환 이사 그쪽 팀도?'

-끄덕끄덕!

환명오가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 할 것 없이 각 부서에서 최고의 능력을 지닌 자들로 추려냈다.

최소 일류 고수 이상의 무위를 지닌 자들로 차출시켰으니, 거의 회장 직속의 보안 요원들의 수준을 넘어서는 부속실이 되어버렸다.

'이, 이 배신자 녀석들!'

긴급 인사이동 조지는 당사자가 동의를 해야 가능했다.

한 마디로 그들 모두가 원했기에 부회장 부속실로 이동된 것이었다.

'내가 그리 아꼈거늘.'

'한 번 물어보지도 않고서....'

중진들이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긴 자신들이 사원이라고 해도 전설이나 다름없는 천마의 직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받아들일 것이다.

'회장님.....'

천유장을 바라보던 그들이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천여운이 등장한 시점부터 천유장의 역할은 바지 회장에 가까워져버렸다.

결재 셔틀이나 다름없었다.

"수고했다."

"아닙니다! 누구의 명이신데요."

칭찬을 듣고서 좋아하는 비막헌 본부장의 모습에 중진들이 혀를 찼다.

자신들에게 귀띔조차 해주지 않은 것에 대한 섭섭함이었다. 그때 회장인 천유장이 입을 열었다.

"비막헌 본부장."

"네 회장님."

"자네는 당분간 승진 유보일세."

"넷?"

방심하고 있던 비막헌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어제 저녁 때까지만 하더라도 상무이사로 한 달 내 인사 이동될 터이니, 인수인계를 준비하라고 했었다.

갑자기 승진이 유보되었다고 하니 당혹스러웠다.

"미안한 얘기지만 자네는 직위 강등이야."

천유장의 그 말에 비막헌이 점점 울상이 되어갔다. 자신들의 부서원을 빼낸 것 때문에 그를 아니꼽게 바라보던 중진들이 사이다를 한 병 들이킨 표정이 되었다.

"어, 어째서?"

그런 비막헌에게 천여운이 말했다.

"당분간 내 부속실의 실장을 맡아줘야 겠다."

'!!!'

비막헌의 두 눈이 커졌다.

정말 강등인가 싶어 혼란스러워 했는데, 부속실장으로 배정 된다는 말에 얼굴 표정이 일순간에 뒤바뀌었다.

"그게 정말이십니까?"

"왜 불만이느냐?"

"아, 아닙니다! 저희 환영검종의 평생의 영광입니다!"

-쿵!

비막헌이 넙죽 엎드려 천여운에게 절을 했다.

부속실장이 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천여운의 오른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의미였다.

말이 강등이지 앞으로 바뀌게 될 천마신교의 중심부로 다가선 것이었다.

'뭐가 강등이야.'

'....젠장.'

다른 중진들의 표정이 사이다에서 탄산이 빠져버렸다.

장차 천마신교가 통합되게 된다면 마신 천여운의 부속실장으로 일했다는 커리어는 굉장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눈빛은 부러움으로 물들었다.

'이제 심양시로 돌아가서 녀석들을 데려오기 전에 처리할 일은 하나뿐인가.'

천여운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계획들이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었다.

세 파벌 중 하나를 손에 넣은 후부터 이곳 제남시는 다시 부활할 천마신교의 토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최종 목표는 십만대산의 근처의 최대시인 광주시 탈환이었다.

'오신 그룹이라고.'

십만대산의 영역권인 광주시는 오신 그룹의 본사가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 들어보는 무림의 단체인 그곳은 현 무림을 이끌어가는 삼대 파벌 중 하나라 하였다.

무림 협회 내의 정파 무림 연합, 블레이드 식스, 오신 그룹이 현재의 중심이었다.

그 중 오신 그룹의 회장이 현 무림 협회의 협회장이라 들었다.

'감히 본교의 영토에 뿌리를 내려.'

천마신교의 통합이 끝난다면 오신 그룹을 몰아내는 것이 이 차 목표였다.

물론 그전에 인식을 되돌리는 작업이 필요했다.

현재 천마신교를 통합하는 것 이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공적이라....'

