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나한텐 진짜 결혼2020.11.14.
“전부 다 예쁘니 하나만 고를 수가 없겠는데요.”
꺄아아악. 드레스 숍 직원들이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신부님 너무 좋으시겠다, 신랑님 너무 스윗하시다, 저마다 호들갑을 떨며 소란을 부러워했다. 소란은 약간 얼떨떨해 그를 바라볼 뿐이다. 적응이 안 된다. 강호가 희미하게 웃고 있지만 그게 더 무섭게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 무시무시한 얼굴로 지금 뭐라는 거야.
“넌 어때? 뭐가 더 마음에 들어?”
이내 제게 묻는 말에 심장이 쿵 떨어진 소란은 긴장해 대답했다.
“저는 둘 다 마음에 듭니다.”
예의 사무적인 태도였다. 드레스를 입은 신부치고는 무척 딱딱한 어투기도 했다.
“신부님 긴장하셨나 보다! 엄청 귀여우시네.”
“신랑님이 폭 빠진 이유가 있으시다니까.”
그마저도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숍 직원들의 프로 정신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 ◆ ◇ 강호가 운전하는 차 안. 조수석에 앉은 소란은 어색해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었다. 강호의 집으로 인사하러 가는 길이다. 드레스를 보고 나오자마자 바로 이어진 일정이 벌써 가쁘게 느껴졌다. 그래도 어쩔까. 원래 촉박하게 예정되어 있던 결혼 레이스에 자진해서 참가한 건 바로 저였으니.
“내가 불편한가?”
갑작스런 한마디에 깜짝 놀란 소란이 옆을 돌아보았다. 어느새 차는 신호에 걸려 멈춰 있었고, 강호가 운전대를 한 손으로 잡은 채 절 바라보고 있었다. 먹은 것도 없이 체하는 기분이다. 불편하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나.
“아뇨. 불편하지 않습니다.”
소란은 정답을 얘기하며 한껏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불편해 보이는데.”
한 번만 더 불편해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처럼 들렸다. 몸이 쪼그라드는 기분이다.
“하하, 그럴 리가요. 전혀요.”
소란은 생글생글 웃었다.
“오늘이 첫 일정이라 아직 익숙하지 않았을 뿐이고, 대표님께서 워낙 편하게 해주시니 곧 적응할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거짓말이다. 하나도 편하지 않았다. 진짜 적응할 수 있을까. 아니,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견딜 수 있는 건 기약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결혼식 준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하지만, 일단 결혼만 하고 나면 각자의 생활로 바빠질 것이다.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관여하지 않는 삶으로 돌아갈 테니 그때까지만 잘 지내면 될 것이다. 잠시 후, 근교로 빠진 강호의 차가 커다란 고택 앞에 멈춰 섰다.
“다 왔어.”
“운전 수고하셨습니다.”
소란은 깍듯하게 인사하며 차에서 내렸다. 단정한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긴장한 듯 후우, 숨도 길게 내쉬었다. 막상 그의 집에 인사를 드리려고 하니 가슴이 떨렸다.
“식구분들이 많으신가 봐요.”
고택의 규모가 상당했기에 건넨 말이다.
“식구분들이랄 건 없고, 할아버지 한 분.”
그의 대답에 소란의 눈이 조금 커졌다.
“직계 혈육은 할아버지 한 분이야.”
“아, 네.”
인사드릴 분이 할아버지 한 분이라니 생각보다 단출했다. 하긴, 이쪽도 오빠 한 명뿐이니 사정은 마찬가지지만.
“할아버지 대에 친지분들이 좀 계시지만 경조사 때 아니면 왕래할 일이 거의 없고.”
“네.”
“아버지와 난, 형제 없이 외동이야.”
결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인가. 그는 제법 상세하게 가족 관계에 대해 읊어주었다. 유명세에 비해 배경에 대해 알려진 게 거의 없는 강호는 신비주의에 가까웠다. 그저 대단한 재력가 집안의 외아들이 분명할 거란 소문만이 무성했다. 아버지는 국회의원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있었고, 어머니가 재벌 딸일 거란 추측도 있었다. 그가 전역 후 미국에 다녀와 고등학교 동창과 함께 회사를 창립했을 땐 동문 사이에 또다시 소문이 퍼졌다. 여기저기서 투자금을 유치하는 능력이 뛰어난 그를 두고, 어쩌면 굉장한 재벌 사모의 정부라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고. 하여튼 그를 두고 별의별 말이 다 있었다는 건 안다. 다만 한 가지.
