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지? 덫에 걸리는 게.”
덫에 걸린 새 한 마리를 구해주었다.
그 새가 악마인 줄도 모르고.
그날부터 악마는 덫에 걸릴 때마다 제인을 불러냈다.
사계절 내내.
저를 구하러 오도록.
*
악마가 속삭인다.
“스스로 애써 엉망이 되지 말고…… 너를 내게 줘.
지금보다 더 어두운 진창으로 데려가 줄 수 있게끔,
네 심장과 영혼을 나에게 줘.”
제인은 알고 있다.
그가 바라는 게 누구에게나 있는 심장과 영혼 따위가 아니라 자신의 절망이라는 걸.
하지만 절망의 정체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는데…….
“사랑.”
“…….”
“목숨을 바칠 정도로, 지독하고 맹목적인 사랑.”
악마가 또다시 속삭인다.
“도망치고 싶으면, 지금 말해.”
달콤하게.
귀를 녹일 듯이.
“나와 계약한 뒤에는 돌이킬 수 없어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