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6. 보고 싶었어. (7/17)

06. 보고 싶었어.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시스템: 미확인 메시지가 쌓였습니다. 지금 확인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

잠든 사이 미처 확인하지 못한 시스템 창들이 어지럽게 밀려 있었다.

당연히 ‘예’지. 확인 안 했다가 무슨 꼴을 당하려고.

세라는 펠릭스가 깊은 잠에 빠진 것을 확인하고 살금살금 몸을 일으켰다.

[시스템: ‘4층’에서의 플레이 시간이 끝났습니다.

- ‘펠릭스 세르반테스’가 이제 파혼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 상태: 독점욕

- 속성 ‘문란남’이 삭제됩니다.]

‘문란남’ 속성이 삭제되다니. 이제 정신을 좀 차릴 모양이지?

세라는 의도치 않게 펠릭스를 참교육시킨 것 같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펠릭스도 이제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으니‚ 더는 세라를 자극하는 난잡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모양이었다.

‘불안하겠지. 그럼.’

눈앞에서 한 치의 미련도 없이 달아나는 걸 봤으니까.

비록 의도한 것 아니었지만 펠릭스의 눈에는 완벽하게 그렇게 보였을 터였다.

‘아직 더 굴러야 해.’

후회남 루트까지 타 주면 더 좋고. 왠지 모를 짜릿함에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빙의 전엔 수없이 많은 실패 끝에 답도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NPC인 알베르토를 클리어 해야 펠릭스도 공략이 가능한 구조였다.

펠릭스가 가장 크게 자극을 받은 건‚ 알베르토가 남긴 ‘키스 마크’였으니까.

‘미인계를 쓰면 이용당해 주겠다더니. 치트 키였잖아?’

역시 잘생긴 집사랑 자길 잘했지. 세라가 흐뭇하게 웃었다.

[시스템: 주의! 해당 캐릭터가 당신의 ‘외도 상태’를 알았습니다.

- ‘다른 남주에 대한 경계심’이 대폭 증가합니다.

- 그가 공격적으로 굴 수 있으니 각별하게 주의해 주세요.]

이제 단속이 심해질 테니 조심하라는 경고였다.

기가 막혔다. 본인도 전과가 만만치 않은 주제에. 소유욕 좀 보여 줬다고 막 나가겠다는 건가?

공격성이라. 총부터 숨겨야 했다.

‘맞아. 코트에 있었지.’

세라는 널브러져 있는 코트 안에서 총을 집었다.

[시스템: 경고! 플레이 타임이 끝난 캐릭터의 소지품을 가지고 나갈 수 없습니다.]

이런. 접착제라도 붙은 건지 주머니 안에서 꺼낼 수가 없었다.

어쨌든 조심하면 되는 거겠지.

[시스템: 당신이 어릴 적부터 꿈꾸던‚ ‘공작 부인’의 꿈에 가까워졌습니다.

- 최종 선택에서 펠릭스 세르반테스 선택 시‚ ‘그 공작의 목줄을 쥐고’ 엔딩이 가능해집니다.]

일단 한 놈은 확보라는 건데. 피곤해서 그냥 공작 부인이나 되고 끝내고 싶었다.

목줄이라니. 오만한 개새끼의 목줄을 쥐고 발아래 굴종시킬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시스템: 섣부른 결정은 금물!

아직 아래층에 두 명의 남주가 남아 있습니다.

- 에단 디아즈(3층)

- 세바스찬 클라인(2층)

두 명 다 클리어 해야 저택을 나갈 수 있습니다.]

일일이 상기해 주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일단 다 먹어 보고 판단하라는 거겠지?’

세라는 그걸 상상하니 행복해서 히죽거리며 웃었다.

어차피 탈출하지 않으면 영원한 감금 엔딩뿐이었다.

알베르토처럼 극진히 보살핀다면 몰라도‚ 펠릭스의 감금은 너무 피폐할 것 같았다.

‘보는 건 좋지만 당하는 건 너무 힘들단 말이지.’

그래. 골백번 생각해도 감금보다는 탈출이 맞았다.

[시스템: 펠릭스 세르반테스의 영향으로 ‘언어 스킬(더티 토크)’이 향상합니다.

- 효과: 세 치 혀로 상대를 흥분시킬 수 있다.

‘더티 토크’ 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거 완전 유용하지!

[시스템: 4층 클리어 보상으로 아이템 ‘선택의 눈’ 획득.

