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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천마 (1)
천마기(天魔氣).
그것은 타락한 용(龍)에서 비롯되었다.
승천하는 용을 죽여서 얻은 순수한 증오와 살의, 그리고 어둠.
그런 모든 것이 응집된 것이 바로 천마기였다.
초대인 천마 조사는 훗날의 후계자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심득과 천마기를 남겼다.
이를 얻은 자가 바로 2대 천마인 천여운이었다.
‘마기.’
그리고 2대 천마인 천여운은 사라지기 전 교인들에게 마기를 남겼다.
타락한 영물의 사체와 피에 담겨 있는 마성의 기운을 흡수한 뛰어난 무위를 지닌 마교인들은 마기를 지닌 마인(魔人)이 되었다.
2대 천마는 사라졌지만 마기는 대대로 내려와 천마신교의 상징이자 힘으로 남았다.
-쿵! 쿵! 쿵!
환시아가 미친 듯이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외쳤다.
“천마신교의 미천한 교인이 2대 천마이신 마신을 배알합니다. 부디 마신께 무례를 범한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마기는 상위 기운인 천마기에 굴복한다.
그것을 뼈저리게 느낀 그녀는 눈앞에 있는 사내가 2대 천마이자 사라진 24대 교주 천여운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들어라.”
“진정한 천마를 알아보지 못한 불충한 교인이 어찌 고개를 들 수 있나요. 용서해주실 때까지는 불경을 범할 수 없습니다.”
그녀는 진정으로 부끄러웠다.
천여운의 앞에서 가짜 천마검이라고 손가락질을 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차마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우우웅!
그런 그녀의 몸이 강제로 일으켜졌다.
찢어진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어여쁜 그녀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얼굴 한편에는 혹시나 용서해주시는 건가 하는 기대감으로 가득 했다.
“아아....천마이시여.”
하지만 천여운의 입에서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말이 나왔다.
“착각하지 마라. 내가 한 사람 한 사람 일일이 벌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네?”
“너를 비롯한 흩어져서 물고 뜯고 있는 모든 교인들이 벌을 받을 것이다.”
천여운의 눈빛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1,800년이 넘는 유구한 세월을 자랑하는 천마신교가 와해된 것도 모자라, 여전히 재건은커녕 27년이 넘게 세 파벌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모습에 실망할 대로 실망한 그였다.
게다가 가짜 천마검과 가짜 백룡도, 심지어는 자신의 신분패마저 조작해서 교주직을 탐하고 스스로를 천마라 칭하는 천우경 일파는 절대로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죄에 따라 일벌백계할 것이니, 각오해라.”
“처, 천마이시여....”
환시아는 순간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다.
2대 천마인 천여운 시절에는 한 어버이를 둔 형제들끼리 서로를 해쳐가며 더 강한 교주직을 뽑는 것이 일상다반사였다.
그것을 근절시킨 것이 바로 천여운이었다.
천마신교의 내정에 간섭하는 외척들을 정리하고 내부에서는 전쟁이 없도록 만든 그의 모든 노고를 전부 헛수고로 만들었다.
‘잠깐만.....그러고 보니까. 2대 천마께서는 외척들을 전부 죽이고, 소교주직을 경쟁하던 모든 형제들의 팔을.....’
시간이 흘러서 많이 잊혀 졌다고 해도 여전히 천마신교의 교인들에게는 너무도 유명한 일화들이 많은 전설적인 인물이 바로 천여운이었다.
절대로 교인이거나 자신의 후예라고 봐줄 그가 아니었다.
“말해라.”
“네? 어떤 것을 말하라고 하시는 것인지...”
“네가 속한 파벌의 거점이 어디인지 말해라.”
“그.....그건....”
천여운의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그녀는 쉽게 말이 나오지 못했다.
차라리 천유성 이사나 천우경 전무의 일파의 거점을 정확하게 안다면 알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거점지는 정확하지 않았다.
천우경이 가짜 천마검을 공개적으로 밝힌 자리도 그들의 원래 거점 활동 지역이 아닌 걸로 파악 되었다.
천여운이 그녀에게 천우경 전무의 거점지를 묻지 않은 것도 스마트폰에 있던 자료 중에 그것과 관련된 내용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쓸데없는 잔머리를 굴릴 생각하지 마라.”
-털썩!
환시아가 무릎을 꿇고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천마이시여. 부디 자비를 베푸소서.”