“부모님은 내가 어릴 적에 돌아가셨어.”
그에게 부모님이 안 계신다는 건, 소란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어릴 적이라면 얼마나…….”
“생후 10개월쯤인가.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키워주셨어.”
고작 돌도 되지 않은 아기가 부모를 잃은 후 지금껏 조부모 손에서 자란 것이다. 부모의 품은 아예 기억하지도 못하겠지.
“그런 눈빛, 나는 딱 질색인데.”
순간 그가 하는 말에 소란은 자신이 어떤 표정으로 강호를 보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안타깝고 안쓰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불우이웃 아니니까 그럴 필요 전혀 없어.”
자신만만한 태도. 강인하고도 단단하게 보이는 외양.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넘쳐흐르는 귀티. 세상을 손에 쥐고 태어난 것처럼 오만한 분위기까지 지닌 그를 안쓰러워하다니. 정말 주제넘은 짓이다.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걱정하자.’
인생사 고달픈 걸로 치면 자신을 따라올 자가 없기에 소란은 코끝이 찡해졌다.
“처음 알았어요. 대표님 가족에 대해선.”
“앞으로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게 되겠지.”
그의 눈이 깊은 빛을 띠었다.
“이제 결혼할 사이니까.”
심장이 조용히 쿵 떨어졌다. 그 말이 뭔데 가슴이 쾅쾅 울리는지. 내 아내 될 사람, 함께 살 집, 결혼할 사이……. 그가 하는 말을 들으면, 이행 의무가 있는 계약 관계라는 사실을 자꾸만 잊게 된다. 아무 사심 없이 내뱉는 말들인데도 심장은 속절없이 흔들렸다. 알 수 없는 병이 도진 것만 같다. ◇ ◆ ◇
“어디서 이런 귀한 아가씨를 데려왔어.”
할아버지는 첫눈에 소란이 마음에 든 듯 활짝 웃으셨다.
“강호 저 녀석이 만나는 여자가 있다고만 하고, 아무리 사정을 해도 코빼기도 안 보여주더니. 드디어 이렇게 보는구나.”
백 회장은 자상한 눈빛으로 소란을 바라보았다. 그야말로 흐뭇한 얼굴이다. 다행이다. 소란은 할아버님께서 절 탐탁지 않아 하시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잘 차려진 밥상을 앞에 두고 저녁을 먹는 내내 부드러운 분위기가 흘렀다. 후식으로 나온 인삼정과에 차를 곁들여 마시며 결혼식 이야기를 더 나누었다.
“그래서 결혼식은 언제 올리겠다고?”
“네, 12월 중순으로 잡았습니다.”
이제 한 달 반 남았다.
“잘했구나. 식장도 예약했고?”
“그것도 마쳤습니다. 유선상으로 말씀드렸던 H호텔로요.”
사실 강호는 결혼 계약 프로젝트에 돌입하며 날짜와 장소까지 미리 세팅을 해두었다.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정말 신부만 필요로 했던 상황이다. 한번 마음먹으면 밀고 나가는 기세가 엄청난 남자였다. 그러니 믿을 만한 계나린과의 계약이 어그러지자 차선책으로나마 자신을 선뜻 받아준 거겠지. 결혼은 예정대로 진행해야만 하니까. 이 계약에서 소란은 자신이 대체품이라는 걸 또 한 번 실감했다. 그는 계나린이든 자신이든, 아니면 다른 누구든 상관없는 것이다. 물론 그 점이 가장 좋다.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으니까. 소란은 그게 아니었다면 애초에 신부가 되겠다 나서지도 못했을 터다.
“그래, 아기 생각은?”
“네?”
훅 들어온 질문에 소란의 눈이 동그래졌다. 첫 만남부터 아기 이야기를 하실 줄은 몰랐다.
“할아버지.”
강호가 약간 인상을 쓰며 제 조부를 말리려 했지만, 백 회장은 거침없이 이어나갔다.
“딩크다 뭐다, 요즘 사람들 방식 내가 이해 못 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너희 부부는 아기를 꼭 낳았으면 하는구나.”
