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1화 (121/145)

Chapter. 14

어이가 없었다.

펑펑펑 소리 몇 번에 땅이 완전히 초토화가 되었다.

그러니까, 단 3분 만에.

“부, 북측 완전히 전복되었습니다.”

지성준과 최지혁은 말이 없었다.

“얘기 좀 해. 40초만.”

“채유라. 여기 있어.”

어이가 없었다. 두 인간은 지들끼리 황급하게 어디론가 쓱 사라졌다.

“……유라야. 둘이 뭔가 있는 것 같지.”

준우가 내게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 완전 티 남.”

그에 공중에 있던 리온이 한마디 더 보탰다.

“마스터, 몰래 듣고 올까?”

에르켈이 곧장 인상을 찌푸리며 리온에게 말했다.

“악마 짓은 청산할 때도 되지 않았나?”

“헹! 내 숙명이자 본능을 억누를 수는 없지! 갔다 올게!”

나는 날아가려는 리온의 뒷덜미를 잡았다.

“걍 놔둬. 뭘 또 들으려 그래.”

“아, 왜! 궁금하잖아!”

“에르켈. 얘 좀 진정시켜 놔.”

지성준과 최지혁은 40초가 한참 지났는데도 올 생각을 안 했고, 결국 당황한 얼굴의 관계자가 우리에게 다급히 말했다.

“채 헌터님, 강 헌터님. 북측 진입 허가 명령 떨어졌습니다. 이동하시죠!”

“아, 지 헌터님하고 최 헌터님 잠깐 얘기 좀 한다고 자리 이동했는데……. 일단 군 사령부 지시 따르면 될까요? 아니면 저희끼리 단독행동 할까요? 저희가 아직 거기까지는 자세히 듣지 못했던 것 같아서요.”

내 질문에 관계자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내게 대답했다.

어지간히 긴장되는 모양이었다.

“가온 길드에는 특별히 단독행동 허가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저게 뭔 소리람.

나는 준우를 슬쩍 쳐다보았다. 준우도 나랑 같은 생각인가 보다. 표정이 똑같았다.

“S급 게이트를 경험해보신 분은 가온분들뿐이고, 공략법도 가온분들 위주로 정비할 예정입니다.”

“……누가 그래요?”

“지성준 관리청장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뭔 말도 안 되는……. 기가 막혔지만 안타깝게도 펑펑 터지는 지뢰 소리에 나는 사고를 이어 갈 수 없었다.

“미친, 유라야! 쟤들 이쪽으로 온다!”

“리온! 엿듣고 나발이고 최지혁 끌고 와!”

“알았다, 마스터!”

***

집중이 안 되는 건 당연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고, 정신 사나웠다. 그리고, 또…….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었다.

나는 새파랗게 질린 채로 핸드폰만 꽉 쥐었고, 지성준은 망설임 없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는 거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외쳤다.

“엘드리치! 우리는 내부로 들어가 엘드리치부터 잡는다!”

엘드리치? 그게 뭐지? 설마 지성준이 알고 있는 몬스터인가?

하지만 최지혁이랑 지성준 둘 다 회귀 전과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핸드폰으로 몬스터들을 담았다.

[엘도라 거인 창지기 (S)]

방어: 80%

회피: 50%

중독: 95%

출혈: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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