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주들과 외딴섬에 갇혀버렸다 (199)화 (199/234)

27.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생일파티

다음 날, 당연하게도 화염 폭탄 사건이 일간지에 대서특필 되었고 란그리드 황실은 세간으로부터 부실한 황궁 방어체계에 대한 비난을 받았다.

정원에서 화염 폭탄, 그러니까 개조된 수류탄의 잔재가 발견되었으나 그것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그건 차원 너머 세계인 한국에서 온 물건이었고 제나스의 손을 거쳐 개조된 것이니, 그것의 출처를 밝히면 분리한 것은 내가 아니라 제나스와 모란꽃 세력일 것이다.

예상대로 모란꽃 세력이 수를 쓴 건지, 화염 폭탄 수색 작업은 더디게 이뤄졌고 덕분에 나는 수월하게 수사망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어느덧 내 생일파티가 2주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아스달과 유안나, 루제프에게서 각각 편지가 왔다. 나는 아스달에게서 온 편지를 먼저 읽고는 미간을 좁혔다.

[……(중략) 란그리드 황궁에 폭격이 있었다고 하던데. 누가 봐도 영애가 아니겠는가! 아. 이런 걸 편지로 적으면 위험한가? 하지만 영애가 알아서 잘 처리할 거라고 난 믿네! 하하하! 물론 방금 건 농담이었으니 걱정하지 말게나. 편지는 봉인 후에 마법으로 섬세하게 추적 마법을 걸 테니, 분실될 일은 없을 걸세. 지금 무사히 내 편지를 읽고 있지 않은가? 나는 벌써부터 영애의 생일파티가 기대되어 참을 수가 없더군. 아니 세상에 여기선 할 일이 왜 이렇게 많은지, 그 미친 실험 섬이 그리워질 줄 누가 알았겠나. 영애의 생일파티를 핑계로 벗어나야겠다 싶더군. 내가 일찍이 일주일 전 즈음 플로네 저택에 방문……(중략)]

편지로 웃는 사람은 처음 봤다. 편지가 이렇게 시끄럽기는 처음이야. 나는 손가락으로 미간을 꾹 눌렀다.

아스달은 모란꽃 세력이 내 생일파티에서 무슨 짓을 벌일 것 같다 경고해도 태연하게 ‘흥미로운 생일파티가 되겠군!’ 하며 웃어넘길 인간이다.

벌써부터 매우 피곤한 생일파티가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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