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5. 축복 받은 날2017.01.01.
아침 일찍부터 지혁이 민지와 함께 온 곳은 한강 공원이었다.
주차장 한쪽에 차를 세운 그를 따라 차에서 내린 민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날이 좋아 가족들, 친구들, 연인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여긴 왜 온 거에요?”
“네가 오고 싶다며.”
“제가요?”
“저번에 전화할 때 그랬잖아. 한강 가서 산책하고 싶다고.”
지혁의 말에 잠시 생각에 빠졌던 민지는 ‘아!’하고 손뼉을 짝 쳤다.
자신도 잊고 있던 말을, 그는 잊지 않고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민지의 옆으로 다가온 지혁이 작은 손을 잡고는 흔들어 보였다.
“나 앞에 두고 자꾸 딴생각 하지?”
“아, 아니에요. 신기해서 그래요.”
“뭐가?”
“……전 그런 거 잘 기억 못하는데……. 이사장님은 전부 다 기억하고 계시잖아요.”
“내가 기억할 테니까 넌 잊어버려도 돼.”
별거 아닐 수도 있는 그 말이 민지에게는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다.
납치 사건 이후로 유난히 힘들어하는 저를 보듬어주던 그는 늘 제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었다.
학교에도 가끔씩 찾아와 맛있는 것도 사주고, 가끔은 집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연인 보다는 보호자라는 느낌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작년부터인가, 자꾸 그가 신경이 쓰였다.
오지 않는 연락에 자꾸 휴대폰을 만지게 되고, 오늘은 그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수업이 끝난 뒤로도 학교 근처를 서성거리게 되고.
그러면서 깨달았다.
아, 이 감정이 사랑이구나.
그걸 깨달은 순간 고통이 함께 찾아왔다.
사랑하는 형을 아프게 가게 한 사람이 자신의 큰아버지라는 그 엄청난 사실이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다.
그래서 지혁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
자꾸 그를 피하자 이상함을 느낀 그가 하루는 집 앞으로 찾아왔다.
밤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고 돌아온 그녀를 하루 종일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 왜 자꾸 피해. 무슨 일 있어?”
“아니요.”
“그럼 왜. 내가 뭐 잘못했어?”
잘못이라면 자신에게 있었다.
감히 그가 누구라고, 자신의 마음 속에 품었는지.
좋아하는 마음조차 전달하지 못하는 제 모습이 불쌍해서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아니요.”
“아니라고만 하지 말고. 얘기를 해야 내가 알지. 뭐 때문에 피하는데.”
“안 피했어요 저.”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말하는 민지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혁은 그녀를 몰아세우지 않았다.
“그럼 앞으로 연락 꼬박꼬박 잘 받을 거야?”
“저 이제 괜찮아요 이사장님. 저한테 그렇게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예요. 저 어린애도 아니고, 이제 졸업하면 취직도 할 거고. 그러니까 싫은 아기 떠맡았던 것처럼 보호자 역할 해주셨던 거 그만하셔도 돼요.”
절대 몰아세우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지혁의 이성이 뚝 끊겼다.
“다시 말해봐. 누가 싫은 아기를 떠맡았다고?”
“…….”
“권민지. 넌 지금까지 내가 억지로 네 보호자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 거야?”
“……사실이잖아요. 저 많이 미우시잖아요. 큰아버지가 담임선생님 형의 사건에 관여하셨으니까, 제가 미우신 게 당연하잖아요.”
네 옆에 있는 그 긴 시간 동안, 넌 나를 그렇게밖에 여기지 않았던 건가?
네가 나와 같은 마음일거라는 생각은 그저 나만의 착각이었나?
“내가 어떤 마음으로 널 대했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 한 번이라도 나한테 물어는 봤어?”
“제가 힘들어서 그래요!”
“…….”
소리치며 저를 올려다보는 눈동자에 눈물이 가득 맺혀있어 지혁은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제가 힘들다고요. 제가 이사장님 보는 거, 괴롭다고요!”