결국 그녀는 비환귀종을 비롯한 천유장 본부장을 지지하는 일파의 거점지를 알려주었다.
물론 그 과정까지 울먹이면서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몇 번을 사정했는지 모른다.
‘제남시.’
천유장 본부장 일파의 거점은 바로 제남시였다.
산동성의 서북쪽에 자리한 도시였다.
드디어 천마신교의 와해된 세 일파 중 하나의 행방을 알게 된 것이다.
“천마이시여. 경하드립니다.”
천여운을 따라서 천마신교의 재건을 맹세한 백종서가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 역시도 이렇게 빠르게 한 곳을 알아내게 될 줄은 몰랐다.
게이트 경보령이 끝나고 오게 될 고왕현 부장이 장자인 천유성 일파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두 일파의 거점을 알아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게이트 경보령이 끝나면 바빠지겠군요.”
백종서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천여운이 그에게 하는 말은 전혀 뜻밖의 것이었다.
“위치를 알았는데 기다릴 필요야 있나.”
“네?”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게이트 경보령이 끝날 때까지는 지하 고속기차의 운행이 중지 된다.
더군다나 제남시로 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곱 개의 시를 통과해야만 하는데, 빠르게 환승한다고 해도 족히 이틀은 걸릴 것이다.
“천마이시여.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통...”
“백종서.”
“넵.”
“아까 전에 이야기한 그 아지트로 네 모친과 귀환비종의 소종주를 데리고 가라.”
“네? 그, 그럼 천마께서는?”
“길어져도 사흘 안에 돌아오겠다.”
“대체 그게 무슨?”
-팟!
그의 물음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천여운의 신형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그것은 그들이 흔히 알고 있는 그런 경공이 아니었다.
환시아가 놀란 눈으로 중얼거렸다.
“느, 능공허도!”
천여운이 펼친 것은 경공의 최대 경지라 할 수 있는 능공허도(凌空虛道)였다.
진기로 허공에 층을 만들어 내딛는 것인 허공답보보다도 한 단계 위의 경지로 자신의 몸을 심후한 진기로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최상의 경지이다.
이것은 현경의 고수조차 흉내 낼 수 없는 절대 경공술이었다.
“.......인간이 아니야.”
말로만 들어왔지 저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런데 허공에 떠오른 천여운이 일정 높이까지 올라가자, 그의 몸에 뭔가가 걸쳐지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뭐지?’
어두운 밤인데다가 너무 높게 올라가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귀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공기의 층이 울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팡! 팡! 팡!
마치 로켓이 발사되는 것처럼 천여운이 떠올랐던 허공에서 자기장 입자가 눈부신 선을 그리며, 서남쪽으로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환시아가 어안이 벙벙해져서 백종서에게 말했다.
“바, 방금 제가 뭘 본 거죠?”
* * *
심양시 시청 부지 내 게이트 방위국.
아까 전만 하더라도 긴장감의 연속이었던 게이트 방위국의 분위기는 거의 축제에 가까웠다.
알파 개체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잡혔기 때문에 거의 수습 과정에 놓여 있었다.
“서쪽 D-12방벽 이상무.”
“서쪽 D-13방벽 이상무.”
모니터링 요원들이 활기차게 보고를 했다.
대부분의 방벽들이 뚫림 없이 건재했고, 서쪽 방벽의 방위를 맡고 있는 지휘관인 부현동 소교도 얼마 후면 잔여 위험 개체들을 전부 소탕할 것 같다는 보고를 해왔다.
‘좋았어!’
당직 사령인 위소용이 기쁨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내심 또 한 번 방벽이 뚫리지 않을까 내내 긴장했었는데,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C등급이었는데 무사히 넘기다니.’
천운이 따랐다.
물론 그 천운의 배후에는 한 정체 모를 무림인이 있었다.
부현동 소교의 보고에 의하면 미등록 무림인이라고 했는데 그 정체가 궁금해졌다.
‘내가 다 보답하고 싶을 지경이야.’
듣기로는 서쪽 E-3 방벽 쪽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난 알파 칼자칼을 일검에 베었다고 했는데, 그 정도면 게이트 키퍼로 치면 최소 A급이나 S급에 속할 실력자였다.
‘뭐, 알파 개체의 코어를 얻었다니 잘하면 볼 수 있을 지도.’
간혹 무림인 중에서도 코어의 가격이 높다보니, 방위국이나 시에 처분하는 자들이 있었다.
그렇게 그 정체모를 무림인을 궁금해 하던 찰나였다.