무림 뿐만이 아니라 중원 모든 사람들에게 블랙 스카이 컴퍼니, 즉 천마신교는 공적이라 불릴 만큼 그 인식이나 세간의 평은 최악이었다.

그것을 뒤집을 만한 계기가 필요했다.

'천마신교가 만인에게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무림의 일이야 힘으로 굴복시키면 된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했다.

'좋은 게 있지 않은가.'

천여운의 머릿속에 그 해법은 정해져 있었다.

인류의 재앙.

인류의 적.

무림 협회든 게이트 키퍼든 방위군이든 할 것 없이 힘을 합쳐서 제거하는 적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게이트다.

게이트에서 나온 재앙은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

인류를 학살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틈새를 파고드는 것이 천여운이 생각한 천마신교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었다.

'내부 싸움만 한다고 이런 좋은 명분 거리를 등한시하다니 쯧.'

용천 그룹은 무림인 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최대한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파하기 위해 피지 못할 경우가 아니고는 게이트 방위전에 참여를 피했다.

적어도 이십칠 년 동안 고난을 감수했다면 인식을 전환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가장 이용해먹기 좋은 이점을 버린 셈이었다.

"비막헌."

"넵!"

엎드려 있던 비막헌이 벌떡 일어서며 답했다.

"차를 준비시켜라."

"알겠습니다."

그 말에 천유장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디로 가시려고?“

천여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걸이에 걸린 코트를 걸치며 말했다.

"그 계집이 어느 병원에 있다고 했지?"

'아.....'

단순히 계집이라고 말했지만 누구를 의미하는지 알아들었다.

그녀에게 가는 모양이었다.

"본사와 제휴를 맺은 일천 종합 병원입니다."

"적당히 치료도 됐을 테니, 슬슬 써먹어야지. 흐음, 비서 같은 걸로 쓰면 적당하겠군."

그 말과 함께 천여운이 회의실을 나갔다.

천유장이 어안이 벙벙해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SS급 게이트 키퍼를 비서로 쓰신다고?"

* * *

제남시 용천 그룹 제휴 일천 종합 병원.

병원의 1인 특실 병동에 갈색 머리카락에 환자복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풍만한 미드를 자랑하는 20대 후반의 여인이 침상에 걸터앉아 있었다.

도도해 보이는 눈매를 가진 이 여인은 SS급 게이트 키퍼인 중력마녀 유소화였다.

그녀의 시선은 병실 창가에 있는 화분들에 향해 있었다.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제남시 방위군 총사령관 소장 조윤.]

[그대가 있어서 시민들이 안전이 보장됩니다. 제남시 공안국 국장 유청선.]

[부시장으로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제남 부시장 미축.]

쾌유를 바라는 문구들이 붙어 있었다.

SS급 게이트 키퍼인 그녀는 명성만큼이나 제남시 유명 관계자들이 성의를 보였다.

공안국의 국장은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그녀가 화분들을 흘겨보았다.

'남의 속사정도 모르고.'

오른팔의 접합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워낙 깔끔하게 잘려져 있어 신경부분의 재생 치료도 원활하게 되어서 통원으로 재활치료만 하면 되는 수준이었지만 강제로 묶여 있는 상황이었다.

'하아.'

그녀의 눈길이 병실의 입구 유리창으로 향했다.

두 명의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이 철통같이 보안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말이 보안이지 그녀를 감시하는 용천 그룹의 요원들이었다.

[방위군 제휴 병원은 안 됩니다. 대신 저희 쪽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해드리겠습니다. 대신 방문자들에게는 잘 이야기 해주시길 바랍니다.]

용천 그룹의 비막헌이라는 자가 한 말이었다.

주위의 관계자들에게 천여운의 노예가 되었음을 밝히지 말라는 소리였다.

유소화의 체내에는 천 개 가량의 나노 폭탄이 들어 있었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지.'

아무리 SS급 이능력을 가진 그녀라고 해도 혈관과 주요 장기, 뇌에 자리 잡고 있는 나노 폭탄을 자의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몰래 도망을 시도해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입구에만 두 명이지 복도부터 시작해 병원 곳곳에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게 요원들을 배치해놓았다.

