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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마수가 드래곤을 물고 왔다 (108)화 (108/190)

107화 – 이래도 우연이라고 하시겠습니까?

소식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었다.

병원에 입원한 김유빈과 송대건이 조사하러 나온 헌터 협회 관계자에게 ‘분명 유은새 헌터의 마수였어요. 제게 원한을 가지고 일을 저지른 게 분명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이 일은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그러면서 이전에 조명받지 못했던 일반인 습격 사건까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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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 마수 습격 사건 말인데

저 사람들이 거짓말하는 거 아닐까? ㅇㅇㅅ 헌터랑 사이 안 좋았다매

들어 보니 전 도천 길드원은 평소에도 ㅇㅇㅅ 헌터 뒷말 많이 하고 다녔던 사람이고

그 기자는 ㅇㅇㅅ 헌터 현장에 나갔을 때 별이 억지로 만지려고 그랬다면서.

걍 지들이 어디 가서 굴러놓고 습격당했다고 구라 치는 거 아님?

댓글(310개)

⤷그래도 피해자한테 말 함부로 하지 말장

⤷나 김유빈 아는데 쟤 틈만 나면 유은새 헌터 씹어댔음ㅋㅋㅋㅋ 유은새 헌터가 자기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그 사람은 쟤 길드에 있는지도 몰랐을걸? 혼자 열등감 폭발해서 유은새 헌터한테 화풀이하다 길드에서 쫓겨났으면서 뭘 뻔뻔하게 인터뷰하고 있어ㅋㅋㅋㅋ

⤷그럼 저 두 사람 말고 다른 일반인들이 습격당한 건 뭔데?

⤷⤷나 방금 소름 끼치는 생각함;;; 사실 유은새 소시오패스 성향 있는 거 아닐까? 지금까지는 이미지 메이킹한 거고 슬슬 나사 풀려서 본색을 드러내는...

⤷⤷⤷영화를 너무 많이 봤다

⤷⤷수상한데. 갑자기 나도 당했소 하고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오는 게 혹시 어딘가에 유은새 헌터 음해하려는 세력 있는 거 아님?

⤷근데 별이가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유은새 헌터는 어떻게 송대건이 별이 억지로 만지려고 한 거 알았대? 그 자리에 없었다면서.

⤷⤷몬스터 테이머자너. 통하는 게 있나 부지.

⤷⤷사실... 별이가 말을 할 줄 안다면? 우리가 몰랐을 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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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트판] 마수 습격 사건의 일반인 피해자 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평소 헌터분들을 존경하고 늘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는 20대 여성입니다.

최근 터진 사건으로 유은새 헌터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말이 일각에서 돌아, 해명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먼저 저는 사건의 중심에 계신 김 모 헌터님, 송 모 기자님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임을 밝힙니다.

(상처 봉합한 사진)

(피가 낭자한 골목길 사진)

처치가 끝난 사진이지만 보시는 것처럼 마치 짐승이 할퀸 것처럼 일반적인 상처가 아니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이 일로 다리 골절, 전완부 타박상, 뇌진탕 등으로 전치 12주의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지금도 악몽을 꾸시고 작은 소리에도 흠칫흠칫 놀라십니다.

솔직히 유은새 헌터의 마수들이 정말 그런 짓을 했는지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가장이신 아버지께서 일도 못 나가시고 병원에만 누워 계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피해자분들을 향한 지나친 비난은 자제해 주세요.

댓글(1930개)

⤷따님분 힘내세요ㅜ.ㅜ

⤷힘내세요...ㅠㅠ

⤷아니 그럼 뭐야. 동물원에서 탈출한 곰도 아니고 사람이 한 짓이 아닌 게 명확한데 헌협 제대로 조사 안 했어? 아니면 범인이 유은새라서 쉬쉬한 거야?

⤷헐... 나 지금까지 믿었던 게 다 박살 나는 기분. 진짜 헌협이고 수사 기관이고 다 범인을 아는데 모른 척했다고?

⤷S급 헌터라는 이유만으로 범죄 수사망에서 벗어난 유은새 씨에 대한 진실을 밝혀주세요. 국민 청원 주소 https://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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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습격 사건 범인 ㅇㅇㅅ 맞는 거 같음.

왜 전에 소문 많았잖아. 갑질 논란이니, 인성질이니 뭐 그런 거.

예전 그 헌터 폭행 사건도 이렇게 보니 의심스럽다. 입막음 조로 합의금을 얼마나 줬길래?

근데 만약 유은새 헌터랑 마수들이 진짜 범죄 저지르고 다닌 거면 어떡해?;;

유은새 대체 불가 인력인데 히든 던전 생겨나고 헌터들 다 죽어 나가는 판국에 이러면 우리나라 누가 지켜...

근데 S급 헌터가 구속되던가? 아, 구속돼도 안 돼도 걱정이다.

댓글(200개)

⤷S급이 유은새 하나뿐이냐? 다른 S급들이 지키겠지.

⤷나는 도천 S급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알고 있었으면 공범이잖아.

⤷난 지금까지 유은새가 착한 헌터로 이미지 메이킹한 게 소름 돋는다

⤷헌터 범죄는 중범죄임. 사실로 밝혀지면 구속될걸.

⤷S급 헌터라는 이유만으로 범죄 수사망에서 벗어난 유은새 씨에 대한 진실을 밝혀주세요. 국민 청원 주소 https://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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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 점점 악화되어만 갔다. 도천 길드 법무팀이 진화에 나섰으나 조직적인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로 지난했다.