소란은 딱히 대답할 말이 없어 싱긋 웃기만 했다. 벌써 듣게 된 ‘부부’ 소리도 어색하지만 아기 이야기는 더더욱 그렇다. 갖은 의무 이행 조항을 다 때려 넣은 계약이지만, 거기에 아이를 몇 낳아야 한다는 약속은 없었다.
“당장 가지라는 건 절대 아니다. 언제가 됐든, 너희 생활과 일, 마음, 모든 게 다 준비가 되었을 때 천천히 생각해보라는 거지.”
아이를 사이에 둔 파트너라. 그건 당연히 고려하지 않았다. 애초에 스킨십 자체가 없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협의가 없는 스킨십, 부부 관계는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이를 어길 시, 상대가 원하는 금액으로 배상한다. 계약서 원안에 있던 조항이다. 주거 공간이 분리된 점, 각자의 생활과 영역을 존중하고 침해하지 않는 점, 필요시에만 부부의 역할을 수행하는 점. 거기에 스킨십 불허 조항까지 있으니 소란은 안심할 수밖에 없었다. ‘원하는 금액’이라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어찌 보면 애매할 수 있겠지만, 달리 생각하면 백지수표나 다름없는 셈이니. 그 위력을 아는 강호는 실수 따윈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은, 둘 사이에 아이는 있을 수가 없다는 거였다.
“아예 안 낳겠다는 것만 아니면 된다.”
“고루한 사고예요.”
역시나 강호가 단호하게 잘랐다. 백 회장은 당연히 연애결혼인 줄로만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저 다정한 음성으로 일렀다.
“물론 부부간 의견만 일치한다면 안 낳고 살 수도 있겠지. 그런데 난 증손주 꼭 한번 품에 안아보고 죽고 싶구나.”
“죽는다, 죽는다 소리 좀 그만하세요.”
그의 낮은 음색이 싸늘해졌다.
“그리고 할아버지 소원 들어드리자고 일부러 아기 낳을 일은 없으니 이 사람 듣는 데서 강요하지 마세요, 절대.”
그러나 손자의 그런 모습이 익숙한 듯 백 회장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소란에게 물었다.
“변호사라고?”
“네.”
“부모님도 안 계시고 가족은 오빠 한 명뿐이라며, 어떻게 그 어려운 공부를 다 마친 게냐. 많이 고단했겠구나.”
순간 가슴 한쪽이 욱신댔다. 힘들었던 지난날을 어루만져주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한 번. 그리고 제게 편견 없이 다정히 대해주는 태도에 또 한 번. 조금 놀라고 또 감동하기도 했다. 사실 소란은 이 집에 들어와서야 ‘백화푸드’의 백무영 회장이 강호의 할아버지라는 걸 알았다. 그녀의 오빠 성준은 운영하는 식당 재료 대부분을 ‘백화푸드’ 제품으로 쓰곤 했었다. 먹거리로 장난치지 않고 좋은 원료로 정직하게 생산하는 회사라고 여러 번 얘기했다. 대를 이어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실력 있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회사 구조를 재편했다고도 했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백무영 회장의 손자가 강호라는 것은, 소란도 몰랐다. 강호의 회사는 백화푸드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독자적 스타트업 기업이었으니까.
“이제 한 가족이 될 테니, 어렵고 힘든 거 있으면 언제든 내게 얘기하고.”
“……네.”
“이렇게 와주어 정말 고맙구나.”
뜻밖의 위로를 받았다. 든든함마저 느꼈다. 소란은 긴장하며 찾아온 강호의 본가에서 이런 감정을 갖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내쳐지지만 않으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아가.”
자상하게 부르는 ‘아가’ 소리에 소란의 코가 사르르 찡해지는데 백 회장이 이어 물었다.
“너는 그래서 딸이 좋니, 아들이 좋니?”
“전 둘 다 상관없…….”
다시 훅 치고 들어오는 질문에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대답할 뻔했다. 소란은 말을 하다 말고 입을 합 다물었다. 강호가 무서운 얼굴로 할아버지를 바라보다가 일어섰다.
“저희 가겠습니다.”
“그래, 늦기 전에 얼른 출발해야지. 차 막힌다.”
백 회장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쿨하게 보내주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강호가 조용히 말했다.
“할아버지는 우리 사정 모르시고 하는 말씀이니 신경 쓰지 마.”
