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회
chapter2소주를 한 잔 더 들이킨 정원이는 몸을 조금씩 흔들고 있었다. 누가 봐도 취한 행색이었다. 나는 마주하는 자리에서 옆 자리로 옮겼다. 정원이는 자연스럽게 어깨에 기댔다. 손수건을 거절할 때와는 또 다른 온도차였다. 아니, 단지 술에 져서 어쩔 수 없이 기댄 것일지도 몰랐다. 정원이는 얼굴이 발그레해져서는 아직 끝이 아니라는 듯 말을 이어갔다.
“응, 오늘은 참 여러 가지 일이 있었어. 이렇게까지 여러 가지 일이 하루 만에 일어날지 몰랐어. 너무 긴 하루였어.”
정원이가 넋두리를 하는 동안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정원이가 기대지 않은 쪽 손으로 물을 따라서 정원이에게 넘겼다. 정원이는 잔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배시시 웃으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헤헤. 계속 말했더니 목이 마르네. 그래, 어디까지 말했지?”
“……안 바꿔주고 계속 데스크에 있었다는 얘기까지 말했어.”
“응, 그렇구나.”
나는 겨우 대답을 했다. 정원이가 입을 열 수 있도록 허락해준 기분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수동적인 입장으로써 나는 입을 열 수 있었다. 정원이의 눈이 조금 풀려있었다.
얼굴이 벌개져서 몸도 못 가누고 이마를 내 어깨에 대고 있는 모습은 정원이가 얼마나 취했는지를 보여줬지만 신기하게도 정원이의 말만큼은 또렷했다. 평소처럼 혀 짧은 소리도 아니었고, 비음도 섞이지 않은 발음이었다. 정원이가 받은 아픔과, 모든 걸 털어놓겠다는 의지가 어렴풋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어, 그래. 오늘 너희 인사과에 손님 한 분 오셨었잖아?”
“아, 전산망이랑 프로그램 봐주시는 그 분? 오늘 왔었지.”
프로젝트를 사실상 같이 한 외부 협력 업체 기술자였다. 우리가 데이터를 모아서 정립하는 것을 기술적으로 실현한 사람이었다. 인사과 프로젝트가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비중이 높은 만큼 중요한 손님이었다. 대답을 하며 동시에 불안함이 엄습했다. 서늘한 흐름이 목 뒤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실수를 좀 했어. 하필이면 내가 그 실수했을 때 말이야? 오셔가지구. 아, 실수, 실수하니까 너도 좀 헷갈리겠구나. 어, 근데 나 부끄러운데 그냥 실수라고 하면 안 돼?”
“돼. 알아서 알아들을게.”
“흐흐, 고마워. 야, 왜 술 못 마시게 해!”
“계속 말해야 한다며. 물이나 마셔.”
“어, 그랭? 아, 니 말이 맞네.”
정원이는 수긍하고는 다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나는 그 새에 정원이의 술잔을 빼앗아서 비웠다.
“그래서 안내를 할 수 없었어. 평소처럼 인사과를 가시면 될 걸, 사장님을 만나야 한다구 하는 거야. 어떻게든 해보려구 비서실에 전화는 했는데, 내가 안내를 할 순 없잖아. 도와줄 사람도 없었고. 흑. 아, 아니야. 안 울어. 그냥 좀 코가 막혀서.”
티슈를 몇 장 뽑아서 건네줬다. 이번엔 티슈를 받았다. 그리고 코를 팽 풀고는 말을 이었다. 눈시울이 어느새 붉어져 있었지만 나는 그걸 모른 척 했다. 정원이가 그것을 원했으므로.
“그래서 비서과에서 사람이 내려올 때까지 거기에 그냥 세워놨어. 어, 큰 문제는 아니었어.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을 좀 못하긴 했지만 그 분도 곧 비서님이 데려가셨구. 덕분에 비서님도 내 상태를 알아채셨구. 일이 잘 풀린 거지? 응. 그랬어야 했는데.”
정원이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눈가에 물방울이 맺혔다. 정원이는 내가 건넨 손수건으로 눈가를 콕콕 찍어 눈물이 흐르지 못하게 막았다. 그리고도 한참을 더 천장을 빤히 바라보다가 다시 정면을 바라봤다. 그리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 하지만 목소리는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아, 일단은 딴 얘기부터 하자. 나 그래, 이상하더라. 손님이 앞에 있는데 내가 할 일 못해서 부끄럽기도 했는데, 냄새는 안날지가 더 신경 쓰였어. 어, 이상하지? 나는 남자였으니까, 별로 신경 안 쓰일 법도 한데, 그게 계속 신경 쓰이고, 부끄러운 거야. 옛날 같았으면 땀 냄새가 나도 말이야? 내가 내 할 일 못한 게 더 쪽팔렸을 텐데 말이야? 어, 그냥 그렇다구.”