- 퀘스트 답변이 어려울 시 선택지를 켤 수 있습니다.]

자유도가 높은 게임인 만큼 막연하기도 했었는데. 주관식보다는 선택지가 오히려 나을 때도 있겠지. 제법 유용한 아이템을 받은 것 같다.

[시스템: 이제 3층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 걱정하지 마세요. 격렬한 성교의 여파로 펠릭스 세르반테스는 일정 시간 동안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 내려가면 바로 다음 캐릭터를 만나게 됩니다. 플레이 전 만반의 준비를 하십시오.]

만반의 준비라.

일단 거울에 비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옷은 옷의 형태가 아닐 정도로 다 찢어졌고‚ 울혈은 더 심해졌다.

‘일단 씻고 싶은데. 따뜻한 물에 몸을 푹 담갔으면.’

목욕 생각이 간절했다. 튜토리얼 단계에서는 매일 습관처럼 즐겼기 때문에 허전하기도 했다.

알베르토가 해 주던 전신 마사지도 그리웠다.

[시스템: 당신은 튜토리얼을 우수한 성적으로 완료하여 집사(알베르토‚ NPC)와의 친밀도가 높습니다.

- 칭호 ‘친절한 나의 종’(A class) 보유 중.]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니긴 했다. 쉴 새 없이 몸을 섞었던 사이니까 가까울 수밖에.

[시스템: PLAY TIP! NPC는 플레이어의 편리한 플레이를 돕습니다.

- 친밀도를 올려 칭호의 클래스 상향이 가능합니다.

- 공략 팁을 얻거나 스킬을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 물론‚ 그냥 보고 싶어도 보러 가세요! 집사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시스템: 집사(알베르토‚ NPC)의 도움을 받으시겠습니까?

>예/아니오]

안 그래도 보고 싶었다!

세라는 자신의 완벽한 집사와 재회하기 위해 흔쾌히 ‘예’를 눌렀다.

***

“아가씨.”

세라는 알베르토의 얼굴을 보자마자 달려가 답삭 안겼다.

“보고 싶었어.”

알베르토의 품에선 여전히 좋은 냄새가 났다. 다시 이 아늑한 둥지 같은 곳에 못 돌아올 줄 알았는데. 그의 얼굴을 보자 눈물 날 것처럼 좋았다.

알베르토는 조금 얼떨떨해하더니‚ 이내 그녀를 끌어안으며 흐뭇하게 웃었다.

“절 잊으신 줄 알았습니다.”

“아냐. 내내 그리워서 네 생각만 했어.”

찻잎이 섞인 떫은 차를 마실 때도‚ 숙취로 고생할 때도. 옷이 다 찢어져서 곤란했을 때도‚ 나갈 길을 찾지 못했을 때도.

세라는 오직 알베르토만 떠올렸다. 펠릭스 공략을 클리어 한 것도 어쩌면 알베르토 덕분이었으니. 고맙고 반가운 건 당연한 일이었다.

“옷이 엉망입니다. 그 새끼가 그랬습니까?”

“아냐. 이건 그냥 어쩌다 보니.”

세라는 순간 알베르토 눈에 살기가 어리는 것을 보고 얼버무렸다.

“어디 다친 데는 없는지 봐야겠습니다.”

“괜찮아. 아무 이상 없어.”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넝마가 된 옷처럼 펠릭스를 찢어 버릴 기세라서 조심해야 했다.

“괜찮다고 하셔도 제 눈으로 확인하기 전엔 안심 못 하겠습니다.”

“이따가 봐 줘‚ 그러면.”

과보호도 이런 과보호가 없었다. 맨몸으로 펠릭스의 히스테리를 받아 내느라 계속 눈치만 살폈었는데.

다시금 살뜰한 관심을 받으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과음하셨습니까?”

알베르토가 그녀를 끌어안고 냄새를 맡더니 물었다.

“응. 나한테 아직 술 냄새 나?”

“네. 속이 쓰리실 테니 일단 해장부터 하셔야겠습니다. 이쪽으로 앉으십시오.”

식탁에는 이미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마치 그녀가 올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평소에 비해 단출한 상차림이었지만 맛있는 냄새가 진동했다.

“숙취 때문에 거창한 건 부담스러우실 것 같아서 고기 스튜를 준비했습니다.”

“으음‚ 맛있겠다.”