“네, 그럼요. 전혀 신경 안 써요.”
소란은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았다.
“가짜 결혼인데 아이를 생각할 리가 없잖아요. 전 괜찮으니 부담 갖지 마세요.”
서울에 접어들어 강변을 달리던 차의 속도가 줄어들었다. 퇴근 시간에 잘못 걸렸다. 느려지기 시작한 차들은 곧 멈추다시피 했다. 차창 밖으로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따라 반짝이는 불빛이 줄지어 늘어섰다.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강호의 귓가에, 아까 소란이 하던 말이 맴돌았다.
“전 둘 다 상관없…….”
아들이 좋은지 딸이 좋은지 묻던 할아버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둘 다 상관없어요. 소란은 2세에 대한 생각이 아예 없는 건 아닌 모양이다. 적막이 흐르는 차 안에서 느리게 기어가는 앞차들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던 강호가 이내 입을 열었다.
“혹시 결혼 생활 중에 아이 생각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얘기하라고. 원한다면 그에 따른 협의야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그렇게 말할 셈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는데. 소란은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가슴께를 대각선으로 막은 안전벨트를 두 손으로 꼭 부여잡은 채, 창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고서 곤하게 잠든 채였다. 어느덧 차가 완전히 멈춰 서버렸다. 어둑해진 강변을 따라 별이 내려앉은 듯 불빛만 가득했다. 쌔근쌔근. 아주 작은 숨소리가 달콤하게 들렸다. 제 옆에 앉은 그녀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단둘이서만 어느 우주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이었다. 이런 제 마음을 소란이 안다면 깜짝 놀라 후다닥 도망가버릴지 모를 일이다. 그녀가 받아들이기에 너무 깊고 오래된 감정. 소란이 좀 더 안심하며 제 곁으로 바짝 가까이 들어올 때까지 숨죽여 기다려야만 했다. 몸을 낮춘 채 때만 기다리는 호랑이의 굴속인지도 모르고, 소란은 쿨쿨 잘 자고 있었다.
“흐으음…….”
볼로 내려온 머리카락이 간지러운 듯 그녀는 잠결에 손으로 치워냈다. 귀찮은 모양새로 자꾸 치워도 또 내려오는 머리카락은 끈질겼다.
“흐응……, 힝.”
그런데도 잠에서 깨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 그 모습을 바라보는 강호의 입술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이렇게 예쁘면.’
그의 손이 머리카락으로 향했다.
‘내가 어떻게 참냐.’
돌겠다, 정말. 금방이라도 거칠게 폭주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강호의 손가락은 섬세하게 소란의 머리카락을 집었다. 그녀의 볼에서 떨어뜨린 머리카락을 귀를 따라 살며시 꽂아주었다. 손가락에 닿은 귀의 촉감이 너무도 말랑하고 부드러워서 순간 찌릿하고 전기에 감전된 것만 같았다.
“흐음…….”
아까의 귀찮은 ‘흐음’과는 달리, 시원해 만족스러운 ‘흐음’ 소리가 소란의 입술 사이로 새어나왔다. 그녀가 빙긋 미소 띤 얼굴로, 강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남이 잠든 모습을 이렇게 쳐다보는 건 처음이다. 살며시 닿은 피부에 이토록 화끈하게 열기가 오르는 것도 처음이었다.
“후우우.”
강호는 한숨을 쉬며 라디오 버튼을 눌렀다. 적막을 견딜 수 없어졌다. FM 채널에 맞춘 라디오에서 가요가 흘러나왔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가사가 강호의 귀에 쏙 박혔다. 나 닮은 아이 하나. 너 닮은 아이 하나 낳고. 이게 뭐라고 심장이 터진다. 가뜩이나 일방의 감정은 헤아릴 수 없이 깊어서 섣불리 꺼내놓을 수도 없는데. 나 닮은 아이, 너 닮은 아이, 그 노랫말에 가슴이 쿵 하여 저 멀리 앞서 가버리는 마음을 어찌 잡으면 좋을까. 결혼을 앞두고, 때아닌 열병이 시작되었다.
“전혀 신경 안 써요.”
아니, 신경 좀 써야 할 거야.
“가짜나 다름없는 결혼인데.”
너는 가짜 결혼일지 몰라도, 나한텐, 진짜 결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