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포식자의 미소2020.12.08.
“내가, 뭘 잘하는데?”
소란의 뒤에 강호가 태산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하하. 오, 오셨어요.”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는데, 강호가 나린의 어깨를 툭 쳤다.
“비켜.”
소란의 옆자리를 비우라는 뜻이다.
“내 참. 커플끼리 앉겠다 이거지.”
나린이 치사하다 툴툴거리면서도 냉큼 비켜주었다. 강호가 소란의 옆을 차지했다.
“여기요. 반찬 좀 바꿔주세요.”
덜컹거리는 마음을 감추며 소란은 직원을 불렀다.
“죄송해요. 제가 물을 흘려서.”
“아, 네. 새로 드릴게요.”
다행히 찌개엔 물이 튀지 않아 직원은 밑반찬만 바꿔주었다.
“뭘 잘하는지 당사자도 궁금해하는데, 소란 씨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기 있기?”
찬규가 싱글싱글 웃었다.
“음, 노래요. 노래 잘하잖아요, 강호 씨.”
당사자가 있는 자리에서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자니 가슴이 쿵쿵거린다.
“얘가? 노래를? 소란 씨는 백강호가 노래하는 것도 봤어?”
찬규가 소란의 임기응변에 공감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얘 노래 절대 안 하는데?”
잘됐다. 확인할 수 없는 실력이라니 밀어붙이기 딱 좋네.
“에이, 우리 강호 씨가 노래를 얼마나 잘하는데요. 저한테만 불러줬나 봐요. 그쵸?”
소란이 생글거리며 강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이 굳어 있다. 쿵짝이 맞아야 도둑질도 하지. 맞장구 좀 쳐주면 어떻다고 정색하시나. 소란은 슬쩍 그의 옆구리를 찔렀다. 쿡, 쿡, 대답 좀 해보세요. 그러자 강호는 눈썹을 살며시 구기며 시선을 내렸다. 제 몸에 닿은 소란의 손을 빤히 바라만 보다가 천천히 입을 뗐다.
“노래는 하지, 좀. 내가.”
헐, 하는 얼굴로 나린이 쳐다보았다. 너네 재밌다? 그런 표정이다. 소란은 그제야 안심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쐐기를 박았다.
“요리도 잘하고, 청소도 잘해요. 강호 씨는 뭐든 잘하거든요.”
이걸로 됐겠지. 소란이 마무리 지으려는데 강호가 느릿하게 한마디 보탰다.
“그래. 내가 뭐든 잘하는 편이라 결혼하면 꽤…….”
“…….”
“좋긴 할 거야.”
훅 긴장이 밀려들어 소란은 온몸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나직한 음성과 눈빛에서 전해지는 섹시함이 기준 초과다. 다른 사람은 다 이겨도 이 남자는 못 이길 것 같다. 어떻게 이겨. 저 얼굴을, 저 눈빛을, 저…… 색기를.
“하, 다 끓었네요.”
소란은 얼른 인덕션을 껐다. 달아오르는 열기는 분명 찌개 때문이렷다.
“요고 요고. 우소란 요고.”
연희가 젓가락 끝을 입에 살짝 문 채 소란을 곱게 흘겼다. 수많은 말이 그 눈에 담겨 있었다. 앙큼한 것. 요망한 것. 사이가 이 정도로 발전할 때까지 일언반구 없더니만. 그렇게 좋니? 그렇게 좋아?
‘후우……, 됐어. 미치도록 사랑하는 사이로 보이면 됐지 뭐.’
갑작스러운 결혼에 불타는 연애 감정보다 더 좋은 이유는 없으니까. 일단 창피한 거야 얼굴에 철판이나 두껍게 깔면 된다. 이쯤이면 대충 잘 넘어갔지 싶다.
“먹어, 얼른. 면 붇잖아.”
소란은 재빨리 국자를 집어 연희의 그릇에다 찌개를 더 퍼주었다. 붙어 있는 옆 테이블에도 음식이 세팅되었고 찌개가 끓기 시작했다.
“그런데 강호 오빠가 이런 것도 드시네요. 한식은 별로 안 좋아하시는 줄 알았는데.”
연희의 말에 찬규가 고개를 저었다.
“얘가 못 먹는 게 어딨어. 가리는 거 없어, 강호.”
