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화+ 숨이 막혔다
求* *
"납치 당했다고?”
“네. 모나차르트 대공의 소행입
니다.”
"티어드롭 공작은?"
“분노하고 있으나,일단 두 사람
은 서류상으로는 혼인한 사이니까
요. 별 도리가 없는 듯합니다.”
“ 정신도 없겠지. 고귀한 티어드
롭 공작께서 돌림병 증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듈은 키득거리며 다리를 꼬았다.
그의 발밑에는 충직한 개처럼 무
릎 꿇은 픽스가 있었다.
“증상이 그리 심한 건 아니라 목
숨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오ᅵ부 활동은 하지 못
하겠지, 그 아이는 정신병으로 의
심 받고 있으니, 그 자리를 대행할
수 도 없 을 테 고 . 결 국 남 은 건 하
나겠네,
“ 네 . 이 미 심 포 니 아 를 데 려 오 기
위해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
다,”
‘ ‘ 과 연 모 나 차 르 트 대 공 이 내 줄
까?”
“ 내놓지 않으면, 그렇게 만들 겁
니 다 . 티 어 드 롭 공 작 은 항 상 그 래
왔으니까요,”
“ 하기야, 그렇지. 고귀한 피가 어
디 가겠어?”
듈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번졌
다.
픽스는 더욱 몸을 낮추며 둘을
올려다봤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듈은 딱히
기분이 나빠 보이지 않았다.
'그나저나 아쉽네. 계속 얼굴을
보고 싶었는데.”
響
“왜 그런 눈이야?”
“……심포니아를 너무 신경 쓰시
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 네가 내 앞에서 그런 소리도 하
고, 꽤 많이 컸구나. 픽스."
듈이 느릿하게 얼굴을 매만지자,
픽스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잠깐이나 둘은 티이드롭 공작,
오베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 아니야. 됐어. 나도 실은 궁금하
거 든 . 그 이 린 것 에 서 왜 그 렇 게
달콤한 냄새가 나는 건지. 그리고,
도대체 그 어린 것이 어디서 왔는
지."
“계속 알아보고 있으나,워낙 오
래 전 일이라 남아 있는 게 없습니
다.”
41괜찮아. 너만 알아보지 못한 게
아니잖아. 모두가 그렇지."
듈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가로
걸어갔다,
오늘 밤은 달이 보이지 않아 유
난히도 어두웠다.
티어드롭의 귀한 후계자가 죽던
그날처럼.
“분명 죽였다고 했지?”
“네, 제 손으로 시신을 수습했습
니다.”
“숨통이 끊어진 것까지 확인했
나?”
“몇 번이나 확인했고 설령 살았
다 하더라도 땅에 깊게 묻어두었습
니다. 사리에트,그 아이가 살아 돌
아온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픽스의 시선이 제 손에 닿았다.
가죽 장갑으로 감춰둔 그의 손등
에는 작은 반달 모양 흉터가 남아
있었다,
사람 무서워할 줄 모르고 병아리
처럼 제 뒤를 졸졸 따르던 어린 조
카가 마지막으로 남긴 것이.
픽스는 눈을 질끈 감았다.
무수히 많은 죽음을 경험해봤지
만,서서히 힘이 빠져나가던 아이
의 작 은 몸 은 이 상 하 리 만 큼 쉽 게
잊히지 않았다.
“그 아이를 묻은 곳을 아직 기억
하지?”
“네,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럼 한 번 파봐.”
“……네?"
“ 그 안 에 시 신 이 잘 묻 혀 있 는
지, 혹시라도 이상한 점은 없는지
확인해보라고. 혹시 모르잖아. 사람
들이 말하는 기적이라도 일어났을
지?"
픽 스 는 여 전 히 달 없 는 하 늘 을
응 시 하 고 있 는 둘 을 보 며 조 용 히
고개를 내렸다.
듈은 기적을 운운했지만, 이 자
리에 있는 모두가 가장 잘 알고 있
었다.
기적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기적이 정말로 존재했다면 누구
도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테니까.
本 本 *
"픽스 티어드롭이 드디어 움직였
군요.”
“첩자는 늘 바쁘죠.”
나는 장난스럽게 대꾸하며 쿠키
를 하나 집어먹었다.
물론 쿠키를 씹는 와중에도 블러
쉬의 대답을 기대하며 그에게서 눈
을 떼지 못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이상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요,
그래서 어떤 거예요?”
"숲입니다.”
“숲이요?”
블러쉬는 대답 대신,전서구가
전해온 쪽지를 내게 건넸다.
나는 별생각 없이 쪽지를 받았다
가 이내 미간을 찡그렸다.
“시프 숲이네요.”
“어딘지 아십니까?"
“알다마다요. 제가 발견된 곳인
데.”
이제 아버지에 대한 감정조차 남
아 있지 않은데,어린 날을 떠올리
면 왜 이리 가슴이 무거워지는지.
나는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티어드롭 공작을 만났다는 숲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M,맞아요. 그리고……,”
나는 쪽지 끝을 매만졌다.
쪽지에는 숲에 대해서만 적혀 있
는 게 아니었다.
삼촌의 행적도 적혀 있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도로
떴다.
심장이 유달리 떨리고 있었다.
"……샤리에트의 흔적이 마지막
으로 발견된 곳이기도 해요,
쪽지 내용은 비교적 간단했다.
삼촌이 땅을 파고 그곳에서 뭔가
를 확인했다는 것.
