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난잡하고 다정하게 (79)화 (79/83)

외전 5화.

유정이 의외라는 듯 눈을 반짝였다.

“동물 좋아해요?”

“왜. 싫어할 줄 알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별로 안 좋아할 줄 알았어요.”

태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것도, 딱히 싫은 것도 아니었다. 그는 애초에 유정이 아닌 다른 생물, 사물에 별 관심이 없었다. 기껏해야 머리가 적절히 돌아갈 수 있게 해 주는 당분 정도랄까.

“근데 집에서 키우는 것도 좋지만, 자유롭게 살게 두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종종 밥 챙겨 주고, 보호소에 기부하는 거로도 키우는 것 같은 만족감이 들거든요.”

유정이 씩씩하게 말하며 일어섰다. 실제로 그녀는 세르게이한테서 받은 보상금의 반절을 어려운 곳에 기부했다. 기부하기 전 태경에게 의사를 구했지만, 태경은 그녀의 몫이니 알아서 하라며 자유를 줬다.

“쟤는 치즈고, 옆에 얘는 삼색이예요.”

샛노란 고양이와 얼룩덜룩한 고양이가 태경을 경계하며 가까이 오지 않았다. 고양이들을 가리키던 유정이 태경의 팔을 잡았다.

“우리 때문에 안 오나 봐요. 들어가요.”

태경에게서 빈 물병을 뺏어 든 유정이 먼저 집으로 들어갔다. 뒤따라간 태경은 하릴없이 유정을 따라다녔다. 씻고 로션을 바를 때도, 침실 위 이불을 정리하고 있을 때도.

유정은 어딜 가든 따라붙는 태경의 시선을 느끼며 마침내 뒤를 돌았다.

“나한테 뭐 말할 거 있어요?”

줄곧 유정을 보던 눈동자가 길쭉해지나 싶더니, 옆을 잠깐 향했다가 다시 유정의 얼굴로 돌아왔다. 그 순간 잊었던 제 말이 떠오른 유정은 뒤늦게 아, 탄식을 내뱉었다.

침대에 걸터앉은 태경이 손을 뻗었다.

“이리 와요.”

태경은 주춤 다가선 유정이 손을 내밀자, 손이 아닌 손목을 움켜잡았다.

“해 달라는 거 다 해 준다고, 겁도 없이.”

한숨같이 작게 나온 말에 웃음기가 섞였다. 그는 유정의 손목을 당겨, 제 다리 위에 앉혔다.

옴짝달싹 못 하는 상태로 마른침을 삼킨 유정이 커다란 눈을 깜빡였다.

“이상한 거 시키려고 하는 건…… 아니죠?”

“글쎄.”

태경은 여상히 대꾸했다.

“아까 못 하게 했으니 어떻게든 해 봐요.”

그가 아래로 눈짓하자, 유정은 밑에서 딱딱해지는 그의 남성을 느꼈다. 순식간에 귓불이 붉어진 그녀는 더듬더듬 목소리를 흘렸다.

“어, 어떻게…….”

“알아서.”

무신경한 말투에 유정은 입술을 앙다물었다. 반응해 주고 싶지 않은데, 아래에서부터 후끈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괜히 새초롬한 얼굴을 하고선 그의 하반신으로 손을 뻗는데, 버클을 푸는 손가락이 후들거렸다. 긴장감을 안고 드로어즈를 밑으로 내리는 순간, 거대한 기둥이 튕기듯 위로 솟아올랐다.

부드럽고, 매끈해 보이는 기둥은 핏줄이 파동하고 있었다. 한 손에 쥐기도 벅찬 것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린 유정은 태경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그는 어쩐지 나른해 보일 만큼 침착했다. 그렇기 때문인지 흥분에 도취하여 인상을 구기는 모습을 끌어내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다.

결심한 유정은 가느다란 손으로 그의 것을 주물럭거렸다. 기둥 끝에 달린 주름진 살덩이들도 장난감처럼 매만지며 애태웠다. 기둥은 힘을 더 키우며 빳빳해지는데, 태경은 여유롭게 입을 뗐다.

“오늘 안에 못 싸겠는데.”

