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만 모르는 유혹-13화 (13/94)

13. 갈증을 해소하는 방법

라벨라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후드를 휙 끌어내렸다. 그러고 보니 뇌리를 스치는 게 하나 있었다.

마을 동쪽 외곽에 있는 낡은 여관의 정체. 이미 마을 사람들에게 익히 들어 잘 아는 곳이었다.

연인들이 밀회를 위해 찾거나, 외로운 자들이 하룻밤 상대를 찾기 위해 들르는 곳.

아, 그러니까, 지금 이 벌건 대낮에?

“하?”

뭔가 알아낼 게 있나 싶어 뒤를 밟았던 것이 이토록 허탈하게 끝날 줄은 몰랐다.

“백만 골드 달성하면 나랑 연애하기로 한 거 잊지 마.”

“아아, 그래그래.”

“난 진지해, 라벨라.”

축제에 갔던 그날 밤, 함께 말을 타고 길드로 돌아갈 때 등 뒤에서 신신당부하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진지해? 첫눈에 반해? 개똥 같은 소리였다.

그러니까 저 안에서 지금 아까 그 여자와…….

라벨라는 거칠게 머리를 쓸어 넘기며 욕설을 읊조렸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끈끈한 기분이 발밑에서부터 타고 올라와 전신을 휘감는 기분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여관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입술을 질끈 깨문 라벨라가 삐딱하게 서서 낡은 여관을 노려보고 있을 때였다.

“어이, 아가씨. 파트너라도 찾고 있어?”

덩치가 큰 사내가 뺀질대며 다가왔다. 라벨라는 눈동자만 굴려 사내의 정체를 확인했다.

못 보던 얼굴인 걸 보니 이 마을 사람은 아닌 모양이었다. 얼굴에 개기름이 줄줄 흐르는 사내의 풀어헤친 옷 사이로 북슬북슬한 털이 보였다.

“아니면 애인한테 바람이라도 맞았어?”

“좋은 말로 할 때 꺼져.”

흉한 것을 보고 기분이 나빠진 라벨라의 미간에 주름이 깊게 팼다.

“에이, 여기까지 왔으면서 빼기는.”

깔짝거리는 게 꼭 윙윙거리는 거대한 파리 같았다.

‘쯧,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손을 봐줄까 고민하던 마음을 고이 접은 라벨라의 짜증 섞인 시선이 이스카가 사라진 건물로 향했다.

괜히 따라왔다가 귀찮은 일만 생겨버렸다.

흥미가 짜게 식은 라벨라가 몸을 휙 돌리곤 발을 뗐다.

“아직 대화가 안 끝났는데 어딜 가시나?”

뒤에서 뻗어 오는 두툼한 손을 가볍게 피한 라벨라가 사내의 정강이를 냅다 걷어찼다. 나름 살살 찼는데도 뼈가 부러진 것처럼 뻑하는 소리가 났다.

“으억! 아이고, 나 죽네. 나 죽어!”

순식간에 고꾸라져 넘어진 사내가 제 다리를 붙들고 뒹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라벨라는 더러운 것이 묻기라도 한 것처럼 사내를 걷어찼던 제 발을 바닥에 팡팡 굴렀다.

“아이고!”

“아니, 형님!”

돼지 멱을 따듯 큰 소리를 듣고 우르르 몰려온 한 무리의 사내들이 바닥에서 뒹굴던 남자를 부축해 일으켰다.

“저년, 저년 잡아.”

못생긴 손가락 끝이 라벨라에게 향하자 사내들의 눈이 험상궂게 변했다.

“어이, 아가씨.”

“…….”

“어딜 가려고? 우리 형님이 지금 아프시다잖아.”

“어머, 한 대 치실 기세네?”

자신을 포위해 오는 무리를 본 라벨라의 입술 끝이 살포시 올라갔다.

그냥 갈까 했는데 걸어오는 싸움에 어울려 줄 마음이 생겨났다. 안 그래도 기분 전환이 필요하던 차였다.

상처도 나았겠다, 오랜만에 몸 좀 풀어야겠다 싶어진 라벨라의 눈이 반짝 빛을 냈다.

“거기서 뭐 해?”

막 움직이려던 라벨라의 머리 위로 의아한 목소리가 날아와 꽂혔다.

