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노마신 2부 (마신강림)-21화 (2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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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뜻밖의 소식 (1)

심양시 동부에 자리한 연 컴퍼니.

연 컴퍼니 빌딩의 42층 전무 이사실에 남색 계열의 정장을 입은 삼십대 후반의 남자가 업무 데스크에 앉아 뭔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이곳 연 컴퍼니의 후계자이자 전무이사인 모용이선이었다.

-스륵!

데스크 위의 터치스크린을 손으로 넘기며 그가 보는 것은 인물 사진들이었다.

스크린 속의 사진 파일들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첫 번째 공통점은 사진들이 하나 같이 멀리서 도촬 한 사진들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공통점은,

“조유성.”

사진들의 대다수가 식스 로드 토이의 인사과 부장인 조유성이 누군가와 함께 찍혀 있었다.

물론 조유성 이외에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코트의 사내도 많이 찍혀 있었지만 이 자의 정체를 알아내기 어려웠다.

단순 신원 정보는 구했지만 호정이라는 이름 외에는 연고가 없다.

분명 무림인이 틀림없는데, 국무원에 무림인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자가 여덟 명.’

사진은 총 여덟 장이었다.

조유성이 접촉한 자들은 등록되지 않은 여덟 명의 무림인이었다.

3개월 전부터 조유성은 이런 자들을 모으고 있었다.

‘우리 쪽 사람을 심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모용이선은 두 차례 정도 신분을 조작한 자들을 접촉시켰다.

하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하나는 그들이 원하는 무공 실력에 부합하지 못했고 다른 한 명은 첩자임이 발각될 위기에 처해 스스로 자결했다.

-스륵!

사진을 넘기다 보니, 마지막 사진이 나왔다.

그것은 공안국을 빠져나오는 검은 세단이었는데, 조유성의 전용 차량이었다.

사진 우측 밑의 촬영 시간을 보면 오늘 아침에 찍힌 것이었다.

-탁탁!

모용이선이 데스크의 사진을 툭툭 손가락으로 눌렀다.

‘아홉 번째 놈을 놓치다니.’

다른 자들은 한 명도 놓치지 않았다.

그 이유는 4개월 전부터 조유성의 일거수일투족을 늘 감시해왔기 때문이었다.

회사 안이나 사택으로 들어갈 때를 제외하곤 늘 마킹해왔다.

‘하필 그때 공안이 엮여서. 후우....’

마지막 한 사람을 놓친 이유는 공안의 방해 전파 때문이었다.

촬영이 가능한 전자 기기의 파일을 포맷시키는 전파 덕분에 감시자들이 찍었던 사진들을 전부 날렸다.

오직 알고 있는 정보는 하나였다.

‘긴 머리카락에 사극에서 볼법한 복장을 했다라....’

그것만 가지고는 정보가 부족했다.

적어도 정확한 얼굴이라도 알고 있어야 안면 인식 장치에 조회라도 할 수 있다.

머리가 복잡해지려는 차였다.

-삐!

내선 전화의 스피커에서 여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사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

오후 늦게 미팅은 잡혀 있어도, 지금은 일정이 비어 있었다.

의아해하는데 여 비서가 말했다.

-......저 그게...앗! 잠깐만요. 함부로 들어가시...

-달칵!

그때 누군가가 사무실의 문을 멋대로 열고 들어왔다.

“.....이명?”

그는 바로 공안국 강력반 3팀장인 이명이었다.

뜻밖의 인물의 등장에 모용이선이 데스크의 스크린을 급히 종료시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긴 무슨 일이지?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야 할 녀석이 말이야.”

모용이선의 말에 이명이 인상을 찡그렸다.

어머니에게조차 말하지 않았는데, 그가 자신이 입원한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 거슬린 모양이었다.

이명이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

“남의 뒤를 캐고 다니는 거냐?”

“하! 형님한테 말하는 꼴하고는. 내가 한가하게 네 녀석 뒤나 캘 것 같나?”

아주 우연히 알게 된 것이었다.

아홉 번째 접촉자의 사진을 찍으려는 과정에 그가 총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던 모용이선이었다.

“지랄하지 마. 언제부터 내 형이었다고 지껄이는 거냐? 어차피 내놓은 자식에 피차 형제로 생각지도 않잖아?”

-뿌득!

이명의 말에 화가 났는지 이를 갈면서 손을 뻗으려던 그가 이내 그것을 내렸다.

