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늘 그래왔던 것 처럼 (完)
결혼은 현실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그야 서로 다른 두 가족의 결합이니까, 당연히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루이스는 드레스 자락을 꾹 쥐었다.
행복한 봄의 신부가 되어 결혼생활을 이어온 지 반 년. 그녀는 첫 번째 골칫덩이를 마주했다.
그리고 그 골칫덩이는 놀랍게도 루이스 쪽의 문제였다.
“건강해 보이시니 이 할애비의 마음이 놓입니다.”
그래, 스스로를 ‘할애비’라고 지칭하는 이 노인 귀족 말이다.
그는 루이스의 외조부였고, 교양있는 남작 가의 주인이었다.
지금까지 생김새조차 몰랐던 외조부는 얼마 전부터 자연스레 루이스의 근처를 맴돌며, 자상한 할아버지를 연기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만나고 싶지 않은데 그가 너무나도 뻔뻔하게 다가오니, 딱히 거절할 방법도 없었다. 게다가 보는 눈이 많은 곳에서 무례하게 굴 수도 없었고.
결국 루이스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교적으로 웃는 것 뿐이었다.
그녀의 미소에 진심이 없다는 것을 노련한 그가 모를리 없었다. 시선에 경멸이 섞여있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이렇게 우연을 가장하여 루이스를 찾아왔다.
“네, 저는 건강해요. 사실 줄곧 건강했잖아요. 아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요.”
“제 딸아이가 훌륭하게 키웠으니, 물론 그러시겠지요.”
틀린 말은 아닌데 기분이 상했다.
아마 그가 어머니를 ‘제 딸아이’라고 부른 탓일 거다.
“……부모란 굉장히 편리한 자리가 되기도 하나보네요.”
필요 없는 자식이라며 버려 놓고, 쓸모가 생기니 도로 주워다가 가져다 놓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다 못해 한 번 버린 쓰레기도 그것 보다는 되찾기 어려울 것이다.
“부모와 자식이란 복잡한 관계입니다. 아마 나중에 부모가 되어 보시면 다 이해하실 겁니다.”
“저는 이해하지 못할 거에요. 남작.”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영민하시니 가능하실 겁니다.”
자애로운 미소까지 지으며 끈질기게 달라 붙는 모습에는 소름이 돋았다.
루이스는 다른 약속을 핑계로 몸을 돌렸다. 도망치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되어 마음에 걸렸지만, 그와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루이스는 제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가을의 냉기가 어린 창문에 이마를 처박았다.
후회가 든다. 조금 더 쏘아 붙여야 했나? 아니, 조금 더 다정하게 굴었어야 했나? 흠 잡히지 않도록.
극단으로 치달은 생각의 끝에서 루이스는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고민으로 하루를 채워서 좋을 것은 없었다.
그녀도 이제 훌륭한 세금 노동자가 되었고, 제가 누리는 모든 특권에 대한 의무를 져야 했다.
현실을 떠올리며 뻑뻑한 눈을 떴을 때, 루이스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가 이마를 기댄 창문 너머로 헤셰가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헤, 헤셰 경?!”
루이스는 서둘러서 창문을 열었다.
“위험하잖아요. 대체 여기가 몇 층이라고…….”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린 루이스는 그냥 웃고 말았다.
“하긴, 늘 이렇게 다니셨죠.”
“그래야 온실의 루이스가 깜짝 놀라니까요.”
그리 놀란 루이스는 우울함을 쉽게 잊어버리기도 하고 말이다.
“맞아요. 오늘도 놀랐어요. 들어올래요?”
“으음, 너무 달콤한 제안이라 솔깃하네요. 하지만 오늘은 그만 둘게요. 이리와요.”
루이스는 익숙하게 그의 팔을 붙잡았다.
“이안이 또 뭔가 꾸미는 거죠?”
그리 묻자, 헤셰는 루이스를 간단히 안아 들며 그리운 말을 해 주었다.
“그런 건 이 악당을 잡기 전에 물어보셨어야죠!”
루이스를 안아 든 헤셰는 순식간에 1층으로 뛰어내렸다.
“헤셰 경.”
그녀는 여전히 저를 안은 채 달려가는 헤셰를 물끄러미 올려다 보았다.
“네?”
“혹시 칼슨 경과 합의가 되어 있나요?”
릴리 칼슨. 그녀는 루이스를 호위하는 기사로, 휴이트 교수님 만큼이나 원칙주의자였다.
“어…….”
그러니 그녀는 원칙 따위 신경쓰지 않는 헤셰를 끔찍이도 싫어했다.
“절 귀찮게 할 것 같아서, 말 안했는데요.”