명색이 식품전문기업 백화푸드 백무영 회장의 손자가 아니던가. 그가 따로 만든 회사 ‘비욘드 더 테이블’ 역시 프리미엄 식품 유통기업이다. 친구 홍찬규와 함께 모바일 기반의 식재료 유통회사를 스타트업 컴퍼니로 창립하여 큰 성공을 거두며 나날이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비욘드 더 테이블’의 식품 정기구독 시스템이 잘 자리 잡은 건, 젊은 부부와 싱글족을 겨냥해 내세운 강호의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식품이 아닌 문화와 여가까지 판매한다는 모토로, 감각적이고 고급스러운 집밥을 펼쳐 보이고 있다.
“다만 먹긴 다 먹는데 평가가 좀 살벌하지. 미각이 엄청 예민하고 까다로워서 맛있다고 하는 적이 진짜 드물어.”
사업 초기, 제대로 된 식품을 발굴하고 기획하는 데엔 강호의 미각이 큰 역할을 했다. 덕분에 ‘비욘드 더 테이블’은 믿고 주문할 수 있다는 평이 이어지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으니까. 소란은 지난번 제집에서의 식사를 떠올렸다. 강호가 오빠 성준의 음식을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가. 반찬까지 바리바리 싸 갔더랬다.
“그런데 요즘은 유난히 식사를 맛없게 하더라?”
아니나 다를까. 찌개 옆 밑반찬으로 놓인 미역줄기볶음, 콩자반, 오징어젓갈을 한 입씩 먹은 강호가 무표정한 얼굴로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저 봐. 편식하는 애처럼 한입씩 먹고 마는 거. 전엔 안 그러더니.”
찬규의 타박을 듣는 둥 마는 둥 강호가 입을 열었다.
“형님 동치미가 지금쯤 맛이 잘 들었을 텐데.”
형님이라면, 지난번처럼 제 오빠인 성준을 가리키는 거겠지. 소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딱 좋게 익었죠. 지금 되게 맛있…….”
“언제 가지러 갈까. 오늘?”
“네?”
“혹시 다 먹은 건 아니겠지?”
절 빼놓고 다 먹었으면 밥상을 뒤집어 엎어버리기라도 할 듯한 눈빛이다. 아니, 이 사람 동치미에 너무 진심이네.
“아니에요. 많이 남았어요. 좀 싸달라고 할까요?”
“형님이 그래주시면 고맙겠는데.”
“형님이 누군데 그래?”
찬규의 질문에 소란이 대답했다.
“아, 저희 오빠요.”
“형님 동치미가 그렇게 맛있어? 궁금하네.”
“응, 솜씨가 진짜 장난 아니거든. 못하는 요리가 없잖아. 소란이 오빠 하는 식당에 단골도 되게 많고.”
그 맛을 익히 아는 연희가 거드는데, 나린이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맛있어봤자.”
널린 게 맛집이다. 여기만 해도 안 그런가. 음식 솜씨 아무리 좋다 해도 돈 받고 파는 건 또 다르니까. 정성이 가득 들어간 요리와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지. 나린은 의욕 없는 몸짓으로 찌개를 제 그릇에 덜었다. 정말 먹고 싶은 건 따로 있는데. 언제쯤 그 사람의 음식을 다시 먹을 수 있을까.
“우웁.”
그 순간, 찌개 속 햄을 먹으려던 나린이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손바닥으로 입을 막았다. 다시 우욱. 서둘러 일어선 나린이 식당 안 화장실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고, 테이블 앞에 남은 일행은 모두 놀라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찬규가 쯧쯧, 혀를 찼다.
“저거 글렀어, 글렀어. 어제 또 술을 얼마나 마셔댔으면.”
“나린 언니 숙취해소제라도 사다 줄까?”
“뭐 예쁘다고 그래. 그냥 둬. 고생해봐야 술을 끊지.”
연희가 걱정하자 찬규가 됐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나린이 화장실로 달려간 이유를, 소란과 강호는 알고 있다.
“저도 화장실 좀.”
결국 소란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린을 따라갔다. ◇ ◆ ◇ 입덧이 시작된 모양이다. 화장실 끝 칸에서 나린이 우욱, 하고 구역질하는 소리가 났다.
“괜찮으세요? 등 좀 두드려드릴까요?”