그리고 그때쯤, 기다렸다는 듯이 도천 길드의 비리가 터졌다.

길드장실에서 고성이 흘러나왔다.

“이게 무슨 소리야. 헌터 지원금 횡령은 뭐고, 신약 연구 결과가 조작된 거라니?”

말을 전하러 온 비서가 망설였다.

“그게, 지방의 하급 던전의 경우 저희가 그 지역 길드에게 외주를 맡기는 식으로 공략이 진행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지원금을 중간에서 관리자가 가로챈 모양입니다.”

“누구야, 그게?”

“……이효섭 부장인 듯합니다.”

우리가 짜증스럽게 머리를 쓸어 올렸다. 자신들이 새빠지게 던전을 돌고 있을 때 저는 남의 돈으로 꿀이나 빨고 있었다 이거지?

우리의 표정이 던전에 들어갔을 때만큼이나 흉흉했다.

“나가면서 이효섭 부장 호출해. 연구 결과가 조작된 건?”

“우해찬 교수의 주장입니다. 아시다시피 학계 권위자인지라 쉽게 논란이 잦아들 것 같지 않습니다. 대책 마련을 하셔야 합니다.”

“그 인간은 왜 가만히 있다가 난리야?”

도천 길드 연구팀은 포션 연구가 좌절된 이후 바이오로지컬 분야로 방향을 틀었다.

던전 부산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을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성과 발표를 했다. 그리고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아마 우 교수가 진행하던 연구와 주제가 겹쳐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모양이었다.

우리는 뻣뻣해진 목을 주무르며 닥친 일들을 하나씩 정리했다.

마수 습격 사건의 전말도 파헤쳐야 하고 내부 단속도 해야 하며 우 교수 상대까지.

개판인 여론은 어떻게 수습할 것이며 은새와 마수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하지만 우리의 고난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길드장님!”

비서 팀의 다른 비서가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길드장님, 라임 사모펀드, 로엘 사모펀드, TCI 인베스트먼트를 필두로 주주들이 해명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중국 이 새끼들이…….”

라임과 로엘, TCI가 중국 자본 회사인 건 조사 결과 밝혀졌다.

그 순간 우리는 섬뜩한 예감이 들었다.

‘설마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중국 짓인 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중국이라면 가능성이 있었다.

은새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추석 인사 영상을 가지고도 중국은 난리를 피웠었다.

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 설계된 것인지 감이 안 왔다. 형체가 보이지 않는 덫이 은새를 향해 아가리를 벌렸다.

‘만약 이게 끝이 아니라면?’

불현듯 든 생각에 뒷목이 서늘해진 우리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쓸 수도 없이 걱정과 불안이 밀려왔다.

‘은새야…….’

***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자 은새는 결국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그녀가 S급 헌터인데다 사안이 중하다는 이유로 경찰에서는 검찰의 헌터범죄수사부로 사건을 올려 보냈다.

우리가 선임한 국내 최대 로펌 변호사와 동석한 자리에서 은새는 조금 지친 표정으로 검사의 질문을 받았다.

“유은새 씨, 피해자 송대건 씨와 김유빈 씨의 습격 사건이 벌어진 그 시각 어디에 계셨습니까?”

“강원도 집이요.”

“증명할 방도가 있습니까?”

“현관 키패드에 입출입 기록이 남으니까 그걸로 확인하면 되지 않을까요?”

검사가 이죽거렸다.

“하지만 마수들은 아니지요? 바깥에서 생활하는 그것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유은새 씨는 아십니까?”

“이보십시오, 신 검사님! 유은새 씨의 마수들은 전부 허락 없이 사유지로 등록된 구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훈련받았습니다. 게다가 강원도에서 서울까지 거리가 얼마나 먼데 그사이에 이동하는 걸 목격한 사람이 한 명도 없지 않습니까? 괜한 추측으로 몰아가지 마시죠!”

변호사가 즉시 반박했다. 검사는 여유로운 태도로 파일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 사진을 봐 주시죠.”

“이건 뭐예요?”

“피해자 송대건 씨가 습격 당시 찍은 사진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마수 같지 않나요?”

은새가 사진을 빤히 들여다봤다. 흔들려서 식별이 어려웠으나 도다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분홍색 꼬리털이 보였다.

“눈치채셨겠지만 확인 결과 조룡 마수로 밝혀졌습니다. 유은새 씨의 마수 ‘도다리’도 조룡 마수죠?”

“세상에 조룡 마수가 도다리만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던전을 탈출한 마수가 어쩌다 보니 조룡 마수일 수도 있는 거죠.”

“하지만 상황이 공교롭지 않습니까? 토벌 현장에서 송대건 씨와 유은새 씨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는 걸 압니다. 그런데 하필 송대건 씨가 조룡 마수의 습격을 받았다, 라…….”

팔짱을 낀 검사가 몸을 뒤로 기댔다.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 조룡 마수가 발견된 던전은 없다고 합니다.”

“이것만 가지고는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 없습니다. 사진도 흔들렸지 않습니까? 몸의 일부가 찍힌 것만으로 유은새 씨의 마수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자 검사가 사진 하나를 더 꺼내 내밀었다.

“김유빈 씨가 습격당한 현장의 사진입니다. 마수의 발자국과 털이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감식 결과서가 책상 위에 올라왔다.

“검은뿔표범 마수라더군요.”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은새 씨? 이래도 우연이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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