그 리 고 , 삼 촌 이 떠 난 후 에 다 시
땅 을 파 보 니 그 안 에 유 골 이 있 었
다는 것.
“ 그 러 니 , 그 숲 에 서 아 이 의 것 으
로 보 이 는 유 골 이 발 견 되 었 다 는 건
:결국 ”
나는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이 미 예 상 하 고 있 던 바 였 지 만 ,
생각했던 것보다 더 충격이었다.
샤리에트가 실종될 당시, 그녀는
누 구 믜 도 움 없 이 는 살 아 갈 수 없
는 어린아이였다.
지 금 까 지 발 견 되 지 않 았 다 면 죽
었다고 보는 쪽이 맞았다.
하 지 만 그 럼 에 도 나 는 이 상 하 게
샤 리 에 트 가 어 디 선 가 살아 있을 것
같은 기분을 지우지 못했다.
모두가 사랑했던,그리고 모두를
사랑했던 샤리에트 블랑 티어드롭.
나는 아버지의 호주머니 속 들어
있는 그녀의 초상화를 여전히 기억
했다.
“……유골을 챙겨와 달라고 전해
주세요.”
“유골을요?”
“괜찮다면,제가 장례를 치러주
고 싶어요.”
£4 «
“잘못한 건 부모지, 자식이 아니
잖 아 요 . 부 모 의 죄 가 자 식 의 죄 가
되어선 안 돼요.”
내 눈 을 시 큰 거 리 게 하 는 이 감
정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 지 만 확 실 한 건 나 는 어 린 소
녀를 가여워 하고 있었다.
* * *
“오래된 유골이라 제대로 된 확
인은 어렵지만,나이대는 일고여덟
살쯤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실종된 해에 죽
은 거네.”
“아무래도 그럴 겁니다.”
“혹시 아시는 분이십니까?”
프로스트가 조심스럽게 내 눈치
를 살폈다.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고심
하다가 결국 고개만 끄덕거렸다.
나와 저 작은 유골함 속에 든 아
이는 뭐라 설명해도 이상한 관계였
다.
"...... 혹시, 어떻게 죽었는지도
알 수 있을까?11
“너무 오래되어서 그것까지는 파
악하기 어려울 둣하나, 추론은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 유 골 의 얼 굴 에 손 수 건 이 덮 혀
있 었 거 든 요 . 아 마 이 경 우 에 는 보
통 피 해 자 에 대 한 감 정 이 있 을 확
률이 큽니다.”
'어째서?”
" 얼굴을 마주할 수 없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예를 들면,
죄책감이라든지……
" 그 , 그리고 일단 백골화된 것
외에는 시신의 훼손도 거의 없고,
뼈가 부러지는 등 큰 손상도 입지
않 은 것 으 로 보 아 아 무 래 도 목 을
졸 려 사 망 했 다 거 나 … … 죄 송 합 니
다."
흐려지는 내 표정을 확인한 프로
스트가 시무룩해져서 뒤로 물러났
다,
하지만 나는 평소처럼 그를 위로
해주기보다는 그냥 유골함에 손을
가져다 댈 뿐아었다.
나무를 깎아 만든 유골함은 성인
머리 크기 정도밖에 되지 않아 기
분이 더 이상해졌다.
죽 은 샤 리 에 트 가 얼 마 나 어 린 아
이인지,새삼스레 깨닫게 되었으니
말이다.
"미안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켜
줄래?”
“네?,,
“아주 잠깐이면 돼.'
프로스트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
다가 곧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는 그가 나간 후에도 유골함에
서 손을 떼지 않았다.
정 식 으 로 대 우 받 으 며 장 례 를 치
르 려 면 아 버 지 에 게 그 녀 의 죽 음 을
알 려 야 했 지 만 , 지 금 으 로 선 그 럴
수 없었다.
더 는 혼 자 남 아 있 지 않 게 끔 해
주 는 것 만 이 내 가 할 수 있 는 최 선
일 뿐이었다.
나 는 천 천 히 심 호 흡 을 한 후 , 짧
은 묵례를 했다.
프 로 스 트 는 내 가 보 기 에 좋 은 모
습 은 아 니 라 면 서 열 지 말 라 고 했 지
만 , 그 래 도 내 눈 으 로 직 접 보 고
싶었다.
그 래 야 만 가 슴 을 막 고 있 는 답 답
함 이 조 금 이 나 마 풀 릴 것 만 같 았
다.
나 는 떨 리 는 손 으 로 조 심 스 럽 게
함을 열었다.
달칵.
사 람 의 유 골 을 직 접 마 주 한 건
이 번 이 처 음 이 었 지 만 징 그 럽 다 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 히 려 목 이 메 이 고 겨 우 참 았 던
눈 물 이 뺨 을 타 고 흘 러 내 렸 다 . 그
리고
“ j 안 해 - - … *
O}-, * 33
미안해 미
나 는 손 만 덜 덜 떨 다 가 이 내 주
저 앉았다.
그 리 고 뭔 가 에 홀 린 것 처 럼 내
입이 열렸다.
분 명 내 입 을 통 해 나 오 는 소 리
였 음 에 도 스 스 로 무 슨 말 을 하 는 지
몰랐다.
그 저 같 은 말 을 반 복 할 뿐 이 었
다.
그 리 고 , 그 순 간 차 오 른 숨 이 턱
하고 내 숨통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