거창하지 않다더니. 세라가 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는 스튜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뜨거우니 천천히 드십시오.”

“고마워.”

뜨끈한 것이 들어가니 몸이 풀리는 것 같았다. 혀가 녹을 정도로 맛있어서 금세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여전히 잘 드시네요.”

알베르토는 그런 세라를 보며 뿌듯하게 웃었다.

“씻고 싶으실 것 같아 목욕물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욕실로 들어가시겠습니까?”

“응. 목욕이 너무 그리웠어.”

“이쪽으로 오세요.”

식탁에서 일어나자 알베르토가 능숙한 손길로 탈의를 도와주었다.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샅샅이 살피는 눈빛이 제법 집요했다.

세라는 펠릭스가 빨고 깨문 울혈들이 신경 쓰였다. 비록 알베르토가 낸 순흔 위를 덮은 것이긴 했지만‚ 세심한 그가 짙어진 자국을 모를 리가 없었으니까.

“…….”

다행히도 알베르토는 별다른 말 없이 그녀를 욕실로 들여보내 주었다.

역시나 알베르토는 완벽했다. 목욕물은 향긋하고 매끄러웠다. 너무 뜨겁지도 그렇다고 미지근하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였다.

“후우‚ 좋다. 역시 내 방이 최고야.”

몸을 담그자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절로 탈력감이 들었다. 너무 아늑해서인지 눈꺼풀이 절로 무거워졌다.

세라는 오랜만에 느끼는 안온함에 스르륵 눈을 감고 선잠에 빠졌다.

***

얼마나 졸았을까. 잠결에 몸이 번쩍 들어 올려진 건 느꼈는데.

어느새 푹신한 침대에 누워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으응. 알베르토. 언제 나왔어‚ 나?”

“욕조에서 주무시기에 제가 안고 나왔습니다. 감기 들까 봐서요.”

“고마워. 깜빡 졸았나 봐.”

“많이 고단하셨나 봅니다. 시원하게 해 드릴 테니 푹 쉬십시오.”

잘생긴 집사가 해 주는 전신 마사지라니.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었다.

이 정도로 초호화 감금이라면 집에 안 가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향기 좋다. 무슨 향유야?”

“치유 마법이 걸려 있는 향유입니다.”

“치유 마법?”

“네. 상처나 울혈을 없애는 데는 이만한 게 없습니다.”

하긴‚ 펠릭스에게는 효과가 있었지만 다른 남주들은 아닐 수도 있으니까. 지우는 게 현명할 것 같았다.

팔 마사지를 끝낸 알베르토의 손이 조심스레 어깨를 타고 올라와 쇄골과 가슴께를 어루만졌다.

“자국이 특히 이쪽에 집중되어 있군요.”

“그야‚ 네가 좋아하는 곳이니까.”

“네. 그건 그런데…….”

알베르토의 커다란 손이 양쪽 젖가슴을 가득 감싸 쥐었다.

“그 새끼도 좋아했나 봅니다.”

그의 습격 같은 손길에 세라는 허리를 움찔 떨었다.

“…….”

진짜로. 눈썰미 하나는 귀신같았다. 세라는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옅게 웃기만 했다.

“깨끗이 지우려면 향유를 더 써야겠습니다.”

알베르토가 향유를 그녀의 가슴 위에 직접 떨어뜨렸다.

“흐응.”

차갑고 눅진한 액체가 살갗 위로 똑똑 떨어져 내리자‚ 세라는 자기도 모르게 작은 탄성을 뱉었다.

“아가씨의 몸은 여전히 예민하시군요.”

알베르토가 입술을 비틀며 웃더니‚ 손바닥으로 양 가슴을 힘주어 지그시 문질렀다.

향유로 번들거리는 하얀 살덩이가 그의 사나운 손길에 이리저리 이지러졌다.

“하아…….”

몽롱한 한숨이 끓어올랐다. 어느새 뾰족하게 솟아오른 유두를 살짝 튕겨 냈다.

“오늘도 많이 뭉쳤습니다‚ 아가씨.”

“으응‚ 응‚ 아파.”

“그날처럼 말씀하시지 그랬습니까. 뭉쳤으니 풀어 달라고요.”

알베르토가 가슴을 움켜쥔 채 양 엄지로 유두를 지그시 눌렀다. 다리가 배배 꼬이고 성감이 끓어올랐다.

