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화 (6/31)

불청객

The Unexpected Guest[27]

“이건 또 무슨 개수작입니까?”

“와……. 이 얼굴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요? 내가 맞는 걸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나요? 진짜 너무하시네.”

“개수작이 아니면 왜 그 얼굴을 하고 병원이 아니라 내 집 현관에 앉아 있는 겁니까?”

“닥터잖아요.”

“덴티스트입니다.”

“드레싱 같은 건 공통으로 배우지 않나요?”

“그 정도 상처에 드레싱하는 건 일반인도 하는데 왜 내가 필요합니까?”

“왜, 성경에서도 그랬잖아요.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내 얼굴은 닥터가 이미 사랑하는 얼굴이니까 더 쉽지 않나요?”

“여기 선 채로 미치는 게 더 쉬울 것 같습니다만.”

“과장이 심하시긴. 근데 방금 이고르랑 통화했어요?”

“……그건 대체 어떻게 아는 겁니까?”

“목소리 다 새더라고요.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면 핸드폰 바꾸는 게 좋을 거예요.”

“이고르와 통화한 게 맞으면 뭐, 어쩔 건데요?”

“아무것도요. 그런데 진짜 새집 찾고 있어요?”

“당연한 거 아닙니까? 난 마피아 항쟁에 끼어서 괜히 피해 보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쉽게는 못 찾으실 텐데?”

“미스터 베넷보다야 적겠지만 저도 돈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무슨 근거로 가지는 자신감인지 모르겠네요.”

“강박증 있으시잖아요.”

“…….”

“남이 쓰던 건 역겨워서 못 쓴다면서요? 집이든 뭐든.”

“…….”

“이고르가 결벽증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되게 강조하던데요. 본인이 싫어한다고. 그런데 결벽증이랑 강박증이 크게 다른가요?”

“아주 다릅니다. 저는 결벽증이 아니라 가벼운 강박증이 있는 것뿐이고, 일상생활에 지장도 거의 없습니다.”

“그거 때문에 호텔에도 못 묵을 정도면 꽤 큰 지장 같은데…….”

“그래서 비싼 렌트 내고 마피아 소굴에 들어와 살고 있잖습니까!”

“마피아 소굴이라니. 비약이 너무 심하시네요. 이 건물에서 마피아랑 관련 있는 건 저랑 3교대 도어맨들이랑 경비들이랑 모니터링 요원들뿐이거든요?”

“…….”

“아, 미안해요.”

“…….”

“주차 요원을 깜빡 잊을 뻔했네요. 주차 요원까지가 우리 패밀리 사람이에요.”

“……이 건물, 정말 마피아 소굴이었던 겁니까?”

“그렇긴 한데, 너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닥터만 해도 지난 3년간 문제없이 잘 지냈잖아요? 매년 하는 입주자 설문 조사에서도 서비스 만족도 10점 만점에 평점 9.8이었어요. 다들 일을 참 잘해 주거든요. 일 못했을 때 생길 일이 걱정돼서 그런지…….”

“정말 물어보기 싫지만 내 미래를 위해서라도 들어는 둬야 할 것 같아서 묻겠습니다. 그 사람들이 일 못했을 때 걱정해야 한다는 일이 대체 뭡니까?”

“하하, 일 못하면 다리에 쇠구슬이라도 달아서 허드슨 강[28]에 빠트리는 건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그건, 다른 이유로는 빠트린다는 뜻으로 들립니다만?”

“농담이에요.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그런 아까운 짓을 하겠어요? 사람 몸에 값나가는 부위가 얼마나 많은데.”

“…….”

“예를 들면 제 얼굴처럼요.”

“설마 방금 건 ‘또’ 농담입니까?”

“오, 닥터도 슬슬 감이 오나 봐요?”

“일하다 와서 피곤하니까 닥치고 꺼져 주시죠. 난 당신과 달리 바쁜 몸이라 하루 종일 일하고 들어와서 심신이 피로합니다.”

“내 얼굴 보면 피로가 막 풀리고 그런 거 아니었어요?”

“진짜 돌았습니까? 우연히 가진 얼굴의 소중함도 모르고 어디서 개처럼 터져 들어온 꼴을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지 풀리겠습니까? 보는 것만으로 복장 터지니까 제발 내 눈앞에서 꺼져 주세요. 진심으로 기분 더럽습니다.”

“와……, 그렇게까지 싫어요? 내가 맞고 다니는 게?”

“그런 게 아니잖습니까? 당신이 맞고 다니는 건 오히려 속도 시원해지고 좋다고요!”

