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구치소의 입구로 사람들이 몰려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당황스러웠지만 난 카론의 팔을 붙들고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여기서 나가는 길은 하나.’
그 길로 지금 사람들이 몰려왔으니 그곳으로는 나갈 수 없다.
그때 뒤에서 흑마술사가 숨을 흡 들이마셨다.
“여기요! 여기…!”
“조용히 해!”
젠장, 이놈이 입을 열면 우린 끝장이다!
결국 나는 결단을 내리고 머리핀을 이용해서 그가 있던 감옥의 자물쇠를 땄다. 그러고는 카론을 데리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조용히 하고 있어. 우리 나갈 때 같이 탈옥시켜 줄 테니까.”
“정말입니까? 정말 입만 다물면….”
“그래! 같이 나가게 해 줄게!”
내 손으로 범죄자를 풀어 주다니, 정말 치욕스러운 일이지만….
‘내가 갇힐 수는 없지.’
탈옥 미수죄까지 합쳐진다면 가중 처벌을 받을 게 분명하다. 그건 정말 여주로서의 가오가 상하는 일이다.
나는 카론과 함께 바닥에 깔린 짚 속에 몸을 웅크리고 한 손으로 흑마술사를 꽈악 붙잡고 있었다. 입을 다물고 있으라는 일말의 협박이었다.
아까는 이 따가운 짚을 그렇게 욕했는데, 이렇게 도움이 되다니.
“어디 있는 거야?!”
“이미 나간 것 같습니다!”
“빨리 밖을 뒤져! 그리고 일부는 남아서 복도 끝까지 살펴보고!”
“예!”
밖에서 경비대가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긴장하여 더욱 숨을 죽였다. 곧 경비대가 이 안까지 확인하러 들어올 거다.
“히히….”
“조용히 해!”
이 상황이 재미있는 듯 흑마술사가 히죽였기에 나는 그를 꼬집듯 움켜쥘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쪽으로 점점 가까워져 오는 인기척이 느껴졌을 때….
“에잇!”
카론과 내가 웅크리고 있는 자리의 짚이 누가 봐도 수상하게 볼록 튀어나온 걸 확인한 나는, 흑마술사를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뭐라도 좀 해 봐!”
“제가 뭘 해요?”
“뭐라도 해서 시선을 끌라고! 우리가 있는 바닥 말고 너 자체를 볼 수 있도록! 그러면 같이 탈옥시켜 줄 테니까.”
“흐음….”
그러나 그가 시선을 끄는 대신 시간을 질질 끌었기에 나는 몹시 답답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이 흑마술사한테 잘할걸!
“아, 빨리!”
“좋아요, 뭐 그렇게 하죠.”
마침내 마음을 굳힌 듯, 흑마술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흑마술 3회전 공법! 지금부터 제가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는 마치 홈쇼핑을 진행하는 사람 같은 목소리 톤을 내며 요란하게 소동을 떨기 시작했다.
나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조용히 숨어 있었다. 흑마술사들은 원래 다 이렇게 사기꾼 흉내를 잘 내는 건가?
“자, 자!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흑마술 3회전 공법! 저렴한 가격에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제 마음이 식어 매진되기 전에 얼른 돈을 내고 보러 오세요!”
“뭐야, 이 자식?”
“흑마술사인데 내일 감옥으로 호송될 예정이라 그런지 미친 모양이군.”
“뭐, 흑마술사? 불길해!”
“아앗, 네! 미니 3회전 공법! 방금 제 마음이 식어서 마감되었습니다! 아직 미디움 3회전 공법과 라지 3회전 공법 남아 있습니다!”
다행히도 경비대는 흑마술사를 그저 미친놈으로 취급하는 듯했다. 그리고 그의 미친 행동 덕분에 우리가 숨어 있는 바닥에는 눈길도 안 줬고 말이다.
마침내 경비대원들이 떠난 후, 흑마술사가 하얗게 불태운 얼굴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수고했다, 흑마술사….”
“흑마술사라뇨, 이름으로 불러 주시죠.”
“이름이?”
“차이키입니다.”
“그래, 차이키.”
“당신은 이름이 뭐죠?”
“…나는 사루비아, 그리고 이쪽은 카론.”
세상에, ‘흑마술사’에 불과하던 그와 통성명을 하게 되다니. 내가 잡아넣은 범죄자와 이름을 교환하다니 정말 자존심 상하는 놈이다. 함께 탈출하면 이놈은 꼭 내가 나중에 다시 잡아넣어야지.