“오늘도 문 앞에서 계속 기다렸습니다.”

“으읏.”

그가 양손으로 젖무덤을 모아 올렸다. 단단해진 유두가 그의 입술 앞에 뾰족하게 내밀어졌다.

“아가씨를 기다리는 동안 내내 흔들었는데도 이렇게.”

그가 앞섶을 터뜨릴 듯이 발기한 제 페니스를 세라의 다리 사이에 문질렀다.

“좆이 죽질 않아서요. 어떻게 책임지실 겁니까?”

“흐으. 가르쳐‚ 읏‚ 줘.”

“절 달래려면 아가씨.”

“으응. 알베르토.”

“젖이라도 물리셔야겠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가 가슴을 집어삼켰다. 발그스름한 젖꼭지부터 젖꽃판까지 그의 입 안으로 쪽 빨려 들어갔다.

“아흐으.”

볼이 홀쭉해질 정도로 세게 빨아 당기는 통에 눈앞에 별이 튀었다.

강한 자극에 어깨를 비틀자‚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냥하게 유두를 보듬듯 머금었다.

젖꼭지가 그의 혀끝을 따라 이리저리 비벼졌다. 그렇게 빨렸으면 무뎌질 법도 한데‚ 감각이 더 민감해져서 미뢰가 스칠 때마다 허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어떡하죠.”

“흣‚ 으응. 뭘.”

“아가씨가 너무 야해서 좆이 죽긴커녕 더 커진 것 같습니다.”

혀가 풀린 알베르토가 약간 어눌하게 중얼거렸다.

양쪽 젖가슴을 번갈아 가며 빨아 먹고는 가슴골 사이에 뺨을 파묻었다. 잔뜩 흥분했는지 그의 얼굴은 홧홧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 새끼도 이렇게 주물렀습니까?”

“흐으응‚ 응.”

“이렇게 환장해서 물고 빨고 좆 세웠습니까?”

세라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알베르토의 눈이 살짝 맛이 가 있었기 때문에.

“대답해야죠.”

알베르토는 집요하게도 추궁했다. 그러면서도 양 가슴에 정신없이 제 얼굴을 부벼 댔다.

유두에 그의 날카로운 콧날이 스칠 때마다‚ 아슬아슬한 흥분에 의식이 아스라이 날아가는 것 같았다.

세라는 대답 대신 고개를 붕붕 저었다. 감당하기 힘든 자극에 몰릴 대로 몰린 느낌이었다.

미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남자와 자고 왔지만‚ 알베르토의 얼굴을 보니까 또 묘한 죄책감이 들었다.

갑자기 알베르토가 아래로 내려갔다. 그는 그녀의 발목을 힘주어 움켜쥐었다.

그러다 발목 뒤쪽에서 잇자국을 발견했는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다쳤네요‚ 아가씨.”

“흣‚ 별거 으읏‚ 아니야.”

“물렸는데요.”

알베르토가 향유로 손바닥을 축축하게 적신 후‚ 발목부터 문대며 타고 올라갔다.

허벅지까지 부드럽게 주무른 후 다시 무릎으로 내려온 손길이 그녀의 오금을 잡아 쥐었다.

“벌릴까요.”

그가 그녀의 허벅지 안쪽에 길게 키스했다. 허벅지 위로 축축한 입술이 달라붙고 뜨거운 숨이 흩어졌다.

“아가씨는 저만 깨물 수 있습니다.”

“으응‚ 응‚ 가‚ 간지러워.”

“아닙니까?”

간지러워 바르작거리자 그가 여린 살을 잘근거리며 잔뜩 잇자국을 냈다.

“으읏. 아‚ 알베르토.”

칼날을 대듯 아슬아슬한 감각에 그녀의 발끝에 힘이 들어갔다.

“다치니까 힘 빼요.”

그걸 느낀 알베르토가 입술을 부비며 그녀를 달랬다.

그가 그녀의 다리를 벌리더니 스르륵 바깥으로 무너뜨렸다.

점액으로 끈적하게 젖은 그녀의 밀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요망하게도. 구멍을 움찔거리며 달큼한 애액을 게워 내고 있었다.

“우리 아가씨가 보지에 다른 놈 냄새를 묻히고 왔네요.”

“흐응‚ 응.”

“전부 다 빨아내야겠습니다.”

“보지‚ 으응‚ 얼른‚ 흣‚ 빨아‚ 읏‚ 줘어.”