“그럴 수도 있지.”
“정말 그럴 수도 있어?”
정원이는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고 나를 바라봤다. 지금까지 어색하게 웃던 얼굴이 아닌 완벽하게 표정이 탈색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나라도 일하다가 바지에 오줌 싸면 그게 더 신경 쓰일 거야.”
“오줌? 아, 오줌이라. 그래 땀이랑은 좀 다르구나? 아하하, 오줌이 뭐야! 오줌이!”
정원이가 갑자기 폭소를 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배를 잡고 웃으며 책상을 손바닥으로 치면서 웃다가 손바닥이 아프다고 칭얼거렸다. 나는 그냥 그 행세를 보고, 칭얼거리는 것을 들어줬다. 정원이는 한참을 웃다가 다시 갑자기 풀이 죽은 얼굴로 입을 달싹거리다가 결국 열었다.
“미안, 솔직히 말해서 말하기 싫어서 말 좀 돌렸어.”
“말 안 해도 돼.”
“아니, 해야 돼.”
정원이는 처음의 다짐을 재차 다지듯이 한 번 더 중얼거렸다.
“응. 말해야 돼.”
“……그래.”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정원이를 바라봤다. 정원이는 나에게서 조금 떨어져서 고개를 숙였다. 정원이는 혼자서 그 때의 풍경으로 돌아가 있는 것 같았다. 홀로 그 때의 투쟁속으로 빠져있었다. 나는 정원이의 한쪽 손을 슬그머니 잡았다.
정원이는 흠칫하고 나를 바라봤다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잠시 마주했던 두 눈엔 혼란스러운 감정과 일련의 두려움이 있었다. 그 일말의 두려움 때문에 괜한 짓을 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손을 다시 떼려고 했지만 정원이는 그런 내 손을 세게 잡았다. 그리고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다시 내뱉었다.
“후, 아니야. 잡아줘. 응. 어, 오케이. 비서님께서 나를 도와주려고 한 명을 인포로 내려줬어. 어떻게 사장님한테 손님을 모시면서도 그렇게 빠르게 대처해주셨는지 몰라. 정말 대단하셔. 어, 근데. 응. 그, 하아. 그 새끼가, 내려왔어.”
“뭐?”
“어, 너도 아는 그 새끼.”
나는 정원이를 잡지 않은 손으로 관자놀이를 만졌다. 술도 몇 잔 마시지 않았는데 두통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방금 두 번째 병을 깐 참이었지만, 더 이상 술은 추가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원이는 우물쭈물 거리다가 힘들게 말을 이었다.
“어, 그 새끼가, 어. 내려와서, 어.”
“미안한데 잠깐만. 그 비서님 여성분이신가?”
“어. 응.”
사장님의 비서 중 여성 쪽이라면 누군지 알 법했다. 내가 알기로 딱히 사내 정치에 관심이 없고, 능력이나 눈치도 꽤 좋아서 대체로 호평인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눈치도 없이 정원이의 상황을 눈치 채고도 남자를 보냈을 린 없었다.
인포팀이 하나가 되어 정원이를 엿 먹인 것이었다. 가지가지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얼굴을 찡그리자 정원이는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당황해서 허둥거리다가 어쩔 수 없이 정원이의 두 뺨을 잡고 고개를 억지로 들어올렸다. 정원이는 내 눈을 피하려 했다. 그래서 나는 손에 좀 더 힘을 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아니야. 너 때문에 화난 거 아니고, 니 말 듣기 싫은 것도 아니야. 내 말 알아들어?”
“응, 응! 아라 드러.”
눈이 그렁그렁해졌다가 결국 눈물이 흘렀다. 정원이는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 나는 뺨에서 손을 떼서 손수건으로 정원이의 눈물을 닦아줬다. 정원이는 흐느끼지 않았다. 그저 눈물만 흘리며 악착같이 말을 이었다.
“그 새끼가 나보고 다녀오라고 했어. 자기가 대기하겠다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우리가 무슨 일 하는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짜증나게 실실 쪼갰어. 시발 그게 웃겨? 흑, 그런데 난 달려갔어. 일단 너무 부끄러워서! 달렸다고! 그 와중에도 그 새끼가 냄새라도 맡았을까봐 수치스러웠어! 흑, 근데, 갈아입고 왔는데, 그 새끼가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어?”