잠시 고개를 들어 태경과 시선을 마주한 유정은 군침을 삼키듯 입을 움찔했다. 뭔가 갈증 나는 느낌은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유정은 옆으로 비켜 앉으며 고개를 더 푹 숙였다. 손에 힘을 줘 밑으로 내리자, 표피도 벗겨지며 두툼한 귀두가 모습을 드러냈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그곳에 입술을 대니 갈라진 틈 사이로 끈적한 액이 방울방울 맺혔다. 조그만 혀가 선단을 핥으며 끈적한 액을 빨아먹었다.

츕, 츱, 막대사탕을 먹듯 유정이 야금야금 핥는 걸 보며, 태경은 마침내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버리고 눈썹을 휘었다.

침음하며 울렁거리는 그의 목젖을 본 유정은 내심 기쁜 마음에 입 안 가득 기둥을 삼켰다. 조그만 입은 끝부분만 겨우 담을 수 있었으나, 태경이 골반을 튕겨 올리는 바람에 절반가량 목구멍까지 들어찼다.

“우, 우으읍……!”

숨이 멈춘 것 같은 느낌에 유정의 눈망울에 눈물이 고였다. 그리고 이질적인 현상으로 그녀의 다리 사이도 젖어가고 있었다. 어쩔 줄 모르는 상황에 유정이 물고 있던 것을 뱉어 내며 얼굴을 들었다.

흥미롭게 그녀를 감상하던 태경은 침대에 바로 누워, 그녀를 제 몸 위로 올라오게 했다. 금방이라도 안에 넣게 해 엉덩이를 흔들게 만들려는 속셈인 것 같았지만, 달랐다. 그는 유정의 몸을 거꾸로 돌려, 다리를 잡아당겼다. 서로의 얼굴이 상대의 하반신을 바라보는 자세였다. 창피해서 바르작거리던 유정은 어느 순간 포기하고 그의 단단한 다리를 붙잡았다. 순식간에 팬티까지 벗겨진 밑에서 그의 숨결이 닿았다.

“벌써 젖었네.”

질책하는 말투에 유정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뚫어지는 시선에 밑이 뻐끔대는 것 같았다.

그녀의 예상대로 조그맣고 까만 구멍은 숨을 쉬듯 오므라들었다가 펴졌다. 양손으로 살덩이들을 옆으로 펼친 태경은 구멍 안에서 주륵 흐르는 애액을 보며 웃었다.

“빨면서 흥분한 건가.”

“……그러지 않았어요.”

“마저 먹어요. 나도 맛있게 빨게.”

유정은 뺨을 툭툭 치는 기둥을 보며 긴장했다. 어서 입 안에 넣으라는 듯 태경이 유정의 엉덩이를 따끔하게 매만졌다. 하는 수 없이 꺼떡대는 그것을 두 손으로 부여잡은 그녀는 선단을 적신 끈끈한 액을 핥아 먹으며 입 안에 넣었다. 그러는 순간 곧바로 태경이 음핵부터 갈라진 틈새까지 넓게 핥았다. 축축하게 늘어진 소음순 사이로도 입술을 붙였다. 닥치는 대로 비벼지던 혀가 뻐끔대는 구멍으로 쑥 들어가자, 힘겹게 물고 있던 기둥을 뱉어낸 유정이 길게 늘어진 침을 닦아 내지도 못하고 신음을 흘렸다.

“아응, 으으…….”

그녀의 소중한 곳은 좆질하는 것처럼 함부로 뛰어드는 혀에 놀아났다.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줄줄 새어 나오는 질액은 나오기가 무섭게 그가 꿀떡꿀떡 삼켰다.

그 집요한 행위에 유정은 정신이 아찔해졌다. 눈앞에는 쿠퍼액 범벅인 좆이, 예민해진 귓속으로는 야한 소리가 박혀 들어오는데 정신을 붙들고 있을 수가. 그녀는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짐승 같은 본능만 남은 것 같았다. 뭐라도 품고 싶은 구멍에는 혀가 들락날락했고, 붉게 툭 튀어나온 음핵은 투박한 그의 손길에 문질러졌다. 뱃속이 간질거리며 요도구도 뻐끔댔다.

“그, 그만…….”

이대로는 어떻게 될 것만 같아 힘겹게 말을 뱉어 냈지만, 엉덩이는 여전히 그의 혀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그녀의 다리를 더 젖히고, 음부를 활짝 벌리자 차가운 공기가 습하게 닿았다.

“그만하고 넣어 달라고?”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아흣.”

