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5 아드리아나 클로제에 관한 예언 =========================================================================
예언의 전문을 전해들은 후, 아드리아나는 뜨거워지려는 눈가에 힘을 주었다. 어머니가 전제했던 ‘틀린 예언’이라는 말에는 동감할 수가 없게 되었다. 빗나간 것은 한 가지뿐이었다. 그조차도 완전히 틀렸다고 하기 어려웠다.
‘이게 다 우연일 수도 있을까…?’
모든 게 예고되어 있던 일이라고 생각하면 두렵고 소름이 끼쳤다. 어느 누구에게 들려주어도 각자의 무수한 경험 속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내어 공감하게 하는 속임수라고, 늘 그래왔던 듯이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구체적으로 들어맞는 일치점들이 있었다.
기예와 학문, 정욕, 음행, 열일곱, 공작, 영부인, 사생아….
흘려 넘겨버릴 수 없는 단어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날 버클리에게 더러운 짓을 더 당했더라면 그렇게 되었을지도 몰라.’
그 당시 아드리아나에게는 버클리가 하려던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조차 없었다. 아버지에게 사생아라는 단어를 들었던 때에도 왜 그가 그런 말을 하는지 막연한 공포를 느꼈을 뿐이었다.
겨우 모면한 위기였다. 그때 버클리를 방해해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불청객의 도움으로.
‘하지만 공작 가나 창기에 대한 건 비유일 뿐이야.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말이야. 뭔가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말도, 도덕에 대한 말도 마찬가지야.’
그렇게 생각해보려 해도, 쉬이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발렌틴을 처음으로 만났던 때가 열일곱이었다는 사실에도 의미가 숨겨진 듯 느껴졌다. 보통 귀족가의 여성이라면 15세 이전에 혼처가 정해지기 마련이지만, 아버지는 예언 때문에 딸이 다 자라서야 혼처를 찾고 스콰이어 공작가를 택했던 건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아드리아나가 발렌틴과 처음으로 만났던 것도 17세이던 그 시기가 되었다.
공작위를 발렌틴에게 물려주길 원한다던 시할아버지. 실제로 영부인이 되든지 그렇지 않든지, 그와 가까운 자리에 있는 자신.
“…그 예언을 하신 분은 어디에 계신가요?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아드리아나가 수화기 너머의 어머니에게 물었다. 예언자를 만나서 뭘 묻고 싶은지는 몰랐다. 그가 얼마나 진실한 눈을 한 사람일지 확인하고 싶었다.
어머니가 유감스러워하는 투로 말했다.
“이미 한참 전에 고인이 되셨단다. 네가 태어났을 당시에도 70세가 넘은 노인이었어.”
“그렇군요….”
아드리아나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 아버지가 한창 루나신을 섬기던 때였으니까. 그의 말을 잘 믿었어. 나름대로 알려진 점술가였지. 출생 예언이 잘 맞는다고 하더라만, 실상 몇 마디 안 되는 말이니, 살면서 끼워 맞춰보면 비슷한 일도 있고 하지 않겠니.”
“네….”
“지금이니 이런 말도 하지만, 옛날에는 출생 예언을 듣고 가문에 해를 끼친다고 하면 갓난이들을 다른 곳으로들 보냈잖니? 하지만 어르신들이 뭐라고 해도 네 아버지가 알아서 하겠다고 너를 감쌌단다.”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아드리아나는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평범한 귀족 가의 평범한 아버지일 뿐이다. 혈육을 귀하게 여기며 사랑하나, 본인의 신념과 주관대로만 사랑하는 그런 아버지다.
‘다 지난 일이야.’
그도 두려웠으리라. 자식과 가문을 망칠까 봐. 딸에게 비정상적인 엄격함을 지키게 하고 본인의 종교를 바꾸면서까지 예언의 내용을 피하려 했을 터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맹신하지만 않았더라면.
그냥 전처럼 토속 신들을 믿고 스스로 도덕적으로 살기 위해 애쓰는 평범한 아이넨의 보수 귀족들처럼 살았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그 성직자 부부의 아들을 집안에 들이지 않았더라면, 아드리아나는 17세의 여름을 지내고 대학에 입학해서….
‘…나는 거기서도 남자 때문에 인생을 망쳤을까.’
결국 자신도 버클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음탕한 인간인가 하는 생각이 마음을 괴롭혔다.
‘아니야. 나는….’
“…얘야?”
“네, 어머니.”
퍼뜩 정신을 차리며 대답하자, 목이 막혀 잠긴 목소리가 나왔다.