어쨌든 경비대가 완전히 사라지자 차이키는 기대가 담긴 눈을 하고 물었다.
“그래서 지금 탈옥하면 되나요? 어떻게 하죠?”
“일단 잠시만 기다려 봐. 왜냐하면.”
창살 너머를 흘끗 본 후 내가 말했다.
“아직 밖에 경비대가 있는 것 같단 말이지.”
사람의 기척을 느낄 수 있는 뛰어난 인재, 나 사루비아. 내가 느끼기에는 아직도 분명 밖에 경비대원들이 있었다.
아까보다 수가 적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그들은 여기 남아서 우리가 어디로 탈출했는지 회의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니 아직은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저 사람들이 사라지고 간수 한 명만 남을 때까지 기다리자.”
“하지만 평생 사라질 것 같지 않은데요?”
차이키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대로 두다가는 다시 간수를 불러올 것 같은데.’
그가 아까처럼 우리를 고발하려 시도할까 봐 내가 불안을 느끼던 그 순간….
“허억, 헉…. 찾았다!”
기척도 없이 나타난 경비대원 한 명이 창살 앞으로 고개를 불쑥 내밀었다.
“꺄아아악! 흡!”
나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가, 경비대원의 복장을 입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입을 틀어막았다.
“아, 알타이르 님?”
“그래, 사루비아! 구하러 왔다고!”
“어이어이, 믿고 있었다고! …있었습니다!”
* * *
잠시 후 변장한 알타이르가 연기를 시전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다리를 절뚝거리며 경비대원들에게 이곳은 자신이 맡겠다고 제안했다.
“내가 이곳을 둘러볼 테니까 다른 분들이 감옥 주변을 수색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멀리 가지도 못했을 것 같은데.”
“왜 당신이 여기 있겠다는 거요?”
“아, 보다시피 내가 지난번에 다리를 다쳤거든…. 쩝, 근데 병가 내면 돈도 안 주니까 집에서 손가락이나 빨 순 없어서 나와서 이러고 있는 거지.”
“하긴 병가를 내고 월급을 삭감당할 수는 없지. 그럼 당신은 여기 있으쇼. 우리가 둘러보고 올 테니까.”
“하여튼 윗사람들은 우리에게 한 푼이라도 더 안 주려고 머리를 굴린다니까.”
알타이르가 아돌브 제국에 대한 욕을 길게 떠벌리며 사람들을 내보낸 틈을 타 카론과 나는 실핀으로 자물쇠를 따고 감옥을 빠져나왔다. 물론 차이키도 어쩔 수 없이 데리고 나와야만 했다.
다만 이대로 구치소를 탈출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챙겨 가야 할 물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기 어딘가에 통신구가 있다는 거지?”
“예, 그건 반투명한 보라색 구슬입니다!”
‘수정 구슬 같은 거군.’
다행히도 우리는 구치소 입구에서 물품 보관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차이키에게 찾아보라고 지시하기도 전에 그는 극도로 흥분해서 물품 보관함을 뒤지기 시작했다.
“허억, 헉! 이거는 동방에서 들어온다는 효과 좋은 약재! 사람을 단번에 기절시킨다고 들었는데! 앗, 이건 코브라도 기절시키는 독침!”
좀 찜찜하긴 했으나 우리는 그가 자유롭게 자신의 통신구를 찾도록 내버려 두었다. 무언가를 자신의 주머니에 쑤셔 넣는 모습도 보였지만, 일단 협력하기로 했는데 뭐 어쩌겠는가.
게다가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또 있었다.
“알타이르 님….”
“어어?”
내가 으르렁거리며 그에게 다가가자 그가 당황한 얼굴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그래서 저를 감옥에 집어넣으셨습니까…? 실핀도 없이?”
“어, 음….”
알타이르가 우물쭈물하며 말을 잇지 못하고 시선을 회피했다.
“사루비아, 너 근데 아퀼라랑 결혼식은 어디서 했냐? 조용한 장소에서 한 모양인데, 정보 좀 공유해 봐.”
누가 봐도 티 나게 대화 주제를 돌리려는 모양새였다. 어이가 없었지만 어쨌든 난 그의 가상한 노력에 넘어가 주기로 했다. 어쨌든 선임을 칠 수는 없지 않은가.