2층 창문에서 상체를 숙인 이스카가 라벨라와 사내들을 번갈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

이스카의 궁금해하는 표정보다 살짝 흐트러진 그의 옷차림과 머리가 더 빠르게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눈을 깜빡인 라벨라는 고개를 내려 이스카를 외면했다.

갑자기 끼어든 방해꾼과 라벨라를 번갈아 보던 사내가 얼굴을 와락 우그러트렸다.

“네년은 오늘 꼭 내 침대 위에서 울게 해 주…… 윽!”

쩌렁쩌렁 울리던 사내의 외침 소리가 도중에 끊어졌다.

“……다시 말해 봐.”

2층에서 들려야 할 이스카의 목소리가 바로 앞에서 서늘하게 울렸다.

눈 깜짝할 새에 창문에서 뛰어내린 이스카가 사내의 목을 움켜쥐고 있었다.

“끄윽, 끅.”

사내는 숨을 쉬지 못해 벌겋게 변한 얼굴로 꺽꺽거렸다. 육중한 몸이 벗어나 보려 버둥댔지만 이스카의 자비 없는 손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 죽여달라고?”

웃음기를 지운 이스카에게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항상 나른하게 웃던 평소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흐응, 저런 얼굴도 하는구나.’

처음 보는 그의 면모가 조금 새로웠지만, 그뿐이었다.

당장이라도 사내를 죽일 것 같은 이스카를 지켜보던 라벨라는 무심한 얼굴로 몸을 돌렸다.

제가 몸을 풀 기회는 사라졌고, 본의 아니게 이스카의 사생활도 방해한 셈이었다.

‘적당히 사라져 드려야지.’

라벨라는 이 모든 것이 저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물론 제가 아주 중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는 건 전혀 모른 채였다.

라벨라가 소란스러움에서 어느 정도 멀어질 때쯤이었다.

“뭐야? 왜 그냥 가?”

놓칠 뻔했던 라벨라를 따라잡은 이스카가 빠르게 라벨라의 앞을 막아 세웠다. 사내들을 쉽게 정리하고 쫓아 온 그는 숨도 차지 않은 듯 평온했지만, 표정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반가움과 의아함이 골고루 섞인 얼굴을 한 그는 왜 자신을 혼자 두고 갔는지 눈으로 묻고 있었다.

하긴, 아마 평소였다면 이스카가 나서기도 전에 제가 먼저 녀석들을 처리했을 터였다.

“여긴 무슨 일이야? 혼자 나왔어?”

이스카가 제일 먼저 드러낸 건 걱정이었다.

다친 이후로 틈만 나면 상처를 확인해대던 그였지만, 지금은 그 잔소리의 진위조차 의심스러웠다.

“왜 쫓아 왔어? 볼 일 마저 보지?”

감정 없는 눈동자를 한 라벨라가 덤덤하게 말했다.

“음?”

이스카는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진 모르겠지만 그는 라벨라가 지금 묘하게 불만스러운 상태라는 건 알 수 있었다.

“혹시 내 뒤를 쫓은 거 너야?”

무언가 기대하는 듯 이스카의 투명한 보랏빛 눈동자에 이채가 스며들었다.

“그럴 리가. 나 갈게.”

“라벨라.”

이스카가 다시금 라벨라의 앞을 막아섰다. 라벨라가 눈동자만 옆으로 움직이며 비키라는 신호를 줬다.

“지금 바빠?”

“바쁜 건 너겠지.”

“아까부터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안 그래도 네게 보여 줄 사람이 있어. 안 바쁘면 잠깐 같이 가.”

무슨 일이 있었나? 왜 이리 짜증이 났을까.

궁금함을 일단 뒤로 한 이스카가 라벨라를 붙잡았다.

한숨을 삼킨 라벨라는 물끄러미 이스카를 노려보았다. 어째 쉬이 물러 설 것 같지 않은 태도였다.

“……좋아. 그게 누군데?”

라벨라는 입술 끝을 비틀었다.

*   *   *

“다시 뵙습니다, 대장님.”

숙소 계단을 오르던 라벨라는 2층 계단 바로 앞에 서 있던 짙은 낙엽색 머리의 사내와 마주쳤다.

“아아. 그러니까…….”

“다벨입니다.”

“그래, 다벨.”

“앞으로 이 방을 쓰기로 했습니다.”

