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책임져.”
태준은 그 말과 함께 다연을 향해 한 발자국 다가왔고, 그녀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책임진다고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그, 그건 술김에…….”
“술김에 사람 마음 다 흔들어 놓고, 술 깼으니 나 몰라라 한다고?”
태준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더니, 다시 그녀를 향해 한 발자국 걸어왔다.
그와의 거리를 두기 위해 한 발자국 물러선 다연의 등 뒤로 딱딱한 문이 느껴졌다.
“그건 안 되겠는데?”
묘하게 색정적인 표정과 함께 ‘똑딱’하고 문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원나잇으로 시작된 관계.
하지만 그저 그런 시시한 만남으로 치부하기에는 태준은 너무 깊숙하게 파고 들어왔다.
그리고 그가 감추고 있는 13년 전의 비밀.
제 어깨에도 닿지 않는 쥐방울만 한 게 옆에 들러붙어
재잘대는 소리가 어찌나 정답게 들리는지,
태준은 그녀를 보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제 심장을 통째로 주고 싶은 심정인데,
결혼해 달라며 호기롭게 프러포즈하는
다연의 모습에 태준은 두 손 두 발 모두 들어버렸다.
오늘부터 난…… 네 거다.
그러니까 찜쪄먹든 삶아 먹든 튀겨 먹든 네 마음대로…… 나를 요리해줘.
태준은 그렇게 마음먹었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네 거라고.
너만이 날 요리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