“…아직 결혼은 안 했습니다.”
“뭐?! 아직 결혼을 안 했다고?!”
순간 알타이르가 우렁차게 외쳤다가 스스로의 목소리에 놀라 입을 합 다물었다.
“아, 아니. 그럼 왜 같이 살고 있는 건데?”
“음, 어차피 언젠가는 결혼할 예정이니까 말입니다!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것’이 끝나면.”
실제로 아퀼라와 나는 우리의 결혼식을 혁명 이후로 미루는 데 합의했다.
당시 아퀼라는 아쉬운 마음에 뭔가 로맨틱한 대사로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나는 재빠르게 그의 입을 틀어막았었다.
“사루비아, 이 일이 끝나면 우리….”
“데드 플래그 밟지 말라고!!”
“무슨 말이야?”
“네가 뭘 말하고 싶은진 알겠으니까, 그냥 입 닫고 있어! 그래, 그렇게 하자! 하지만 정확히 뭘 하자는 건지는 언급하지 마!”
그렇게 하여 나는 가까스로 데드 플래그를 회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여튼, 우리는 혁명이 끝나면 결혼할 예정이었다. 그러니 아직은 결혼한 상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 결혼은 안 하고, 그냥 교제하는 상태에서 동거하는 거야?”
“어? 그러고 보니까 저희 교제 안 합니다.”
“뭐라고?!”
“생각해 보니 교제하자는 말은 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러자 알타이르가 곧장 뒷목을 부여잡았다.
“젠장, 이시나가 매일 이러는 이유를 알겠어. 얘들만의 세계에 끼어들지 않는 게 좋겠어….”
내가 그 말에 뭐라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며 고개를 갸웃하던 그때, 차이키가 한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거기엔 수정구슬 같은 것이 놓여 있었다.
“찾았습니다!”
“좋았어, 그럼 빨리 이곳을 나가자!”
지긋지긋한 구치소, 드디어 탈출 성공이었다!
* * *
본부로 돌아온 뒤, 나는 탈옥의 여운을 느끼며 행복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평소라면 일하지 않고 왜 그렇게 빠져 있냐고 한마디씩 던져대던 선임들도 카론과 내 불쌍한 감옥 썰을 듣고는 뭐라고 하지 않았다.
“카론, 우리 앞으로 감옥에 갇힐 일은 절대 하지 말자….”
“예, 사루비아 님! 그런데 사루비아 님이 저번에 혁명을 하다가 들키면 감옥에 가니까 주의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진짜 이번 일을 마지막으로 손 턴다.”
마피아 보스처럼 멋있게 마무리 멘트를 남긴 후 나는 이쪽으로 다가오는 아퀼라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아퀼라, 오랜만이다?”
“사루비아.”
그는 다른 말은 덧붙이지 않고 바로 내 앞에 있는 의자에 앉으며 몸을 가까이 기울였다.
“알타이르 님께 들었어. 일이 잘못돼서 감옥에 갇혔다면서.”
“응, 그랬는데 다행히 잘 탈출했어.”
왠지 그가 앞에 있으니 저절로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기분이 되어서 난 조금 칭얼거리듯 덧붙였다.
“그런데 완전 고생했어. 바닥에 깔린 짚도 따갑고…. 실핀으로 자물쇠도 겨우겨우 따고, 간수를 피해서 몰래 움직이고….”
“응, 응.”
“흑마술사가 있는 곳은 제일 끝에 있는 무서운 감옥이었고…. 나 너무 힘들었어.”
“힘들었구나.”
아퀼라가 팔을 뻗어 나를 끌어안아 주었다. 따뜻한 체온이 전해져오자 나는 빙그레 미소 지었다.
“수고했어, 사루비아.”
“휴우, 정말 보고 싶더라….”
“사루비아?”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기에 아퀼라와 나는 서로에게서 휙 떨어지며 자리에서 곧장 일어났다.
“예, 에이프릴 님. 무슨 일이십니까….”
“아니, 영창 갈 일 없으니 이제 살판났다 싶어서? 호호.”
“시, 시정하겠습니다….”
“비꼰 거 아닌데? 정말 보기 좋다고.”
그렇게 말하며 에이프릴은 우리를 지나쳐 대원들이 모여 있는 구석으로 이동했다. 아퀼라와 나도 서로의 눈치를 보며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지금 부대원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차이키와 그의 통신구를 가운데에 두고선 꼭 심문하듯이 샅샅이 탐색하고 있었다.
