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9화 (69/145)

사회생활은 생각보다 더 거지 같았다.

나는 결국 온갖 사람들한테 하하 호호 웃으며 인사를 했다.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저저저, 뒤에서 백 퍼센트 내 뒷담 깐다. 가식 떤다고. 맞죠?”

내 말에 최지혁이 진짜 엿 같다는 얼굴로 물었다.

“이걸 내가 왜 참아야 하는데.”

그에 준우가 대답했다.

“형, 이미지 메이킹, 이미지 메이킹.”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도 열 받는데 참고 있잖아요.”

최지혁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일렁이는 게이트를 쳐다보았다. 아마 당장 게이트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어떻게 따돌려야 할지 생각 중인 것 같았다.

게이트 혼자 독식하기는 최지혁 전문분야이니 나는 아무런 참견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와, 근데 유라야. 저 사람 장비 대박이다.”

준우가 건너편 젊은 남자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새하얀 머리를 한 남자는 휘황찬란한 갑옷을 착용하고 있었고, 매우 눈에 띄었다.

“저거 높이 쳐줘봤자 C급 아이템이야. 네가 입은 로브가 더 비싸.”

그에 최지혁이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준우가 입고 있는 제 로브를 쓱 만져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렇긴 해요?”

사실 준비 많이 했다. 꿀려 보이지 않되, 너무 튀지 않게.

최지혁은 최대한 멋져 보이게 현대식 위주로 입혔고, 준우는 특유의 부드러운 분위기에 맞게 베이지 톤으로 싹 깔맞춤 시켰다.

물론 나는 방어력과 민첩 몰빵이었다.

무슨 일 일어나면 나부터 튀어야 하기 때문이다.

“채유라. 무조건 후방에 있어. 무조건.”

“지혁지혁, 똥 마렵냐? 그만 오두방정 떨어라. 마스터는 내가 지킨다!”

리온은 지난번에 제집에서 가져온 아이템을 쫙 빼입고 공중에서 하하하 웃었다.

부끄러웠다.

“자자자, 이제 가요. 빨리.”

***

생각보다 눈에 띄는 건 최지혁이 아닌 바로 나였다.

“얘들아, 날개 좀 접어 주겠니?”

“날개가 있어야 주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

나는 그냥 시선을 즐기기로 했다. 하하하, 나는 슈퍼 아이돌이다! 와!

제기랄.

[SYSTEM]

- 필드: [귀신 숲(A)]이 활성화됩니다.

- 이곳은 ‘상’제국의 금지된 숲입니다.

나무뿌리 밑으로 사악한 기운이 깃들어 땅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귀(鬼)들을 처리하고 땅을 정화하세요.

- 클리어 조건: 귀(鬼)의 주인 처치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