“그럼 내가 직접 보여 주러 왔으니까 더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왜 그 많은 부위 중에 특별히 표면적이 넓은 것도 아닌 얼굴을 맞고 다니냐 그겁니다, 내 말은!”

“알겠어요. 다음부턴 다른 데 때리라고 할게요.”

“그러니까, 심지어 부위 선택이 가능한 폭력입니까? 대체 무슨 상황이기에……. 혹시 좀 그…… 그런 취향입니까?”

“아뇨, 얻어맞으면서 세우는 특이 성벽은 없고요. 사소한 가족 문제라고나 할까요? 얼굴은 좀 피해 달라고 하면 들어줄 것 같아요. 그런데 닥터 와이트 취향과 달리 난 얼굴 맞는 게 제일 좋기는 해요. 금방 티 나니까 조금이라도 덜 맞을 수 있잖아요.”

“…….”

“그리고 닥터, 진지한 와중에 미안하지만 내 얼굴은 우연히 당첨되는 복권이나 경마 같은 게 아니에요.”

“맞잖습니까. 태어나 보니까 그 얼굴이었을 거면서.”

“보통 이런 걸 의료계 사람들은 유전이라고 부르지 않나요? 분명히 우연은 아니었을 텐데…….”

“알겠어요. 알아들었으니까 나도 좀 쉬게 본인 집으로 꺼지시죠. 어차피 내일 아침에 또 볼 거잖습니까?”

“그럴 계획이긴 했는데, 좀 어긋났어요.”

“이제 아침마다 괴롭히는 건 그만두겠다는 겁니까?”

“아뇨, 내 집으로 꺼지라는 거 말이에요.”

“바로 위잖습니까? 설마 거기까지 에스코트하라는 건 아니겠죠?”

“아뇨, 뭐. 건물 안이 위험할 때는 보통 도어맨이 가르쳐 주니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요. 아까 다 쫓아내서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또 좀 맞아 줬으니까 당분간은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요?”

“아침에 말했잖아요. 1주일 정도만 재워 달라고.”

“대답했잖습니까? 거절하겠다고.”

“이번 달 렌트비 공짜로 해 줄까요?”

“돈 있습니다.”

“얼굴 보고 싶을 때마다 마음껏 보게 해 줄까요?”

“그 꼴 한 거 보면 되레 스트레스만 받는다고 말했을 텐데요?”

“그럼 얼굴 다 나을 때까지 닥터네 집에 두고 원할 때마다 치료하게 해 줄까요? 치료니까 다른 맘 품은 것도 아니고, 닥터의 취향이나 인내심의 부재에 대해 죄책감이나 자괴감 가질 필요 없이 마음껏 만질 수 있는데.”

“…….”

“의료인이잖아요. 히포크라테스랑 환자를 무시하지 않겠다 뭐 그 비슷한 선서[29] 같은 거 하지 않았어요?”

“……했 ……습니다……. 정확히 그런 내용은 아니었지만.”

“난 아픈 거 잘 참으니까 마음껏 만질 수 있을 텐데.”

“…….”

“그리고 되게 깊이 잠들거든요. 누가 쳐다봐도 잘 모르고. 옛날부터 시선 받는 건 익숙해서 별로 신경 안 쓰게 되더라고요.”

“…….”

“질릴 때까지 보고, 원 없이 만지고 나면 닥터도 익숙해지고 정 떨어지고 나한테 막 대할 수 있어지지 않을까요?”

“…….”

“딱 1주일이면 되는데.”

“……빌어먹을, 거기서 일어나야 문을 열든 말든 할 거 아닙니까?”

“아. 그것도 그러네요.”

“열쇠 필요합니까? 어차피 외출도 안 하니까 필요 없죠?”

“네. 없어도 돼요. 우리 가족이 못 찾을 만한 곳에 잠깐 숨어 있으려는 것뿐이라서.”

“들어오시죠.”

“고마워요.”

“더 고마워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러도록 노력해 볼게요. 그런데 닥터.”

“또 뭡니까?”

“쉬운 남자는 매력 없어요.”

“…….”

“쉬워도 너무 쉽네요. 좀 걱정될 정도로.”

“……들어오자마자 쫓겨나고 싶습니까?”

“하하. 그럼 치료부터 시작할까요?”

“샤워할 겁니다. 치료는 씻고 시작하죠. 나 나올 때까지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저기 앉아서 움직이지 마세요.”

“와, 닥터. 보기보다 대담하시네요. 정말 샤워부터?”

