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방법이긴 했다.
다행히 문제의 거대 몬스터에게서 멀어지긴 했으니까.
그런데 조금 큰일 난 것 같았다.
최지혁이 나를 너무 번쩍 안아 들었고, 나는 너무 최지혁의 품에 밀착되어 있었다.
- ‘제기랄, 저건 또 뭐야? 뭔데 여태까지 가만히 있다가 다 죽이니까 이제야 튀어나오는데?’
나는 아무 말도 안 하고 멀뚱멀뚱 최지혁에게 안겨있었고, 준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최지혁에게 답했다.
- ‘우리가 다 죽일 때까지 기다린 거 아니에요? 지금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서 먹고 있잖아요.’
그렇게 벙찐 채 최지혁의 품에 계속 안겨있다가 에르켈과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갑자기 뭔가 잘못이라도 한 듯 미친 듯이 심장이 쿵덕 대기 시작했다.
에르켈의 두 눈이 너무 시퍼레서 그런 거다.
꼭 내가 무슨 생각 하는지 다 알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억울했다.
아니, 내가 안긴 거 아닌데? 최지혁이 그냥 상의도 안 하고 덥석 안은 거다!
내가 이렇게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최지혁은 본인이 나를 꽉 껴안고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시선은 완전히 몬스터에게로 고정되어 있었고, 미간은 저 몬스터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느라 찌푸려져 있었다.
- ‘채유라, 왜 말이 없…….’
그때였다. 최지혁이 제 품에 있는 나를 내려다보았고, 나는 거의 터질 것같이 새빨개진 채로 어색하게 최지혁의 시선을 피했다.
- ‘푸하하하하하하하하! 지혁지혁, 이제 알았냐!’
리온이 아주 배를 잡고 깔깔깔 웃었다. 지금 웃을 때 아닌데 말이다.
몬스터는 식사를 끝냈는지 검고 커다란 눈을 끔뻑이더니 고개를 돌려 정확히 우리가 있는 쪽을 쳐다보았다.
최지혁은 아무래도 불안한지 나를 더 바싹 끌어안았고, 거대한 몬스터는 끼이이이이! 하는 기괴한 초음파 같은 음성을 다시 한번 내질렀다.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 ‘제기랄. 채유라, 꽉 잡아!’
- ‘미친, 형, 저거 지금 밖으로 움직이는……!’
몬스터는 커다란 몸통을 꿈틀거리며 고개를 젖혀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빠르게 핸드폰으로 몬스터를 스캔했다.
[인트로니아 향유고래(SSS)]
방어: 100%
회피: 100%
중독: 100%
출혈: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