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제로콜라를 좋아하게 될 때까지-93화 (93/138)

92회

chapter3내일 보자. 그렇게 인사를 하고 정원이를 보냈지만 당연하게도 다음 날에 정원이에게서 온 것은 약속이 있으니 오늘은 보지 못한다는 문자였다. 요즘 세상에 카톡이 아니라 문자라. 실시간으로 쌍방향소통이 되는 카톡과는 달리 조금은 더 일방적인 전달법이었다. 그러나 화는 나지 않았다. 납득하는 내 자신이 있었다. 오히려 오늘 보자고 했다면 내가 이런 메시지를 전달했을 지도 몰랐다. 나라면 전화를 했겠지만.

오랜만에 시간이 비었다. 주중엔 일을 하고 주말엔 정원이를 보고 논다. 이 일상이 깨진 것도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정작 뭘 할까 했더니 뭘 하기가 어색했다. 혼자 노는 게 오히려 더 편했었는데, 이렇게나 정원이는 내 일상 속에 침범해있었다. 복잡 미묘한 기분이었다.

의자에 앉아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책장에 꼽혀있는 책에 눈이 갔다. 책보단 작가 이름이 더욱.

파울라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떠올리려고 했더니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고민해본다고 답이 나올 것도 아니었다. 책장에서 꺼내 펼쳐보았다. 의외로 집중이 잘 됐다. 우울증과 정신병이라는 소재 때문일까.

책을 읽고 나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다. 사실은 조금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니기도 했다. 간단하게 집에 있던 반찬을 꺼내 밥을 먹고 다시 의자에 앉았다. 혼자서 던파나 할 수도 있었지만 왠지 정원이 없이 하려니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컴퓨터도 켜지 않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이러고 있을 바에 운동이라도 하자는 생각이 들어 운동을 하러갔다. 평소엔 주중에는 정원이를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운동을 했지만 주말엔 쉬곤 했다. 운동조차 일종의 일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냥 몸을 움직이고 싶었다. 흔히 느끼는 감정은 아니었다. 원래 방안에 틀어박혀있는 것을 싫어하는 타입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냥 기분이 그랬다.

헬스장에 가서 가볍게 런닝머신을 뛰었다. 웬만한 운동은 모두 싫지만 뛰는 것만큼은 좋다. 뛸 때만큼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잡생각이 많은 내게 오히려 정신을 쉬게 할 수 있는 좋은 수단 중 하나였다.

한참을 뛰다가 숨이 너무 벅차서 종료버튼을 눌렀다. 한 시간. 평소보다도 이십분은 더 뛴 셈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숨이 빠르게 돌아오지 않아 허리를 숙이고 한참을 숨을 골랐다. 숨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쯤 몸이 건강해지는 피로감이 들었다. 쇠질은 오늘은 하지 말자. 기분 좋게 휴일을 보내고 싶으니까.

날이 어느새 가을날이 되어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들고 들어왔다. 처음에 커피 향과 씁쓸한 맛을 즐기는 나는 어디로 가고 하루에 한 잔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함이 드는 카페인 중독자가 한 명 남아있었다. 오늘은 운동을 했으니 내 몸에게는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인 셈 치자.

방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멍하니 있던 차에 아버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 방에서 나갔다. 아버지는 나를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시면서 말씀하셨다.

“혹시 요즘 일이 잘 안 풀리냐?”

“아니요. 일을 잘 풀리고 있습니다.”

“그럼 뭐 안 좋은 일이라도 있냐?”

“아뇨. 딱히 없습니다.”

“근데 왜 이리 기운이 없어.”

“음.”

아버지의 말을 듣고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참아냈다. 분명히 옛날엔 표정관리를 잘 하는 편이었는데, 요즘 따라 이런 일이 잦았다. 나는 무난한 답변을 했다.

“그냥 방전돼서 쉬면서 충전 중입니다.”

“그렇다면 뭐 좋다마는.”

아버지께서는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셨다. 그러고 보니 이런 말을 꺼내려고 부르는 분은 아니셨다. 용건을 묻기로 했다.

“그런데 뭐 하실 말씀 있으세요?”

“어, 그래. 그러고 보니 할 말이 있어서 불렀었지.”

아버지께서 생각이 났다는 듯 자세를 고치시고 바로 앉으셨다.

“다음 주에 니 사촌 결혼식 있는 거 알지?”

