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이게, 무슨!”
악마는 명백하게 당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틈을 타 나는 손을 움직여 내 크로스백 안에 쑥 넣었다.
다행히 검은색 촉수가 그렇게 꽉 조이는 편은 아니라 무사히 손을 움직일 수 있었다.
나는 흘끗 옆에 있는 최지혁을 쳐다보며 내 손 좀 보라고 턱짓했다.
다행히 그와 가까이 있어서 서로 손이 겨우 닿는 위치였다.
나는 집에서 챙겨온 잭나이프를 최지혁의 손에 쥐여 주었다.
-“찬탈자 탐색! S급 악마종!”
“제기랄! 성좌가 왜 여기,”
그때였다.
내 핸드폰을 쥐고 있던 악마가 비명을 지르며 핸드폰을 떨어트리는 게 아닌가?
최지혁은 나이프를 손에 쥐자마자 부욱! 촉수를 뜯어냈다.
그리고 빠르게 내게 다가와 날 감싸고 있는 촉수를 찢어, 무사히 바닥에 내려주었다.
그러는 도중에도 악마는 비명을 지르며 핸드폰에서 쏟아져 나오는 빛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서번트 등록이 가능한 종족입니다! 획득하시겠습니까?”
나는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에 눈을 크게 뜨고 최지혁을 쳐다보았다.
“안 돼! 망할 인간 따위가! 감히!!!!”
악마가 악을 쓰며 내게 소리쳤고 최지혁은 싸하게 굳은 얼굴로 허리춤에 있는 칼을 뽑아 들어 방어 태세를 갖췄다.
“죽어!”
하지만 악마의 비명과도 같은 울부짖음과 함께, 쐐애애액! 검은색 검신이 손을 쓸 수도 없이 빠른 속도로 최지혁에게 날아들었다. 나는 너무도 다급해 핸드폰의 말에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해!”
내 비명과도 같은 대답과 동시에 사방에서 빛나는 푸른빛 사슬이 쏟아져 나오더니 이내 철컥, 소리를 내며 악마의 목에 걸렸다.
“아, 아아아악!”
그리고 그와 동시에 머리가 띵 하고 아파오기 시작했다.
최지혁이 두 명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정신 차려!”
“철분이 부족한ㄱ…….”
그리고 암전이 찾아왔다.
***
나는 졸린 눈을 부비며 잠에서 깨어났다. 뭔가 속이 허한 게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공복 때문인가?
조금 있다가 일어나서 최지혁한테 외식하자고 그래야겠다.
나는 밀려오는 피곤함에 10분만 더 눈을 감고 있으려고 몸을 뒤척였으나, 곧 들려오는 소음 탓에 눈을 번쩍 뜰 수밖에 없었다.
“인간! 날 죽이면 저 성좌가 위험해진다고!”
“……개소리 마!”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내 방 주변을 쓱 훑어보았다.
난장판이었다.
최지혁의 방과 이어져 있는 벽은 칼로 난도질이 되어 있고, 그나마 몇 개 있는 가구들은 바닥에 처참하게 나뒹굴고 있었다.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나밖에 없었다.
‘아, 이거 월셋방인데 조졌다.’
나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분명히 나는 최지혁과 함께 던전에 들어갔고, 보스몹을 만난 뒤, 기절했던가?
나는 곧장 방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리고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에 비명을 질렀다.
“안 돼, 내 티비!!!!!!”
“!!”
“!!”
거실에는 이미 운명하시어 요단강을 두 번 건너 부서진 저가 티비와 함께 머리가 산발이 된 최지혁과 기절하기 전 던전에서 본 꽃미남 악마가 서로 엉켜 뒹굴고 있었다.
***
‘치료용 연고(B)’
나는 엉망이 된 최지혁의 얼굴에 꽤 고약한 약초 냄새가 나는 연고를 덕지덕지 바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지금 저 인간이 내 서번트가 됐다는 말이에요? 서번트가 뭔데?”
“나는 인간이 아니다, 인간! 위대하신 대악마 리카르디온이다!”
나는 짜게 식은 얼굴로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분명히 핸드폰이 서번트 등록 어쩌고라고 하긴 한 것 같은데…… 그리고 어쨌더라?
내 앞에서 최지혁에게 머리채를 잡혀 낑낑대고 있는 은발 미남이 최지혁에게 공격을 퍼부으려고 했고, 나는 그걸 막으려고 핸드폰의 개소리에 해!!!라고 소리친 기억이 있었다.
“최지혁 씨, 집에 두통약 있어요?”
“왜. 아파?”
급 밀려오는 두통에 약을 찾으니 최지혁이 펄쩍 놀라 거의 까무러치듯 내게 물었다.
그리고는 내 양 뺨을 잡은 채 이리저리 살피더니 이내 한숨을 폭 내쉬었다.
나는 붕어입이 된 채 뻐끔거리며 최지혁을 위아래로 살폈다.
이 인간이 왜 이러지?
“거 인간들, 천박하기 그지없는 종족 번식 활동은 좀 나 없는 데서 해줄래?”
“…….”
앞에서 나불대는 악마의 헛소리에 최지혁이 급발진하듯 내가 들고 있던 연고통을 냅다 악마의 면상에 던져주었다.
퍽-!
소리가 노골적으로 들리는 게 진심을 다해 온 힘으로 던진 모양이었다.
“악! 인간, 가만두지 않겠어!”
최지혁에게 코를 정통으로 맞은 악마는 노발대발하며 그대로 자리에서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최지혁에게 달려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죽이는 게 좋겠어.”
나는 옆에 있는 검을 쥐어 들려는 최지혁의 뒷덜미를 잡아 도로 바닥에 앉혔다.
그리고 달려드는 놈에게 약통 뚜껑을 정통으로 던졌다.
“악! 인간들이 쌍으로!”
“내 핸드폰 어디 있어요?”
그리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최지혁에게 말했다.
그에 최지혁이 찌릿, 리카 뭐시기라는 악마를 노려보며 제 주머니에서 내 핸드폰을 쓱 빼서 건네주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핸드폰 화면은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알림]
- 서번트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 ‘S급 악마종 리카르디온.’
*서번트는 화신과는 다릅니다.
*서번트를 이용해 ‘KING MAKER’ 시스템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세요!
*해당 서번트는 전투형 서번트로 화신의 전투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서번트는 당신의 말에 절대 복종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 앞으로 추가 가능한 서번트 수 [1/3]
*서번트는 특정 종족만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