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가 죽은 후 황제는 미쳐 버렸다.
나는 그런 황제의 손에 쥐여진 대용품이었다.
철저하게 죽은 자를 따라 하면서 사랑받았고,
죽었다고 알려진 진짜 반려가 살아 돌아왔을 때 버림받았다.
다섯 번이나 사랑받기 위해 발버둥 친 후 죽음을 맞이했을 때
그제야 나는 구질구질한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다음번에는 다를 거야. 더는 그들에게 매달리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황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네가 있을 자리는 내 곁이지 않느냐.”
영원히 저를 사랑해 주리라고 믿는 남자와
“널 망가뜨려서라도 가지려 했다면 나는 너의 무덤이 되었겠지.”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는 길에서 만난 남자.
바뀌어 가는 미래, 밝혀지는 진실, 얽히는 인연.
그 끝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일러스트] 소차
[로고 및 표지 디자인] 어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