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똑바로 차려. 미친개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대잖아.” 견이 정서의 손끝에 입을 맞췄다. 이럴 땐 영락없는 아이와 같은 얼굴이 된다. 혀를 내어 살살 조심스레 검지를 핥던 견이 고개를 들어 정서를 올려보았다. 잘 깎은 조각 같은 얼굴이 기묘할 정도로 처연했다. 우습다. 들끓는 욕망이 그 새에 숨어 있으면서. 정서가 고개를 숙여 견의 고개를 들어 올렸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뭐든 해, 그게 사랑이든 관계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