소란은 소리가 잠시 잦아든 틈을 타 노크했지만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괜찮은가. 많이 괴로울 텐데. 어떡하지. 입덧에 좋은 게 뭐가 있으려나. 인터넷에 검색이라도 해볼까. 그때 딸깍. 문이 열렸다. 언제 헛구역질하며 달려갔나 싶게 싸늘하고 도도한 눈빛의 나린이 나왔다. 다만, 머리카락은 잔뜩 흐트러져 있고 짙은 눈화장 아래 투명한 물기마저 맺혀 있는 게 어쩐지 짠했다.
“뭐 하러 여기까지 따라와요.”
나린은 별로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는 듯 허리를 꼿꼿이 펴고 세면대로 향했다. 물을 틀고 손을 씻고, 엉망이 된 머리를 매만지고, 티슈로 입술을 닦고. 나린의 모든 동작이 간결하고 세련돼 소란은 감탄했다. 확실히 참 매력적인 여자구나. 성격은 그리 좋은 것 같진 않지만.
“좀 괜찮으세요?”
마냥 모른 체할 수만은 없다. 어쨌든 나린의 임신으로 인해 일이 이렇게 흘러왔으니까. 게다가 그녀가 아기를 가졌다는 건 아직 강호와 소란밖에 모르는 일 아닌가. 현재까진 집에도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언제까지고 감출 수만은 없겠지만, 힘든 길을 택한 그녀에게도 기댈 곳은 필요하지 않을까. 서로 비밀을 아는 자로서, 소란은 나린을 외면하기 힘들었다.
“우수란 씨.”
“……소란이에요.”
“그래요, 오소란 씨.”
하아. 말을 말자.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우수란이고 오소란이고 무슨 상관일까. 내가 나인 건 변함없는데.
“네, 말씀하세요.”
“나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누가 내 인생에 끼어들고 그런 거.”
누가 백강호 친구 아니랄까 봐 찬바람 쌩쌩 불긴. 아니지, 찬규는 이들의 친구인데도 전혀 다르지 않은가.
“걱정은 고맙지만 내 상황에 대해 신경 쓰지 말아요.”
“원하시면, 그렇게 할게요.”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철벽을 치는지. 그러나 소란은 이제 강호와 결혼해야 하고, 나린은 그의 제일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 앞으로도 볼 일이 많을 거란 뜻이다.
“말씀은 편하게 해주세요. 연희한테 하시는 것처럼.”
나린이 연희에게 그리 친절하게 대해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언니라 부르게도 해주었다.
“그러든가.”
“감사해요, 언니.”
“흐음. 생각보다 비위도 좋고, 넉살도 좋고.”
나린이 흥미롭다는 듯 팔짱을 끼며 소란을 바라보았다.
“뭐, 그러니 백강호씩이나 되는 남자를 감당하겠다고 나선 거겠지만.”
그녀는 소란의 어깨를 툭툭 쳤다.
“나쁘지 않아.”
그렇다고 딱히 좋다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지만.
“잘해봐.”
나름의 응원은 건조하기만 했다. 나린은 늘씬한 몸을 돌려 또각또각, 화장실을 나갔다. 그녀의 킬힐을 보며 소란은 입술과 가슴이 근질거렸다. 편한 신발 신으셔야 하는 거 아닐까……. 발 치수가 몇이지……. 다음에 플랫슈즈를 하나 선물해드릴까……. 본인 인생에 끼어들지 말라는 그녀의 철벽이 차갑게 느껴지면서도, 어쩌면 저런 사람이 가장 바라는 게 애정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홀로 아기까지 낳아 키우겠다고 결심할 정도로 좋아했다는 남자는 대체 누굴까. 얼마나 매정한 남자길래 나린을 쳐낸 걸까. 한없이 세 보이지만 또 한없이 여릴 게 분명한 나린. 그녀의 남자가, 소란은 새삼 궁금해졌다. ◇ ◆ ◇
“오빠.”
강호의 차에서 내린 소란은 빌라 아래까지 내려와 기다리고 있던 성준을 발견했다.
“왜 나와 있어. 가지러 올라간다니까.”
“곧 도착한다고 해서.”
성준의 얼굴에 환하고 부드러운 미소가 차올랐다. 소란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자신을 데리러 온 강호와 함께 집으로 왔다. 그놈의 동치미.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정말 꼭 받아내겠다는 듯 강호는 부대찌개 식당에서부터 형님에게 전화하라 종용했다. 미리 성준에게 동치미를 싸달라고 부탁하고 집 앞까지 찾아온 것이다.
“형님. 감사합니다.”
