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대용품이었다-142화 (142/204)

142화. 점령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지금처럼 하면 돼.”

“……지금처럼이요?”

"나를 돕고,내 뜻에 따라. 그거

면 돼.”

아버지에게 그랬던 것처럼.

나는                              펠리오를 향해 선뜻 손을

내밀었다.

혹 여 나  망 설 임 이  있 을 까  했 는 데 ,

펠리오는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평 생  티 어 드 롭 의  개 로  살 아 온  그

는  스 스 로  생 각 하 기 보 다  주 인 의  명

령에                                                   따르는 것을 선호했다.

결 국   조 건 만   맞 는 다 면   아 버 지 의

개 들 은   얼 마 든 지   내 게   복 종 할   수

있 었 다 .   그 리 고   아 버 지 가   병 상 에

누 운  지 금 , 이 는  식 은  수 프 를  마 시

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다.

中 本 *

"언제 온 거니?”

“얼마 되지 않았어요,

나 는  아 비 지 의  걸 터 앉 아  삼촌을

향해 웃었다.

내가  아버지의  방에서  별안간  나

타났음에도  삼촌은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 제가  자리를  비운  새,재미있는

짓을 벌이셨더군요,”

" 나 는  그 분 의  뜻 대 로  했 을  뿐 이

다.”

"아무렴,그러셨겠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불룩 튀어

나온 시트 위를 어루만졌다.

"환자 옆에서 그러고 있다니,겁

이 없구나.”

“듈에게 선물을 받았거든요. 병

에 걸리지 않는 약을요.”

U                             H

“그가 만든 병이니,예방약도 가

지고 있는 거겠효. 예방약이라는

게 요정의 피라는 게 끔찍하지만.”

부러 도발한 만큼 뭔가 반응이

있으면 했는데,삼촌은 끝까지 감

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나는 아쉬워하며 다리를 꼬았다.

편하게 가고 싶었는데 영 쉽지가

않다.

나 는  이 내  턱 을  위 로  추 켜 올 렸

다.

" 하 기 야  그 런  게  뭐 가  중 요 하 겠

어요.  중요한  건,  누가  티어드롭을

갖느냐잖아요.”

1 1 선  넘 지  말 렴 ,  그 분 이  아 무 리

널  봐 준 다 고  해 도  정 도 가  있 는  법

이야.”

" 안 타 깝 게 도  삼 촌 이  그 러 니  더

궁금해지는걸요. 과연, 그 선이라는

게 어디까지일지요广

“겁이 없구나,

“ 그래서  티어드롭을  제  손에  넣

을 수 있는 거죠.”

' 도 둑 고 양 이 처 럼  숨 어 든  주 제에

잘도 말하는구나.”

“ 들어올  때는  도둑고양이라도,

나갈 때는 아니라서요.”

나 는  거 만 하 게  웃 으 며  보 란  둣

들 고  있 던  시 계 를  그 에 게  내 보 였

다.

티어드롭의  문장이  새겨진  회중

시계는 아버지의 것이었다,

잠시간  말없이  날  노려보던  삼촌

이  별안간  내게로  성큼성큼  걸어와

뒤에 있던 시트를 휙 하고 걷었다.

그의  의심대로  침대에는  아버지

대신 베개만 있을 뿐이었다.

"어디다가 숨긴 거냐.”

" 아버지들의  개들에게  명령했어

요 .  아 버 지 와  샤 리 에 트 의  신 병 을

확보하고,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

라고요/

“이렇게 멋대로 굴 거니?”

“티어드롭을 망가트릴 기회가 찾

아왔는데, 놓월 순 없잖아요."

“ 그 래 봤 자 ,  년  모 나 차 르 트  사 람

이야, 잠깐 권력을 쥔다고 해서-”

“ 제 가  여 전 히  티 어 드 롭 이 라 면

요?”

" 모 나 차 르 트  대 공 과  이 혼 이 라 도

한다면 그렇게 되겠지만,그러기엔

네 겐  그 리  많은  시간이  주어질  것

같진 않더-”

"시간 같은 건 필요 없어요.”

내가  큰  소리로  웃자,  삼촌의  이

마로 열은 주름이 잡혔다.

나는  장난하둣  손안의  시계를  열

었다 닫았다 하며 입을 열었다.

“ 말 씀 드 렸 잖 아 요 .  지 는  여 전 히

티어 드롭이라고.”

L補•,포 f

“모나차르트 대공에게는 이미 아

내가 있었어요. 그러니 저와의 혼

인이  가능할  리  없죠, 제국  법상

중혼은 불법이니.”

내게는 신분이 두 개 있었다.

아버지가 만든 티어드롭 공작 영

애의 신분. 그리고 블러쉬와의 혼

인으로 얻은 모나차르트 대공비의

신분.

티어드롭 공작 영애와 모나차르

트 대공비가 동일 인물어라는 사실

이 밝혀질 때까지,나는 필요에 따

라 두 신분을 모두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었다.

“그딴 수가 정말로 통했다고?"

“아버지는 모나차르트를 혐오하

죠. 얽히기도 싫어하고. 그래서,입

적  문제를  제외한  혼인에  대해선

제 손으로 직접 처리하겠노라고 했

어요,

44                          TJ

“아버지는 절 믿었고,몰래 하는

혼인은 혼인 서약서만 신전에 올리

면 되는 간단한 일이니 의심조차

M나♦며bD

않b

하지 않았죠/

“……처음부터 이럴 속셈이었구

나?”