“후후, 이게 통신구란 말이지.”
“쓸 데가 있겠군, 킬킬….”
“한주먹거리군.”
“쥐면 부서지겠는데?”
하필 그를 둘러싼 건 블레어와 토피오, 그리고 레온과 브레이브였기에 불쌍한 차이키는 그 사이에서 몸을 발발 떨 수밖에 없었다.
“히히, 나 말고도 피해자가 또 생겼군….”
…요즘 흑마술 수색 특수군으로 출근하고 있는 빅팀도 거기 껴 있었지만 말이다.
한편 겉보기에는 누구보다 유순해 보이는 에이프릴이 끼어들자 차이키가 잠시 희망 어린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곧 나와 에이프릴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곧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에휴, 딱 봐도 비슷한 놈들이군.”이라고 말한 것도 같았는데, 음, 내가 잘못 들은 거겠지. 비슷하긴 누가 비슷해?
하여튼 차이키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다행히도 타로가 끼어들어 그들을 중재했다.
“이봐, 너무 겁주지 말도록….”
기운이 없는지 그의 목소리엔 힘이 전혀 없었다.
처음에는 피부에 윤기가 흘렀던 타로는 본격적으로 혁명을 준비하며 일이 폭증해서 그런지 안타깝게도 요즘 점점 생기를 잃고 있었다.
이제는 그의 시그니처 마크와도 같은 다크서클마저 단 타로가 차이키의 앞에 척 서니, 차이키는 그의 음침한 인상을 보고 겁먹었는지 긴장하며 몸을 바로 세웠다.
“이봐.”
타로가 맥없는 목소리로 차이키를 불렀다.
“그래서 너희 측의 수장과는 연락이 닿았나?”
“아, 아직 연락 중입니다!”
차이키의 통신구는 바로 슈비드 백작을 향해 통신 요청을 보내고 있었다.
2황자군의 수장이며 이제는 황제에 의해 수배령이 내려진 귀족, 슈비드 백작.
우리의 계획은 일단 2황자군을 이용해서 공화정을 세우는 것이었다.
다만 우리가 공화정의 지도부에 들어갈 수는 없을 거다. 아무리 그래도 오랜 시간 동안 제국 내에 팽배한 아르콘에 대한 편견이 있으니까.
대신 2황자군에 속했던 귀족들을 국가의 핵심 권력층으로 올리고 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는 있겠지. 그들은 우리에게 친화적인 정책을 마련해줄 것이다.
[아아-. 들리나?]
“연결됐다!”
통신구에서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는 릴리. 통신 받았다.]
“여기는 차이키. 슈비드 백작님께 연결시켜 주길.”
[무슨 일이지? 분명 잡혔다고 들었는데. 변절했나?]
“아니, 아니. 탈옥했다.”
차이키가 우리의 눈치를 보며 슬쩍 말했다.
“나는 지금 흑마술 수색 특수군 쪽과 있다. 우리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데.”
[…흑마술사를 잡아넣는 군대가 우리와 협력한다고?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지?]
“흑마술 수색 특수군은 대부분 이종족이다. 그들만큼이나 이 나라를 뒤집고 싶은 사람은 없을걸.”
[…….]
뭘 생각하는 건지, 통신구 너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차이키의 얼굴에 슬슬 불안한 빛이 떠올랐을 때쯤, 다시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계약 마법을 깨고 싶다는 거군.]
“단순히 그 목적만으로 움직이는 건 아닌 듯한데…. 그… 황제를 바꾸고자 하는 게 맞으십니까?
차이키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우리에게 물었고, 타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현 권력자를 바꾸려 한다고 전하도록.”
“…들었지? 그렇다고 하신다.”
[알았다. 상부에 전달할 테니 기다리도록.]
우리는 수뇌인 슈비드 백작과 대화할 수 있기를 기다리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잠시 후,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리나?]
“백작님!”
차이키가 구세주를 만난 듯 애절한 목소리로 외쳤다.
“백작님! 제발 저를 구해 주십… 읍읍!”
순간 에이프릴이 차이키의 입을 손바닥으로 턱 막으며 그대로 뒤로 잡아당겼다.
불쌍하게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차이키 놈을 대신하여 그녀가 통신구 앞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