성준으로부터 보자기로 싼 꾸러미를 받아 안으며 옅게 웃음 짓는 강호를 보고 소란은 내심 놀랐다. 세상 맛있는 건 다 먹고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왜 우리 오빠 음식에 열성일까.
“혹시 오빠, 여기 약 탔어?”
“응?”
“아니야.”
소란은 싱거운 소리를 접었다. 그러나 진짜 약이라도 탄 거 아닌가 의심스럽다. 저야 거의 일평생 먹고 자란 음식이라 좋아하지만, 꽤 미식가라는 강호의 입맛은 어찌 사로잡았는지.
“제일 아래 있는 통이 동치미고, 위에 장조림이랑 미역줄기볶음…….”
“아, 미역줄기볶음.”
잘됐다는 듯 강호가 말을 받았다.
“다른 미역줄기볶음은 이상하게 뻣뻣하고 비린 맛이 나던데, 형님이 해주신 건 안 그렇더군요.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으신가요?”
“비법이랄 건 없는데, 간단하고 쉬운 반찬 같아도 은근히 실패하기 쉬워서. 비린내 잡고 간 맞추는 게 중요하긴 해.”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든지 말만 해.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얘기하고. 갑자기 온다고 해서 많이 못 챙겼어.”
“저야 감사하죠.”
키가 훤칠하고 미모가 짱짱한 성준과 강호 두 사람이 마주 선 채 노란 보자기에 싼 반찬통을 안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참 이질적이었다.
‘혼자 보기 아깝다.’
소란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강호는 반찬 꾸러미를 소중히 들고 가 모시듯 차에 실었다. 그리고 트렁크를 열었다.
“쌀이네?”
“네, 형님 드리려고 가져왔습니다. 저희 회사와 독점으로 계약한 데서 공수하는 쌀인데, 고소한 누룽지 향이 나면서 풍미가 대단하고 찰기와 윤기가…….”
강호는 쌀에도 진심이었다. 성준에게 정성껏 설명하는 눈빛과 목소리가 무척이나 진지했다. 쌀뿐만 아니라 산지에서 직송했다는 단호박과 고구마 등의 싱싱한 농산물도 있다. 소란은 언제 이걸 다 챙겼나 싶어 놀란 눈으로 트렁크 안을 바라보았다. 강호는 반찬을 요구하긴 했지만 공짜로는 아니었다. 아마 앞으로도 그 이상을 줄 기세였다.
“상태 정말 좋네. 최근 본 것 중에 제일 신선해.”
“여기도 독점 계약입니다. 제가 발로 뛰며 직접 컨택한 곳으로 농부님의 자부심이 엄청나고 그만큼 맛도 최고라고 보장할 수 있죠.”
이 남자, 정말 그 일을 좋아해서 뛰어들었구나. 소란은 냉랭하기만 한 강호의 겉 분위기와 다르게 일에 열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 이렇게 순간순간 예기치 않게 찾아드는 마음. 차디찬 눈밭으로 쏟아지는 겨울빛이 아니라, 사실은 황금빛으로 넘실거리는 풍요로운 들판 위 눈부신 햇살 같은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거칠고 사나운 맹수처럼 보여도 그 속엔 너른 품을 가진 사람일 거라고.
“고마워, 잘 먹을게.”
“집에 올려드리겠습니다.”
“아니야, 여기 두고 가면 내가 할게.”
성준의 사양에도 강호는 기어이 차에 코트를 벗어 던져넣곤 셔츠 소매를 걷었다. 성준과 소란의 집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 3층에 있다. 가뜩이나 무거운 선물을 떠안기면서 다리가 불편한 성준에게 직접 들고 가라고 할 순 없는 노릇이다.
“괜찮다니까.”
“저 힘쓰는 거 잘합니다.”
강호는 싱긋 웃으며 쌀 한 포대를 번쩍 들었다. 그가 저벅저벅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소란은 조금이라도 도울 요량으로 단호박 꾸러미를 품에 안고 뒤따라 계단을 올랐다.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불편하실 텐데. 무거우시죠?”
“그런 걱정은 왜 하는 거지?”
2층과 3층 사이 중간 계단에서 돌아선 그에게 가로막혔다.
“잘한다고 했잖아, 뭐든.”
멈춰 선 소란의 심장이 두근, 뛰었다.
“천천히, 하나씩 전부 확인시켜줄게.”
강호의 입가에 오만한 미소가 희미하게 스쳤다. 맹수가 맞았다. 그는 뭐든지 먹어치울 준비가 된 포식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