다벨이 제 뒤를 가리키며 웃었다. 통로가 시작되는 곳에 있는 방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대장님.”

라벨라는 자신을 향한 호의가 가득한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길드로 데려갈 의사야. 실력은 내가 보증하지.”

여관으로 자신을 데려간 이스카는 깔끔하게 라벨라의 오해를 종식시켰다.

키도 체형도 저와 비슷할 정도로 왜소하긴 했지만, 다시 보고 다시 봐도 사내가 분명했다.

‘어떻게 여자로 착각을.’

라벨라는 제가 그런 멍청한 오해를 했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나마 이스카에게 말을 꺼내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러게 왜 망토로 온몸을 그렇게 꽁꽁 싸매서는.

“그것들은 다 뭐야?”

라벨라의 시선이 문 앞에 잔뜩 쌓여 있는 보따리들로 향했다.

“의무실에 놓을 제 물품입니다. 대부분은 약초죠.”

“흐응.”

“안 그래도 정리하려던 차였는데, 보시겠습니까?”

“독에 관심이 많아. 묻는 건 전부 가르쳐 줘, 대신 해독에 대해서도 필히 가르치도록 해.”

라벨라의 눈에 떠오른 호기심을 읽은 다벨이 싱긋 웃으며 물었다. 제 주군이 신신당부한 것도 물론 이유였다.

“아르젠 님이 제가 쓸 창고와 의무실을 내주었거든요.”

심히 연약해 보이는 몸으로 끙차, 소리를 내며 보따리를 든 다벨이 먼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도와줄까?”

“괜찮습니다.”

라벨라가 은근슬쩍 다벨의 뒤를 따랐다. 이스카의 말대로 임피리아 내에서 가장 전문가라면 앞으로는 굳이 귀찮게 약초상을 찾아가지 않아도 될 터였다.

“생각보다 더 좋은 환경입니다.”

텅 빈 방에 들어서며 다벨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르젠이 내준 공간은 식당 바로 옆이었다.

“약초를 찌고 말리려다 보면 부엌이 가까이 있는 게 좋거든요.”

다벨이 콧노래를 부르며 짐을 풀기 시작했다.

“……이스카랑은 원래 아는 사이야?”

다양한 재료와 집기를 눈으로 훑던 라벨라는 흘리듯 물었다.

“네. 계절마다 구할 수 있는 재료가 달라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 보니, 여차저차 알게 됐습니다.”

“그 풀은 뭐야? 초록색 꽃잎이 달린 거.”

“아, 이건…….”

이스카 얘기는 꺼낸 적도 없는 것처럼 자연스레 주제를 바꾼 라벨라가 다벨이 가져온 물품으로 관심을 옮겼다.

“대장! 의사가 왔다며!”

페시니를 선두로 칸피덴과 아르젠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뒤에는 이스카도 함께였다.

“응? 여자?”

문 앞에 선 페시니가 움찔하며 다벨을 아래위로 훑었다.

“그런 오해 종종 받습니다만, 남자입니다.”

다벨이 불쾌해하는 기색조차 없이 호쾌하게 웃으며 받아쳤다.

“그, 그렇지?”

페시니가 민망해하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이스카 때도 그러더니 페시니 네 눈엔 다 여자로 보이나 보다?”

아르젠의 짓궂은 핀잔에 라벨라도 덩달아 움찔했다. 그래, 페시니나 할 법한 바보 같은 착각이었는데…….

“그럼 인사 나눠.”

빈 테이블 위에 앉아 있던 라벨라가 슬그머니 일어나 페시니 옆을 지나쳤다.

스르륵 미끄러지듯 가버리는 라벨라를 의아하게 보던 이스카가 그 뒤를 따랐다.

길드로 돌아오는 중에도 이상하다 싶을 만큼 유독 차갑던 그녀였다.

최근 자신을 편하게 대하는 그녀에 익숙해져서인지 라벨라의 서늘함이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짚이는 이유가 없었다. 생각해 보면 여관 앞에서부터 좀 이상했…… 가만. 여관?

하루를 짚어 보던 이스카의 뇌리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라벨라.”

이스카는 라벨라가 막 열었던 방문을 다시 눌러 닫아버렸다.

“왜?”

얼굴 옆으로 뻗어져 나온 팔을 본 라벨라가 고개만 삐딱하게 돌려 물었다.

