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는 아침에 나누는 설정으로 하죠.”
필요에 의해 결혼하게 되었다.
사빈은 자유를 위해서, 강헌은 연인을 위해서.
“회장님이 보내는 일개미들은 노동정신이 투철하지. 철저히 속이지 않으면 둘 다 고통스러울 겁니다.”
그렇게 아침마다 위험한 연극이 시작된다.
“강헌 씨, 잠깐만요…….”
사빈의 심장이 터질 듯 크게 뛰었다.
“멈추면 눈치챌 겁니다.”
그의 낮게 깔린 음성과 집요한 눈빛에 숨이 막혔다.
“소리는 참지 말고 최대한 들리게.”
강헌과 닿을수록 사빈의 감정은 혼란스럽다.
눈빛은 시리도록 차가운데 손과 입술은 다정해서.
그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은 일기장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