수치가, 절망이, 곤혹이, 그 순간의 정원이의 감정이 전이됐다. 나는 내가 겪지도 않았으며 겪을 수도 없는 일에 공감을 하고 있었다. 그것밖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나는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정원이는 내가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도 눈물을 흘리며 말을 씹어 내렸다.
“‘저 때문에 살았죠? 읏, 저밖에 없죠? 읏, 어때요. 어차피 내일 말할 거 흑, 여기서 대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윽, 같은데? 하하, 하아, 어차피 이런 거 흑, 자주 보게 될 텐데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흐으, 더 부끄러운 것도 볼 텐데요.’ 라고 했어. 흐윽, 미쳤어! 그 시발 개새끼! 개애새끼!”
정원이는 더 이상 손수건으로 닦아줄 수 없을 만큼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너의 수치가, 분노가, 그리고 그런 것을 나에게 털어놓을 수밖에 없는 너의 처지가 내가 너를 안게 만들었다. 무의식적으로, 무심결에,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당연하다는 듯이 나는 정원이를 안고 있었다. 잘못 손대면 깨지는 섬세한 유리 세공품을 다루듯이, 나는 조심스럽게 정원이를 껴안아주고 있었다. 정원이는 내 품안에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화냈어! 개소리하지 말라고! 욕했어! 시발새끼라고! 나한테 그만 찝쩍거리라고! 발정난 개새끼냐고! 화냈어! 소리 질렀어! 그런데! 내 편은 아무도 없었어!”
정원이는 아우성치고 있었다. 홀로 자신의 아픔을, 괴로움을 외치고 있었다. 정원이는 그리고는 한참을 내 품안에서 울었다. 점원이 지나가며 내게 눈짓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었다. 오롯이 내가 너에게 힘을 전해주고 싶었다.
정원이의 오열이 잦아들 때 쯤 정원이는 아직도 울분을 다 쏟아내지 못했는지 말을 계속 이었다. 흐끅거리며 누가 봐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는데도, 정원이는 내 품안에서 내게 기대며 계속 말을 이었다.
“회의실로 불려서,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미친년 취급했어. 그 날 인포메이션 년들 나랑 휴가도 바꿔줄 수 없고, 쉬프트도 바꿔줄 수 없다고 했던 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나를 물어뜯고 있었어. 난, 난! 흑, 아무 말도 못했어. 내가 못한 것도 맞으니까. 내가 모자라서 팀에 피해를 끼친 것도 사실이니까. 그래서 울 수밖에 없었어. 울고 있는 내 자신이 미워. 지금도 너한테 기대서 울고 있는 모습이 싫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겠어. 나는, 나는!”
정원이는 그러다 술기운이 올랐는지 휘청거렸다. 나는 정원이를 놓아주곤 찬물을 따라 입가에 조심스럽게 댔다. 정원이는 물을 조금씩 넘겼다. 정원이의 상태는 객관적으로 좋지 않았다. 나는 점원에게 응급차를 보내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다.
그 때였다. 정원이는 내 손가락 끝을 쥐었다. 내가 고개를 돌리고 바라보자 정원이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아직 나 말 안 끝났어. 꼭 지금 해야 해? 지금이 아니면 안 돼. 나는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정원이는 겨우 울음을 그치고 물을 쥐려고 손을 뻗었다. 나는 물 잔을 낚아채서 정원이의 입가에 대줬다. 정원이는 그걸 조금씩 마시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아, 하아. 그 개새끼가 내 편이 아니라는 걸 알자마자, 팀원들은 나를 물어뜯었어. 하아, 나보고 책임을, 지라고 했어. 하아, 나도 그 자리에서, 사표를 던지고 싶었어. 응, 던지진 못 했을 거야. 그래도 사표 쓰고 싶, 하앗.”
“야,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정원이의 숨이 가빠지고 있었다. 나는 정원이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정원이는 불만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직 말 안 끝났어. 나는 정원이를 마주보며 말했다.
“야, 다 들어줄게. 다 들어준다고. 근데 잠깐만 숨 좀 쉬자. 숨 들이쉬고, 숨 내쉬고. 어 잘한다. 숨 들이쉬고, 다시 내쉬고.”
