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대용품이었다-133화 (133/204)

133화. 절 수 없는 공포

“황실에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한 모양입니다.”

“ 그럼에도  큰  문제는  없겠지.  펠

라 시 온 의  뒤 에 는  오 르 젠 타 가  있 으

니 말이야.”

1 1 황실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  오

르젠타입니다.”

"뭐?”

“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은  둣합

니다.”

" 그  콧대  높은  작자들이  먼저  손

을 내밀었다라……

아버지가  턱  끝을  천천히  매만졌

다.

고심하는  이마에는  주름이  깊게

파여있었다.

" 늘  그랬던  것처럼  병이  돈  지역

을 폐쇄하고 나아지길 기다렸는데,

뜻대로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바보같이 초기 진압에 실패했나

“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은  듯합

니다.”

“그 콧대 높은 작자들이 먼저 손

을 내밀었다라……

아버지가 턱 끝을 천천히 매만졌

다.

고심하는  이마에는  주름이  깊게

파여있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병이 돈 지역

을 폐쇄하고 나아지길 기다렸는더1,

뜻대로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바보같이 초기 진압에 실패했나

보군.”

초 기  진 압 은  무 슨 .  말 이  초 기  진

압이지,  사실상  암묵적인  학살이었

다-

물자가  충분하지  않은  땅에선  사

람 보 다  약 이  더  귀 한  법 어 었 으 니

까.

펠 라 시 온 은  오 랫 동 안  돌 림 병 의

전 염 을  막 는 다 는  명 목 으 로  병 이  도

는  지 역 을  폐 쇄 한  후 , 그  안 에 서

감 염 자 들 을  땅 에  묻 거 나  불 태 워 버

리곤 했다.

그건 오랜 악습이었고 이번 사태

의 시초였다.

생매장당했음에도  기적  같이  살

아남은  감염자가  도망치면서  비밀

도, 병도 퍼져버렸으니까.

“ 늘  있었던  일이니  아무래도  방

심한 모양입니다.”

“어디까지 병이 퍼진 거지?"

" 펠 라 시 온 의  남 부  지 역 은  이 미

만연하게 퍼진 모양입니다."

“남부라면 오르젠타와 인접한 경

계 지역이니, 오르젠타의 입장이

퍽  곤 란 해 졌 겠 군 .  황 실  손 을  빌 린

것도 그 때문인가.”

“ 일단은  그렇게  보입니다만, 몇

몇  인 사 들 은  다 른  이 야 기 를  하 고

있습니다.”

말을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운지,

펠리오가  방금  전보다  목소리를  낮

췄다.

“다른 이야기?”

" 감염자  몇이  오르젠타의  경계를

넘 어  그 쪽 에 서 도  전 염 병 이  발 생 하

고 있다는 것인데,이건 아직까지

뜬 소문이라 좀 더 확인이 필요할

듯합니다.”

“ 그렇다면  우리는  좀  더  관망하

는 게 좋겠군.”

' 그럼  감염  지역에  파견한  티티

아나 지부는 어떻게 할까요?”

14일단 그곳에 있게 해야지. 혹시

라도  감염이라도  되어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 곤란하지 않나."

아 버 지 는  팔 랑 을  낀  채 로  쯧 쯧

혀를 찼다.

성가신 벌레를 대하는 듯한 태도

에서는 일말의 적정도 보이지 않았

다.

처음부터 아버지는 제 사람들을

구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과거에서 그랬둣 버려지

고,또 죽을 것이었다.

이기적인 귀족들은 쉽사리 깨닫

지 못할 테니까.

감염자들에게 있었던 일이 자신

에게도 일어날 수 있음을.

그리고,죽음 앞에서 신분은 평

등하다는 걸.

* * *

“결국 오르젠타가 경계를 폐쇄했

습니다,  그리고,  곧  수도도  그렇게

될 겁니다.”

펠리오가  침울한  얼굴로  보고했

다.

금방  잦아들  거라는  아버지의  판

단과  달리, 돌림병의  확산세는  나

날이 심해지고 있었다,

“이러다가 수도까지 넘어오는 건

아닐지 모르겠어요.”

“ 그런  일이  있다고  한들, 금방

처리되겠지."

14황실에서 이미 수도의 의사들을

파견했지만,썩 성과가 좋지 않잖

아요.”

다들  애써  쉬쉬하고  있으나,  이

제는 알만한 이들은 다 알았다.

유례없이 병이 빠르게 돌고 있었

다.

지금이야 펠라시온과 왕래가 잦

은  오 르 젠 타 와 의  문 제 지 만 , 타  지

역 까 지  언 제  피 해 가  끼 칠 지  모 를

일이었다.

병 은  빠 르 게  확 산 되 었 고  그 만 큼

감염자도 많았다.

아 무 리  경계를  강화한다고  한들,

그  많 은  수 를  한  번 에  정 리 하 기 란

어려웠다.

특 히  오 르 젠 타 처 럼  잃 을  것 이  많

은 입장이라면 더욱.

오 르 젠 타 는  기 름 진  대 지 를  바 탕

으로 풍족한 자원을 누려왔지만,

그  밑에는 가축처럼 혹사당하는  노

예들이 있었다.

닭 장  속  닭 처 럼  좁 은  공 간 에 서

다닥다닥  생활하는  노예  중  그  누

구  하나라도  감염되면  오르젠타는

병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었다.

무 엇 보 다  오 르 젠 타 에 서  노 예 란

하나의 자산이었고,노예를 잃는다

는  건  재 산 이  준 다 는  뜻 이 었 으 니

까.

