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호가 인상을 찌푸리며 우리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짐이 되는 우리가 귀찮은 모양이었다.
나는 최지혁의 뒤에 숨어 몰래 엿을 날려주었다.
이거나 먹어라, 나쁜 놈들.
나는 대충 아이템 상점을 뒤적거리며 80원으로 살 수 있는 괜찮은 아이템들을 살폈다.
우선 지도는 필수템이니까 사고.
스크롤을 쑥 내리자 힐러 전용 스킬북이 있었다.
“준우야. 너 스킬 같은 거 있어?”
“어? 응? 아, 아니?”
강준우가 긴장했는지 흠칫거리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초보 힐러를 위한 스킬북(A)]’
아이템을 구매하자 최지혁의 손 위로 아이템이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방긋 웃으며 최지혁의 손 위에 있는 책을 집어서 강준우에게 넘겨주었다.
“자! 선물이야!”
강준우가 내가 내민 책을 받아들자 일순 책이 초록색 빛을 내뿜으며 강준우에게 흡수되었다.
순간 최지혁의 얼굴이 똥 씹은 표정으로 바뀌었으나, 차마 내가 왜 그러냐고 묻기도 전에 일이 터졌다.
성주호 패거리들은 웬 조각상 앞에 서서 열심히 기웃거리며 말했다.
“뭐야, 이건?”
“금인데요, 형님?”
“야, 챙겨.”
그에 최지혁은 경악한 얼굴을 하고 소리쳤다.
“안 돼!”
최지혁이 소리쳤으나 이미 늦은 상태였다.
나는 급하게 지도를 확인했다.
성주호와 떨거지들은 신나게 독수리 조각상에 붙어 있는 금을 뚝뚝 떼어냈다.
그리고 지도에는 굉장히 위협적인 이름을 한 붉은색 별이 조각상 위치에서 깜빡이고 있었다.
‘[성자의 봉인토템]’
“오, 봉인토템을 건드렸네. 큰일 났는걸?”
리온이 내 지도를 보고 낄낄거렸다.
이윽고 우리가 서 있는 땅이 통째로 우우웅거리는 소리를 내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경고!]
- 빛의 성자 ‘라트론’이 어둠을 봉인한 빛의 성소를 파괴했습니다!
- 던전 등급이 재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