그리고는 이성을 되찾았는지 냉철한 얼굴로 말했다.

“무공도 못 쓰는 쓰레기를 상대로 손을 쓰는 것도 아깝지.”

이번엔 이명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무공을 쓰지 못한다는 말은 그에게 있어서 트라우마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에게 모용이선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그래. 공안국 강력반의 팀장님께서 내겐 무슨 일이시지?”

“조유성. 윤문평.”

이명의 입에서 거론된 이름에 모용이선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강력반 형사의 입에서 거론될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특수 전담과도 아니고 말이다.

“오늘 아침에 조유성 그 자가 식스 로드 토이의 윤문평 이사라는 자의 힘을 빌려서 조사 중이던 용의자를 끌고 갔다.”

“......그게 어쨌다는 거지?”

“시치미 떼지 마라. 그 자가 들렸던 대학 병원에 네놈이 있는 걸 봤다. 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지?”

“뭐?”

이명의 말에 모용이선이 내심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아무래도 이명은 자신이 그들과 연계되어 있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자신도 추적하는 입장인데 말이다.

‘그 사고 났던 회색 RV가 공안국의 차량이었군. 그렇다면 공안국도 조유성을 추적하고 있다는 건가.“

하지만 덕분에 몰랐던 사실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그런 그에게 이명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연 컴퍼니와 식스 로드 토이가 최근 업무 제휴가 오고갔던 건 뉴스에서 몇 차례나 떠들어댔던 이야기다. 숨기고 있는 게 있으면 밝혀.”

계속 취조를 하듯이 몰아가는 이명의 태도에 모용이선이 불쾌하다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적당히 해라. 알량한 배지만 믿고서 까불지 말고.”

“협박하는 거냐?”

“나 같이 선량한 기업인이 공무원에게 무슨 협박을 한다는 거냐? 흥. 그렇게 알고 싶거든 영장이라도 들고 와라.”

영장이라는 말에 이명이 인상을 구겼다.

사실 그는 현재 보직이 정직 처리된 상태라 형사의 신분도 아니었다.

여기서 더 진지하게 파고들면 오히려 자신이 더 몰리게 된다.

“흥!”

결국 불리한 것은 자신이었다.

눈앞에 이놈은 같은 핏줄을 타고 났어도 후계자 경쟁 때문에 기회만 생기면 자신을 물어뜯지 못해 안달 난 녀석이니 말이다.

이명이 포기하고서 발걸음을 돌려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런 그의 귓가로 모용이선의 목소리가 들렸다.

“영장이 없이 나대는걸 보니 또 네 멋대로 일을 저지르는 것 같은데, 한 가지 경고하지.”

“뭐?”

고개를 돌려 반문하는 이명에게 모용이선이 낮은 어조로 경고했다.

“조유성, 아니 윤문평 이사 그 자는 굉장히 위험한 남자다. 괜히 깊이 파고들다 목숨을 잃고 싶지 않다면 이번 일에 손 떼.”

*  *  *

같은 시각.

식스 로드 토이의 본사 빌딩 36층 이사실.

쇼파에 기대고 앉아 있는 천여운에게 누군가 공손하게 무언가를 건넸다.

그는 위험한 남자 윤문평 이사였다.

“허튼 수작 부리지 않았겠지?”

“여, 여부가 있겠습니까? 선배님.”

한쪽뿐인 왼팔로 방금 프린트한 따끈따끈한 A4용지 몇 장을 넘겼는데, 그것은 그가 알고 있는 본사인 블레이드 식스의 자료였다.

‘빌어먹을.’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이사 윤문평은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고 말았다.

천여운을 소모품으로 쓰려고 했던 그들이 오히려 무릎을 꿇고서 비위를 맞추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크윽!’

윤문평의 시선이 천여운이 앉아있는 쇼파의 오른쪽 팔걸이 위로 향했다.

그 위에는 나노 폭탄 제어 단말기가 있었다.

천여운이 저 버튼을 누르기만 해도 자신을 비롯한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은 펑하고 터져서 죽게 될 것이다.

그때 쇼파의 옆 쪽에 무릎을 꿇고 있는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선배님께 마음에 들 만 한 자료가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제 사무실에 있는 개인 태블릿PC에도 꽤 쓸 만한 것들이...”

“조용히 해라.”

“.....넵.”

천여운의 일침에 입을 닫고만 그는 식스 로드 토이의 사장인 염기섭이었다.