“내가 괜한 말을 했나 보다. 그래, 틀린 소리라고 해도 불쾌하기 짝이 없는 말이지. 못난 부모를 만나서 그렇게 고생을 했으면서도 착하게 열심히 살아온 너를….”
어머니가 안타까운 듯 말했다.
아드리아나는 맥이 빠져 씁쓸한 웃음기를 머금고 말했다.
“…아버지는 제가 공작 가에 시집가지 않으면 매음굴에 들어가게 될 거라고 믿으셨나 봐요. 차라리 마티아스의 부인이 되어서 단명하게 되는 게 명예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셨겠죠.”
“네게 하신 일을 용서해야한다고 강요하지는 못하겠다만, 아버지도 나름대로 강박을 느끼셨겠지. 딸이 얼마나 착한 아이인지 믿어주셨으면 되었을 일을…. 일로 바쁘셔서 너를 잘 보시지 못해서 그럴 거야.”
“그랬을까요….”
끊임없이 자신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그다지 착한 여자아이가 아니었다. 어머니가 계신 집안에서 유혹에 빠져 버클리와 추잡한 짓을 벌였다. 자신을 믿지 않은 아버지가 옳았을지도 모른다.
마티아스와 버클리. 반드시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만 했다면, 아드리아나가 스스로의 의지로 먼저 버클리를 버리고 마티아스를 택할 수 있었을까?
세 번째 선택지가 생겨난 것은 천운이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정숙한 부인인 체하며, 이런 자리에 있는 게 양심에 어긋난 일은 아닌가.
“오드리.”
갑자기 굵직한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엄마야.”
“왜 그러니, 얘야. 괜찮니?”
어머니의 놀란 목소리에 얼른 괜찮다고 대답하고 나서, 아드리아나는 등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선 남편을 흘긋 보고 다시 수화기에 입을 댔다.
“죄송해요, 어머니. 제가 전화를 붙들고 멍하게 앉아 있어서, 그이가 걱정했나 봐요.”
“저런…. 그래, 얘야. 통화가 너무 길었구나. 네 신랑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주렴.”
“곧 뵈러 갈게요, 어머니.”
“그래, 그러자꾸나.”
전화를 끊고, 아드리아나는 그새 안락의자로 가 앉아 있는 남편을 향해 곱게 눈을 흘겼다. 내심 자신의 생각까지 다 엿들은 건 아닌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발렌틴은 태평한 얼굴로 콧방귀를 뀌며 다리를 꼬았다.
“내가 들으면 안 돼?”
“당신 요즘 너무 예의를 차리지 않으시는 거 아닌가요? 편지도 막 뒤에서 읽어보시고, 전화도 엿들으시고 말이에요.”
그에게 다가가며 따지면서도, 아드리아나는 그가 애틋하고 안타까워져서 손을 내밀어 그의 어깨와 가슴을 어루만졌다.
“엿듣지 않았어. 언제 내려오려나 슬쩍 올라와 봤다가, 당신이 잠자코 앉아 있기에 통화가 끝났나 보다 했지.”
그의 손이 아드리아나의 허리를 더듬었다.
“그럼 편지는요?”
장난스럽게 되묻자, 발렌틴의 표정이 약간 불만스러워졌다.
“비밀 편지도 아니고 좀 들여다보면 어때서. 당신 몰래 봉투를 뜯어서 읽은 것도 아닌데 말이오.”
“부부사이에 비밀 편지가 어디 있어요? 그냥 예의를 차려주는 거지요. 서로 알리기 부끄러운 일도 있고 그렇잖아요.”
“난 당신한테 부끄러운 일 따위 없어.”
딱 잘라 말하는 그의 심통 난 듯 보이는 입술에다, 아드리아나가 쪼옥 소리를 내며 뽀뽀했다.
“저는 수줍단 말이에요.”
혼내는 투로 속삭이자, 발렌틴의 눈빛이 순식간에 녹아서 부드러워졌다. 그가 커다란 두 손으로 아드리아나의 가느다란 허리를 움켜쥐고서 의자 앞으로 바짝 끌어당기더니, 몸의 굴곡진 옆선을 쓸어내렸다.
“당신이 언제 가장 솔직해지는지 알아.”
그가 아드리아나의 허벅지를 양 손안에 꽉 쥐었다가 풀어주었다. 그리고 엉덩이를 잠깐 주무르다 손을 앞으로 옮겨 위로 미끄러져 올라갔다. 두 개의 둥근 언덕에 이르러, 가장 높게 솟은 부분을 엄지로 꾹 누르며 쓰다듬자, 아드리아나의 허리가 앞으로 휘었다.
