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회
chapter2내가 마지막으로 친구를 집으로 데려온 게 언제인지 떠올려봤다. 오랜 기억을 헤아려 볼 필요도 없이 나는 집으로 친구를 데려온 적이 거의 없었다. 당장 정원이만 해도 집으로 데려온 적은 없었으며, 그 외의 다른 친구들도 내가 그 친구네 집으로 가면 갔지, 우리 집으로 데려온 적이 거의 없었다.
마지막, 마지막이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성규와 같이 휴가를 나온 참에 성규네가 갑자기 이사를 해버려서 성규를 데려와서 하루 재운 적이 있었다. 그 때 왜 친구를 데려오면서 미리 말하지 않았느냐고 어머니께 성인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혼났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 때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래, 얘야. 이것도 먹어봐라 이것도.”
“그래, 정원이 맞지? 정원아 이것도 먹어봐.”
“흠흠, 애가 부담스러워 하니 너무 그러지 말고, 혹시 무리하고 있진 않니?”
“아, 괘, 괜찮아요.”
식탁이 휘황찬란하다. 평소에 자주 볼 수 없는 식탁 풍경이다. 물론 아버지는 회사일로 바쁘시고, 누나는 경찰이라 자주 늦게 들어왔으며, 나 역시 요즘 늦게 들어오다 보니 우리 가족이 마지막으로 저녁식사를 함께 한 게 언젠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텐션은 명백히 이상했다.
우리 가족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정원이를 가운데 놓고 어화둥둥하며 정원이를 먹이고 있었다. 정원이는 척 보기에도 난처해하며 꾸역꾸역 음식을 먹고 있었다. 저러다 체나 하지 않으려나 걱정이 들 정도였다.
“얘, 피부는 왜 이리 매끈하니? 화장품은 뭐 쓰고?”
“그, 게, 아니, 어머님도 피부 좋으신데요.”
“꺅! 여보, 얘 말하는 거 좀 봐요. 너무 귀엽네, 진짜!”
정원이가 지가 무슨 화장품을 쓰는 지 알 턱이 없으니 제 나름대로 말을 돌린 것이겠으나,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았다. 어머니께선 아버지를 보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누나는 어느새 밥그릇위에 반찬을 하나하나 올려주면서 정원이가 예뻐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 누나 역시 귀여운 것을 보면 환장을 하곤 했는데, 그게 다 어머니의 영향이었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올랐다.
“혹시 정원이 너 다이어트 하니? 아님 더 못 먹겠어?”
“아, 아니요! 더 먹을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누나가 반찬을 올려줄 때마다 정원이는 아기 새 마냥 그것을 꾸역꾸역 쳐넣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 정원이는 한계를 옛 저녁에 넘어섰다. 보통 이렇게까지 어머니와 누나가 폭주하면 보통은 아버지가 말리시곤 했으나 아버지의 표정을 보자니 아버지는 정원이가 저렇게 꾸역꾸역 먹고 있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마 이렇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쳐진 탓이었다. 첫 번째로 내가 방금 떠올렸듯이 내가 친구를 자주 데려오지 않아 부모님이 쌓이고 쌓인 대접을 한 셈이요, 두 번째로 방금 설명했듯이 어머니와 누나가 귀여운 것만 보면 애정을 표하지 못해 안달이라는 점이요, 세 번째로, 세 번째로, 시발.
“그래, 우리 강휘가 혹시 불편하게 하는 점은 없고?”
“네, 네. 없어요.”
“강휘가 혹시 너무 눈치 없이 굴진 않아?”
“가, 가끔은 그러는데.”
“그럴 줄 알았어! 이 한심한 녀석!”
누나는 내 팔을 가볍게 때렸다. 가볍게가 말이 가볍게지, 경찰 일을 하면서 남자들한테도 체력적으로 밀린 적이 없는 누나가 타격한 것이었다. 아프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래, 세 번째로 우리 가족은 정원이를 장래 며느리 감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역시 내가 여자와 한 번도 사귄 적이 없으며, 사귀기는커녕 여자사람친구조차 소개한 적이 없으며, 하물며 여자를 집으로 데려온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 입각하여 충분히 나올 만한 반응이었다. 심지어 누나는 정원이와 내가 싸웠을 때 정원이가 먼저 아리땁게 차려입고 우리 집을 매일 방문하며 나를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변명을 한들 가족들은 정원이가 내 여자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납득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들은 내가 부끄러워서 그렇게 말을 돌리고 있다고 믿었다. 내가 한심하게 정원이를 내팽개치고 왔는데도 정원이가 지극정성으로 나를 찾아온 것에 대해서 가족들은 정원이를 기특해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넝쿨째 굴러온 호박을 대하는 것 같았다.