차마 입 밖에 내기도 망측한 말이었지만‚ 망설임 없이 뱉었다. ‘더티 토크’ 스킬 덕분이었다.

세라가 애걸하자 그가 픽 웃더니 그녀의 젖은 음부에 입술을 파묻었다.

그가 혀끝으로 그녀의 음부를 길게 핥아 올렸다.

액이 잔뜩 고인 회음부부터 클리토리스까지 힘주어 핥아 올리자‚ 절로 엉덩이가 바르르 떨리며 울컥 애액이 나왔다.

“옳지. 이렇게 하면 됩니다.”

“으으응.”

“그럼 다 토해 낼 때까지 핥아 볼까.”

혀끝으로 음핵을 꾹꾹 누르자 세라가 작게 앓는 소리를 냈다.

알베르토는 그녀의 음핵을 입술 사이에 끼고 혀로 뭉개듯 지분거렸다.

그럴 때마다 질금질금 나오는 점액으로 알베르토의 입가가 끈적하게 젖어 들었다.

“다른 놈 좆물 먹고 와서 이렇게 달아도 됩니까?”

“흐으‚ 아‚ 아냐‚ 안 했어.”

“요망한 아가씨. 뻔한 거짓말이나 하시고.”

알베르토가 살덩이 사이로 숨어드는 음핵을 이를 세워 잡아당겼다.

“아흐으!”

“혼나셔야겠습니다.”

그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세라의 질구로 미끄러지듯 파고들었다.

섬세한 손길이 촘촘한 주름을 헤집으며 질 안을 느릿하게 유영했다. 은근한 자극에 열기가 피어올라 골반이 뭉근하게 달아올랐다.

“오늘은 아무리 좁아도 후우‚ 안 봐줄 테니까. 각오하십시오.”

짧은 경고와 함께‚ 손가락이 하나 더 늘어났다. 검지와 중지로 삽입하면서‚ 손끝으로는 마치 건반을 치듯 집요하게 내벽을 두들겨 댔다.

가장 내밀한 곳에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자극에 정신이 아득하게 날아가는 것 같았다. 다른 손 또한 쉬지 않고 클리토리스를 이리저리 뭉개고 있었다.

“아아!”

음부를 헤집으며 빠르게 손을 털다가 유독 예민한 부분을 콱 짓쳐 올리자 시야가 새하얗게 흐려졌다.

“아‚ 아아‚ 흐으응!”

세라가 흥분으로 길게 울었다. 질구가 왈칵거리며 맑은 액체를 쏟아 냈다. 그녀의 음액이 그의 손바닥에 고이다 못해 손목까지 질질 흘렀다.

이미 갔는데도 알베르토는 무언가 긁어내듯이 힘을 주어 지그시 내벽을 눌러 내렸다. 넘치는 성감을 견디지 못한 여체가 파르르 떨며 오그라들었다.

“많이도 쌌네요‚ 아가씨.”

알베르토는 뭐가 그리 좋은지 흠뻑 젖은 침대 시트를 확인한 후 흡족하게 웃었다.

“차‚ 창피해. 뭔가 실수한 것 같아.”

“못된 걸 게워 내서 그런 겁니다.”

알베르토는 본인의 손가락을 쪽 빨더니 세라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점막이 감기면서 착각인지는 몰라도 입 안에 훅‚ 단내가 풍겼다.

혀끝으로 그녀의 여린 입 안을 찍어 먹듯 핥아 올린 알베르토가 취한 듯이 웃었다.

“보세요. 그래도 아가씨 몸에서 나오는 물은 이렇게 초콜릿처럼 달아서.”

“으응‚ 응.”

“죽겠습니다‚ 제가.”

그가 세라의 가느다란 다리를 높다랗게 들어 어깨에 걸쳤다.

그에 의해 순식간에 엉덩이와 골반까지 쳐들린 세라가 발개진 얼굴을 한 채 그렁그렁한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못 참겠네요. 이렇게 야한 얼굴로 쳐다보시다니.”

“하아.”

“좆 달린 새끼면 안 세우고 배기냔 말입니다.”

“흐으‚ 자‚ 잘못했‚ 으응.”

“아가씨 잘못이 아닙니다. 주제도 모르고 좆 세우는 놈들이 잘못이지요. 그러니까.”

그가 한 손으로 세라의 달아오른 뺨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제 냄새를 묻혀야겠습니다.”