바로 뒤에 서 있는 이스카에게서 청량한 향기가 났다.

말간 얼굴을 내려다보며 이스카는 싱긋 웃었다.

“다벨을 여자로 오해했지?”

“!”

라벨라가 표정을 숨겼음에도 확신한 이스카는 입꼬리를 느른하게 당겼다.

“……라벨라 당신, 질투했구나?”

질투?

뜻밖의 단어에 라벨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건 정말이지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단어였다.

“누가?”

라벨라는 동그란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되물었다.

“네가.”

이스카의 붉은 입술이 여유롭게 늘어졌다. 이미 대답을 들은 사람처럼 확신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라벨라는 픽 바람 빠진 소리를 내며 실소했다.

“내 착각이야?”

부정하는 반응에 고개를 살짝 기울인 이스카가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스카가 한 걸음 더 다가온 탓에 몸이 닿을 듯 한층 더 가까워졌다.

코끝에 스미는 이스카 특유의 향기가 진해졌다. 숲을 생각나게 하는 청량한 향이었다.

등 뒤의 딱딱한 나무 문에 몸을 기댄 라벨라가 자신을 가두고 있는 남자를 올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흐응, 질투라.

글쎄…… 살면서 그런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있었나?

문득 한 가지 떠오르는 건, 어린 시절에 느꼈던 아버지를 넘어서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었다.

굳이 질투했던 기억을 꼽자면, 그때라고 볼 수도 있을 듯했다.

라벨라의 눈꼬리가 예쁘게 휘었다.

“네가 나보다 강하다는 걸 증명한다면 질투라고 인정할게.”

“뭐야, 왜 이야기가 그쪽으로 튀어?”

원하던 답이 아니었다.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대화에 이스카가 김이 샜다는 듯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난 나보다 강한 남자가 좋거든.”

물론 그 탓에 지금껏 성에 차는 남자도 없었고.

“죽일 기세로 덤벼 봐, 내 입에서 인정하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느 쪽의 질투든 어림도 없어.”

“진심이야?”

애매하게 여지를 두는 말에 이스카의 눈이 가늘어졌다.

“글쎄, 너 정도면…… 가능성 정도는 있지 않겠어?”

라벨라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이스카의 탄탄한 가슴팍 위를 스치고 어깨로 올라섰다.

손가락 끝이 스칠 때마다 근육이 움찔거리며 딱딱하게 굳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다독이듯 어깨를 톡톡 두들긴 라벨라가 싱긋 웃었다.

“그럼 또 모르지, 내가 엎드려 네 발에 입을 맞출지도.”

“거긴 됐고.”

라벨라의 투명한 눈동자가 아래로 향했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는 걸 보며 이스카는 고개를 비스듬히 틀었다.

제 어깨에 앉은 작은 손을 감싸 쥔 이스카는 그녀의 손가락 끝을 제 입술에 꾹 누르며 속삭였다.

“난 여기가 좋은데.”

“흐응.”

비음을 흘린 라벨라가 손가락 끝으로 입술을 슬쩍 비비듯 문지르자 이스카의 턱이 꿈틀거렸다.

마주 닿은 시선이 끈적하게 얽혔다. 알 수 없는 침묵이 두 사람을 에워싼 공기를 묵직하게 만들었다.

“…….”

저 촘촘하게 박힌 속눈썹 아래 말간 눈동자에 담긴 감정은 무엇일까.

쥐고 있는 작은 손을 아래로 끌어 내린 이스카가 벌어진 손가락 틈으로 제 것을 밀어 넣어 깍지를 꼈다.

이어진 걸 확인하듯 손등 위를 슥 훑어내리니 수없이 검을 쥐었을 손인데도 보드랍게 느껴졌다.

문득 갈증이 일었다.

이걸 해소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진작 자신을 뿌리쳤어야 할 라벨라는 어디 마음대로 해보라는 듯 얌전하기만 했다.

라벨라의 생각을 헤아려보던 이스카는 문을 짚고 있던 손을 꾹 움켜쥐었다.

“…….”

라벨라는 자수정을 박아 놓은 것 같은 눈동자가 혼란스러워하다가 서서히 짙어지는 걸 빠짐없이 지켜보았다.

이내 결심한 듯 날카로운 콧날과 붉은 입술이 점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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