“예. 그래서 참가하라고 한 거 기억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정원이도 부르자.”

“예?”

내가 당황한 기색으로 묻자 아버지께서 나를 다그치듯이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어른들께서 너를 많이 예뻐하시는데, 며느리감은 언제 데려오냐고 걱정하시잖아.”

“어, 그렇긴 합니다만은.”

“이번에 정원이 데려가서 어른들도 안심시키고 해라.”

“음, 아버지. 정원이랑은 아직 그런 사이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연인으로써 행세하고 있었지 결혼을 약속한 사이까지 행세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이상할 정도로 완고하셨다.

“나중에 헤어지더라도 괜찮으니까 이번에는 어른들께 인사 한 번 드려라.”

“대체 왜 그러십니까?”

“니 사촌 결혼식이니까 그렇지.”

그 말을 듣고서 나는 떨떠름하게 아버지를 바라봤다. 아버지께서 왜 저리 정원이를 부르려 하는지 의도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결혼하는 사촌은 우리 집안과 꽤 사이가 좋았다. 정확히 내가 대학교를 가기 전까지는.

단지 내가 대학교를 갔을 때 그 사촌 형은 재수를 하고 있었고, 그게 사수, 오수가 됐을 땐 나에게 괜한 적의를 드러내곤 했다. 주위 어른들이나 심지어 성격 좋으신 우리 아버지께서도 화를 내실 정도로 적나라하고 유치한 종류의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별로 상대해주고 싶지도 않았고, 그 형에 대해 일말의 연민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무시로 대응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아버지께서는 이번에도 내가 무시당하고 조롱당하는 것을 걱정하고 계신 것이었다. 심지어 내가 아버지의 회사로 들어갔으니 지랄할 구석이야 하나 더 있는 셈이었다. 그래서 나도 난처하게 뒷목을 잡고 고민을 하다가 마지못하게 답했다.

“물어는 볼 건데, 기대는 하지 마세요.”

“그래. 그 정도면 됐다.”

아버지께서도 정원이를 강제로 데려오는 것까지 바라는 것은 아닌 모양이셨다. 정원이를 그 자리에 데려가는 것만으로도 정원이에게 닥칠 부담을 짐작하기 때문에 강하게 요구하지는 않으시는 것이겠지. 나 역시 그것 때문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어른들이 내게 호의를 보내시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곧 내게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는 소리와도 같았다. 즉, 정원이가 그 자리에 갔을 때 어른들이 비칠 관심은 꼭 좋은 종류의 것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소리였다.

무엇보다 이런 껄끄러운 부탁을 하기에 상황이 썩 좋지 않았다. 당장 오늘만 해도 서로 만나기 싫어서 있지도 않은 약속 핑계를 들은 참이었다. 물론 진짜로 약속이 있는 것뿐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버지와 말을 끝내고 나서 방으로 들어와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 다음 주 일요일이라고 했으니 오늘 물어봐야 토요일에 준비를 하든 뭘 하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아버지께서도 억지로 권유하진 말라고 했으니 그냥 말하지 말자. 그래도 일단은 부탁은 해보자. 두 주장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동안 애꿎은 핸드폰만 노려보다가 결국 정말 오랜만에 문자메세지 함을 열었다. 그리고는 정원이가 보낸 문자메세지의 답장을 눌러서 한자 한자 꾹꾹 눌러 담았다.

[네가 보낸 문자는 확인했다. 그런데 혹시 오늘 잠깐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시간, 장소는 너 편할 대로 정해도 돼. 부탁한다.]

70자의 글자. 일방적인 부탁. 평소보다 쉽게 누를 수 있는 전송 버튼. 이런 기분으로 네가 문자를 보냈구나하고 뒤늦게 감정을 공유했다.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 벽을 보고 말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편했다. 그래서 예상하지 못했다.

[9시. 장소는 카톡으로 보낼게.]

실시간으로 온 문자를 보며 감정이 널뛰었다. 벽에 대고 비밀이야기를 하다가 문 사이로 당사자가 빼꼼 얼굴을 내민 기분이었다. 사실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었다. 곧 카톡 메시지가 울리고 카카오맵으로 장소가 찍혀있었다. 신촌에 있는 프렌차이즈 카페. 24시간 영업함. 다행인건 시간의 여유가 있어 준비를 할 여유가 있었다는 점이었다.