“…네 냄새?”

“네. 그래야 저를 잊지 않고 다시 오실 것 같아서요.”

그가 다소 갈급하게 바지 버클을 풀고‚ 거대한 페니스를 잡아 꺼냈다.

“허락해 주실 겁니까?”

잔뜩 성이 난 그의 좆은 언제 봐도 흉흉할 정도로 굵고 길었다. 위용에 감탄할 새도 없이 선단이 질구를 난폭하게 파고들었다.

“읏‚ 하앙!”

갑작스러운 삽입에 절로 민망한 비음이 터졌다. 정수리까지 쿵 울려 오는 느낌과 함께 골반에서 얼얼함이 느껴졌다.

“이미 박았으니까. 허락‚ 읏‚ 하셔야 할 겁니다.”

페니스에 느껴지는 터질 듯한 압박감에 알베르토가 한쪽 눈을 와락 찡그렸다.

습격과 같은 삽입에 음부가 욱신거리며 내벽에 경련이 일었다. 아래를 보자 육중한 페니스가 구멍에 터질 듯이 맞물려 있는 게 보였다.

조금만 움직이면 찢어질 것처럼 버거운데도 놓아주긴 싫었다.

얼른 난잡하게 쑤시고‚ 저 안쪽의 가려운 곳을 사납게 긁어 주었으면.

가만있자니 안달이 나 견딜 수가 없었다. 세라는 엉덩이를 천천히 원을 그리며 굴렸다.

“하아‚ 아가씨.”

“으응.”

“그새를 못 참고 허리를 움직이시다니. 성미가 급하시군요.”

“나 이런 거 잘 못 해. 알베르토가 움직여서 구석구석 찔러 줘. 흐응‚ 얼르은.”

“제 좆이 아가씨 입맛에 제법 맞으시나 봅니다.”

“응. 너무 좋아.”

“영광이네요. 그동안 아가씨의 칭찬이 간절했거든요.”

그가 눈을 곱게 접으며 웃었다.

“어떻게 맛있는지. 하나하나 알려 주시면 더 맛있게 박아 드리겠습니다.”

“흐으‚ 일단은 엄청 크고‚ 흣 굵고.”

세라의 칭찬에 반응이라도 하듯‚ 음부를 짓누르며 뿌리까지 처박힌 페니스가 질 안에서 더 커다랗게 몸집을 키웠다.

“제발 힘 빼십시오. 박자마자 쌀 뻔했습니다.”

“흣‚ 아니야.”

“지금도 이렇게 끊임없이 오물거리는데 뭐가 아닙니까.”

살 기둥을 샅샅이 발라 먹을 것처럼 그녀의 질벽이 그의 좆을 주물럭거리며 압박을 가했다.

“젠장.”

알베르토는 흥분을 참지 못하고 낮게 으르렁거렸다.

“알베르토가 너무 커서어‚ 흑‚ 저‚ 안쪽이 저절로 움직이는 걸 어떡해.”

“요 예쁜 입술로 어디 가서 못된 말을 배워 와서는.”

그가 몸을 깊이 묻으며 세라의 입술에 쪽 짧은 키스를 했다.

“누굴 돌게 하려고‚ 세라 에보트.”

“흐읍‚ 읍.”

자궁구를 터뜨릴 듯 깔아뭉개는 묵직한 귀두 때문에‚ 세라는 숨이 턱 막혀서 연신 도리질만 해 댔다.

“말 안 할 겁니까?”

“흡‚ 너‚ 너무‚ 기‚ 깊‚ 흐읏.”

“더 깊게 찔러 달라는 말입니까?”

아니‚ 그냥 너무 깊다고!

그건 그렇고 아직도 더 찌를 게 남아 있는 거야?

이미 한계까지 찔렸다고 생각한 세라는 눈앞이 깜깜해져서 정신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흐응‚ 응‚ 시‚ 싫어. 다‚ 터져. 그‚ 그만!”

“괜찮아요. 아프게 안 할 겁니다.”

알베르토가 나긋하게 속삭이며 그녀의 귓불을 입술로 지분거렸다. 귓가에‚ 그리고 뺨에 간지럽고 뜨거운 숨이 흩어졌다.

“그럼 그냥 이 상태로 한 번 싸겠습니다.”

알베르토가 그녀의 다리를 길게 세워 안고는 허리를 턱턱 짓쳐 올렸다.

