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키스의 열기2021.02.27.
마음을 확인한 후의 첫 키스는 격렬하고 애틋했다. 끝나는가 싶으면 또 옭아매고, 다시 또 밀착하고, 놓아주기 싫은 듯 꽉 붙든 채 한참이나 서로의 안을 유영했다. 이렇게 좋을 수 있을까 싶다. 소란은 다리에서 힘이 쭉 빠질 것만 같았다. 마침내 입술이 떨어졌다. 그러나 시선은 여전히 붙어 있다. 그의 강렬하고 진득한 눈빛이 온전히 제게 향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제 출근해야죠. 하하, 출근.”
이대로 있다간 심장이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아 소란은 웃으며 얼른 조수석에 올라탔다. 모름지기 어떤 일이든 치고 빠지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설탕물에 코 박고 죽는 파리가 왜 있겠나. 적당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그녀는 얼른 안전벨트를 매고 숨을 골랐다. 강호가 보닛 앞을 돌아 천천히 운전석으로 다가왔다.
‘걷는 모습까지 예술이야.’
여기 사람 죽어요. 골이 다 땡긴다, 정말. 소란은 애써 호흡을 정리하려 했지만 더 꼬이기만 하는 것 같았다. 대체 숨을 쉴 수가 없다. 나는 좋아서 미치고 팔짝 뛰고 훨훨 날아갈 것만 같은데 저 남자는 이 순간에도 어쩜 저렇게 냉정해 보일까. 차가운 저 모습으로 제 입술을 삼키곤 그토록 뜨겁게…….
“잠깐.”
어느새 그가 운전석에 올랐다. 시동을 걸 생각은 하지 않고 절 바라보더니 손을 뻗었다. 흠칫 놀란 소란이 어깨를 물리려 했지만 그래봤자 차 안이다. 뭔가, 차에 탄 게 심장엔 더 위험한 것 같은데. 강호는 그녀의 입술을 엄지로 천천히 쓸었다.
“번졌네.”
탁 가라앉은 목소리마저 너무나 선정적이다. 격렬한 키스에 립스틱 바른 게 성할 리 없겠지. 하지만 그걸 또 문지르다니.
“이럼 더 번질 거 같은데…….”
엄지로 통통한 아랫입술을 매만지던 강호가 미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야한데, 사악해 보이기도 하는 웃음이다.
“상관없잖아, 어차피.”
“…….”
“또 할 건데.”
그가 다가왔고, 소란은 피할 수 없었다. 아니, 그럴 이유가 없다. 립스틱이야 백번이고 천 번이고 다시 바르면 되니까. 차 안에서 번지는 건 립스틱만이 아니다. 뜨거운 키스의 열기. 연애 첫날부터 제대로 출근하기란, 어려운 일이 분명했다.
◇ ◆ ◇ 찬규의 집무실. 강호의 방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각종 전자기기와 최첨단 장비들, 여러 대의 모니터가 휘황찬란하게 뒤섞여 있어 한 기업의 대표 집무실이 맞나 싶다. 식재료 온라인 서비스 기업 중 ‘비욘드 더 테이블’은 자체개발 어플에선 그 편리성과 모바일 시스템의 안정도에 있어 가히 최고라 인정받았다. 직관적이고 깔끔하며 조작이 편하기까지 한 애플리케이션 덕분에 초창기 주문이 폭발적이었다. 그건 모두 찬규의 공로다. 그러니 찬규는 항상 말한다. 백강호는 절 업고 다녀도 모자란다고.
“시끄러워. 집들이할 정신이 어디 있어.”
이렇게 까칠하게 굴어서는 절대 아니 된다고.
“네 이놈. 결혼했으면 형님, 저희 집에 한번 놀러 오십시오, 하고 응? 식사 대접할 수 있는 영광을 제게 주십시오, 해야지 말이야. 하여튼 버르장머리가 없어요.”
“누가 형님이야.”
찬규의 집무실에 들러 앱 패치에 대해 이것저것 참견하던 강호는 쌀쌀하게 잘랐다. 이에 찬규는 당차게 제 가슴을 팡팡 쳤다.
“여기 이 홍찬규 형님 말고 너한테 형님이 또 누가 있냐.”
“내 형님은 한 분뿐이야.”
“소란 씨 오빠?”
“그래.”
백강호가 이토록 지극정성을 보인 상대가 있었나.
“낯설다, 너.”
대체 백강호를 뭘로 꼬신 거야, 그분은?