-위이잉! 위이잉! 위이잉!
방위국 탐지 레이더에 비상 경고등이 떴다.
모니터링을 하던 한 하사관이 다급히 소리쳤다.
“당직 사령관님! 이걸 보십시오!”
-타타타탁!
하사관이 키보드를 치면서 메인 화면으로 탐지기를 확대시켰다.
그것은 현재 심양시 전체를 비추는 레이더였다.
-웅성웅성!
지금까지 게이트 방위에 성공했다며 좋아하던 모니터링 군인들이 혼란스러워했다.
탐지기에 잡힌 붉은 점이 엄청난 속도로 심양시의 상공을 가로질러서 서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순간 넋을 놓았던 위소용이 다급히 소리쳤다.
“당장 대공 방어 체계 가동해!”
그런데 그러기가 무색하게 붉은 점이 심양시를 벗어나버렸다.
자그마치 마하 13에 육박하는 속도라 엄청나게 빨랐다.
“심양시를 지나쳤습니다!”
레이더의 경고음이 멈췄다.
바짝 긴장했던 방위국 모니터실에 있던 군인들 모두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만약 이 미확인 비행 물체가 심양시 상공을 맴돌았다면 코드 레드급의 비상사태라 할 수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린 위소용이 벽을 붙잡고서 중얼거렸다.
“대...대체 방금 그건 뭐야?”
* * *
공안국의 RV 차량을 타고 도로를 이동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백종서와 그의 모친 금오연, 모용이명, 그리고 비환귀종의 소종주인 환시아와 부상당한 비환귀종의 교인이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백종서가 누군가와 스마트폰으로 통화 중이었다.
“그래. 그러니까. 내 방과 호정 팀장의 방을 비워놔.”
-아니. 윤문평 이사님도 그렇고 대체 그 자가 누구이기에 비위를 맞추라고 계속 말하는 거야? 금종서 너는 알고 있을 거 아냐?
“아서라. 다친다.”
-하. 호정 팀장도 나한테 한수 접고 들어가는데, 그런 소리가 잘도 나온다.
백종서와 통화를 하고 있는 자는 그 아지트라는 곳에 있는 인물이었다.
아지트는 백종서를 비롯한 식스 로드 토이의 미션팀이 기거하는 곳으로 민간 벙커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아직 게이트 경보령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곳으로 향하고 있는 백종서였다.
“그 분이 손가락만 튕겨도 넌 먼지가 된다. 죽기 싫으면 괜히 호승심 부리지 마라.”
절대로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지트에 있는 자들의 체내에는 나노 폭탄이 심어져 있으니 말이다.
그런 백종서의 말에 통화를 하는 자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투덜댔다.
-.....무슨 타노스냐?
“궁시렁 대지 말고 준비해놔.”
-삑!
전화를 끊은 백종서가 한숨을 내쉬었다.
좀 더 안전한 장소가 있다면 그곳으로 안내하고 싶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아지트가 그나마 제일 무난했다.
그런 백종서의 눈에 룸밀러로 향했다.
“으으으.”
뒷좌석에 앉아있는 환시아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쥐고서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럴 만도 했다.
그녀는 지금 어떻게든 자신의 부친에게 연락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천여운이 스마트폰을 금이 가게 한 바람에 통신 칩에 문제가 생겼는지 전화는커녕 문자 메시지조차 제대로 가지 않았다.
‘제발! 제발! 망할 문자!’
* * *
제남시(济南市) 북동쪽.
시가지를 한참 벗어나 앞에는 호수, 그리고 뒤에는 작은 산등성이들을 등지고 있는 한 넓은 부지가 있었다.
이곳에는 30층의 높이의 빌딩 한 채와 주변에 사옥 열 채 가량이 밀집해 있었는데, 부지의 입구에는 크게 용천 그룹이라는 회사 간판이 붙어 있었다.
30층 높이의 빌딩은 용천 그룹의 본사 건물이었다.
밤이 늦은 시각이었는데도 29층의 직원 회의실에는 중진들로 보이는 정장을 갖춰 입은 중년인들 여덟 명이 회의를 진행 중이었다.
가장 한가운데의 상석에는 회장으로 보이는 올백 머리를 한 50대 중반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자가 연신 고개를 흔들더니 말했다.
“분명 안 된다고 했네.”
“회장님!”
그런 그의 우측 편에 앉아 있는 턱수염이 난 남색 정장의 중년인이 조급해 보이는 얼굴로 회장을 불렀다.