“아응‚ 응‚ 으응‚ 응!”

삽입에 따라 물방울 같은 젖가슴이 위아래로 출렁거렸다. 알베르토는 커다란 손바닥으로 그녀의 유방을 그득 감싸 쥐고 주물렀다.

손가락 사이에 진분홍빛 유두가 끼워지고‚ 으깨듯 비벼졌다. 아직 덜 나온 건지‚ 아까 흐른 애액으로 홍수가 난 음부는 찌걱‚ 찌걱 연신 젖은 소리를 냈다.

단지 좆만 박았을 뿐인데. 흥건한 점액 속에 익사라도 할 것처럼 허우적거렸다.

발버둥 칠수록 안쪽으로 빨려 들 듯 가라앉기만 했다. 척추가 저릿할 정도의 쾌감에 알베르토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아가씨가 이렇게 맛있을 줄 알았으면 이따위 의뢰는 안 받았을 텐데.”

“흐응‚ 응‚ 으으!”

“방에 가두고 제 좆만 먹이고 싶습니다.”

알베르토가 그녀의 다리를 활짝 벌리며 더 깊이 성기를 찔러 올렸다. 음부가 환하게 드러나자 애액으로 엉겨 붙은 소음순과 잔뜩 충혈된 돌기가 보였다.

그는 거기에 접을 붙이기라도 하듯 음부 전체를 힘주어 짓눌렀다. 그의 까슬한 치모에 음핵이 반복적으로 비벼지고‚ 검붉은 씨주머니가 연신 그녀의 회음부에 척척 달라붙었다.

“아흐!”

견딜 수 없는 자극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세라가 목이 쉰 것 같은 신음을 뱉었다.

그가 입술을 비틀며 웃더니‚ 길게 치대던 선단으로 내벽의 깊숙한 흥분점을 찌른 채 잘게 허리를 털었다.

“흑‚ 흐! 으‚ 응! 응!”

그녀가 아득하게 흔들리며 출납에 따라 앙앙하며 울부짖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알베르토는 더 난잡하게 그녀의 음부를 헤집어 놨다.

“그냥 다 죽여 드릴까요.”

“으‚ 응. 노‚ 농담‚ 그‚ 그만‚ 흐으.”

“농담 아닌데.”

알베르토가 비릿하게 웃으며 눈썹을 치켜세웠다.

“말씀만 해 주시라니까요.”

그냥 장난삼아 한 번이라도 부탁하면 좋을 텐데. 알량한 본분 따위 전부 다 내팽개치고 싶었다.

하지만 아가씨의 명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그녀의 충실한 종이라서. 이렇게 음험한 속내를 하고서도 상냥한 척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야속한 아가씨는 제 밑에서 구멍을 찔리며 앙앙대고 울기만 할 뿐‚ 전혀 그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그랬다. 세라는 이 방에서 지낼 때도 해 주는 대로 먹고‚ 입혀 주는 대로 입고. 꼭 사육당하듯 얌전히 지냈다.

없는 것에 대한 욕심을 내거나 특별한 걸 요구한 적은 없었다.

기껏해야 책장에 꽂힌 책을 꺼내 달라거나‚ 욕조에 물을 받아 달라거나. 늘 붙어 있는 집사를 활용해 성욕을 해결하는 정도였다.

그것도 시작만 세라였지‚ 계속 흘레붙어 발정하며 보챈 것은 자신이었다.

“으흥‚ 아아‚ 하아으.”

삽입이 한계까지 깊어지자 세라가 못 견디겠는지 알베르토의 목에 매달렸다.

이렇게 발밑에 낭떠러지라도 있는 듯 매달려 올 때면 요 하찮은 몸을 아주 세게 껴안고‚ 품 안에 가두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먹여 주고‚ 입혀 주고‚ 만져 주고 또 박아 주면 꼭 모든 걸 가진 것처럼 예쁘게 웃을 거면서.

왜 자꾸 나다니는 거지. 다리라도 어떻게 해서 곁에 두고 싶었다.

어쩔 수 없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달콤한 안온에 중독시켜서 제 발로 돌아오게 하는 것뿐. 다른 건 없었으니까.

알베르토가 닻을 걸듯 그녀 안에 페니스를 깊숙이 박아 넣으며 그녀의 입술을 사납게 집어삼켰다.

***

“정말 이 옷으로 괜찮을까?”