“너희 집 정원에 성준 형님 동상이라도 하나 세워라. 아침저녁으로 인사드리고.”
“안 그래도 그럴까 해.”
그가 옅게 웃었다.
“웃지 마, 제발. 소름 끼쳐.”
오늘따라 강호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사실 그래서 찬규도 집들이 얘기를 꺼냈다. 드물게 기분 좋아 보이는 날이니까. 아무 말이나 해도 다 먹힐 것 같아서.
“집들이는, 소란이와 상의해보고 다시 얘기해줄게.”
역시 통했다. 분위기 파악 하나 기가 막히게 하는 찬규는 내심 뿌듯해졌다.
“좋아. 정 초대하겠다면 바쁜 시간 쪼개서 한번 가드리지.”
“퍽이나 고맙네.”
강호가 피식 웃으며 집무실을 나서려 했다.
“아, 너희 첫 크리스마스겠다. 뭐 할 거야, 내일?”
내일이 이브다. 찬규의 질문에 강호가 돌아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녀와 처음 맞는 특별한 날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기 예수와 생면부지인 사람들까지 왜 그 생일을 챙기고들 있는지 의아하기만 했다.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고 싶은 이들에겐 종교를 떠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날이었는데. 이제는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내일 그렇게 보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성준에게 들은 얘기를 떠올린 강호는 씁쓸한 숨을 삼켰다.
“너희는 첫 크리스마스에 뭐 했는데?”
그는 찬규에게 질문을 되돌려주었다. 생각해보니 여자와 데이트 같은 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뭘 해야 할지, 뭘 주면 좋아할지, 처음부터 다 새로 알아봐야 할 판이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연애하고 먼저 결혼한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
“우리야 뜨밤 보내느라 정신없었지. 크리스마스트리야 체크인할 때 호텔 로비에서 보면 되는 거 아니냐고.”
……이 아니다. 이 자식은 어째서 입만 열었다 하면 호텔로 시작해서 호텔로 끝나는데. 도대체 참고할 만한 구석이 없다. 도움이라곤 하나 되지도 않는 놈.
“그런데 뜨거운 걸로 치면 야, 우리보다 너희가 더 심한 거 아냐? 이러다 우리 떠후 동생 금방 생기는 거 아닌가 몰라아아.”
마침, 똑똑 노크와 함께 나린이 들어왔다.
“홍찬규, 새 메뉴 이벤트 테스트 자꾸 오류 나는데. 개발팀에서 넘어온 거, 네가 확인한 거 맞아?”
속사포처럼 쏟아내던 나린이 문가에 서 있던 강호를 흘깃거렸다.
“넌 왜 여기 서 있어. 나가는 길이면 빨리 나가든가.”
“서후 동생 멀리서 찾지 마. 여기 있잖아.”
나린의 알은체를 가볍게 무시한 강호가 찬규에게 말했다. 그녀의 태중 아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뭔 소리야, 바빠. 빨리 꺼져.”
인상을 팍 쓰는 나린에게 찬규가 잘 왔다는 듯 말했다.
“계씨, 계씨. 혹시 너 쟤한테 부탁할 거나 잘못한 거, 아님 소원 있으면 오늘 얘기해.”
“그건 또 뭔 소린데?”
“몰라, 쟤 오늘 기분 되게 좋아.”
“좋은데 이 얼굴이야? 하긴, 디폴트가 썩은 표정이지.”
강호는 찬규를 향해 쯧쯧 혀를 찼다.
“그래서 기껏 한 소리가 집들이였냐, 너는.”
“나 너희 집 되게 궁금하단 말이야.”
찬규의 소박한 소원이 귀여웠다. 집들이든 초대든 귀찮은 건 사실이지만 저렇게 원하니 한번 해야 하긴 할 것 같다. 그런데 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나린이 입을 열었다.
“백강호, 나는 그럼…….”
“됐어. 넌 한마디도 하지 마.”
들어줄 마음 없다는 듯 강호가 딱 잘랐다. 가뜩이나 짠한 나린에게 강호가 매몰차게 굴자 찬규가 얼른 나섰다. 둘 사이 중재는 언제나 찬규의 몫이다. 도움이 안 될 때가 많지만.
“야, 야, 너 우리 떠후 동생을 봐서라도 매정하게 굴면 안 되지, 삼촌씩이나 되어서.”
“누가 삼촌이야.”