게다가 그걸 지적할 정원이도 어머니와 누나의 파상공세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정원이가 여성에 대한 면역이 없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아마 어머니와 누나가 저렇게 어화둥둥 업어주고 있다면 저 자리에 누가 있던 정원이와 같은 반응을 보일 터였다. 정원이는 어느새 얼굴이 빨개져서는 ‘네,네,네.’ 하는 대답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완벽하게 고장이 났구나.
나는 정말 이런 분위기에서 나서기 정말 싫었으나 내가 아니면 이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것을 직감했다. 기점은 정원이가 입을 조금 가렸을 때였다. 안 그래도 먹는 양이 줄었던 정원이였다. 나는 엄마와 누나에게 말했다.
“애 좀 그만 괴롭혀.”
“얘, 괴롭힌다니 무슨 소리니.”
“정원이 이제 더 못 먹는데 계속 먹이고 있잖아. 쟤 봐봐 금방이라도 게워낼 것 같아서 입 가리고 있는 거 안보여?”
“아, 아닌데.”
정원이가 고개를 필사적으로 저었다. 그것조차 썩 고마운 반응이었다. 나는 누나를 째려봤다. 그러자 누나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그러네. 하긴 이렇게 조그만 한 애가 너무 잘 먹는다 싶긴 했는데, 역시 무리한 거였구나?”
“어머, 그랬니?”
어머니께서도 드디어 눈치를 채신 듯 했다. 정원이는 방금처럼 고개를 필사적으로 저으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정말 음식이 맛있어서 먹은 거에요! 욱.”
마지막만 잘 참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지만 그런 모습조차 가족들에겐 더욱더 기특한 요소가 되었던 모양이었다. 누나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소화제를 찾으러 갔고, 어머니가 정원이를 바라보는 눈은 더욱 빛나고 있었다. 정원이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는 내가 등을 조금 두드려주자 정원이는 가족들에게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땡큐. 진짜 위험했다야.”
“노노, 오히려 좀 늦었지. 속 좀 괜찮냐?”
“어우, 솔직히 좀…….”
그 때 누나가 소화제와 물 한 컵을 들고 와서 정원이에게 내밀었다. 정원이는 그것을 생명수라도 되는냥 급하게 받아서 한 입에 들이켰다. 누가 봐도 다급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나는 누나를 빤히 바라봤다. 달리 할 말이 필요 없었다. 누나는 내 눈을 피했다.
“좀 누워있을래?”
“누우면 소화 더 안 되잖아.”
“그럼 좀 앉아있어. 두들겨 줄 테니까.”
“어엉.”
정원이는 내 옆에 앉아서 등을 조금 숙였다. 나는 다시 정원이의 등을 약하게 두들겨줬다. 정원이는 ‘으으’하는 신음소리만 내고 있었다. 한참을 두들기고 있는 차에 나는 묘한 시선을 느꼈다. 가족들이 우리를 보고 있었다. 그냥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제서야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평소부터 정원이와의 거리감이 너무 가까워서 서로 항상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게 문제였다. 정원이는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직 속이 부대껴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내가 손을 멈추고 굳어있자 정원이가 고개를 들었다.
“왜에 멈춰어.”
하필이면 정원이가 안마를 받던 중이라 조금 늘어져서인지 어떻게 들으면 애교를 부리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 덕분에 더욱 얼굴에 열이 달아오를 것 같았다. 정원이가 고개를 들자 가족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정원이는 그것을 바라보더니 얼굴이 홍시처럼 새빨개졌다.
“아니, 어, 으, 그게.”
정원이가 당황하다 못해 언어 능력을 상실한 로봇 같이 변해버렸다. 나는 양 손으로 얼굴을 쓸다가 가족들을 향해 말했다.
“잠시만 산책 좀 다녀올게요.”
