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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끌림 (1)화 (1/111)

1화 

너로 채운 밤

쾅-

오피스텔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거친 숨소리가 허공에 흩어졌다.

“하아….”

서현을 벽으로 밀어붙인 태성은 그녀의 입술을 거침없이 집어삼켰다.

“읍!” 

단숨에 그녀의 입술 사이로 밀고 들어간 태성은 부드럽고 향긋한 그녀의 혀를 옭아맸다.

그러고는 그녀의 뒤통수에 손을 올려 지그시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더 깊숙이, 빈틈없게… 숨 쉴 틈도 없이 뜨겁게… 태성의 입술과 서현의 입술이 맞물렸다.

입 안 곳곳을 헤집는 아찔한 숨결이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밀려들자 서현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음….”

서현이 태성의 어깨를 살짝 밀어냈다.

그제야 움직임을 멈춘 태성이 욕정 어린 시선으로 서현을 바라봤다.

“이게 얼마 만인 줄 알아?”

질문인지 원망인지 모를 말을 던진 태성에게 서현의 답을 들을 여유 따위는 없었다.

태성은 말 끝나기가 무섭게 고개를 내려 서현의 목덜미와 쇄골에 연신 키스를 퍼부었다. 

“태성 씨… 읏, 천천히요.”

그럴 마음 없다는 듯, 태성은 오히려 서현의 다리 사이로 제 허벅지를 밀어 넣었다. 

“천천히? 여유 있네, 장서현?”

목소리만큼 갈급했던 그의 손은 그녀의 손을 한 손에 옭아맨 채 벽에 붙였고, 나머지 한 손은 그녀의 말캉한 살결을 움켜쥐었다.

“읏… 태성 씨….”

태성은 달뜬 숨을 내뱉는 서현을 감상하듯 훑으며 예민해진 그녀의 가슴 끝을 자극했다.

톡-

“당신 몸도 그리 여유 있어 보이지 않는데? 요즘 왜 이렇게 바빴던 거야?”

톡- 

그의 손끝이 다시 움직였다.

“하아….”

“내 생각 안 났나?”

톡-

“다, 당신은… 내 생각, 했어요?”

“지금 나 보면 모르겠어?”

태성은 일부러 서현에게 몸을 바짝 밀어붙이고는 손끝을 다시 움직였다.

톡-

서현이 입술을 짓깨물자, 태성은 그녀가 입술을 물지 못하게 만지더니 다시 다른 목적을 위해 손을 움직였다.

툭-

서현의 블라우스 단추 하나가 풀어졌다.

툭, 툭.

하나, 둘, 단추가 풀리자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혹시 나한테 서운한 게 있었나?”

“그런 거 없어요.”

“그래? 난 당신한테 서운했는데?”

툭-

그의 입꼬리가 올라감과 동시에 해방감이 느껴졌다.

무방비한 상태가 되어버린 그녀의 뽀얀 살결이 드러나자, 태성은 고개를 내렸다.

“읏….”

서현이 움찔거리며 몸을 떨었지만, 태성은 그런 그녀의 반응을 즐기듯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당신 요즘 이상한 거 알아?”

“…내가요?”

시치미를 떼는 그녀였다.

고개를 든 태성은 서현을 빤히 쳐다보며, 점점 아래쪽으로 손을 떨어뜨렸다.

“…흐읍.”

서현이 움찔하자, 그의 손이 움직임을 멈췄다.

뜨거운 그의 열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이내 그의 손가락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은근한 자극에 묘한 흥분이 일자, 놀란 세포들이 펄쩍 뛰어오르며 절로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하아….”

여전히 두 손이 그에게 묶인 채로 서현은 그와 눈이 마주쳤다.

뜨겁게 일렁이는 태성의 눈을 마주하는 순간, 서현은 울컥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아 그의 시선을 피했다.

“……?”

잠깐이지만 파르르 떨리는 서현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본 태성은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왜 그래?”

“…뭐가요?”

서현은 시치미를 뗐지만, 태성은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들어 올렸다.

그러곤 아무 말도 없이 서현을 바라봤다. 

서현은 다시 고개를 내렸다. 

“아무래도 저 좀 씻어야겠어요.”

“장서현….”

눈물을 참을 수 없던 서현은 태성을 뿌리치고 욕실로 향했다.

태성은 그런 서현의 손목을 낚아채 그녀를 돌려세웠다.

“무슨 일 있어?”

서현은 고개를 떨군 채, 애써 눈물을 삼켰다.

“…일은 무슨. 그냥 씻고 싶어서 그래요.”

“…….”

서현은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고개를 들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

“진짜예요… 좀 피곤해서 따뜻한 물에 들어가고 싶어요.”

“…….”

“진짜라니까요….”

태성은 그런 서현을 와락 껴안았다.

“하아… 아….”

간접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는 욕실 안, 농도 짙은 신음과 서로에게 젖어 드는 촉촉한 마찰음이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 안에서 서현은 태성의 가슴에 등을 기대고 앉아 농밀한 키스를 주고받았다. 

태성은 서현의 입술을 맛있게 빨아 당기며 그녀의 예민한 살결을 자극하고 있었다.