“설마 제가 아무런 속셈 없이 티

어 드롭으로 들어왔으려 고요,”

나는 시계의 윤곽을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며 짧게 조소했다,

이건 누구도 할 수 없는. 나만이

쓸 수 있는 방법이었다.

사리에트의 위치를 위협할 수 없

는 어설픈 반쪽과 티어드롭에 대해

잘 아는 내부자,그리고 아버지의

1 » r  3*Id

신뢰까지。그 모든 조건을 갖춘 사

람은 나밖에 없을 테니까.

“그 권력이 언제까지 가려고?

“그건 제게 달렸겠죠. 아버지가

도로  일어날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잖아요/1

“형님만의 문제는 아니겠지?

“삼촌의 그분이 있어서요?”

나는 느긋하게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얼굴을 굳힌 삼촌에게 조통 섞

인 미소를 지었다.

■,포參『주 fcn

“넌 이기지 못할 거다.”

“굳이 이기지 않아도 되지 않나

요?”

“뭐?”

“삼촌 자리를 제가 차지하면 그

만인걸요.”

“삼촌의 그분은 티어드롭이 필요

한 거지,삼촌이 필요한 게 아니잖

아요.”

듈의 태도를 보고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인간을  적대했고, 그만큼

인간에 대한 애정도 없었다,

삼촌을 곁에 두는 이유 또한 그

를 각별하게 여기는 게 아니라 그

저  이용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었

다.

“듈이 절 마음에 들어 하니,자

리를 바꾸는 건 꽤나 용이하겠죠.”

“반박 못 하시는 걸 보니 삼촌도

느끼고 계신가 보네요. 삼촌은 결

서과

국  말  잘  듣는  개, 그  이상은  될

수 없다는 거/

사냥이  끝나면.  다친  사냥개는

죽임을 당하기 마련이다.

나는 이미 정해진 삼촌의 운명을

그려보머 시계 표면을 둥글게 매만

졌다.

삼촌이 어떤 이유로 티어드롭에

원망을 품었는지는 모르나,그의

사정까지 일일이 들어가며 처리하

기에는  나도  그다지  좋은  입장은

아니었다,

* 셨錢•

필요하다면 타인을 짓밟고서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나는 섣부른 동정이 되레 내 사

람을 죽이는 칼날이 될 수도 있다

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티어드롭을 무너트리겠다는 삼촌의

복수는 제가 그 의지를 이어가 드

릴 테니/

물론 그것이 삼촌이 바라는 방향

일지는 모르나,

나는 얄궂게 이죽거리며 시계 뚜

껑을 열어 시간을 확인했다.

약속했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

다.

卞 우 후

“이자는 어떻게 할까요?”

“감옥에 가둬놔. 혹시 혀를 깨물

고 자결할지도 모르니,입을 막아

두고/

나는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포

'資™’-*

박당한 삼촌을 내려다봤다.

삼촌의 실력은 훌륭했지만. 수적

열세를 이기진 못했다.

내 명령대로 아버지와 샤리에트

를 다른 곳으로 옮긴 펠리오가 때

마침 아버지의 개들과 함께 돌아왔

으니까.        러

결국 삼촌은 내 앞에 무릎을 꿇

었고,나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원하는 바를 얻었다.

“상황부터 보고해?

"의심되는 자들은 정리했고,혹

시 모를 상황을 위해 각하와 아가

씨  모두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

다/

“좋아. 잘했어. 훌륭하네.”

내 칭찬에 펠리오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아버지의 밑에 있을 때는 번거로

운 작자들이었는데,내 손에 넣고

보니 이토록 든든할 수가 없다.

나는 품속 시계의 윤곽을 손끝으

로  더듬으며  다음  계획을  생각했

다.

티어드롭을 점령하는 긴 나중에

할 셈이었지만,상황이 이렇게 돌

아가니 할 수 없었다.

기껏  내가  준비해온  상을  다른

이가 먹게 둘 순 없었고,무엇보다

듈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한 최

대한 대비를 해두어야 했다.

'블러쉬는 괜찮겠지?’

내 쪽은 비교적 쉽게 끝났으나,

블러쉬도 그러리란 보장이 없었다.

나는 밀려드는 걱정을 애써 모른

척하며 몸을 돌렸다,

다행인 건 티어드롭 공작의 대리

인이라면,돌림병으로 폐쇄된 현재

에도  얼마든지  황궁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

는 언제든 그를 도울 수 있었다.

물론 그 전에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지만,

나는 다음 명령을 기다리는 개들

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삼촌이 데려온 자들을 전부 잡

아들였다고 해도 아직 잔당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샅샅이  뒤져보도

록  해.  아버지를  도로  모시고  오기

전에                                             저택 청소부터 해야 하잖아.”

“네. 알겠습니다.”

"아,펠리오는 날 따라오고/

나 는  일 부 러  펠 리 오 를  목  집 어

골라냈다. ,

그는 아버지의 부관으로 많은 정

보를  알고  있는  데다가  실력도  훌

륭했다.

호 위  겸  모 사 로  데 리 고  다 녀 서

나쁠 건 없었다.

실은  티어드롭으로  돌아와  확인

해보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었으

니까.

나 는  방 금  전 까 지  삼 촌 이  있 던

자리를 가만히 응시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