“……권민지.”
“그냥, 그냥 가시면 안돼요? 저 알아서 잘 살게요. 저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저 놔두시면 안돼요?”
“미안하지만 그건 안되겠다. 일단 들어가. 오늘은 가고, 내일 다시 얘기해.”
“오지 마세요. 저 안 나올 거에요.”
“너 나올 거야. 그러니까 오늘은 이만 들어가.”
“안 나온다고요!”
“소리 지르지 말고. 내일 아침에 후회한다 너.”
분을 이기지 못해 소리지르는 저와는 달리 차분하게만 느껴지는 지혁이 미웠다.
그래서 몸을 휙 돌려 쿵쾅거리며 집으로 돌아왔고, 창문을 통해 슬며시 내려다본 그곳엔 추운 날씨임에도 한참이나 차 앞에 기대서 있던 지혁이 있었다.
그 곳에서 꽤 긴 시간을 가만히 서있던 그가 차를 타고 사라진 것을 본 후에야 민지는 방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는 자신이 불쌍하고 가여워서.
정말로 행복은 제게는 있지 않은 것인가 싶어서.
그렇게 차가운 방바닥에서 울다 저도 모르는 사이 잠이 들었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한기가 느껴지는 공기에 몸을 웅크리며 미간을 찌푸리던 민지는 옆쪽에서 들려오는 진동 소리에 잘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손을 뻗어 휴대폰을 잡았다.
액정을 확인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통화 버튼을 누르자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창문 좀 열어봐.]”
“……누구세요…….”
“[……누구세요? 너 진짜……. 됐고. 눈 똑바로 뜨고 창문 열고, 누군지 직접 봐.]”
비몽사몽 한 상태로 몸을 일으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 민지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잘 차려 입고 신경을 쓴 티가 날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하고, 귓가에 휴대폰을 들고 저를 보고 있는 남자는 지혁이었다.
“[얼굴 부었네, 권민지. 어제 많이 울었어?]”
“……꺅!”
그제서야 제 몰골을 알아차린 민지가 급히 무릎을 접어 몸을 숙이자 휴대폰 너머로 웃음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우, 웃지 마세요!”
“[준비하는 데 얼마나 걸려?]”
“……저 안 나갈 거에요. 어제 말씀 드렸잖아요.”
“[나와. 안 그럼 문 부수고 들어간다.]”
“진짜 안 나가요.”
“[난 진짜 부술 건데. 내 성격 모를 리는 없고.]”
진심이 느껴지는 협박에 민지는 결국 전화를 끊은 뒤 울며 겨자 먹기로 느릿느릿하게 씻고는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남색의 정장을 입고 잘생긴 얼굴이 시원하게 드러나도록 올린 머리가 오늘따라 더 멋있게 느껴져서 속이 상했다.
“나왔어요. 왜요.”
그렇게 툴툴대며 말하는 민지의 앞에 갑자기 커다란 꽃다발 하나가 툭 튀어 나왔다.
“……이게 뭐에요?”
“네 거.”
“……그러니까요. 이걸 왜 저한테 주세요?”
“딱 보면 모르나? 너한테 고백하는 거잖아 지금.”
“……네에?”
지혁의 입에서 나온 ‘고백’이라는 단어에 민지의 눈이 커다래졌다.
지금 잘 들은 게 맞는 건가? 내 귀가 이상한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민지의 손에 꽃다발을 직접 들려준 지혁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좋아한다는 말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웠어?”
“……네? 누, 누가요?”
“누구긴 누구야. 너지.”
“제, 제, 제가 누, 누굴 좋아해요?”
“목소리 떨린다.”
“아, 아니에요!”
지혁의 말에 민지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대체 어떻게 안 거지? 어떻게?
아무도 모르는 일인데?
“너 얼굴에 다 티나. 강지혁 이사장님 좋아해요. 이렇게 써 있어.”
“뭐, 뭐에요? 어디가요? 아니거든요?”
“그럼 너 나 안 좋아해?”
“…….”