“그러렴.”
어머니께서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드셨다. 골치가 아픈 상황이었지만 나도 정원이도 정신을 차릴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정원이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뒤에서 들리는 어머어머하는 소리는 일부러 못 들은 척 했다. 일이 왜 이렇게 됐나 한숨만이 나올 뿐이었다.
집을 나서자마자 손을 뗐다. 정원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한 걸음 정도 뒤에서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우리는 일부러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았다. 우리 모두 조금 진정할 시간이 필요했다. 10분여 남짓 걷자 카페가 하나 보였다. 나는 그 카페를 가리키며 말했다.
“뭐라도 마실래?”
“어, 음, 무리일거 같은데.”
“그럼 쉬기라도 할래?”
“아니, 차라리 걷는 편이 나은 거 같아.”
“그렇다면야.”
나는 카페를 지나치며 천천히 걸었다. 충분히 정원이가 따라올 수 있게 걸음을 계속 신경 쓰며, 그러면서도 서로가 불편하지 않게 신경 쓰지 않는 척을 하며 걸었다. 한 마디도 없이 마냥 걸었지만 우리는 서서히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그에 맞춰 들쭉날쭉 날뛰던 감정도 찬찬히 가라앉아갔다.
달빛이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사실은 달빛이 아니라 가로등이 비추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이런 시답잖은 것을 헤아리고 있을 정도로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정원이를 바라봤다. 정원이는 땅을 바라보며 걷고 있었다. 땅이라기보다 좀 더 앞을 바라보고 있노라 생각했더니 내 발을 보고 따라 걷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내가 고개를 돌리자 정원이도 그것을 눈치 챘는지 고개를 살짝 들어올렸다.
“뭐야, 왜?”
“아니, 걸음이 좀 빨랐나 싶어서.”
“됐어, 내가 병신이냐? 그것도 못 따라가게.”
정원이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나 역시 같은 표정을 지었으리라고 생각했다. 어느새 우리는 평소의 관계로 돌아와 있었다.
“돌아갈까?”
“그래.”
아마 돌아가면 가족들은 성화일 것이다. 누나는 능글맞은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고, 어머니는 과한 감정을 표출하고 계실 것이며, 아버지는 못 본 척 하시면서도 신경을 쓰시고 계시겠지.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아까보단 낫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우리 둘 다 정신은 차리고 있으니까. 그렇게 현실에서 눈을 돌리며 나는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
집에 돌아와서 예상했던 해프닝을 적당히 잘 넘기고 탁자에 앉아서 오늘 원래 물어보려고 했던 것을 물어보기로 했다. 나와 정원이가 진지한 얼굴을 하자 어머니도 누나도 잠시 자리를 비켜줬다. 아버지 역시 아닌 척 하면서 정원이를 신경 쓰던 아저씨에서 한 회사의 이사가 되어있었다.
“저희가 할 일에 대해서 조금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버지께서 그 말을 듣고 천천히 입을 여셨다.
“그것에 대해서 말이다만, 솔직히 정확히 너희가 뭘 하는지에 대해서 세부적인 사항을 내가 하나하나 설명해 줄 수는 없지.”
“예?”
아버지께서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으셨다. 그러더니 정원이에게로 고개를 돌리셨다.
“정원아, 네가 전에 다니던 회사에선 이사가 네 일을 알려주더냐?”
“아닙니다.”
“그래, 그런 거다.”
나도 정원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사인 아버지께선 아버지의 일이 있을 것이었다. 물론 아버지께서도 어느 정도 설명은 해주실 수 있으시겠으나, 그것이 정확한 정보는 아닐 것이었다. 아버지께선 그런 정보도 우리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신 듯 했다.
“몇 가지 말해줄 거야 있겠지. 일단 강휘 네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인력 관리다. 사람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될 거야. 그리고 정원이는 음, 아. 그래. 하나 확실한 게 있긴 하구나. 우리 회사 인포는 제복이 있으니까, 출근 할 때 복장은 너무 튀지만 않으면 된다.”
“제복이요?”
정원이가 묻자 아버지께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래, 꽤 잘 어울리겠구나.”
“가, 감사합니다.”
