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주들과 외딴섬에 갇혀버렸다 (103)화 (103/234)

아스달의 말에 턱을 괴고 무기력하게 앉아 있던 유안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왜죠?”

그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우리를 쳐다봤다. 내가 아스달을 대신해서 입을 열었다.

“곧 마물이 들이닥칠 것 같아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왕세자 저하께서 마력의 흐름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눈을 갖고 계시거든요.”

유안나와 디에고, 카이든의 시선이 아스달에게로 쏠렸다.

“그동안 그런 얘기 없었잖아요.”

유안나가 아스달에게 물었다. 아스달은 덤덤하게 대꾸했다.

“이건 기밀이야. 명심하게. 헤스티아 왕족들에게 대대로 내려오는 능력이 있어, 마력안이라고. 원래는 마력이 없으면 사용을 못 하거든. 그래서 플로네 영애에게 마력을 빌렸지.”

“마력을 빌려?”

카이든이 뜻밖의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토끼 눈을 하고 나를 쳐다봤다. 이번엔 내가 친절히 설명했다.

“나는 마력 사용이 가능하더라고. 마력을 운용하는 것도 가능해서 아스달 저하께서 주신 마력 보조구를 이용해 타인에게 내 마력을 주입하는 걸 훈련하고 있었어.”

“마력을 그런 식으로 사용하다니, 흥미롭네.”

카이든은 내 말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겨 있었고, 유안나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얼굴로 나를 봤다.

“아……. 왕세자 저하께서 왜 영애를 그렇게 물고 늘어지는지 이제야 알겠네. 왤까, 왜 영애만……?”

“저도 그게 무척 궁금해요.”

유안나가 턱을 괴고는 탐색이라도 하듯 내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그사이 디에고가 아스달에게 다시 물었다.

“그래서 마물들이 갑자기 왜 들이닥친다는 겁니까?”

“그러게.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우리 반황께서 죽인 마물의 사체 더미 때문인 것 같군.”

아스달이 에녹을 향해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그가 한말이 의아해서 고개를 갸웃하다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건 전부 불태우지 않았어요?”

“냄새나 잔해는 남아 있을 수도 있지.”

아스달의 대답에 이번엔 유안나가 물었다.

“이곳까지 올라올까요?”

“가능성이 있으니, 웬만하면 몸을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어차피 우리는 가야 할 길이 있지 않은가.”

에녹의 대답에 결국은 유안나도 아무런 말없이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우리는 오두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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