“아… 읏….”

서현의 이미 젖은 살결은 그의 손길을 받아들일수록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참기 힘든 아찔한 자극에 서현은 달뜬 신음을 내뱉었다.

“하아….”

태성이 떨어진 입술을 다시 붙이려 하자, 서현은 한껏 달아오른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몸을 일으켰다.

그 어느 때보다 감정에 충실하고 싶었던 서현은 그의 허벅지 위로 포개어 앉아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평소와 다르게 적극적인 서현의 몸짓에 태성은 흠칫했다.

하지만 놀라는 것도 잠시, 욕망이 또다시 꿈틀 움직였다.

“젠장.”

주체할 수 없는 짙은 욕망에 이성의 끈을 놓은 태성은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는 흥분에 휩싸여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읏!”

“아읏….”

욕조 안에서 그의 묵직한 몸이 서현을 몰아붙이자 물이 넘쳐흘렀다.

서현은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내질렀다.

“하아… 하아… 태성 씨… 그만….”

“읏.”

서현은 태성에게 매달린 채 열락으로 치닫고 있었다.

“읏.”

더는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절정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이젠 한계라고 느낄 때쯤에야 태성의 떨림이 느껴졌다.

서현의 안을 제 것으로 모두 채우겠다는 듯 넘쳐흐르는 욕망을 쏟아내는 태성이었다.

“하….”

이내 모든 걸 쏟아냈지만, 서현도 태성도 떨어질 생각은 없다는 듯 서로를 더욱더 꼬옥 껴안았다.

이대로 떨어지면, 그가 그녀가 제 인생에서 빠져나갈 것만 같아서,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아서…

그렇게 한참 동안 말없이 서로를 품에 안았다.

이렇게 서로를 느끼는 이 시간이… 마치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서현을 품에 안고 있던 태성은 그녀를 더 세게 껴안고는 입을 열었다. 

“장서현….”

“…네?”

“너 요즘 이상해. 내가 예민한 건가?”

태성이 서현의 눈을 바라봤다.

서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장서현… 내가 예민한 거겠지?”

그 말에 서현은 말없이 태성을 껴안았다.

욕실에 있어 다행이었다.

이렇게 불쑥,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있으니까.

서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었다.

서현은 그저 태성의 눈을 마주 보며, 그의 얼굴을 하염없이 쓰다듬었다.

“……?”

그때 제 안에서 다시 부풀어 오르는 그가 느껴졌다.

“태성 씨….”

“오늘 안 놓아줘.”

태성은 다시 서현의 입술에 제 입술을 포갰다.

이미 절정에 다다랐던 몸은 빠르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하… 태성 씨….”

서현은 숨을 헐떡이며 신음을 토해냈다.

“태성 씨… 천천히….”

애원하듯 말하는 그녀를 보는 순간, 태성은 그녀의 얼굴에 손을 올려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제 몸짓에 흥분하는 그녀를 보고 있는 게 퍽 좋으면서도 동시에 불안감이 밀려온 태성의 눈빛이 짙어졌다. 

태성은 그녀를 달래듯 속삭였다.

“미안… 오늘은 그 말 못 들어줄 것 같다.”

“태성 씨….”

이미 젖어 든 서현의 눈동자가 뜨겁게 일렁이는 그의 눈빛과 부딪혔다.

“키스해 줘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서현의 입술이 태성의 입술에 맞물렸다. 

미안해도 괜찮다는 듯이.

이내 입술이 떨어지자, 태성은 고개를 들어 서현을 바라봤다.

“젠장.”

이미 그녀를 안고 있으면서도 그녀를 갖고 싶은 충동을 느낀 태성은 몸을 일으켜 서현을 벽에 붙여 세웠다.

그러고는 그녀의 팔을 제 목에 두르게 했다.

“꽉 잡아.”

그녀의 모든 걸, 신음마저 모조리 빨아들이겠다는 듯, 그녀의 몸 구석구석 자신을 새겨넣고 싶다는 듯.

주제할 수 없는 욕망을 어쩌질 못하고 태성은 서현을 밀어붙였다.

“장서현, 잘 들어. 너한테 남자는 나뿐이야. 읏! 나뿐이라고.”

이윽고 또다시 절정에 다다른 서현은 태성의 품에 안긴 채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하….”

또 한 번 욕망을 토해내고 나서야 태성은 한결 편해진 얼굴로 낮게 읊조렸다.

“넌 나 못 떠나, 장서현.”

태성은 서현을 제 품에 가둔 채 있는 힘껏 껴안았다.

“사랑해, 서현아.”

그 목소리가 그의 가슴을 타고 서현의 귓가를 울렸다.

그리고 이어진 서현의 흐느낌이 다시 그의 가슴에 미세한 진동을 일으켰다.

“흑… 흑….”

“장서현…?”

태성이 얼굴을 보려 하자 서현은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사랑해요.’

말로는 뱉지 못하고, 겨우 삼킨 그 말을 마음속으로 되뇌며 온 힘을 다해 그를 꼬옥 껴안았다.

놓기 싫다는 듯…. 

그렇게 태성을 품에 안고, 그의 품에서 너무나도 슬프게 우는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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