'전부 죽여 버리고 싶어.'

그녀의 능력이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지만 한 명이라도 죽게 된다면 저들이 분명 그 자에게 연락을 취할 것이다.

그럼 그 냉혹한 괴물은 인정사정없이 나노폭탄을 터뜨릴게 뻔했다.

'차분해져야해.'

여기서 흥분하게 된다면 자신만 손해였다.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고 있던 찰나였다.

-똑똑!

병실의 문이 열리며 검은 양복의 요원 중 한 명이 말했다.

"손님들이 왔습니다."

".....들여보내주세요."

요원이 비켜서자 안으로 세 명의 남녀가 들어왔다.

한 사람은 단발에 붉은 안경테를 쓰고 있는 지적인 외모를 지닌 이십대 후반의 여성이었고, 두 명의 남자들은 대학생처럼 보이는 캐주얼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 중 붉은 안경테의 여인을 바라보는 유소화의 눈빛이 이채를 띠었다.

-쿵!

병실의 문이 닫혔다.

그 순간 그들 중에 모자를 쓴 한 남자가 입구를 향해 손바닥을 가져다댔다.

그러자 붉은 안경테의 여인이 천천히 다가와 입을 열었다.

"소리를 차단시켰으니 안심하고 말해."

그런 그녀에게 유소화가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당신이 올 줄은 몰랐는데요. 혜연."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익숙했다.

붉은 안경테의 여인이 입술을 실룩거리며 말했다.

"여전히 재수 없는 말투네."

"당신의 비아냥거리는 말투만 할까요?"

"너만 하려고. 그보다 천하의 SS급 키퍼가 이 꼴이 되다니 말이 아니네? 이래서야 내 라이벌이라고 할 자격이 있겠어?"

그녀의 말에 유소화가 피식하고 웃었다.

붉은 안경테의 여인인 혜연은 저 혼자 자신을 라이벌로 여기는 S급 게이트 키퍼였다.

하지만 충분히 그 강함은 인정받고 있었다.

SS급에 비견되고 있는 위험한 이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습니다."

병실 문 앞에 손을 대고 있는 남자의 말에 혜연이 손짓을 했다.

그러자 다른 남자가 품속에서 작은 단말기 같은 것을 꺼냈다.

혜연이 이죽거리면서 말했다.

"너 나한테 빚진 거다. 이거 급하게 구하려고 C등급 코어 하나 날렸으니까?"

"......알겠어요."

남자가 꺼내든 단말기의 버튼을 눌렀다.

-삐이!

그러자 고막에 울리는 돌고래 초음파 같은 소리가 단말기에서 퍼져 나왔다.

10초가량 울리고 나서 남자가 단말기를 껐다.

"됐어. 이제 몸속의 나노 폭탄이 제거되었을 테니 나가자."

단말기의 용도는 바로 그것이었다.

유소화의 몸속에 있는 나노 폭탄을 정지시키는 코드 주파수를 발신하는 장치였다.

혜연의 그 말에 그녀의 얼굴이 환해졌다.

"이 빚 절대로 잊지 않을게요."

"그래야지. 이제 편하게 나가자고. 방해하면 다 박살내고. 호호호."

"그건 안 돼요."

"응? 왜?"

"그렇게 되면 그 자에게 연락이 취해질 거에요."

"......그 자라면 널 이 꼴로 만들었다는 그 무림인을 말하는 거야?"

"그래요."

"얼마나 괴물이기에 그런 소리를 하는 건지 몰라도 이 몸의 능력 몰라? 어차피 인간이라면 누구도..."

"됐으니까. 일단 빠져나가죠."

"에이. 재수 없는 뇬."

말을 자르고서 침상에서 일어나자 혜연이 투덜거렸다.

병실 입구에서 손바닥을 대고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던 남자가 이능력을 거둬들였다.

-쾅!

그 순간 병실 입구가 열리며 검은 양복의 요원들이 무서운 얼굴을 하고서 들어왔다.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네놈들 정체가 뭐야?"

이능력 때문에 입구를 열 수 없었던 그들이었다.

