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Whales’ Last TMI 여민찬은 예전 오덕빌라가 있었던 부지를 매입하여 지하에 완벽하게 세팅된 스튜디오가 있는 단독주택을 지었습니다. 장범수는 여러모로 손해 보는 짓을 하고 앉아있는 녀석을 보며 혀를 쯧쯧 찼지만 여민찬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이미 음원 수익이 어마어마한 남자는 부동산 투자까지 해 가며 돈을 더 벌 생각은 없었습니다. 새로 지은 우월동 자택에는 이런저런 용도의 방이 여러 개가 있었지만,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침실은 하나였습니다. 예전에 살던 곳이 방 2개짜리 연립 주택이라서 방 하나는 작업실로 쓰고 나머지 방을 침실로 썼을 거라고 순수하게 생각했던 팬들은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블랙웨일즈는 빅토리아 시크릿 런웨이에 초대되어 속옷을 입은 모델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무대 감독의 끈질긴 요청에 따라 여민찬과 배재민은 웃통을 벗은 채로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이후에 여민찬은 무대에 함께 섰던 모델과 염문설이 퍼지고 말았습니다. 가슴보다 엉덩이가 좋다는 생각이나 하면서 신나게 연주했을 뿐인 여민찬은 무척 억울했습니다. 이후로 한동안 기자들에게 시달리던 여민찬은 SNS에 ‘I Love Rabbit!!’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동안 두 사람의 관계가 밝혀지지 않도록 노력해 왔던 팬들은 도저히 실드해 줄 수 없는 커밍아웃이라며 모든 것을 달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당연하지만 국내외 기자들은 또 한동안 난리였고, 그래서 장범수는 위가 아팠습니다. 3층의 댄싱 아카데미와 헬스장이 이전을 하면서 블루오션은 기다렸다는 듯이 확장을 했습니다. 장범수가 블루오션을 전문 밴드 기획사로 키우는 것 아닌가, 하고 증권가 쪽에서 대대적으로 관심을 가졌지만, 블루오션은 블랙웨일즈만의 원 밴드 기획사 시스템을 유지했습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장범수는 ‘팀의 프로듀서인 여민찬이 준희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인터뷰를 접한 팬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세상만사를 초월하고 해탈한 달마대사 표정을 지었습니다. 연말 시상식 전야제 파티 때 잔뜩 술에 취한 카샤가 생크림이 어마어마하게 올려진 치즈 케이크를 손으로 집어 준희를 향해 던졌습니다. 케이크는 잽싸게 준희 앞을 가로막은 여민찬의 가슴을 더럽히고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분이 안 풀린 카샤가 머리채라도 잡을 듯한 기세로 달려들다가 그만, 생크림을 밟고 미끄러져 공중으로 붕 떴다가 엉덩이로 꽝 떨어지는 장면이 전 세계로 방송되었습니다. 몸을 날려 준 카샤 덕분에, 함께 토픽에 실린 블랙웨일즈는 또 한 번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이듬해 블랙웨일즈는, 누구 대신이 아닌 정규 편성으로 글래스톤베리의 헤드라이너 무대에 섰습니다. 5만여 명 관중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1시간 20여 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난 후 내려오는 제준희에게 기자가 물었습니다.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러자 준희는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여민찬이요.> 손잡고 앞서 걸으면서도 귀를 쫑긋하고 있었던 남자는 매우 흡족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적잖이 놀란 기자는 다시 물었습니다. <이유가 뭐죠!> 그러자 준희가 씩 웃으면서 <기자님이 그렇게 대답하길 원하시는 것 같아서요.>라고 대답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