나는 한참이나 그렇게 정원이를 마주보며 숨을 고르게 했다. 군대에서 배운 라마즈식 호흡법이었다. 나는 정원이가 충분히 진정할 때까지 계속 라마즈식 호흡을 시켰다. 정원이가 충분히 안정됐다고 생각이 들자 나는 다시 정원이에게 말을 하라는 듯이 손바닥을 까닥거렸다.
“후우. 어. 별 거 아니야. 그 자리에서 책임지겠습니다. 하니까 이제 보내주더라. 어떻게 책임지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잘리려나? 모르겠네. 그 개새끼는 내가 나오자마자 묘한 눈으로 내, 읏, 하……. 아니, 이건 말 못하겠, 흑. 아무튼 간에 날 봤어. 그러면서 ‘마지막 기횐데요?’ 그래서 지랄하지 말라고 했어. 아! 그, 미안해. 너랑 엮어서 소문 퍼뜨린댔어. 흑.”
“아니, 울지 마. 괜찮아. 괜찮으니까.”
정원이가 끓어오를수록 나는 점점 냉정하게 분노하고 있었다. 그래서 총무과 녀석에 대해서도 이성적으로 분석을 할 수 있었다. 아마 녀석도 내가 없었다면 이렇게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하진 않았을 것이었다. 천천히 평범하게 정원이와 단계를 밟아 나갔겠지. 아주 이상한 인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있었다. 그 녀석은 위기감을 느꼈고, 동시에 정원이를 정복하고 싶어 했을 것이었다. 다급했겠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납득할 순 없었다.
이 정도의 소란이 있었는데도 오늘 내가 듣지 못한 걸보니 총무과와 인포팀 내에서 어떻게든 숨기려고 한 것 같았다. 자신들의 추태였고, 자신들의 실수였으나 생각보다 큰일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회사의 입장에선 인포팀 막내하나가 화를 내고, 그걸 선배들이 혼낸 수준의 일이었다. 그래, 내가 알기 전까진 그랬다.
더 이상 정원이에게 숨길 수 없었다. 지금이야말로 계획의 전말을 정원이에게 알려줘야 했다. 더 이상은 정원이가 견딜 수 없었다. 아니 이미 견디지 못하고 정원이는 추락했을지도 몰랐다. 치킨레이스에서 나는 이미 패배한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기고 지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정원이가 나를 애달프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방금까지 허락됐던 의사표현이 모두 금지됐다. 정원이가 복잡한 표정으로 입을 달싹거렸다. 그 동안 내가 입을 떼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정원이가 입을 뗄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정원이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읏. 사실 나 오늘 이 말 너한테 안하려고 했어.”
“뭐?”
차마 묶어내지 못한 당혹이 툭하고 떨어졌다. 정원이는 내 눈을 피했다. 그러다 눈을 세게 감았다. 이 자리에서 말했던 그 어떤 때보다도 힘들어하는 표정이었다. 정원이는 그 상태로 말을 쥐어짜내듯이 힘들게 뱉어냈다.
“너한테, 강휘 너한테만큼은 말하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흑, 그런데.”
정원이는 결국 참고 있던 울음보를 터트렸다. 그리고 내 가슴을 퉁, 퉁 두들기며 소리쳤다.
“왜 그냥 다 들어만 주는 거야 이 바보야아. 그럼 말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아!”
정원이는 더 이상 말을 빚어내지 못했다. 정원이는 하염없이 울었다. 담아낸 댐이 터진 것처럼 너는 애처롭게 울어댔다. 나는 멍청하게 그걸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정원이를 달랬다. 정원이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너를 달래는 것에 여념이 없었다.
그래서 난 그 자리에서 너에게 물을 수 없었다. 정원이가 왜 내게는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가, 나는 그 해답을 결국 찾을 수 없었다.
[작품후기]감정선으로 치면 지금이 클라이막스가 아닐까 싶네요. 기승전결로 보면 전의 마지막 부분쯤. 뭐 사건의 해결이 결론이 되겠지만요. 어떤 식으로 결말을 맺을지는 다음을 기대해주세요!
성원(?)에 힘 입어 앞으로 죄송하다는 말은 최소한으로만 하겠습니다. 전개에 관련해서도 슬그머니 죄송하다는 말을 빼버렸습니다... 하하.
하지만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꼭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료연재라는 이유로 느슨해지고 싶진 않습니다. 이 글을 시작하며 완결내기, 매일 연재하기를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하고, 사정이 있다면 미리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쉬는 거나 일 생기면 미리 말해야죠 넹...
주제를 바꿔 운명의 세레나데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 십이사자님 잦은 후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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