처음에는 절망해서 어쩔 줄 몰라 했던 그 역시도 어느 순간부터 천여운의 비위를 맞추는데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남의 위에만 있던 그가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런 그를 바라보면서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윤문평 이사의 얼굴이 보였다.

‘이...이...간사한 새끼!’

이마에 핏줄이 설만큼 짜증이 났다.

‘누구 때문에 이 사달이 났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놈이라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서라도 문제가 생겼음을 알렸을 것이다.

그런데 물귀신 작전도 아니고 같은 처지로 만든 것도 모자라서 신경을 긁고 있다.

그런 사장 염기섭의 분노가 느껴졌는지, 이사 윤문평은 괜히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외면했다.

‘흠.’

그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천여운은 자료를 정독하고 있었다.

이사 윤문평이 넘긴 자료들은 기업인 블레이드 식스의 이면인 무림 문파로서의 자료였다.

블레이드 식스는 직계와 합병계로 나누어 문파를 관리했다.

‘계열사가 87개. 그 중 13개가 합병계. 실질적으로 74명이 블레이드 식스에서 간부급으로 인정받는 놈들이다?’

서류의 뒷면에는 계열사명과 그곳 사장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위로 치고 올라가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는 윤문평은 그들과 긴밀한 연을 맺고 있었다.

그의 목적은 75번 째 간부가 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번 일만 아니었다면 얼마 있지 않아 간부가 되었을 지도 몰랐다.

“본사에 대한 정보가 없군?”

자료에 적힌 것에 의하면 본사를 이끄는 여섯 명의 임원과 회장이 블레이드 식스의 중심이라고 되어 있었다.

그런데 계열사 이외의 자료가 누락이었다.

자료의 바로 뒷장에 첨부된 금성룡 회장의 얼굴 사진이 떡하니 있었는데, 이것은 천여운도 나노가 무선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극도신이 아니야.’

그가 알고 있는 극도신의 얼굴과는 달랐다.

원래 있던 시대에서도 극도신이 ‘도주’라는 자를 극도육무문의 수장으로 내세웠던 적이 있기 때문에 이 자료를 확실하게 믿을 수 없었다.

“그 임원진들에 대한 자료는?”

“그, 그게 본사 여섯 임원 분들은 간부들 중에서도 주요 사업 부문에 속하는 일곱 명의 사장들만 주주 총회 때 볼 수 있습니다.”

윤문평의 그 말에 천여운이 사장인 염기섭을 쳐다보았다.

이에 염기섭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합병되어 이곳 신규 계열사로 부임한지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합병 얘기를 하니 씁쓸했는지 고개를 떨궜다.

실질적으로 윤문평보다도 크게 쓸 만한 자료가 없다는 소리였다.

‘극도육무문에 대한 정보는 이게 다란 소리군.’

그래도 아무 것도 모르는 것에 비하면 훨씬 나았다.

이제 정말로 궁금한 걸 물어볼 차례가 되었다.

이들이 극도육무문의 후예라면 당연히 천마신교와 대립했을 것이다.

적일수록 그 상대를 잘 알 수밖에 없었다.

“천마신교에 대해서 알고 있나?”

“네?”

천여운의 질문에 이사 윤문평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태도가 꼭 처음 들어본다는 듯 한 반응이었다.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건 아니겠지?”

살짝 짜증이 섞인 목소리에 당황한 윤문평이 하나뿐인 손을 좌우로 흔들며 부정했다.

“그,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정말 처음 들어봅니다.”

“처음 들어본다고?”

천여운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설마 이 시간의 축에는 천마신교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우려가 되었다.

그때 천마신교를 계속 읊조리던 윤문평이 뭔가를 떠올렸는지 두 눈이 커져서 말했다.

“......저 선배님. 혹시 천마신교라는 게, 이십육 년 전에 해체한 블랙 스카이 컴퍼니, 아니 옛날에 마교라 불렸던 단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뭐?”

천여운이 얼마나 놀랐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해체라는 말이 자신이 알고 있는 표현과 다르지 않다면 천마신교가 와해되었다는 소리나 다름없이 않은가.

천여운이 윤문평을 노려보면서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그 얘기 정확하게 제대로...”

바로 그때였다.

작은 진기의 유동이 느껴졌다.

-휘리릭!

쇼파의 팔걸이에 올려져 있던 단말기가 누군가의 손으로 들어갔다.