삼촌이 아니라 고모부겠지. 물론 그렇게 될 일 없다고 했지만. 어쨌든 강호가 나린을 보는 시선에는 뾰족한 가시가 돋아 있다. 안 그래도 부딪치면 으르렁거리기 바쁜 두 사람이니 찬규는 별생각 없이 흘려 넘겼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로 인해 강호와 나린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건 찬규로선 꿈에도 상상 못 할 일이다.
“간다.”
용건을 마친 강호가 나가려는데 찬규가 말을 붙였다.
“맞다, 백강호.”
“왜.”
“소란 씨가 크리스마스를 별로 안 좋아한다던데. 알아?”
“……알아.”
강호는 고개를 끄덕이곤 집무실을 나갔다. ◇ ◆ ◇
“오빠. 어쩐 일이야.”
갑작스레 성준의 연락을 받은 소란은 깜짝 놀라 1층 카페로 내려왔다. 창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성준이 웃으며 소란을 맞이했다. 카페 안이 다 환해졌다.
“이거 주고 가려고.”
“뭐야? 어? 열무김치 아니야? 여름도 아닌데 갑자기 웬 열무?”
“겨울 열무도 맛있어.”
소란은 두툼한 부직포 쇼핑백 안에 든 진공포장 비닐을 보며 웃었다. 꼼꼼하게도 쌌네.
“진짜 맛있겠다. 우리 오빠 열무김치가 또 끝내주지.”
“냄새 하나도 안 나게 포장 잘했으니까 이따 퇴근할 때 가지고 들어가.”
“그런데 무겁게 이걸 여기까지 가지고 왔어? 모레 가면 주지.”
“택시 타고 왔어. 하나도 안 무거워. 강호가 먹고 싶다고 해서 어젯밤에 한 거거든. 안 익은 것도 좋다길래 바로 가져왔어. 넌 익은 거 좋아하니까 용기에 덜어서 반은 다 익힌 다음에 먹고.”
“……강호 씨가?”
언제 또 열무김치가 먹고 싶다고 했대.
“응. 어제 잠깐 집에 왔어.”
“집에?”
다 금시초문이다. 소란은 놀라 되물었고, 성준은 고개를 갸웃했다.
“너한테 얘기 안 했어?”
“아……, 어, 좀 정신이 없었거든. 바빠서.”
그게 사실이긴 하다. 어제저녁이고 오늘 아침이고, 뭐, ……그런 얘기 할 정신이나 있었나. 받아치고 메치는 고백 공격 끝에 우리 이제 1일인데.
‘아, 그래. 1일이지.’
새삼스레 아침 일이 떠오른 소란의 볼이 발그레해졌다. 너무 기쁘고 행복한데 어디 말할 곳이 없네. 가짜가 진짜 되었다는 말을 누구한테 할 수 있을까. 아, 계나린이 있지. 이 소식에 놀라워할 유일한 사람이다. 순간 소란은 나린이 보고 싶어졌다. 물론 얘기를 잘 들어주지는 않겠지만.
“그런데 강호 씨가 어제 집에 왜 간 거야?”
“근처 올 일이 있다고 잠깐 들르겠다고 전화 왔었거든. 나랑 차 한잔하고 갔어.”
“차를?”
둘이서 차를 마셨다니.
“응, 또 뭘 잔뜩 가져왔더라. 나 혼자라 다 먹지도 못한다고 했더니 식당에 가져가서 쓰래.”
강호는 성준이 꽤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의외로 살갑게 얘기도 잘하고, 스스럼없이 잘 다가섰다. 그게 너무 뜻밖이라 매번 놀랍긴 하지만.
“혹시 모레 얘기도 했어? 그 사람은 아직 모를 텐데.”
“응, 내가 했어. 알아야지. 가족인데. 오후에 같이 올 거지?”
“어어. 같이 가야지.”
“그래.”
고개를 살짝 끄덕인 성준이 손목시계를 보았다.
“시간 많이 빼앗았네. 바쁜데 얼른 올라가라.”
그는 서둘러 소란을 일터로 돌려보냈다. 카페에서 나와 엘리베이터에 선 소란은 성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언제나 이맘때면 서로를 보는 마음이 먹먹해진다. 함께 있어 이겨낼 수 있었고, 또 함께 있어 더 가슴이 아팠다. 그리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이 가슴에 머물게 하는 존재라서.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이고, 아픔이다.
“모레 봐.”
“그래, 내일 잘 보내고.”