“환 이사. 나는 분명 몇 번이나 안 된다고 했네. 방위국에서 하루 이틀 내로 게이트 경보령이 내려진다고 했는데, 지금 어딜 간다는 건가?”
“하지만 제 딸이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환 이사라 불린 중년인이 입술을 질끈 깨물며 말했다.
그런 그에게 회장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딱 잘라 답했다.
“19번 게이트면 바로 북쪽일세. 방위국 관계자들도 이번 게이트는 B급 이상일 수 있다고 했네. 지금 상황에서 자네가 자리를 비운다면 교인들은 누가 통제하는가?”
B급 게이트.
그것은 위험지수가 굉장히 높은 재앙이었다.
재해형이든 개체형이든 어떤 식으로든 위험할 수밖에 없었다.
표정이 어두워진 환 이사에게 회장이 달래듯이 말했다.
“자네는 본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야. 정보망을 맡고 있는 암종의 수장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어떻게 한단 말인가.”
“.......송구합니다.”
“어차피 심양시는 게이트 경보령이 발동 중이라 출입을 할 수 없네. 조금만 참게. 경보령이 해제되면 부신시에서 대기 중인 교인들이 침투할 걸세.”
말은 이렇게 부드럽게 하면서도 회장은 속으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가 알기로는 환 이사의 딸은 친 자식이 아니라 입양한 아이로 알고 있었다.
환 이사의 종파는 귀음공(鬼陰功)이라는 음기가 강한 무공 때문에 후천적인 무정자라 대대로 피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들었다.
‘전쟁에 휘말리지 않게 하려고 그곳에 보내놓고서 호들갑은 쯧쯧.’
하지만 환 이사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
“아무튼 그보다도 천우경 전무 그 자가 구했다는 그 물건의 진위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
-드르르르!
그때 환 이사의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자신의 말이 끊긴 것에 불쾌함을 느낀 회장이 인상을 찡그리는데, 환 이사가 얼굴이 환해져서 말했다.
“회장님! 제 딸의 문자입니다.”
“......것 보게. 내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놈의 딸. 딸. 후우.’
회의 진행을 하기 힘든 판국이었다.
그런데 문자를 살펴보는 환 이사의 표정이 묘해졌다.
뭔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회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이게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 분이 갈 거라고 하는데...”
-드르르륵!
그때 이어서 문자 하나가 또 날라 왔다.
“천.....마?”
“뭣?”
바로 그 순간이었다.
-콰콰콰콰쾅!
건물의 위쪽에서 큰 굉음 소리가 들리며 천장을 뚫고서 무언가가 회의실 탁자 위로 꽂혔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에 중진들이 일제히 일어나 뒤로 물러나있었다.
“대, 대체 무슨 일이야?”
회장 역시 일어나서 탁자 가운데 꽂힌 ‘그것’을 바라보았다.
“검?”
그것은 일반 검과는 다른 흑색의 영롱한 빛을 가진 보검이었다.
검이 굉장히 낯이 익었다.
반대로 꽂혀 있는 보검의 검신에는 거꾸로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회장의 떨리는 두 눈으로 그것을 읽어보려 했다.
“천...”
바로 그때였다.
-콰앙!
천마검이 뚫고서 떨어진 천장에서 또 다른 무언가가 회의실 탁자 위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훨씬 커다란 무언가였는데, 천장에 떨어진 파편들 때문에 회의실 전체가 먼지로 뒤덮였다.
“대체 뭐야?”
“적습이다!”
-챙! 챙!
중진들이 다급히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병기를 빼냈다.
느닷없이 회사의 빌딩 천장을 뚫고서 뭔가가 떨어졌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위이잉! 츠츠츠츠츠!
그때 뭔가 기계적인 소리와 함께 먼지가 걷히며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코트에 검은 슈트에 새하얀 얼굴의 청년.
그는 바로 천여운이었다.
“누군데 감히 이곳에...”
한 중진의 외침을 끊고서, 천여운이 위압감이 넘치는 눈빛으로 중진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꿇어라.”
그 순간 회의실에 있던 모든 중진들이 자신의 의지들과는 상관없이 일제히 바닥에 강제로 무릎을 꿇었다.
-쿵! 쿵! 쿵!
“큭!”
“이, 이게 대체 무슨!”
모두가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 그들을 경악하게 만든 것은,
“회, 회장님!”
그 오만한 명령은 회장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