“이거 봐.”
선을 보러 다니다가 어느 순간 그 무의미한 행동들이 싫어졌다.
모르는 여자와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동안에도 유독 한 여자의 얼굴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게 민지였다.
자신보다 열한 살이나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제가 미친놈 같아서 처음엔 부정도 해봤다.
그런데 소용 없는 시간낭비였다.
그 어린 여자아이는 저를 볼 때마다 예쁘게 웃으며 제게로 스며들어 지워지지 않는 흔적처럼 제 마음속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마음을 인정한 순간부터 지혁은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혹시라도 민지가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을 부담스럽게 느낀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혀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민지가 자신을 피하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늘 저를 보며 수줍게 웃던 미소와 떨리던 음성이 떠올라 설마,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 날 무작정 민지의 집 앞으로 찾아왔다.
정말로 자신이 싫은 건 아닐까 무섭기도 했지만 마주본 민지의 얼굴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확신할 수 있었다.
아, 이 아이도 나랑 같은 마음이구나.
상처가 많아서 바보처럼 또 나를 피하는구나.
이런 쪽으론 눈치 빠른 제가 얼마나 다행이라고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래서. 계속 나 안 볼 거야?”
“…….”
“이해가 안 가? 너 좋다고 하는 거야 지금. 내가 너 좋아해.”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떨렸는지.
혹시라도 저를 받아주지 않을까 봐, 정말로 계속 안 보겠다고 할까 봐.
그 짧은 시간 동안 별 생각이 다 들어 속이 타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천천히 민지의 입술이 열렸다.
“……제가 그래도 돼요?”
“뭐?”
“제가……. 제가 이사장님 좋아해도 돼요? 저 그럴 자격 있어요?”
그 질문에 그 동안 민지가 혼자 얼마나 끙끙대며 앓았을 지 고스란히 느껴져 심장 한쪽이 뻐근해졌다.
따가운 목으로 침을 삼키며 지혁이 팔을 뻗어 민지를 품에 안았다.
“당연하지. 나 엄청 좋아해도 돼. 너 그럴 자격 충분해.”
네가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내가 옆에 있을 테니까.
넌 나 많이 좋아하기만 해.
옛 생각에 젖어있던 민지의 눈 앞에 지혁의 커다란 손이 왔다갔다했다.
“오늘 진짜 이상하네. 왜 이렇게 정신을 못 차려. 무슨 일 있어?”
마주해오는 두 눈에 가득 들어차 있는 저를 향한 걱정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민지는 고개를 내저으며 용기를 내어 지혁의 팔에 제 팔을 쏙 넣었다.
“……이거 지금 뭐야?”
“안 가실 거에요?”
“너 지금. 나한테 애교부리는 거야?”
“이게 어떻게 애교에요? 그리고 확실하게 해둘 게 있어요.”
단호한 민지의 음성에 지혁은 팔짱을 낀 팔을 내려다보다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말해 봐.”
“재민이 오빠요.”
“그 이름 싫은데.”
“무슨 얘기일 줄 알고 싫대요? 안 들어주실 거에요?”
“그럼 일단 해봐.”
선심 쓰듯 이야기하는 지혁을 보며 민지는 천천히 걸으며 그가 몰랐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재민이 오빠랑은 학교 끝나고 보육원에서 아이들 가르쳐주는 봉사활동 하면서 친해졌어요.”
주말에 하는 봉사활동 이외에도 민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보육원에 들러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었다.
학교 사람들과 간다고 했었는데 그 중에 유재민 그 녀석도 있었다니 심기가 불편했지만 우선 지혁은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재민이 오빠도 어릴 적에 학대를 당했대요. 심지어 오빠는 부모님이 그랬대요. 그 얘기 듣고 나니까 뭔가 동지 같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서로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오빠랑 친해진 거에요. 그것 말곤 아무것도 없어요.”
전혀 몰랐다.
그래서였구나.