“앗…, 발렌틴.”
아드리아나는 새빨개진 얼굴로 그의 몸 위로 허물어질 뻔하다가 그의 어깨를 짚고 버텼다. 발렌틴은 아드리아나의 허리를 끌어안고 그녀의 젖가슴 사이 계곡에 얼굴을 묻었다. 눈을 감고 황홀한 듯 아내의 체향을 맡는 그의 모습에, 아드리아나는 더욱 부끄러워져서 어쩔 줄을 몰랐다.
“오드리, 지금 여기서 안고 싶어.”
그가 눈을 뜨고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드리아나는 즉시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아, 안 돼요, 놓아주세요. 우리 어서 외출해요.”
“그럼 침실에서. 빨리 끝내도 안 돼?”
“그, 그래도…. 힘을 아끼셔야죠.”
“뭘 위해서?”
“아휴, 여보.”
아드리아나는 그를 밀어내고 품에서 빠져나와, 허둥지둥 흐트러진 옷깃을 매만졌다.
오늘 아침에 손대지 못하게 한 여파였는지, 발렌틴은 몸만 닿으면 치근덕거리고 있었다. 어쩌다 그냥 자는 날은 있었어도 아침에 잠에서 깨면 아드리아나의 잠옷 안으로 손을 넣고 더듬기 시작하는 게 그의 습관처럼 되어서, 오늘처럼 바삐 잠자리를 털고 나오면 그 나름대로 불만이 쌓이는지 이 모양이었다.
잠시 후, 아드리아나가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와서 다시 남편을 찾았다. 응접실은 조용했고 그의 방도 비어 있었다. 문을 닫고 나오려다가 그가 테라스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부르러 갔다.
“발렌틴.”
그는 겉옷까지 다 갖춰 입고 서서 바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기서 뭐 하세요.”
아까 억지로 떼어놓았던 탓에, 혼자 눈을 내리깔고 서 있는 그의 모습에 또 미안해져서 다정하게 그의 등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웃어주는 그의 얼굴도 괜히 풀죽은 듯 느껴졌다.
“그냥 로빈을 구경하고 있었어. 다 했어?”
“네. 내려가요, 여보.”
발렌틴은 대답 없이 미소 지으며, 손가락으로 아드리아나의 귓바퀴를 한 번 톡 건드렸다. 오늘 아드리아나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아드리아나는 밖에 하인들이 있는지 신경 쓰며 조그만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기…, 밤에… 당신 하시고 싶은 대로 많이 하게 해드릴게요.”
엄청난 수치심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어서 한 말이었는데, 발렌틴은 별로 감동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더한 걸 기대하는 듯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이런 것도 되냐 저런 것도 되냐 묻기 시작했다.
“돼, 안 돼?”
“몰라요. 자꾸 그러시면 취소할 거예요.”
아드리아나는 강제로 그의 손을 꽉 잡고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는 기분이 좋아진 듯, 웃는 표정이 아까와는 사뭇 다르게 밝아보였다.
“당신은 아기예요, 커다란 아기.”
“같이 음란한 말을 떠들어놓고 그렇게 순수한 존재에 비유하면 안 되지.”
그가 아무렇지 않게 한 말에, 아드리아나는 계단을 내려가던 발을 멈췄다. 그리고 그를 돌아보았다.
“…음란한가요?”
역시나 그런가 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그가 시선을 쓱 아래층으로 돌렸다. 그리고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그거 진지하게 걱정하는 거야? 저번에도 그런 소리 하더니. 우리 부부간의 일이잖소. 죄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가요?”
“우리 정도면 아주 정숙한 편이지. 별로 파격적인 시도를 하거나 밖에서 하거나 그러지도 않잖아.”
그의 말에 헉 숨을 삼키며 바라보다가, 아드리아나는 얼른 몸을 돌리고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밖에서라니….’
그런 말을 들으면 은행 가 근처의 불륜이 성행하는 타락한 골목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망측해라. 부부끼리도 그런 일을 하는구나. 자기네 집을 놔두고….’
정신없이 집을 빠져나가 정원으로 나가자, 줄이 연결된 목걸이를 차고 있는 로빈과 하인들이 보였다. 오늘은 로빈도 함께 데려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저택을 둘러싼 정원도 충분히 넓었지만, 확 트인 해안 길을 뛰놀게 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
밖에 나간다는 사실을 아는지, 로빈의 끝이 올라간 입매가 오늘따라 유난히 기쁘게 보였다.