“……난,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샤워부터 합니다.”

“아하. 결벽증?”

“강박증.”

“네, 닥터의 강박증이 만족할 때까지 뽀득뽀득 깨끗하게 씻고 오세요.”

하마 선서

Hippo Oath[30]

“닥터 와이트, 욕실을 억지로 빌려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내가 정말로 고마워하는 거 아닌 건 알죠?”

“네. 하지만 내 집에 있을 거면 내 룰을 따라야 하는 거니까 불평 그만하시죠.”

“나 궁금한 게 있는데, 밖에 안 나간 날에는 샤워 안 해도 되는 건가요? 아니면 이 집에 있는 동안은 매일 샤워해야만 하는 건가요?”

“밖이 대체 무슨 상관입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하는 게 샤워 아닙니까?”

“아닌데요. 그런 식으론 살면 다음 달쯤엔 피부가 사하라 사막처럼 건조해질걸요.”

“사막과 달리 피부에는 보습 로션을 바를 수 있죠. 코스메틱 업계에 감사합시다.”

“그걸 사막에 발라 주면 지구가 좋아할 것 같긴 하네요.”

“사막에 보습 로션을 뿌리고 다니는 건 환경 공해입니다만.”

“닥터는 로망이 없으시네요.”

“그런 로망을 누가 필요로 합니까?”

“메타포죠, 일종의.”

“문학적 재능이 말살된 사람의 메타포로군요.”

“오, 1주일 만에 제 영문학 성적이 엉망이었다는 걸 추리해 내시다니. 훌륭해요.”

“저도 미스터 베넷에게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만, 그런 성격으로 살면 총 맞을 걱정 같은 건 안 듭니까?”

“밖에 안 나가고 사람도 안 만나면 문제없는데요.”

“……그렇게 게으른 사람이 왜 나만 부지런하게 괴롭히는 거죠?”

“닥터, 나는 게으른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이에요.”

“적극적으로 게으르고 싶다는 나태의 죄악을 포장해 보려는 노력은 가상하군요.”

“하하. 그건 걱정 없어요. 나 돈 많잖아요? 죽기 전에 잘못한 거 다 정산해서 필요한 만큼 면죄부[31] 살 거니까 괜찮아요.”

“그거,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니겠죠?”

“맞는데요. 교황청에서 팔잖아요.”

“지금은 16세기가 아니라 21세기입니다만……?”

“헉. 설마 품절된 거예요?”

“면죄부를 블랙 프라이데이[32] 세일 상품처럼 말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톨릭교회에 실례잖습니까.”

“저도 가톨릭 신자니까 좀 실례해도 괜찮아요. 게이가 게이 농담 해도 되는 거랑 똑같은 거죠.”

“……가톨릭 신자라고요?”

“몰랐어요? 요즘은 영화 때문인지 일반인들도 다 알던데. 마피아는 거의 다 가톨릭 믿어요. 리즈도 나한테 로사리오 흔들었잖아요.”

“대체 뭘 어쩌다 일이 그렇게 된 겁니까?”

“그게, 마피아 시초나 다름없는 시칠리아 마피아들이 이탈리안이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 국교는 가톨릭이었고,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필연적으로?”

“‘어쩔 수 없이’와 ‘필연적으로’는 반대되는 말입니다. 게다가 당신은 미국인이잖습니까?”

“미국 마피아는 시칠리아 마피아의 아류라고 볼 수 있죠. 마피아라기보다는 갱스터에 가까운 조직도 많고요. 그 사람들은 별로 인정하고 싶어 하진 않지만. 아, 내가 이렇게 말한 건 비밀이에요. 나도 목숨은 하나밖에 없거든요.”

“목숨 말고 다른 건 여벌을 가지고 다니는 겁니까……?”

“아무래도 그렇죠? 뭐든 스페어가 있는 편이 든든하니까요.”

“지금 건 비꼬는 거였습니다.”

“저는 비꼼을 모르는 척하는 거였어요.”

“젠장, 당신은 그 망할 입만 다물어도 인생에 생기는 문제의 절반이 사라질 겁니다.”

“아닐걸요.”

“맞습니다.”

“아니, 그걸 부정하는 게 아니라요. 다른 가족들은 내가 입만 다물면 모든 문제가 사라질 거라고 하는데 나도 동감해서요. 반이 아니라 다 사라지겠죠.”

“……마피아들과 의견을 함께해야 한다니, 자존심 상합니다.”

“하하,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생기는 거죠.”