상처 많은 네가, 그 아이가 가진 상처를 알아보고 같이 서로를 보듬어줬던 거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훨씬 어린 그 아이에게 질투나 하고.
“왜 일찍 얘기 안 했어?”
“오빠한테 상처인 이야기인데 제가 아무렇게나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오빠가 저랑 이사장님이랑 연애하는 거 알고, 사실대로 얘기해도 된다고 했어요. 자기도 오해 받으면 불편하다고. 미리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해요.”
강낙원 말이 딱 맞네.
정말로 어른스럽네. 권민지.
“내가 미안해. 그런 것도 모르고 질투해서.”
“모르고 그러셨던 거잖아요. 괜찮아요. 저 같아도 질투 했을 거에요.”
“넌 질투 안 하잖아.”
“제가 왜 안 해요? 저 엄청 질투해요. 김 비서님께서 남자 분이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 지 모른다고요.”
그렇게 솔직하게 얘기해놓고 밀려드는 부끄러움에 자신의 팔을 잡아당기는 민지를 보며 지혁의 입가엔 바보처럼 환한 미소가 걸렸다.
서운했던 거 다 취소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지혁은 웃으며 민지의 옆에 서서 걷기 시작했다.
산책 후에 배가 고파 근처 한식당에서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난 뒤, 영화관에 들어와 맨 뒤쪽의 커플 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광고가 시작되고 극장 안은 많은 관객들이 입장하며 어느새 꽉 들어찼다.
둘 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무언가 먹는 걸 좋아하지 않아 그렇지 않아도 큰 좌석이 더 크게만 느껴졌다.
긴 광고시간이 지나간 후 커다란 음악소리와 함께 영화관의 조명이 모두 꺼지며 상영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지혁의 몸이 민지의 바로 옆으로 옮겨졌다.
갑작스런 접촉에 놀란 그녀가 고개를 들어 지혁을 쳐다보자 그가 되려 ‘왜?’라며 입을 모아 물었다.
잠시 멍하니 앉아 있던 민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렸다.
낙원과 은유의 강력추천으로 선택한 영화였지만 지혁은 차마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민지와 영화를 보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여전히 떨리는 일이었다.
오늘 또 예쁘기는 어찌나 예쁜지.
숨을 들이마시며 시선을 흘깃 옆으로 돌리자 어느새 영화에 푹 빠져 집중을 하고 있는 예쁜 얼굴이 보였다.
자신은 지금 이렇게 떨리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영화에만 집중하고 있는 여자친구가 조금 얄미워져서 지혁이 커다란 손으로 민지의 손을 덥석 잡자 놀란 얼굴이 제게로 향했다.
그래. 영화 말고, 나도 좀 신경 써달라고 이 여자야.
“재미있어?”
민지의 귓가로 다가간 지혁이 작게 속삭이자 움찔하던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에 지혁은 서운함을 느꼈고, 그런 지혁을 보며 민지는 심장이 터져 나갈 것만 같았다.
나란히 앉은 순간부터 가슴이 뛰었는데 아예 손까지 덥석 잡은 걸로도 모자라 제 귓가를 간질이듯 물어온 그 목소리가 유난히 더 달콤하고 매혹적이게 느껴졌다.
손도 잡고, 포옹도 했고, 키스도 했지만 지혁과의 모든 스킨십은 전부 다 설레기만 했다.
잔뜩 얼굴이 붉어져있던 민지는 마주잡은 손으로 전해져 오는 온기에 제가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간질거려왔다.
담임선생님에게 사랑을 받아 빛이 나던 은유가 절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아,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이렇게 행복하고, 가슴 벅차고, 감사하고, 간질거리는 일이구나.
그렇게 자신을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주는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지혁이라는 사실에 지혁의 손을 잡고 있던 작은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절대 놓치지 말아야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잡은 이 손을 놓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민지는 오늘따라 든든하게 느껴지는 그의 어깨에 제 머리를 폭 기대었다.
늘 민지에게 사랑을 갈구하던 지혁에게 오늘 하루는 축복받은 날임에 틀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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