“…대가족이네요, 우리.”
부부와 로빈, 펜, 엘레나까지 총 다섯이었다. 오언에게는 약혼녀와 데이트를 할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겨우 다섯 가지고, 뭘. 우린 애를 더 많이 낳을 거야.”
발렌틴의 말에 아드리아나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다섯 명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래?”
“세 명 정도가 좋아요. 하지만 그 이상이 생기면 어쩔 수 없죠.”
아드리아나의 말에 만족한 듯, 발렌틴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은 채로 차가 세워진 곳으로 향했다.
펜이 운전을 하고 조수석에는 엘레나가, 로빈은 부부와 함께 뒷좌석에 탔다.
슬슬 마을 안에 늘어선 가로수들도 분홍 꽃봉오리를 터뜨리며 만개하고 있었다. 볕이 좋고 기온이 높은 외곽으로 나갈수록 풍경이 밝아지더니, 새하얗게 만발한 벚꽃길이 펼쳐졌다. 아드리아나의 집 정원에도 벚나무가 몇 그루 있었지만, 야생에서 무성하게 늘어선 나무숲에 비하기는 어려웠다.
차창을 열고 봄바람을 맞는 동안, 흩날리는 꽃잎이 이따금 차 안으로 날아들었다.
“여보, 이것 보세요.”
새끼손톱 만한 크기로 작게 피다만 꽃송이가 귀여워서 발렌틴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한쪽 입 끝만 올리며 웃더니, 앞에 하인들이 있는 것도 개의치 않고 아드리아나에게 살짝 입을 맞췄다.
“…여, 여보.”
아드리아나는 얼굴을 붉히며 로빈의 머리를 끌어안고 차 문 쪽으로 슬금슬금 몸을 피했다. 발렌틴은 태연하게 미소 띤 얼굴로 도로 시트에 기댔다.
몹시도 부드럽게 닿았던 입술의 감촉, 얼핏 뺨 위에 부딪혔던 그의 숨결이 가슴을 떨리게 했다. 벌써 헤아릴 수 없는 입맞춤을 그와 나누어 왔는데도.
“이번엔 나도 데리고 가, 오드리.”
문득 그가 말했다. 아드리아나는 그가 무슨 얘길 하는 건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조금만 더 생각해볼게요. 그래도 돼요?”
발렌틴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드리아나는 미소를 되찾으며 그에게 머리를 기댔다.
리노아스에 데려가면, 그가 자기 신분을 밝힐지도 모른다. 어쩌면 밝히지 않더라도, 아버지도 나름대로 많은 귀족을 만나온 사람이니, 발렌틴이 천한 가문에서 자라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 챌 수도 있는 일이다.
공작의 외손자라면, 아버지의 기준으로 봤을 때 상업 종사자라는 발렌틴의 결점이 상쇄될까. 물론 아버지가 그를 결점 있는 남자라고 여기든 말든, 바쉬 공작의 이름을 듣고도 감히 토를 달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법이 아니라 아드리아나 스스로 해결해두고 싶었다. 가족에게 소개하는 일만큼은 그를 불편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고 싶었다. 아드리아나가 투스미아에 인사하러 갔을 때, 이미 발렌틴이 모든 일을 끝마치고 준비해 놓았듯이.
고개를 들어올리고 남편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아드리아나가 볼 적에야 누구에게든 예쁨 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휴….’
아마 아드리아나의 가족뿐 아니라 남편을 위해서라도 리노아스에 가서 아버지와 화해를 하는 편이 나을 터였다.
그리고 또 한 가지를 확실히 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설마 그자가 리노아스의 담당 성직자가 된 걸까.’
제롬 버클리의 고향은 리노아스가 아니다. 하지만 바로 인근 영지였고 예전에 그의 부친이 리노아스 쪽을 개척한다는 말이 있었으니, 아들이 그것을 물려받을 가능성도 있다. 혹은 작은 교회들이 종종 그러하듯이, 로레인이 속한 커다란 교회 단체 안으로 흡수되어 아예 지역의 담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끔찍해. 혼인 사실을 알리거나 남작관에 일이 있을 때마다 그자가 드나들게 된다고 생각하면….’
게다가 아드리아나가 상속받지 못하게 된다면, 아버지가 헌납한 재산은 그의 수중으로 들어간다는 말이 된다.
============================ 작품 후기 ============================
선추코평쿠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코멘을 정주행하러 갑니다. 호호. 평안한 밤들 되세요.uu