천천히 감정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나갈 준비를 했다. 9시면 저녁을 이미 먹었으리라고 생각해서 나도 저녁을 먹었다. 나가는 길에 누나가 어디 가냐고 묻기에 정원이를 보러 간다고 했더니 옷차림을 지적했다. 잠시 얼굴 보러 가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나왔다.

카페에 도착하니 정원이가 이미 앉아 있었다. 약속시간보다 10분쯤 일찍 나온 것이건만 반 쯤 비워진 잔이 보였다. 나는 어색하게 손을 들고 흔들었다가 일단 음료를 하나 시켰다. 아메리카노 한 잔과 초코퐁당. 프렌차이즈를 살린 대표 메뉴였다. 내가 그것을 들고 오자 정원이가 퉁명스러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나는 초코퐁당을 정원이에게 내밀었다.

“배부른데.”

“안 먹을 거야?”

“그건 아니지만.”

정원이가 플라스틱 포크를 들고 퐁당을 작게 잘라 입에 넣었다. 배부르다고 말한 것 치곤 호쾌한 손놀림이었다. 내가 아메리카노를 한 입 마시자 정원이가 물었다.

“왜.”

“어, 약속 있다고 하지 않았어?”

“방금 빠이치고 왔어. 근데 왜.”

“누구 만났는데?”

“그게 중요하냐?”

나는 뒷목을 잡았다. 사실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게 꺼내기 어려운 말이라서 말을 돌려보려고 한 것 이었지. 나는 두 손으로 입을 막아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나서야 말을 꺼낼 수 있었다.

“너 다음 주 주말에 시간되냐?”

그러자 정원이가 새삼스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뭐야, 그렇게 우물쭈물하더니. 어차피 주말에 맨날 만났잖아. 당연히 되지 그럼.”

흔쾌한 답변이었다. 당연한 말이었다. 어제 조금 일이 있어 지금 당장 얼굴을 마주하긴 껄끄러웠지만 그게 다음 주까지 가리라곤 나도 정원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서로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한 것이었다. 다음 주가 되면 해결되겠거니 하며. 그래서 나는 더욱 난처함을 담아 말을 꺼냈다.

“아니, 결혼식장에 같이 좀 가줄 수 있나 해서.”

“흐엑?”

정원이가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경악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표정인데. 이상하게 회사 옥상이 오버랩 된다. 내 반응 역시 그 때와 같았다.

“아니, 아니, 오해하지 말고 들어. 그, 사촌 형 결혼식인데, 거기에 좀 같이 가줄 수 있나 해서.”

“아, 아! 그래! 사촌 형, 사촌 형 결혼식? 아, 놀래라. 그래, 그래. 뭐, 그래. 어? 뭐?”

다행히 정원이의 반응은 그 때와는 달랐다. 정원이가 손사래를 치며 너스레를 떨다가 다시 멈췄다. 그리고는 곰곰이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의아한 얼굴을 했다.

“내가 거길 왜 가는데.”

“아니 그게. 후우, 그래. 나도 좀 미안한데. 혹시 연인 행세의 연장선으로 좀 도와주실 수 없으실까요?”

“……설명 좀 자세히 해봐.”

정원이가 눈을 가늘게 하고 샐죽한 표정을 지었다. 어디 말이나 해봐라. 그런 태도였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얼빵한 태도를 숨기기 위한 그런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뭔가 긴장이 풀려서 자연스럽게 말이 나왔다.

“거기 사촌 형이 나랑 사이가 좀 안 좋아. 근데 이번에 결혼 하거든.”

“허어.”

“그래서 괜히 혼자 가면 좀 지랄할 수도 있어서. 너 아직도 여친도 없냐. 게다가 이번에 일자리 구한 것도 아버지 빽으로 들어갔잖아. 그거로 지랄하는 김에 더 지랄할 것도 같고.”

“아, 그래서 니 연인 행세 하면 된다고? 좀 덜 꼽게?”

“그런 것도 있고.”

나는 말을 흐리며 괜히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정원이를 바라보고 말했다. 꺼내기 힘든 말이라고 피하듯이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집안 어르신들께서 날 좀 예뻐해.”

“그게 뭔 상관, 야. 너 혹시.”

“어, 그 뭐냐. 소개를 좀. 해야 하는데.”