“생긴 게 아니라 두 발로 걸어서 찾아왔습니다. 심지어 말도 하고 이름도 있죠.”

“닥터가 좋아하는 얼굴도 달려 있고요.”

“그 꼴을 하고서도 얼굴 자랑을 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자신감이십니다?”

“고작해야 얼굴 가죽일 뿐인데 홀랑홀랑 넘어오는 닥터 덕분에 생긴 자신감이라고 볼 수 있…… 아! 닥터, 좀 살살 해 주세요. 아프잖아요.”

“그나마 다치면 아픈 건 아니까 다행이네요.”

“저, 방금 건 다쳐서 아팠던 게 아니라 닥터의 손가락이 일부러 상처를 눌러서 아프게 만든 것 같은데요. 내 착각일까요?”

“착각입니다. 저는 히포Hippo한테 선서했으니까 그런 짓 못 합니다.”

“웬만하면 크라테스도 붙여 주시면 안 되나요? 그렇게 줄여 부르니까 꼭 하마Hippo한테 선서한 것 같아서 상처를 맡기기 불안해지잖아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니까 애칭은 히포입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그렇게 불러요.”

“기원전 사람과 애칭을 부르는 사이라니. 대단한 재주들이네요.”

“죽은 놈은 불평하지 않으니까 마음대로 부르기도 쉽죠.”

“와우…….”

“저급한 농담에만 일일이 진심으로 감탄하지 말아 주시겠습니까? 내 인성까지 덩달아 오염되는 기분입니다.”

“알겠어요. 그럼 치료 끝날 때까지는 조용히 있을게요. 마음껏 만지고 감상하세요.”

“네?”

“…….”

“이봐요.”

“…….”

“그런 식으로 갑자기 입을 닥치면 내가 진짜 마음껏 만지고 감상하고 싶어서 받아들인 것 같아지잖습니까?”

“…….”

“빌어먹을. 이 김에 확실히 해 두겠습니다만, 전 어디까지나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에 허락한 거지 다른 의도는 없었습니다.”

“…….”

“입을 닥치면 뭐 합니까? 그렇게 대놓고 비웃으면.”

“…….”

“차라리 지껄이세요. 그 표정이 더 기분 나쁩니다.”

“닥터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러죠, 뭐. 그런데 저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는데요.”

“이번엔 또 뭡니까?”

“혹시 나 샤워하는 동안 내가 앉아 있던 의자 닦았어요? 소독용 알코올 같은 걸로?”

“…….”

“역시 닦았구나.”

“깨끗하게 사는 게 문제라도 됩니까?”

“문제는 없죠. 그런데 설마 내가 밟은 플로어도 닦은 건 아니죠?”

“……나와서 슬리퍼로 갈아 신기 전에 밟은 곳만 닦았습니다.”

“그렇구나. 만약에 내가 아침마다 샤워 안 한다고 하면 닥터는 어떤 기분이 될까요?”

“글쎄요. 그런 일을 겪은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대충 내 집에 거대하고 더러운 생화학 무기가 돌아다니는 기분이겠죠. 그리고 그런 짓 하면 쫓아낼 거니까 상관없습니다.”

“와…….”

“아니꼬우면 나가세요. 아무도 안 말립니다.”

“아뇨, 그냥 좀 멋있어서요. 샤워 안 하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생화학 무기씩이나 된다는 점이.”

“별게 다 멋있네요. 치료 끝났습니다. 여긴 자고 일어나면 더 부을 것 같네요. 얼음주머니 만들어 놓을 테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샤워하고 얼음찜질 꼭 하세요.”

“샤워하란 말은 절대 안 빼먹네요.”

“안 하면 쫓아낼 거니까요.”

“네…….”

“그리고 잠은 소파에서 자세요. 내 집엔 남는 침실 없습니다.”

“농담이죠? 나 여기 건물주인데요? 방이 일곱 개나 있는 집에 혼자 살면서 침실이 하나뿐이라는 게 말이 돼요?”

“됩니다. 여분의 침대가 있으면 누굴 재워 줘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니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처음부터 들여놓지 않았습니다.”

“정말……, 음, 철저하시네요.”

“집 밖에 나가기 싫어서 임차 사업을 시작한 사람에게 듣기에는 지나친 과찬 같네요.”

“그렇긴 하죠.”

“늦었으니까 주무시죠. 베개와 담요 정도는 내어 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좋은 꿈 꾸시죠.”

“그건 진짜 좋은 꿈 꾸라는 뜻이 아니라, 그냥 인사치레죠?”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래요. 닥터도 좋은 꿈 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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