그런 요원들을 바라보며 혜연이 입 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옆에 괜찮은 거야?"

"무슨 소리를 하는....헉!"

그때 요원 중 한 사람이 화들짝 놀라서 품속에서 나이프를 꺼내서, 옆에 서있는 다른 요원의 배에 꽂았다.

-푹!

"컥! 왜?"

얼떨결에 칼이 찔린 요원이 당혹스러워하는데, 사색이 된 요원이 희열에 찬 눈으로 다른 부위에도 연거푸 나이프를 쑤셨다.

-푹! 푹! 푹!

"이 괴물! 죽어! 죽어!"

-털썩!

요원이 숨을 거뒀을 때야 그것을 멈출 수 있었다.

나이프를 찌르던 것을 멈춘 요원의 눈동자가 멍해져 있었는데, 이윽고 초점이 돌아오더니 바닥에 쓰러진 죽은 요원을 보고서 당황스러워했다.

"이, 이게 대체 무슨?"

"본인 손으로 동료를 죽였잖아."

혜연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히익!"

요원은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피에 젖은 나이프를 보면서 혼란스러워했다.

그런 그에게 혜연이 말했다.

"동료를 죽였는데 뭘 해? 혼자 살아남으려고?"

그 말을 들은 요원의 두 눈이 또 다시 초점을 잃었다. 요원이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나이프를 잡더니, 이내 스스로의 목에 꽂았다.

-푹!

그리고는 바닥에 쓰러졌다.

그 광경을 보면서 유소화가 인상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여전히 악취미군요."

"널 그 꼴로 만들었는데, 이 녀석들을 그냥 살려 보낼 거라 생각했어?"

"됐어요. 복도에는 민간인들이 많으니 더 이상 일을 키우지 마세요."

"새삼 착한 척은."

그들이 병실 밖을 빠져나왔다.

병실 바깥으로 나오자 복도 쪽에 환자의 가족들로 보이는 민간인들과 곳곳에 검은 양복을 입은 용천 그룹의 요원들이 서 있었다.

혜연이 복도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꺄아아아아악!"

-웅성웅성!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녀에게로 향했다.

혜연이 손바닥을 치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짝!

"잠들 시간이야."

-털썩! 털썩! 털썩!

그 순간 복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실이 끊어진 인형마냥 바닥으로 쓰러졌다.

바닥에 쓰러진 자들은 정말로 잠이 들어 있었다.

몇몇 드르렁 거리며 코를 고는 사람들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자. 됐지?"

경이로울 정도의 이능력이었다.

S급 키퍼들 중에서도 간혹 뛰어난 능력자들에게는 칭호가 붙곤 한다.

그녀의 칭호는 일루셔니스트(Illusionist).

얼핏 전투와는 어울리지 않는 정신계 능력 같았지만 이 최면 능력은 국무원에서도 매우 위험한 능력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었다.

"좋아요."

그들이 서둘러서 복도의 가운데에 있는 로비로 향했다. 로비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최면 능력을 가진 혜연이 있기 때문에 당당하게 나갈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귀퉁이를 돌면 바로 로비가 나온다.

그때 그들의 귓가로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다.

-띵동!

누군가가 이 층에서 내리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귀퉁이를 도는 순간, 유소화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디를 그리 가려는 거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하, 하필 이럴 때?'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사람은 바로 천여운과 그를 수행하고 있는 비막헌, 그리고 병원을 지키고 있는 용천그룹 보안 요원 네 명이었다.

천여운이 로비와 복도에 쓰러진 사람들을 훑어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목줄을 좀 더 조여 놓을 필요가 있나 보네?"

-스윽!

그 말과 함께 천여운이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손가락을 튕겨서 나노 폭탄을 터뜨리려는 모양이었다.

유소화가 입술을 질끈 깨물며 말했다.

"그딴 건 이제 통하지 않..."

-딱! 팡!

"꺄아아아악!"

그녀의 왼손 바닥이 폭음 소리와 함께 검게 그을려졌다.

혜연이 고통스러워하는 유소화를 쳐다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나, 나노 폭탄을 해제시켰는데?"

< 16화 일루션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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