“아오, 씨. 야, 좀 봐주라.”

정원이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더니 저 혼자서 얼굴을 두 손에 파묻고 고민하다가 그 상태 그대로 목소리를 울렸다.

“야, 혹시 내가 거기 안 가면 너 좀 많이 불편하겠냐?”

“어, 나는 뭐 그럭저럭 견딜만한데. 아버지가 좀 불편해하시겠지.”

“너네 집 무슨 삼대독자라도 되냐?”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장남?”

“그것도 아닌데.”

“근데 뭔데 그게 글케 그러냐.”

“그건 또 뭔 말이다냐.”

그러자 정원이가 두 팔을 흔들며 이상한 소리를 냈다. 상은 치지 않으면서 상을 치는 척하며 짜증을 표출했다. 조금은 귀여웠고 조금은 바보같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웃음이 실실 흘러나왔다. 병신.

“야, 도와달라고 해놓고 태도가 좀 그렇다?”

“아, 죄송합니다. 혹시 미천한 중생을 좀 도와주실 수 있으신지요?”

내가 정원이를 보고 실실 웃은 게 기분이 나빴는지 정원이가 나를 째려봤다. 그리고는 내가 저자세로 비굴하게 나가자 팔짱을 끼더니 못 이긴 척 말을 꺼냈다.

“조금 과한 거 아닌가 싶긴 하지만, 음, 그래. 너희 아버지께는 감사한 일도 많구. 어떻게 보면 연인 행세하자고 하고 나서 니가 나한테 뭐 부탁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구. 좋아. 도와줄게.”

“아이고, 고맙습니다, 대인.”

“오냐! 더 고마워해라!”

정원이가 우쭐거리고 나는 그런 정원이를 최대한 띄워줬다. 그렇게 한참을 바보같이 놀다가 다음 주 토요일에 준비를 하자고 하자 정원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준비? 준비가 필요한가?”

“좀 준비는 하고 가야지. 음, 옷이나 그런 거?”

“옷?”

“너 드레스나 한복 같은 건 없을거 아니냐. 하나 맞추러 가야지.”

“엥?”

“어?”

정원이가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러더니 얼이 빠진 얼굴로 내게 물었다.

“뭔 소리야?”

정원이의 반응에 나는 오히려 당황해서 정원이에게 추가로 설명했다.

“어르신들 봐야 한다니까? 어떻게 대충 입고 가?”

“어, 음. 혹시 어, 옷 가격이?”

“대충 이 정도?”

“흐이이익!”

정원이가 기겁을 했다. 그리고는 몸을 부르르 떨며 내게 물었다.

“이런 걸 어떻게 입어!”

“아, 좀 여성스러운가. 음, 혹시 이런 거 아직도 거부감 좀 있냐?”

“아니 가격! 가격 이 미친놈아!”

“아, 이거. 그래봐야 맞춤 양복 한 벌 정도 가격이잖아. 그리고 너 간다고 하면 아버지가 돈 대주실걸? 넌 가격 걱정 안 해도 돼.”

“아니, 이 미친 금 수저 새끼야아!”

정원이가 내 팔을 때리면서 기겁을 했다. 나는 이상한 것을 끝까지 못 느끼고 있다가 이런 비싼 걸 어떻게 받냐는 말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좀 비싸긴 하구나. 그래도 어떻게 해. 어르신들 눈에 차려면 그 정도는 입어야하는데. 내가 그렇게 대꾸하자 정원이가 얼이 빠진 얼굴로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힘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으, 나는 모르겠다. 일단 내일 보자.”

“어, 그래. 아버지껜 너 간다고 말해둔다?”

“어응. 아니 근데, 어. 아니야. 그래.”

이상하게 정원이가 힘이 없었다. 그래서 데려다주겠다고 했더니 정원이는 힘이 빠진 목소리로 한 마디를 내뱉고 떠나버렸다. 그 모습이 묘하게 위압감이 있어 나 역시 그냥 정원이를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해줘. 으으으.”

“어, 어. 그래.”

[작품후기]강휘는 어디까지나 잘 사는 집 애가 맞습니다. 잘 사는 집 애 답게 제 관리도 꽤나 하는 편이구요.

어느새 조회수가 6만을 넘었네요. 많은 관심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부족한 글 좋게 봐주시고 선작 추천 코멘트 남겨주시는 독자 여러분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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