험악한 인상에 코트를 입고 있는 그는 호정이었다.

“하하하하핫!”

나노 폭탄을 터뜨릴 수 있는 단말기를 탈환한 그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천여운의 신경이 다른 곳으로 향하는 그 순간만을 기다려왔던 그였다.

초절정의 극에 이른 그는 화경의 고수들만큼은 아니지만 작은 물건 정도는 허공섭물로 끌어당길 수 있었다.

‘오옷!’

이사 윤문평과 사장 염기섭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그가 이런 기지를 발휘할 줄 몰랐다.

‘잘 됐다!’

나노 폭탄을 터뜨릴 수 있는 기폭 장치를 탈취했다면 저것을 가지고 도망치게 해야 했다.

사장 염기섭이 소리쳤다.

“잘했다. 호정! 빨리...”

-콰직!

그 순간 예상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호정이 탈취한 기폭 장치를 공력을 일으켜 산산조각으로 부숴버린 것이었다.

사장 염기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너....너 지금 무슨 짓을?”

그게 없다면 나노 폭탄을 기폭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해제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것을 부숴버린 것이었다.

황당해하는 그들을 향해 호정이 미친 듯이 웃어대며 말했다.

“하하하하핫, 내가 언제까지 고분고분하게 몸속에 들어있는 나노 폭탄 때문에 명령을 들을 거라 생각했습니까?”

“뭐?”

“어차피 저 같은 놈이 두 분 같은 고수를 상대로 어찌 해볼 방법도 없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생길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두 분도 나노 폭탄을 몸에 지니고 있는 고통을 이번 기회에 잘 아시겠군요. 하하하핫.”

호정의 그 말에 모두가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가장 충성도가 높아서 팀장으로 임명까지 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심지어 바로 옆에 있는 금종서조차도 마찬가지였다.

‘이, 이 미친 새끼!’

그가 분명 나노 폭탄 주사를 맞기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자신들의 몸속에 있는 나노 폭탄의 기폭 장치의 코드의 신호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는 오직 이 단말기 하나뿐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것을 호정이 산산조각 내버린 것이다.

‘이게 없으면 몸속에서 나노 폭탄을 해체할 수 없잖아!’

저들이 기폭으로 협박할 방법이 사라졌다고 해도 혈관 속에 폭탄을 지니고 있는 위험부담감은 여전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것에 만족해하던 호정이 소리쳤다.

“흐흐흐, 한 분이라도 저 괴물의 손에 살아남으려면 모두 도망치셔야죠! 산개하십시오!”

-팟!

그 말과 함께 창문을 향해 경공을 펼치려 했다.

다소 위험하더라도 창문을 깨고서 밑으로 뛰어내릴 작정이었다.

어차피 사무실 바깥으로 도주해봐야 저 정도 고수라면 금방 따라잡을 거라 여겼다.

바로 그때였다.

-딱!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그 순간,

-파파팡!

창문을 향해 경공을 펼치려던 호정의 몸에서 폭발음과 함께 붉은 빛이 흘러나오더니, 이내 검게 탄 것처럼 전신이 그을려버렸다.

“이, 이게 대체 무슨....”

-푸스스슥!

금종서가 놀라서 입을 여는 순간, 서있던 호정의 그을린 전신이 잿가루가 되어 무너져 내렸다.

‘나, 나노 폭탄이 터졌어!’

윤문평은 예전에 이것을 받았을 때 동영상으로 시연을 본 적이 있었다.

나노 폭탄의 가장 좋은 점은 폭발이 체내에서만 일어나 주위에 피해를 주지 않고, 그 대상만 완전히 파괴시킨다는 것이었다.

‘기폭 장치가 없는데 어떻게?’

모두가 놀란 눈으로 손가락을 튕긴 천여운을 쳐다보았다.

그런 천여운의 머릿속에 나노의 목소리가 울렸다.

[복사된 기폭 장치의 블랙 코드의 발신이 완료되었습니다.]

애초에 단말기에 있던 열 개의 기폭 코드를 복사한 나노였다.

굳이 단말기 따윈 필요없었다.

천여운이 손가락을 풀지 않은 상태로 고개를 돌려, 몸을 반쯤 일으킨 사장 염기섭을 쳐다보았다.

'히익!'

당황해하는 그의 옆에서 윤문평 이사가 다급히 소리쳤다.

"저는 꼼짝도 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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