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2화
(16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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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군림하는 장미와 부러진 칼
오르테가의 가을은 짧은 편이었다. 여름 더위가 가시는가 싶었는데, 금세 겨울이 다가왔다. 바다를 찾는 자들이 줄고, 땔감을 비축하려는 상인들이 산맥 앞에 무리를 이뤘다.
왕이 신임 궁내부 대신에 힌치 백작의 오랜 친구이자 반제국파로 분류되는 중진 귀족을 임명했다. 이 일은 오르테가의 귀족들에게 어떤 신호처럼 여겨졌다.
왕은 마조람 후작과의 전쟁을 선포할 것인가.
어쩌면 버림받은 왕자였던 레위시아 오르테가가 왕좌에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샤트린 공주에 대한 왕의 신뢰가 굳건했다. 집무실에 샤트린만 남겨두고 레위시아에게는 이제 본궁에 나올 필요가 없다며 왕자궁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한 것이다.
그러곤 귀족들이 우왕좌왕하는 틈에 돌발적으로 왕위 후계자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