태경은 혀로 먼저 맛본 구멍에 손가락을 쑥 집어넣었다. 손톱이 닿지 않게 손끝으로 긁어내리며 반복적으로 움직이다가 그녀의 애액 범벅인 손가락으로 음핵 끝을 비볐다. 동시에 미끈한 날개 둔덕도 끈적하게 빨았다.

몰려오는 자극에 유정의 눈가가 붉어졌다. 이를 꽉 깨물며 으으으, 짐승 같은 소리를 내뱉던 그녀는 곧 바들바들 떨었다.

“아아!”

쉬이-.

소변을 누는 것처럼 투명한 액이 졸졸 흘러내리며 태경의 목을 적셨다. 고개를 푹 숙여 그 광경을 직접 목도한 유정은 제 뺨을 툭툭 치는 기둥을 붙잡고 정신없이 입에 넣었다.

으음, 웁, 신음을 삼키며 갈라진 틈새를 혀끝으로 툭툭 두드리자,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끈끈한 액이 또 방울방울 나왔다. 턱이 뻐근할 만큼 입을 크게 벌린 유정은 혓바닥으로 그의 기둥을 눌러 내렸다. 최대한 이를 쓰지 않으려 입술로 쭉쭉 빠는데, 그때마다 볼이 크게 부풀었다.

“우움, 으응!”

그 순간, 태경이 허리를 치켜올리며 깊게 박았다. 다시금 숨이 막히는 느낌에 유정이 밑동을 부여잡고 도리질했지만, 거대한 기둥은 목구멍을 연속해서 쑤셨다. 온통 침 범벅인 좆을 힐긋 내려다본 태경이 혀를 차며 웃었다.

턱턱, 움직이는 허리에 반동으로 고개가 들쳐진 유정은 몸에 힘이 풀려 다리를 축 펼쳤다. 개구리 다리처럼 벌어진 다리 사이 축축한 음모가 그의 가슴팍에 닿았다. 이미 한번 오르가슴을 느낀 음핵이 거칠한 옷에 쓸리며 다시금 자극이 왔다. 쑤셔지는 건 입인데, 밑이 쑤셔지는 것 같았다.

“뱉어요. 좆.”

흥분에 차오른 낮은 목소리에 유정은 그가 곧 사정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녀도 재차 절정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입에서 빼내기는커녕 귀두 끝을 혀로 살살 짓누르며 핥았다. 결국 가뜩이나 참고 있는 틈새에서 정액이 질금질금 나오기 시작하다가 어느 순간 폭발하는 것처럼 분출했다. 태경이 낮게 욕을 짓씹으며 허리를 위로 튕기자, 유정의 목구멍에 깊게 박힌 좆이 정액을 쭉쭉 쏘아 댔다.

“으응!”

마치 제가 사정하는 것처럼 신음한 유정은 엉덩이를 들썩였다. 입술 사이로 정액이 뚝뚝 흐르는 얼굴이 온통 새빨개졌다. 배덕하지 않은데 배덕감이 드는 게 이유였다. 그가 사정하고 나서야 입에서 빼낸 좆에서 정액 섞인 침이 길게 늘어졌다.

천천히 상체를 세운 태경이 제 다리 위에 그녀를 앉히고, 눈물 고인 눈망울을 삐딱하게 마주했다. 타박하는 듯한 그의 눈빛에는 흥분이 서려 있었다.

“그러게 왜 말을 안 들어.”

“우음…….”

유정은 입 안 가득 고인 정액으로 말을 못 했다. 그녀가 끙끙대자 태경은 그녀의 입 안에 손가락을 넣어, 정액을 밖으로 빼냈다. 혓바닥을 매만지며 휘젓는 손길에 유정은 숨을 할딱였다. 그가 손을 빼고 나서는 입을 꾹 다물었다. 제 흥분액에 젖은 그의 티셔츠를 보니 할 말을 잃었다.

아무 말 없이 유정을 바라보던 태경이 그녀의 목덜미를 잡아 입을 맞췄다. 제 정액 맛이 느껴지는 그녀의 입술이 달다는 듯 혓바닥과 입술을 쭙 빨았다. 살포시 눈을 감았던 유정은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태경도 마찬가지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가늘게 뜬 눈 사이로 사랑스럽다는 눈빛이 여실히 느껴졌다. 유정은 눈물이 날 것 같은 행복감에 그의 품으로 안겨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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