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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상사가 파고들면 (62)화 (62/70)

62화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

진형은 든든한 두 남자가 그녀의 곁에 있어 해코지를 하지 못했다.

자신의 눈치만 보고 있는 비굴한 인간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진형이 회사를 다니는 한은 그럴 수가 없었다.

“다시는 찾아오지 마세요. 그때는 신고할 거예요.”

“알았어. 절대로, 따라다니지 않을게.”

진형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부리나케 무릎을 펴 자신의 차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그녀는 꽁지 빠지게 달아난 진형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아빠의 손을 잡았다.

“아빠, 죄송해요.”

자신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일을 당한 아빠에게 너무나 죄송했다.

“그런 말 하지 마라. 아빠야말로 미안하다. 저런 자식에게 말려들어 일을 복잡하게 만들 뻔했으니……, 우리 딸 많이 무서웠지.”

아빠는 세연을 한번 안아 주고서 가만히 서 있어도 존재감이 과한 도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누구입니까.”

“인사드립니다. 제이온 대표 이도하입니다.”

“제 딸의 회사 대표셨군요.”

“아빠, 이분은.”

“가만히 있어.”

그녀의 말을 채 듣지 않고 고개를 저은 아빠는 그에게 허리를 숙였다.

“이도하 대표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세연이도 저도 지금은 대표님을 대할 수 있는 경황이 없으니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 아빠.”

아빠가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어 세연은 무척이나 당혹스러웠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아빠는 도하를 진형과 한통속으로 묶는 듯했다. 

딸을 노리는 놈팡이로 보고 있는 듯한 아빠의 태도가 속상해 세연은 쩔쩔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시면 안 돼요. 아빠.”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아빠!”

아빠의 의지는 완강했다. 세연은 아빠의 손에 붙들려 빌라 공동 현관으로 끌려갔다.

무례하게 비칠 아빠의 태도에 세연은 흔들리는 눈으로 도하를 보았지만, 그는 괜찮다는 듯이 세연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 * *

세연을 낳아 준 부친에게 냉대를 받은 도하는 난처하게 턱을 문질렀다.

“이런 극적 만남은 아니었는데…….”

어쩔 수 없이 빌라 뒤편 주차장으로 걸어간 도하는 차에 올라타 세연에게 문자를 넣었다.

기다릴 테니 아버님 안정시키고 잠시만 나와 줘요.
빌라 뒤편 주차장에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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