한둘이면 모를까,농장의 노예를

전부 죽이면서 제 손으로 자신의

자산을 말아먹을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 욕심이 쌓이면서 결국 오르

젠타를 무너뜨리겠지만.

‘이제 좀 있으면 수도에서도 감

염자들이 나오겠지.’

나는 쌓인 초대장 중 하나를 집

어 들었다.

바깥으로 상황이 좋진 않았지만

수도는 여전히 평화로웠다.

매일 같이 파티가 열렸고 사람들

은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행동했다.

위에서 정보를 쉬쉬하는 까닭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안이함이 더 컸

다.

사태가 이렇 게 되 었음에 도 누구

도 자신이 감염자가 될 거라 여기

지 않았다.

“상황이 좋지 않은 듯하니,미리

대처를 해두는 건 어떨까요?”

“대체라니?”

“전염의 기세가 영 심각지 않잖

아요.”

“그것도 잠시일 뿐 곧 잠잠해질

거 다 .  돌 림 병 이  돈  게  한 두  번 도

아니고.”

“ 그 래 도  대 비 해 두 심 이  좋 을  것

같아요. 보아하니, 그자만 하더라도

준비를 하던걸요.”

"그자?”

아버지의 미간이 좁아졌지민\ 나

는  모 른  척  파 티  초 대 장 을  내 려 놓

았다.

'모나차르트 대공 말이에요.”

" 병에  취약한  야만인이니  겁먹은

게지.”

아 버 지 가  혐 오 를  감 추 지  않 으 며

인상을 썼다.

“반대일 수도 있효."

“반대?”

“ 모 나 차 르 트 는  보 기 보 다  의 술 이

발 달 했 거 든 요 .  어 쩌 면 ,  이 번  일 을

기회 삼으려는지도 몰라요.”

"기회?”

" 아 무 리  강 력 한  군 대 도  다  죽 고

나면 그만이잖아요."

“만약, 병이 걷잡을 수 없이 커

져 대륙을 뒤덮는다면-”

" 그 런  일 은  일 어 나 지  않 을  거

다.”

아버지가  서둘러  내  말을  막았

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아

버지의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어

려운 이야기였다.

하지만 나는 이야기를 멈출 생각

이 없었다.

신뢰는 충분히 쌓였으니,이제는

그것을 이용할 때였다.

"그러니 만약이죠. 원래 만약의

상 황 은  최 악 을  가 정 하 는  거 잖 아

요?’,

u                               ii

“병이 퍼졌을 때,유일하게 피해

가 없는 세력이 있을 수만 있다면

그들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휘

하게 될 거예요.”

“그 야만인이 거기까지 할 수 있

을 거라 생각하니?”

"명청한 야만인들만 있다면 모를

까, 그들의 뒤에는 저희가 있을 거

잖아요. 혹시 모르니 대비해봐요.”

“• + ***•에를 들면?''

“모나차르트를 지원하세요. 그들

은  의술은  뛰어나나, 자금력이  부

족 하 니  도 움 을  받 을  수 밖 에  없 을

거예요.  물론  치료제를  가장  먼저

공급받는다는 조건을 붙여서요/

치료제는  이미  완성되었지만  돈

을 벌 기회를 놓칠 수야 없었다.

내  목표를  위해선  많은  돈이  필

요했고,그게 아니더라도 돈이 있

어서 나풀 건 없었으니까.

모나차르트는  아직도  굶주린  상

태였다.

"상황이 진정되면 치묘제가 있다

고 한들,소용없어질 거다.”

11오르젠타에게는 팔 수 있겠죠.”

U                           5?

, 圈 ■ V 圖 _

“ 보통은  병이  어느  정도로  퍼졌

는 지  알 려 주 지  않 아 요 .  외 부  세 력

을  견제해야  하니, 내부적으로  감

당 하 고  정 리 하 는  편 에 서  끝 내 죠 .

그럼에도 오르젠타는 황실에 도움

을 요청했고, 그들의 사정이 꽤 많

이 알려져 버렸죠.”

“그게 어쨌다는 거니?”

"이번에는 잘 넘어갔다 한들, 다

음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

잖아요.”

사태가 진정되어도 끝이 아니었

다.

이례 없는 참사 덕분에 사람들은

쉽게 악몽에서 벗어날 수 없을 테

니까.

한동안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약

을  사들일  터였고, 이를  부추기듯

괴소문들이 떠돌 것이었다.

“……두려움을 팔자는 거구나?”

“ 절  수  없는  공포만큼  두려운  게

없죠.”

■        ■ i,■■響

“ 어 때 요 ?  괜 찮 은  거 래 가  되 겠

죠?”

" 치료제의  효과가  입증된다면  그

렇겠지/

“그 부분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거예요. 실은 괜찮은 정보를 빼돌

렸거든요.”

나는 품에서 편지를 꺼냈다.

아버지는 내게 건네받은 편지의

내용을 확인하며 거친 숨을 뱉었

다.

“……이건 어디서 났니?”

41아시잖아요. 모나차르트 대공이

절 어찌 생각하는지.”

“제게 있어서 그 방에 들어가는

건  식은  수프를  마시는  것보다  쉬

워요. 물론 그자가 자리를 비운 사

이에 챙겨온 터라 얼른 제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하겠지만요.”

山     »

隱■

“ 어떤가요?  이게  아버지께  도움

이 될까요?”

"도움이 되다마다.”

아버지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번지는 걸 보며 나도 따라 웃었다.

만족스러운 건 나도 매한가지였

다-

아버지의 손에 들린,모나차르트

대공의  자필  편지는  결국  내  입맛

대로                                          작성된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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