“제가 사라지면 칼슨 경이 곤란하지 않겠어요?”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온실의 루이스. 릴은 저와는 달리 성실한 기사니까요.”
“네?”
“이미 릴의 추적이 시작 되었다는 뜻이죠!”
헤셰가 상체를 숙이며, 한층 더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 전에 그의 머리가 있던 곳으로 날카로운 단검이 날아와 근처 나무에 처박혔다.
“위, 위험하잖아요!”
“괜찮아요. 온실의 경비대장에 취임하기 전까지는 죽지 않을거니까요.”
머리통이 날아갈 뻔 했는데도 그는 뭐가 즐거운지 연신 웃었다.
한참 달리던 그는 조용한 정원 한켠에 설치된 조각상 위로 훌쩍 뛰어 올랐다.
“릴!”
헤셰는 몸을 빙글 돌리며 저를 따라오는 기사를 향해 히죽 웃었다.
“헤셰 프레야! 대체 그게 무슨 망측한 짓입니까!”
“하지만 온실의 루이스는 어린시절부터 제게 이렇게 운반되었는 걸요오.”
“그 몹쓸 호칭도 그만 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온실의 루이스가 허락했는데도요?”
헤셰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릴리는 루이스를 향해 외쳤다.
“전하, 저 악당 같은 기사에게서 당장 구해드리겠습니다.”
“저는 구해주지 않아도 괜찮…….”
“오! 그거 재미있겠다! 그럼 릴도 같이 놀아요!”
헤셰가 조각상에서 훌쩍 뛰어내리며 외쳤고, 릴리의 추격은 계속 되었다.
“호위는 놀이가 아닙니다. 헤셰 경!”
“호위는 놀이가 아니지만, 몰래 황궁의 담을 넘는 일은 놀이죠!”
“미쳤습니까?! 정녕 미친겁니까?!”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도, 잘도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두 사람의 싸움은 이미 유명해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일까.
아마 지금쯤 순찰 일지에는 ‘오늘도 헤셰 프레야와 릴리 칼슨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라고 적혀 있을 것이다. 성실한 릴리는 그걸 바라지 않겠지만.
마침내 멀리 황궁의 벽이 보였다. 헤셰는 단숨에 거리를 좁혀 벽 앞에서 멈추었다.
“헤셰 프레야!”
헤셰가 아무리 대단해도 가로 막힌 벽을 뚫어낼 정도는 아니었으니, 그는 그 앞에서 멈추었다.
금방 따라온 릴리 칼슨이 헤셰에게 따져 물었다.
“성스러운 기사가 되어서 이게 무슨 일입니까?!”
“으음, 하지만 지금 넘지 않으면 모처럼 교대 시간을 엉망으로 공지해 둔 보람이 없잖아요.”
“미쳤습니까?! 정녕 미친겁니까?! 교대시간을 조작하고, 담을 넘으려 들다니……! 당장에 반역 죄로 그 모가지가 날아갈 일입니다!”
릴리의 말에 대한 대답은 높은 담 위에서 들려왔다.
“으음, 난 아직 모가지를 날리고 싶지 않은데 말이야.”
루이스와 릴리가 동시에 그 쪽을 바라보니, 이안이 높은 담 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밑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전하……! 어, 어찌!”
“그야, 여기는 내가 온실로 도망칠 때마다 사용하던 곳이니까. 그보다 헤셰.”
“넵, 전하께서 바라신 대로 온실의 루이스를 모셔 왔습니다!”
헤셰는 여전히 제 품에 안겨있는 루이스를 바라보며 헤실 웃었다. 칭찬을 바라는 얼굴이었다.
“안아도 된다고는 안 했는데.”
“그거야 온실의 루이스가 허락 할 일이죠. 전하의 허가는 필요 없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헤셰는 루이스를 내려주며 어설프게 경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전 여자라면 전부 좋아하는 쓰레기 같은 남자거든요!”
아무래도 그 말을 여전히 마음 속에 담아 둔 모양이다. 이안은 쓰게 웃으며 루이스를 돌아 보았다.
“어쨌든 루이스.”
“네?”
“담을 넘는 요령은 예전에 가르쳐 준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도 그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
루이스는 아카데미에서 배웠던 담 넘기를 떠올렸다.
“그 품위 없는 담 넘기를 하라고요? 지금, 여기에서요?”
“미안하지만, 품위란 행위가 아니라, 주체에서 오는거라고도 말 해주지 않았던가?”
하지만 담 위에 쪼그리고 앉은 망측한 황태자 전하가 품위있어 보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영원히.
