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히 차를 끓이는 것보다 말을 달리며 활을 쏘는 편이 더 적성에 맞는 아르사크 하르슈. 토르갈의 족장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부족을 이끌며 잘 살고 있었는데, 제국에서 난데없이 황후 후보로 들어올 것을 종용하는(!) 사신이 도착한다. 나더러 제국의 황후 후보가 되라니, 정신 나갔어? “당신들 황제에게 가서 전해. 나는 황후가 될 생각도, 황후 후보인지 뭔지가 될 생각도 없으니, 소꿉놀이는 사과나 깎을 줄 아는 나풀나풀한 아가씨랑 하라고.” “폐하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아르사크 님을 제외한 토르갈의 모든 사람이 죽게 될 것입니다.” 결국 부족을 지키기 위해 후녀가 되어 황궁으로 가게 되었지만 잡다하고 빡빡한 규칙도, 숨도 쉬기 힘든 드레스도 전부 다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나를 향해 돌아서.” “식전이라 사양하고 싶습니다, 폐하.” “네 발로 돌아설래? 아니면 꼭두각시처럼 줄을 매서 당겨줄까?” “성질머리하고는.” 말 타는 것도, 싸움도, 활쏘기와 황제의 복장을 뒤집는 것까지 전부 다 잘하는 아르사크의 시련. 누가 황후 따위 되고 싶댔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