성준이 손을 흔들었다. 소란도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고, 이내 엘리베이터 문이 양쪽에서 스르르 밀려 나왔다. 닫히기 직전, 그가 입 모양으로 말했다. 울지 마. 문이 닫혔다. 멍하니 서 있던 소란은 이내 무너지듯 쪼그려 앉았다. 울지 말라는 말에 그만 참고 있던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 슬픔. 크리스마스 따위 얼른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제발. ◇ ◆ ◇ 성준은 소란의 로펌 건물에서 나와 바로 앞에 있는 택시 정류장으로 향했다. 평소 같으면 택시 몇 대가 줄지어 있을 텐데 오늘따라 한 대도 없다. 잠시 서 있던 그는 어플로 택시를 호출해야겠다는 생각에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때였다.
“저기요.”
차분한 오피스룩에 코트를 입은 여자가 말을 걸었다.
“제가 원래 이러진 않는데.”
뭘 이러진 않는 건지. 그녀는 고급스러운 명함 케이스에서 명함을 한 장 꺼냈다. 사방이 로펌 건물이라 그런지 성준이 건네받은 명함에도 법무법인 로고와 변호사 이름이 적혀 있다.
“저 이상한 사람 아니고요. 지금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요. 고민하다가 드리는 거예요.”
성준이 말없이 명함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수줍은 듯 얼굴이 벌게졌다.
“거기 제 전화번호 있죠. 연락 주세요. 성격이 급한 편이라 오래는 못 기다리고, 되도록 오늘 내로 연락 주시면 좋겠어요.”
그러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모습.
“아, 전…….”
“그럼 가볼게요.”
바로 명함을 돌려줄 셈이었는데 성준이 제대로 대답도 하기 전에 상대는 몸을 휙 돌려버렸다. 동료로 보이는 이에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곤 성준이 따라가려다가 말았다. 마침 택시가 왔기 때문이다. 동료와 있는데 거절한답시고 그 앞까지 쫓아가 명함을 돌려주는 것도 예의가 아니겠다 싶었다. 성준은 그냥 택시로 향하려 했다. 그런데 택시가 성준을 조금 지나쳐 앞서간 후 멈춰 섰다. 거리가 좀 떨어졌기에 성준이 걸어가서 타려 하는데, 그새를 못 참고 다른 사람이 막 뛰어가 택시에 홀랑 올라탔다. 이내 택시는 부우웅 하고 떠나버렸다. 눈앞에서 새치기를 당한 성준이 착잡해하며 돌아서려는데, 뒤쪽에서 아까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다리 절잖아.”
“몸 불편하신가 보다.”
“아이참, 얼굴이랑 키랑 완전 내 스타일이었는데.”
“그러게. 서 있는 건 진짜 완벽했는데.”
동료와 주고받는 말은 성준에게 들렸다.
“지금이라도 가서 명함 돌려달라고 할까? 진짜 전화 오면 어떡해.”
“에이, 그래도 줬다 뺏는 게 어딨어. 그냥 연락 오면 죄송하다고 하면 되지. 사람 잘못 봤다고 해. 그러게 양 변은 왜 겉모습만 보고 명함을 줘. 해코지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누가 저럴 줄 알았어? 얼굴은 멀쩡한데 절름발이일 줄 누가 알았냐고.”
쓰지 말아야 할 표현이다. 잘못된 줄 모르고 비하 발언을 거침없이 입에 담는 걸 보니, 배웠다는 사람이 머리는 텅텅 비어 있는 것 같다. 본인 목소리가 크다는 걸 모르나. 아니면 일부러 들으라고 하는 말인가. 성준은 몸을 돌려 그녀들에게로 향했다. 그가 걸어오는 걸 보고 그녀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뭐야, 뭐야, 놀라는 모습이다. 얼굴을 붉히며 다가와 명함을 건넬 땐 언제고, 지금은 또 다가올까 두려워하는 표정이다. 저런 사람 앞에서 예의를 생각했던 자신이 불쌍할 지경이다. 성준은 그 여자에게로 가서 아까 받은 명함을 무표정한 얼굴로 내밀었다.
“이거, 필요 없습니다.”
“아, 그게…….”
“좋아하는 여자 있거든요.”
세상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멋있는 여자.
“설마 몸이 불편하다든가 그런 핑계를 댈 건 아니죠?”
“핑계 아니에요. 나린 씨도 보다시피.”
“우성준 씨 바보예요?”
감히 욕심낼 수 없었던, 그런 여자.
“그게 무슨 상관이죠? 내가 좋아한다는데.”
그래, 바보처럼. 아직도 잊지 못하는 여자가. 그의 마음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