또다시 거울 앞에선 세라는 매무새를 매만지며 물었다.

4층으로 내려갈 때는 화려한 드레스 차림이었는데. 이번엔 별다른 장식 없이 심플한 실내 드레스를 입혀 주어서 의아해하던 참이었다.

“네. 충분히 예쁘십니다.”

알베르토가 세라의 정수리에 길게 입을 맞추었다.

물론 이걸 입어도 워낙에 압도적인 외모라 청초해 보이긴 했지만. 너무 다른 차림새였기에 조금 위화감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알베르토가 묘하게 질투를 하는 것 같았는데. 혹시 그래서 안 꾸며 주는 걸까?’

다른 남자 눈에 너무 예뻐 보일까 봐 겁난다든지. 그런 걱정 말이다.

그렇다기엔 공략을 못 하면 이 방에 돌아올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아니면 도와주려고 이러는 걸까?’

매무새를 정돈하는 손길에 초조함이라고는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해하기 위한 수작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뭔가 이유가 있어서 이렇게 입히는 거 같긴 한데. 도무지 속내를 알 수가 없단 말이지.’

세라가 골똘한 얼굴로 알베르토를 주시했다.

“제 얼굴에 뭐 묻었습니까?”

“아니. 실컷 봐 두려고.”

“보고 싶을 것 같아서요?”

“응.”

알베르토가 세라의 어깨를 홱 돌려서 입술에 쪽 입을 맞추었다.

“뭔가 할 말이 있으신 것 같은 표정인데요.”

“들켰네.”

세라가 혀를 빼꼼 내밀며 배시시 웃었다.

“아가씨는 얼굴에 속내가 다 드러나는 편이라‚ 거짓말 같은 거 소질 없으신 것 같습니다.”

“아냐. 나 거짓말 잘해.”

“그게 거짓말이지 않습니까.”

알베르토가 머리를 땋다가 장난스럽게 잡아당겼다.

“저기‚ 알베르토는 나 도와주는 사람 맞지?”

“그럼요. 저는 아가씨를 모시는 역할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예쁜 거 놔두고 이런 드레스를 입히는 거야?”

“뭐‚ 일종의 기분 전환이죠.”

알베르토는 좀처럼 쉽게 정답을 알려 주지 않았다.

‘이번에 공략하는 남주랑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3층이라면 ‘에단 디아즈’였다. 세라 에보트의 소꿉친구이자 어느 날 갑자기 그녀에게 절교를 선언한 남자.

그래. 소꿉친구라면 차려입은 상태보다 이렇게 편한 차림으로 자주 만났을 것이다.

알베르토 나름의 드레스 코드가 있구나 싶어서‚ 세라는 히죽거리며 웃었다.

“디아즈 경과는 왜 절교하셨습니까?”

때마침 알베르토가 에단에 대해 물어 왔다.

“음‚ 그게…….”

바로 대답할 수 없는 건 사실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 세라는 뭔가 곤란한 사정이 있었던 양 일단 얼버무렸다.

‘원작에서 어떻게 나왔더라?’

세라는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게임에서도 별다른 사정 설명은 없었던 것 같고.

에단이 어느 날 갑자기 일방적으로 절교를 선언하고‚ 더 이상 세라를 찾아오지 않았다고 되어 있었지.

그게 에단이 기사단에 입단하고 나서의 일이었고‚ 세라도 이유를 몰라 답답해했다고 했었다.

세라가 원체 제멋대로니 질려서 떨어져 나갔겠거니 짐작만 할 뿐.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했다.

‘일단 엘레나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고.’

에단이 절교를 선언한 시점은 오히려‚ 세라와 ‘노멀 모드’의 여주 엘레나의 사이가 틀어지기 전이었다.

엘레나가 세라의 편지를 전해 주기도 했지만‚ 답장이 없었다고 했지.

“잘 모르겠어. 에단이 이야기를 안 해서.”

“말하기 껄끄러운 문제였나 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서운하게 했었나 봐.”

알베르토가 반만 땋아 아래로 늘어뜨린 머리에 레이스 리본을 매 주고는 거울을 통해 싱긋 웃었다.

“그렇게 고민하실 것 없습니다.”

“정말?”

세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남자들은 생각보다 단순하니까요.”

단순하다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지만 직접 겪어 보면 감이 오겠지.

세라는 일단 깊이 고민하지 않고 부딪쳐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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