“뭐, 정 어렵다면 도와줄 수도 있지만.”
“웃기지 마세요. 고작 담 넘기 따위를 못해서 도움을 받을 만큼 쓸모 없지는 않아요!”
루이스는 제 구두를 툭툭 벗어서 담장 위로 집어 던졌다. 이안이 재주좋게 그녀의 구두를 받아들었다.
드레스 자락을 들어올린 루이스는 간단하게 담에 기어 올랐다. 사실은 이안이 졸업한 이후로 몇 번인가 상점가로 몰래 가기 위해, 아카데미의 담을 넘었다.
“봤죠?”
“훌륭한데, 한 가지는 정정해야겠어.”
“제가 담 넘기를 잘 한다고요?”
“아니, 그대의 담 넘기에는 품위가 없다는 것 말이야.”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아요? 대체 얼마나 대단한…….”
루이스가 그리 말할 때, 멀리서 달려온 누군가가 높은 담을 호쾌하게 뛰어 넘어갔다. 신속하며 멋있는데다가 품위까지 있었다.
“시몬!”
이제 루이스는 시몬과도 편히 이름을 부르는 사이가 되었다. 아카데미에서처럼 말이다.
“안녕, 루이스.”
“시몬도 오실 줄 몰랐어요. 아직 학기 중인데 아카데미는요?”
“주말이라 잠시 나온 것뿐이야. 담이 아니라, 정문을 통해서.”
시몬은 교수님을 목표로 아카데미에서 조교 선생님을 하고 있었다.
“이안이 온실에 가자고 했으니.”
“우리, 온실에 가나요?”
루이스가 이안을 돌아보며 물었고, 이안은 루이스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온실에 가지, 우리는.”
손이 이어졌고, 두 사람은 동시에 담장 아래로 뛰어 내렸다.
언젠가 이안은 ‘내가 이 나라에 구하지 못할 것이 있던가?’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물론 이번에도 그랬다. 세 사람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튼튼한 마차에 올랐다. 헤셰는 자연스레 마차 지붕에 앉았고, 릴리는 마부석에 앉아 한숨을 쉬었다.
마차는 오늘도 느릿하게 움직였다.
“아카데미는 어때요?”
루이스는 자연스레 제 오른편에 앉은 시몬에게 물었다.
“시험을 앞두고 한참 바쁘지. 사실 조교 일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기 때문에 놀라는 중이기도 하고.”
그는 꽤 골치가 아픈지 잠시 미간 쪽을 꾹꾹 누르며 대답했다.
“학생들이 힘들게 하나요?”
“그 보다는 교수님들 쪽이……. 음, 험담은 그만 둘까. 어쨌든 학생들은 시끄럽고 건강해. 특히 학생회가.”
그리 말하는 시몬은 작게나마 미소를 되찾았다. 일은 힘들어도 그 곳의 생활을 그럭저럭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 틀림 없었다.
“불의의 식단에 저항하고, 학장님의 훈화시간을 줄이는데 힘쓰고 있지. 올해의 수석학생은 몹시 고생하는 모양이지만.”
“수석학생이 학생회에서 봉사하는 건 훌륭한 전통이죠.”
“으음, 학생들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여기는 모양이는데.”
“구시대의 유물은 소중한 자산인걸요!”
발랄하게 대답한 루이스는 제 왼편에 앉은 이안을 돌아 보았다.
“이안.”
“음?”
“그런데 왜 갑자기 온실에 가기로 한 거예요?”
그것도 이렇게 비 공식적으로 말이다.
“글쎄.”
그는 웃기만 할 뿐 애매한 대답만 건네 주었다.
“……설마 저 때문이에요?”
이안과 루이스는 서로의 일정을 모두 공유하고 있다. 그런 이안은 그녀의 외조부에 관해서도 알고 있었다. 루이스가 얼마나 질색하고 있는지도.
“그런 이유도 있지.”
“아니면, 시몬이 시험기간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그런 이유도 있고.”
“그도 아니면 이안이 수해 문제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기 때문인가요?”
“물론 그것도 이유가 되겠군.”
세 사람은 각자 제가 가진 어려움을 떠올리며, 동시에 긴 한 숨을 밷었다.
“인생은 참 쉽지 않네요.”
루이스는 그리 중얼거렸다.
어른이 되어도, 원하는 결혼을 해도. 그녀의 앞에는 언제나 넘어야 할 산이 나타났다.
“쉽지 않지.”
시몬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내가 두 사람을 불러서 함께 담을 넘자고 한 거고.”
“그래도 생각해 보면요.”
루이스는 등받이에 몸을 푹 기대며 웃었다.