정원이는 그 말을 듣고 조금 미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답했다. 칭찬을 들었긴 했지만 다소 복잡한 심경이리라. 아버지께서 더 이상 직무에 대해서 설명하진 않으리라고 생각이 들었기에 나는 다른 것을 물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저희 출근은 언제 합니까?”
“음, 그래. 제일 중요한 문제지. 원래 계획대로라면 1주일 정도는 더 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회사 인력이 비어서 충당하는 거니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 그래도 다들 준비할 시간도 필요할 테니, 그래. 사흘 뒤인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하는 거로 하자.”
그리고선 아버지께선 연장자 특유의 고상한 조언을 해주셨다. 나도 정원이도 이런 말에 대해서야 내성이 있는 편이었다. 연장자 특유의 걱정이 만들어낸 산더미 같은 조언을 한참을 이어나가시던 아버지를 멈추게 한 건 누나였다.
“아빠, 계속 얘들 앉혀놓고 그런 소리 하고 있으면 미움 받을걸?”
“아, 아니에요.”
정원이가 고개를 흔들었지만 누나의 말을 들은 아버지는 두 눈을 꿈뻑이시더니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눈치가 없었구나. 그래, 한창 좋을 땐데.”
“그 말도 눈치 없는 거에요, 아빠.”
“그러냐? 허허.”
다시 그런 분위기가 될 것 같아서 나는 핸드폰을 바라봤다. 정원이를 슬슬 돌려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정원이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다시 한참을 시달려야 할 것이었다. 시간을 바라보니 다행히도 돌아가기에 이른 시간도, 늦은 시간도 아니었다. 나는 정원이를 배웅해주고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정원이가 인사를 할 땐 너나 할 것 없이 또 오라며 정원이를 환송했다.
“아, 사흘 뒤엔 출근인가!”
정원이가 기지개를 펴며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 편으론 후련해 보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얼굴이었다.
“왜, 걱정되냐?”
“아니, 뭐. 당연히 걱정되지. 사람들이랑 얼굴 맞대고 하는 일인데. 근데 그거보다.”
정원이는 조금 빠른 걸음을 걸으며 내 앞으로 가서 빙글하고 뒤를 돌았다. 얼굴엔 어느새 시원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하여간에 일 시작해서 불안하지 않은 점은 좋네.”
“그러냐.”
하긴 그랬다. 집에서 나와서 서울에 있는 것 자체가 돈을 쓰는 행위인 정원이에겐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불안한 일이었을 것이었다. 내가 느낄 수 없는 불안이었으나 이해는 할 수 있는 불안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오늘 꼭 정원이에게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렸다. 매우 중요하면서도 정원이도 오늘 우리 집에 와서 더욱 공감을 할 이야기였다.
“맞다. 야, 정원아. 우리 회사에선 아는 척 하지말자.”
“어? 왜?”
“오늘 우리 가족들 보면서 못 느꼈냐?”
정원이는 그 말을 듣고 다시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하여간에 생각한 게 모두 얼굴로 들어나는 녀석답게 얼굴 표정이 실시간으로 변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정원이의 얼굴을 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야 예전처럼 친한 거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엔 누가 봐도 사귀는 거잖냐.”
“오, 오우.”
“신입사원 둘이서 들어오자마자 사내연애? 어떻게 생각하냐.”
“우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야.”
정원이가 몸을 부르르떨었다. 아마 우리 둘 다 찍혀가지곤 한동안 괴로운 사내 생활이 예상됐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회사 안에서는 모른 척하고 그냥 공적인 관계로 지내자고. 어때?”
정원이는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사실 너랑 회사에서까지 붙어있는 게 좀 그렇긴 했어.”
“뭐 임마?”
정원이는 그 말을 하자마자 역으로 뛰어갔다. 나는 그런 정원이를 쫓아서 결국 잡았고 머리를 한껏 헝크러트려 놓고는 정원이를 보냈다. 정원이도 나도 서로 별 거 아닌 장난을 하며 투닥거리며 보냈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끝이 나고 있었다.
[작품후기]조금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마지막까지 좀 수정을 하느라... 대신 오늘 분량은 좀 더 대니가... 갠찬치아늘가? 죄송합니다...
항상 부족한 글 좋게 봐주시고 선작, 추천, 코멘트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특히 코멘트는 몇 번을 다시 보며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정말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