“함께 담을 넘을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좋네요.”
“그 구성원에 변함이 없다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야.”
시몬이 말에는 이안도 고개를 끄덕여 동의 했다.
“그런데 온실에서는 뭘 하실 거예요?”
“그야 당연히 준비 해왔지. 내가 이 나라에서 구하지 못할 것은 없으니까.”
이안은 맞은 편에 놓아둔 커다란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다양한 게임이 들어있었는데, 카드나 체스는 물론이고 시몬이 가장 잘하는 여신의 사과도 있었다.
“나에게 패배하기 위해서 담까지 넘을 필요는 없었는데. 두 사람 모두.”
시몬이 으스대며 말했다. 지난 여름에 이루어진 비공식 체스 대회에서도 시몬이 우승했었다.
“걱정하지 마. 나는 아직도 그대와 나눈 맹세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으니까.”
결코 이안을 넘을 수 없도록 하겠다던 맹세 말이다.
그들의 어린 시절을 아프게 죄었던 그 맹세는 성향이 바뀌어가고 있었다. 무척 가볍고, 어딘가 허술한 느낌으로 말이다.
느리게 움직이는 마차안에서 세 사람은 지난 세월 동안 치렀던 온갖 게임의 전적을 헤집었다.
같은 과거를 그리는 데도, 세 사람이 각자 내린 결론은 달랐다.
이안은 지금까지 제 승률이 가장 높았으니, 앞으로도 그가 제일 강하다 했다.
시몬은 불합리한 조건이 붙어 있던 시절을 제외하면 제가 가장 뛰어나다 했고.
루이스는 과거 따위는 중요하지 않으며, 앞으로 이기는 것은 어차피 자신이 틀림 없다고 주장했다.
좁은 마차 안이 세 사람의 전쟁같은 이야기로 가득 차오를 때, 마차가 멈추었다.
온실 앞에 도착 한 것이다.
이안이 먼저 마차에서 내렸고, 이어서 시몬도 훌쩍 뛰어 내렸다.
“가자, 루이스.”
몸을 돌린 이안이 마차 안으로 손을 내밀어 그리 말했다.
“가자.”
시몬도 웃으면서 다른편에서 손을 내밀었다.
루이스는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완전한 어른이 되고도, 여기에만 오면 두 사람 모두 소년이 되고 마는 것 같다.
그들의 건강한 미소는 곧 루이스에게도 옮아서, 그녀를 온전한 ‘루이스 스위니’로 돌려 두었다.
루이스는 양 손을 내밀었다. 익숙한 감촉을 따라 완벽하게 붙잡았다. 양쪽 모두.
“가요.”
마차에서 내린 루이스는 평소보다 훨씬 더 빠른 걸음으로 앞서 걷기 시작했다.
온실의 매끄러운 유리가 햇살을 빌려와 반짝였다. 마치 ‘바로 여기야.’라고 이야기를 건네는 것처럼.
세 사람은 오늘 꽤 신나게 놀게 될 것이다. 수도 없이 웃으면서.
내일도 그들을 지쳐 쓰러지게 할 수많은 일들에 대비할 수 있도록.
“그런데, 무슨 게임을 먼저하죠?”
루이스의 질문에 두 사람이 동시에 대답했다.
“당연히 카드지.”
“당연히 여신의 사과지.”
카드를 바라는 이안과 여신의 사과를 바라는 시몬이 서로를 노려보기에, 루이스는 작게 손뼉을 치며 결론을 내려주기로 했다.
“그럼 공평하게 체스로 시작해요. 저, 최근에 꽤 많이 늘어서 자신있거든요.”
“안 돼!”
양 쪽에서 반대하는 소리가 나온 후에는 각자 제가 원하는 게임을 말하는 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의견이 달라서야, 오늘 중에 하나라도 게임을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카드 게임이 좋잖아. 셋이 다 같이 할 수도 있고.”
“여신의 사과도 셋이 할 수 있는 게임이야.”
“두 분은 그런식으로 은근슬쩍 체스를 뒤로 미뤄두시려는 거죠!”
하지만 세 사람은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친구이니, 분명히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간식을 먹으면서 하기에 가장 좋은 건 체스라고요. 모두 배 고프시잖아요.”
“샌드위치의 어원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가 온건가? 카드게임을 하면서 말이야.”
“게임 이름에 이미 먹을 것이 들어가 있으니, 여신의 사과를 하면서 간식을 먹어도 좋겠지.”
음, 아무래도 합의에 이를 수……없을 것 같았다.
세 사람이 늘 그래왔던 것 처럼 말이다.
완결*****************************************************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http://novelagit.xy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